[순정남] R.I.P. 미우라 켄타로, 베르세르크 게임 TOP 5
2021.05.20 15:43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만화 ‘베르세르크’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미우라 켄타로가 지난 6일 타계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미우라 켄타로는 1989년부터 베르세르크를 연재해 왔는데, 특유의 장인정신으로 출판만화의 한계를 넘어선 연출과 묘사력을 선보여 극찬을 받았다. 이 만화는 엄청나게 큰 스케일로도 유명한데, 무려 32년간 연재했음에도 아직 주인공인 가츠와 숙적인 그리피스의 결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많은 이들이 언제쯤 완결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 했지만, 작가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결국 미완의 명작으로 남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순정남]은 미우라 켄타로의 명복을 빌며, 그의 대표작 베르세르크 기반 게임을 모아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베르세르크는 특유의 액션성에도 불구하고 게임과 연이 깊지 않았는데, 아마도 원작에 대한 미우라 켄타로의 애정과 장인정신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그 덕분에 만화 원작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작파괴’ 작품은 없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역대 베르세르크 게임들을 훑어보며 고인의 명복을 기리는 시간을 갖자.
TOP 5. 베르세르크 쾌 진격! 노도의 용병단
‘베르세르크 쾌 진격! 노도의 용병단’은 2013년 모바일로 출시된 소셜게임이다. 국내 유저들에겐 다소 낯선 이름인데, 2013년 출시돼 일본 내에서만 10개월 가량 서비스 후 종료됐기에 일본 현지 게임까지 철저히 체크하는 베르세르크 마니아가 아닌 한 존재조차도 낯설 것이다.
이 게임은 소셜게임 답게 오리지널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매의 단과 별개의 용병단 대장이 되어, 단원들을 꾸려 다른 플레이어의 용병단과 부딪히게 된다. 용병들에게는 각각의 시나리오가 존재하며, 그리피스나 가츠, 캐스커 등 원작 캐릭터들도 ‘원호’ 형태로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2014년에 서비스가 종료됐기에 지금은 자료를 구하는 것조차 어렵다.
TOP 4. 베르세르크 TCG
비디오게임은 아니지만, 베르세르크를 기반으로 한 TCG 카드도 발매된 적이 있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약 1년 넘게 코나미에서 발매했는데, 쿠샨 제국 편이 한창 연재될 무렵이었지만 카드 자체는 황금시대와 단죄편에 초점을 맞췄다.
이 TCG는 4차례에 걸쳐 총 200종류의 카드가 발매됐는데, 플레이어가 용병단장이 되어 다양한 캐릭터를 동료로 맞이해 도시를 점거하거나 국가를 얻는 등의 내용이라고 알려져 있다. 전반적으로 앞서 소개한 모바일 소셜 게임과 구성이 비슷한데, 아마도 같은 수집형 게임이다 보니 여러모로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벌써 18년 전 카드다 보니 구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카드 숍 등에서는 아직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TOP 3. 베르세르크 천년제국의 매 편: 상실화의 장
1999년 드림캐스트로 출시된 ‘베르세르크 천년제국의 매 편: 상실화의 장‘은 베르세르크를 기반으로 나온 첫 번째 게임이다. 당시 베르세르크는 황금시대를 마무리짓고 모즈구스와 단죄의 탑이 등장하는 단죄편 후반부를 연재 중이었는데, 게임은 이 단죄편의 열기가 채 식기 전 시간대를 시준으로 만화에서 미처 못 풀어낸 오리지널 이야기를 담는다. 실제로 미우라 켄타로가 시나리오를 썼기에 스토리에 대한 비판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실제로 이 게임은 드림캐스트 명작 중 하나로 꼽힌다. 게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오리지널 스토리 자체도 몰입도가 높은데다, 처절하고 박진감 넘치는 게임성이 원작 특유의 암울한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다. 이 작품이 인기를 얻음에 따라, 뒤에 소개될 PS2 게임도 발매될 수 있었다.
TOP 2. 베르세르크 천년제국의 매 편: 성마전기의 장
2004년 발매된 ‘베르세르크 천년제국의 매 편: 성마전기의 장’은 개발사는 달라졌지만, 미우라 켄타로가 시나리오 작업에 다시 참여해 후속작 개념으로 분류된다. 게임 제목과 같이 부활한 그리피스가 조드 등과 함께 신생 매의 단을 만들고 가츠가 동료들을 모으며 캐스커를 지키기 위해 떠나는 ‘성마전기의 장’ 내용을 그리는데, 그 과정에서 과거 매의 단과 싸우는 등 꽤 인상깊은 오리지널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 게임의 백미는 액션성이다. 드림캐스트에 비해 그래픽 묘사 수준이 일신한 PS2의 성능을 십분 살려, 피가 튀고 적을 동강내버리는 가츠의 액션을 충실히 표현했다는 평가다. 이 작품 이후에는 베르세르크 천년제국의 매 게임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는데, 쿠샨 제국과 싸우는 ‘응도의 장’ 역시 상당한 인기를 얻은 것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혹자는 쿠샨 제국 편에서 수백 수천 명의 병사들을 하나하나 그리느라 지친 미우라 켄타로가 더 이상 추가 게임 개발에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내놓고 있는데, 지금 와서는 아쉬움만 남을 뿐이다.
TOP 1. 베르세르크 무쌍
위에 언급한 성마전기의 장 이후 한동안 게임화가 되지 않던(모바일 제외!) 베르세르크는, 2016년 들어 무쌍 시리즈와 콜라보한 ‘베르세르크 무쌍’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원작 자체가 기둥보다 큰 칼을 휘두르며 수많은 적을 일거에 쓸어버리는 등 무쌍 시리즈와 아주 딱 어울리기에 예전부터 많은 요청이 있었는데, 이 같은 팬들의 요청이 빛을 발한 것.
이 게임은 기존 무쌍 시리즈와는 달리 베르세르크의 잔혹한 묘사를 살려, ‘가장 흉악한 무쌍’이라는 표현을 달고 나왔다. 원작 재현도도 높고, 액션성에서도 PS2 버전보다 한층 속도감이 높아져 호평이 많았다. 다만 무쌍 시리즈에 편입되다 보니 베르세르크보다 무쌍 게임에 가까운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함께 존재한다. 나중에 베르세르크 완결까지의 미공개 설정을 담은 게임이라도 나오지 않는 한, 아마 가장 원작에 가까운 게임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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