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같은 시골에서의 여유를, 짱구의 여름방학
2021.07.14 16:33게임메카 김경민 기자
북적이는 도시 속, 쳇바퀴를 굴리는 일상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에 터를 잡아 자연을 벗삼는 힐링 체험은 동서고금 인기 주제다. 만화나 애니메이션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게임도 많다. 대표적으로 밀레니엄 키친이 개발한 ‘나의 여름방학’ 시리즈는 70년대 시골을 배경으로 하는 힐링 게임으로, 해당 시대를 살아온 성인들의 추억을 상기시켜 일본 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전적이 있다. 하지만 2009년 발매된 4편을 끝으로 소식이 끊기며, 결국 해당 시리즈마저 추억 열차에 편승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의 여름방학의 정신을 계승한 게임이 내일 발매된다. 바로 동일 개발사의 ‘크레용 신짱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 ~끝나지 않는 7일간의 여행~’(이하 짱구 여름방학)이다. 유명 IP인 짱구는 못말려를 내세움으로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어떻게 보면 기존작이 철저히 일본 내수를 목적으로 제작돼 해외에서 큰 히트를 기록하지 못했던 것에 비해, 이번 작품은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관심 역시 뜨겁다. 게임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풍요로운 시골 마을 앗소
짱구 여름방학의 무대는 큐슈에 있는 쿠마모토현의 앗소라는 작은 마을이다. 기존작들이 보여줬던 그 시절의 풍경은 아니지만,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일본의 시골 분위기를 아름답게 표현한다. 시냇물 소리와 매미 울음이 들려오는 마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여름방학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자연에 둘러싸인 앗소를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또한, 거대한 오픈월드는 아니지만 작품의 크기도 상당하다. 제작진의 인터뷰에 따르면, 게임 내마을은 초등학생이 하루 동안 걸어갈 수 있는 범위보다 넓게 제작됐다. 마을 곳곳에는 다양한 성격과 고민을 가진 주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고, 일을 돕거나 같이 놀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해당 부분이 동물의 숲 시리즈와 유사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시골 생활과 판타지가 결합된 메인 스토리
이러한 여유로운 일상 속에도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다. 짱구 여름방학은 히로시(신형만)의 큐슈 출장에 따라 앗소에 있는 미사에(봉미선)의 오랜 친구의 집에서 일주일 간 신세를 지는 동안 벌어지는 일들을 담아낸 게임이다. 앗소로 가는 중 구마모토 역에서 이상한 남자를 마주하며 메인 스토리의 흐름이 시작되는데, 그의 발명품인 신기한 카메라를 받은 신노스케(짱구)는 앗소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시골의 여름을 담아내기 바쁘다. 하지만 어느날 밤, 그 남자가 다시 찾아오면서 점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렇듯, 짱구 여름방학에서는 메인 스토리의 추가로 다소 정처 없을 수도 있는 게임에 목적성을 더한다.
또한, 게임 곳곳에 공룡과 관련된 요소들이 가미되어 있다. 모종의 이유로 마을에 공룡들이 활보하기도 하고, 이와 관련된 격투 미니게임도 존재한다. 어떠한 스토리로 일상에 공룡이 들어서게 된 것인지는 플레이를 통해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앗소의 일상은 즐길 거리로 가득하다
짱구의 시점으로 본 앗소는 놀 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치는 새로운 세계다. 게다가 여유가 없었던 도시 생활에 비해 느긋하게 하고 싶은 활동들을 고를 수 있다. 특히, 라디오를 들으며 아침을 건강하게 시작할 수 있는 체조나 온 가족이 한데 모여 식사하는 장면은 시골이 가질 수 있는 여유를 그대로 보여줘 바쁜 일상에 느긋함을 느끼게 해 준다.
배를 든든하게 채웠으면 이제 밖에 나가 놀 차례다. 앗소는 어딜 가든 새로운 것들로 가득 차있다. 강가로 모험을 떠나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벌레들을 잡아 도감에 기록할 수 있으며, 물고기가 보일 정도로 투명한 강에서 한가하게 낚시를 하며 하루를 보낼 수도 있다. 그리고 농장에서 길러진 각종 작물들을 직접 재배하거나 가게의 심부름을 통해 용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집 뒤에 있는 신문사에 카메라로 찍은 사건을 게재해 어린이 기자가 될 수도 있다. 용돈을활용해 상점에서 쵸코비를 사거나 기사의 평가에 따라 공룡 카드를 받아 마을 어귀에 있는, 어른들은 모르는 비밀 기지에서 친구들과 모여 공룡 배틀을 벌이는 재미는 덤이다. 게임의 배경음악을 마음껏 믹스해 가게에 틀 수 있는 DJ 놀이도 준비돼 있다.
하루 동안 재미있게 놀았으면, 이제 집에서 하루를 마무리할 때다. 별이 가득 박힌 밤하늘 아래서 목욕을 하며 피로를 풀 수 있다. 그리고 그날 있었던 일들을 카메라로 찍으면 그림 일기에 기록되는 구조를 통해, 오늘 하루 동안의 활동 일지를 확인해볼 수도 있다.
‘크레용 신짱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 ~끝나지 않는 7일간의 여행~’은 오는 15일, 닌텐도 스위치 전용으로 출시되며, 국내 발매 여부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