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의 향연, LCK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팀은?
2022.03.07 18:18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이하 LCK) 스프링 시즌도 어느덧 막바지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이번 스프링은 아시안게임 영향으로 정말로 숨 가쁘게 진행됐다. 어느덧 플레이오프까지 딱 2주만 남겨두고 있을 정도로 말이다.
이번 시즌은 유독 왁자지껄하다. 선수 개개인과 팀별로 여러 대기록을 쓰고 있는 가운데, 상위권과 중위권 모두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플레이오프 막차라 할 수 있는 5위와 6위, 그리고 꼴찌인 10위와의 격차가 3승밖에 안 날 정도다. 정규리그 2라운드 끝자락에서 어느 정도 확정된 상위권에 대한 평가와 함께 남은 플레이오프 자리는 누가 가져갈 것인지 예측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진출 확정, 기록과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T1'
이번 시즌 T1의 행보는 가히 압도적이다.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담원 기아, 젠지를 모든 라운드에서 잡아내면서 무려 시즌 14연승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써냈다. 이는 참고로 2015년 서머에 자신들이 세웠던 한 시즌 최다 연승 기록과 동률이다. 심지어 2022년의 T1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도 놀라운 부분이다. '페이커' 이상혁은 이 와중에 1,000경기 출전, 2,500킬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완성하기도 했다.
T1은 말 그대로 가장 완성된 팀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선수 개개인 체급도 최상급이면서, 실수에 위축되지 않고 계속해서 교전이나 다른 무언가를 시도하는 과감함, 한몸처럼 움직이는 정교한 운영 등 게임을 이기기 위해 필요한 모든 요건을 갖고 있다. 그 어렵다는 역전승도 손쉽게 만들다 보니 도저히 질 것 같은 느낌이 안 든다. 덕분에 팬들은 우승을 넘어서 전승 우승, 더 나아가 글로벌 대회에서의 활약까지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한 자리 남은 2라운드 진출권은 누가? 젠지, 담원 기아, DRX
T1 외에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결정 지은 젠지, 담원 기아, DRX 세 팀은 상황과 승점은 비슷하지만, 처한 상황은 각기 다르다. 특히 T1과 함께 10승 고지를 넘어선 젠지는 중요한 순간과 대전마다 선수가 코로나19에 걸리며, 완전한 컨디션에서 경기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나름대로 7주차까지는 순위 방어에 잘 성공했지만, '쵸비' 정지훈마저 코로나 확진으로 이탈하며 남은 경기에서도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나, 현 상황에선 어떤 업셋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진출을 꿈꾸는 젠지 입장에선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반대로 담원 기아는 오히려 경기력이나 순위 모두 안정권에 들어왔다. T1전 패배 시점까지만 해도 팀의 약점이 노출된 듯 보였으나, 이후 세 번 연속으로 2 대 0 승리를 가져가며 3위를 수성하고 있다. 심지어는 팀의 구멍이라 평가받던 '버돌' 노태윤'이 사이온과 같은 새로운 픽을 선보이며 돌파구를 찾아냈고, 서포터 '켈린' 김형규도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게임을 주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러모로 고무적인 변화가 보이는 만큼 오히려 젠지를 꺾고 2위를 노리는 것도 가능해 보일 정도다.
재밌게도 DRX는 팀 컨디션이 나쁜 건 아니지만, 남은 대진이 좋지 못하다. 무려 마지막 주차에 담원 기아, T1과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순위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뿐이지 오히려 팀원들의 폼은 점점 올라오고 있다. 특히나 꽤 오랫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킹겐' 황성훈, '표식' 홍창현의 기량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메타를 만나서 개화하고 있다. 정규 시즌 이후가 오히려 더 기대된다.
후반부 뒷심으로 치고 올라온 ‘프레딧 브리온’과 ‘광동 프릭스’
핵심은 사실상 이 두 팀이라고 할 수 있는데, 프레딧 브리온과 광동 프릭스 모두 시즌 초반에는 ‘플레이오프는 힘들지 않을까?’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나 프레딧 브리온은 하위권을 예상하는 팀들이 많았으나, '모건' 박루한이 어떤 픽을 쥐어주더라도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로 발전하고 '라바' 김태훈이 '롤킹'이라는 별명에 맞게 LCK 모든 미드 중에서도 손꼽히는 캐리력을 선보이며 3연승과 함께 5위권에 진입했다. 다만 남은 대진이 T1, 젠지, 담원 기아라는 점 때문에 자력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기대하기엔 조금 어려운 상황이다.
광동 프릭스는 후반부에 와서야 팬과 전문가들이 기대했던 경기력이 살아났다는 평가다. 정글 '엘림' 최엘림과 '호잇' 류호성의 적극성이 늘었고, '페이트' 유수혁도 폼을 끌어 올리면서 전 라인이 캐리가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다만, 아직 밴픽에 약점이 있고, 체급이 상대적으로 높은 팀에는 전략을 펼치지도 못하고 무너진다는 것이 드러난 상황이다. 남은 대진에도 T1과 DRX가 있기 때문에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KT 롤스터’, ‘농심 레드포스’, ‘리브 샌드박스’, ‘한화생명 e스포츠’
5위와 6위의 대진운이 나쁜 만큼 오히려 7위부터 10위까지의 팀들에도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남은 상황이다. 수치상으로는 10% 미만의 확률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가능성이 수치만큼 희박하진 않다. 실제로 7위부터 9위까지 모두 똑같이 4승 10패로 5, 6위와 겨우 두 경기 차이 밖에 안 나며, 그중에는 대진운이 좋은 팀도 있다.
7위인 KT 롤스터는 솔직히 현재 상황 기준으로 조금 억울한 상황이다. 매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는 있으며, 1라운드에선 젠지를 꺾는 초유의 업셋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지금은 세트 10연패를 기록하며 승리를 손에 넣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도 2군에서 콜업돼 주전을 꿰찬 신인 미드 '빅라' 이대광이 '페이커' 이상혁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만큼 높은 잠재력과 적극성을 보이고 있으며, 남은 대전도 마지막 경기인 젠지 전을 제외하면 모두 낮은 순위의 팀들과 경기를 치른다. 보기보다 자력 진출 가능성이 높다.
8위 농심 레드포스는 솔직히 전망이 밝지 않다. 이름값 높은 선수들을 잔뜩 데려와서 드림팀이라고 할 만한 라인업을 꾸렸으나, 코로나 이슈를 겪은 이후로 모든 선수의 폼이 급격하게 떨어져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내용만 봤을 때는 최하위인 한화생명보다도 상황이 안 좋다. 심지어 남은 대진도 순위도 더 높고 경기력도 좋은 팀 위주로 잡혀 있기 때문에 솔직히 6강에 들어갈 확률은 굉장히 낮아 보인다.'
리브 샌드박스도 마찬가지다. 이 팀은 농심 레드포스와 반대로 이름값이 높은 선수보다는 기대주 위주로 팀을 꾸렸는데, 이 부분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무엇보다도 LCK 경력이 전혀 없는 바텀 듀오가 1군 무대에서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는 것이 문제다. 남은 대진도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프레딧 브리온 T1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KT, 독보적인 실력을 보유한 T1이기 때문에 진출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10위인 한화생명 e스포츠의 상황도 좋다고 보기는 힘들다. 대진운만 따지면 솔직히 위에 두 팀보다 나쁘지 않지만, 코로나 이슈를 직격으로 맞으면서 팀원들의 전반적인 폼이 하락한 것이 문제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신경쓰기보단 최대한 승리를 쌓으면서 10위에서 벗어나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제일 중요한 건 ‘코로나’ 대비
사실 모든 팀들이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바로 1군 선수 중 그 누구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후반부에 경기력이 올라온 팀들 모두 코로나 이슈를 잘 넘긴 팀들이다. 선수와 팀 입장에선 다소 가혹하겠지만, 좋은 성적을 위해선 당장 결승전이 한 달도 안 남은 만큼 잔여기간 동안 철저한 자기 통제와 방역을 통해 코로나를 잘 피해 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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