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행] 알고 보니 보물파괴왕? 네이트의 언차티드
2022.03.14 15:54게임메카 이새벽
영화 같은 연출과 스토리로 오랜 세월 인기를 끌어온 게임 ‘언차티드’가 드디어 진짜 영화로 나왔다. 언차티드는 지도에 표시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실제로 게임 언차티드 시리즈는 세상에 전설로 떠도는 보물을 찾아 보물사냥꾼 네이선 드레이크가 세계 각지를 탐험하는 과정을 다루며, 이번에 개봉한 동명의 영화도 구체적인 내용은 달라도 얼추 비슷한 내용이다.
영화가 개봉되며 기존 팬들은 원작에 대한 추억을 되돌아보고, 원작을 모르는 사람도 게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언차티드는 시리즈 전체로 보면 단순한 보물사냥 외에도 네이선이라는 인물이 여러 사람과 인연을 쌓으며 성장해가는 드라마를 다루고 있으므로, 중간에 한 편만 해서는 그 내용을 따라가기 쉽지 않다. 하물며 시리즈 첫 게임이 15년 전에 발매된 데다 나온 작품도 많아서 한 번에 일대기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영화 언차티드 개봉을 맞이해 게임 언차티드의 시놉시스와 게임 외에 발매된 미디어믹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혹여 영화를 통해 언차티드를 접했다면 이번 기회에 어떤 작품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게임은 일관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네이선이 성인이 되어 전업 보물사냥꾼으로 살아가는 시점에서 시작하며,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과거 이야기가 언급되는 식이다. 이번에는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발매 순서와 무관하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재배치했다.
‘난 보물왕이 될 거야’ 해적따라 성씨도 바꾼 네이선의 사연
언차티드는 본편만 4개에, 외전을 합치면 도합 여덟 개에 달하며 주 내용은 늘 비슷한 흐름을 따라간다. 네이선이 허무맹랑한 옛날 이야기로 치부되던 보물이 실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보물이 있는 장소에 대한 단서를 모아 숨겨진 유적으로 떠난. 그 과정에서 보물을 가운데 두고 범죄조직과 사투를 벌이며, 감초 같은 로맨스가 살짝 끼는 전개다. 아, 보물이 있는 유적은 꼭 붕괴된다.
언차티드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네이선의 보물 사냥을 다루지만, 조금 더 들어가면 이 인물이 과거 상처를 치유하고 꿈을 이루며 성장해나가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즉 네이선의 성장 드라마라 할 수 있다.
네이선은 상처 많은 사나이다. 괴짜 고고학자였던 그의 어머니 카산드라는 네이선과 그의 형 새뮤얼이 어릴 때 세상을 떠났고, 게임에서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는 아버지는 대충 유산을 처분한 후 아이들을 고아원에 버리고 자취를 감춘 것으로 묘사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뮤얼과 네이선은 자신을 버린 아버지 대신 이미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집착하여, 어머니가 생전 뒤쫓던 보물을 찾겠다는 꿈을 키운다. 아버지에게 받은 본래 성인 모건을 버리고 드레이크라는 성을 쓰는 것도 이러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어머니는 전설적인 영국 해적이자 해군 제독인 프랜시스 드레이크에 깊은 관심을 보였는데, 이러한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그 성을 따온 것이다. 물론 아버지에 대한 경멸과 절연을 표하자는 것은 덤이다.
새뮤얼과 네이선의 삶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어머니의 유산을 되찾겠답시고 남의 집에 무단 침입을 하다 문제가 생긴 바람에 고아원을 탈출했고, 이후로 부랑자나 다름없는 삶을 살게 됐으니 말이다. 그러던 중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들은 전문적인 보물 사냥꾼을 만난다. 그가 훗날 네이선에게 아버지 같은 스승이자 동료가 되는 빅터 설리번이다. 그 역시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남긴 보물의 전설을 쫓고 있었고 우연한 계기로 네이선과 뭉쳤다.
내용은 이렇다. 본래 빅터 설리번은 밀수꾼이자 도둑으로, 1990년 헤르메스회라는 비밀결사를 위해 남미 한 박물관에 있던 프랜시스 드레이크의 반지와 천체관측기계를 박물관에서 훔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그는 반지가 전시된 진열장 열쇠를 몰래 복제했는데, 절도 전에 박물관에 들러 열쇠가 잘 맞는지 몰래 확인하던 모습을 네이선 드레이크에게 들키고 만다. 마침 반지를 노리던 네이선은 그를 미행해 열쇠를 훔치는 데 성공한다.
이후 네이선은 빅터 설리번에게서 소매치기한 열쇠로 반지를 훔치러 야심한 시각에 박물관에 침입했다. 그런데 그를 기다리고 있던 빅터와 비밀결사 헤르메스회 간부 캐서린 말로우에 체포되어버린다. 말로우는 네이선에게서 천체관측기계는 빼앗지만 열쇠는 얻어내지 못하고, 어린 네이선의 도발적인 태도에 화가 나 그를 구타한다. 허나 빅터는 어린애를 때리거나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기에 이를 저지했고 네이선은 그 틈을 타 박물관 바깥으로 도주해버린다.
말로우가 보낸 추적자는 끈질긴 추적 끝에 네이선을 잡아 권총으로 살해하기 직전에 이르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빅터가 난입한다. 비록 범죄자지만 아이를 죽게 놔둘 정도로 냉혹한 인물은 아니었던 그는 말로우의 추적자를 어쩔 수 없이 살해하고 네이선을 구해낸다. 빅터는 얼떨결에 말로우의 부하를 죽인 바람에 더 이상 그와 일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후 네이선에게 밥을 사주며 왜 프랜시스 드레이크의 반지와 천체관측기계를 노렸는지 묻는다.
이어진 대화 끝에 빅터는 네이선이 어머니 연구 일지에 기반해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남긴 보물을 찾을 생각임을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네이선에 관심을 갖게 된 빅터는 마침 자신이 하는 일도 유물 밀수와 도둑질이니 함께 일을 하며 자기에게 배워볼 생각이 없는지 묻고, 여기에 네이선이 응하며 둘의 관계가 시작된다.
“이 보물, 네놈 손에 넘길 바엔 부숴버린다” 보물 파괴자 네이선의 행보
빅터의 도움 덕에 네이선은 번듯한 도굴꾼으로 성장한다. 어머니가 남겼거나, 본인이 찾아냈거나, 다른 도굴꾼으로부터 모은 단서에 따라 전세계에 숨겨진 엄청난 보물을 찾는 여행에 나선다. 하지만 보물을 쫓는 것은 네이선만이 아니다. 많은 경쟁자가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나서고 네이선은 온갖 책략, 협잡, 폭력으로 이에 맞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찾던 보물은 대부분 파괴되고 만다. 보물 사냥꾼보다 파괴자에 가까운 듯하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언차티드 3: 황금사막의 아틀란티스,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에서 나온 과거사다.
시리즈 첫 게임인 언차티드: 엘도라도의 보물은 성인이 되어 전업 보물사냥꾼 활동을 시작한 네이선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여기서 그는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숨겨둔 걸로 추측되는 보물을 찾는 데 필요한 단서를 얻고자, 전설적인 해적의 관을 찾는다.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실제 역사에서도 사후에 시신을 관에 넣어 바다에 수장했는데, 게임에서 네이선은 이 관을 찾아내 인양하고자 한다. 그런데 한 손님이 따라붙는다. 전설적인 프랜시스 드레이크의 관을 인양하는 순간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찾아온 기자 엘레나 피셔다. 이 둘이 티격태격하며 관을 찾아내지만, 그 순간 해적들의 습격이 시작된다. 이 역시 보물을 노리는 범죄조직이 사주한 것이었다.
해적에게 기습당한 위기의 순간, 비행기를 몰고 빅터가 난입한 덕분에 둘은 가까스로 탈출한다 .이후 인양한 관에서 찾아낸 기록물을 통해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수장되지 않았고, 과거에 스페인 군대가 전설의 황금 도시 엘도라도에서 약탈한 보물을 외딴 섬의 수도원에 숨겨뒀다는 사실을 알아내어 이를 찾으러 갔음을 알게 된다. 그 엘도라도의 보물이 바로 네이선이 찾아 헤맨 보물의 정체였다.
여기서 네이선과 빅터는 특종을 잡았다고 좋아하는 엘레나를 버리고 단 둘이 보물을 찾으러 몰래 떠나버린다. 그러나 상황은 금세 악화된다. 해적을 고용한 흑막인 보물 수집가이자 범죄조직 수장인 악당 가브리엘 로만이 직접 용병을 이끌고 나타난 것이다. 결국 둘은 로만에 사로잡히고 단서도 빼앗기고 만다. 득달같이 쫓아온 피셔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하지만, 압도적인 무력을 지닌 로만과 보물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하지만 쫓고 쫓기는 경쟁 속에서 알아낸 엘도라도의 보물에 숨은 진실은 기대와 달랐다. 과거 프란시스 드레이크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이미 스페인 군대가 약탈하고 떠난 신전을 발견했고, 그 보물을 빼앗기 위해 흔적을 쫓아 외딴 섬에 도착했다. 그러나 스페인 군대가 갖고 온 보물인 거대한 황금관은 기이한 저주가 서린 물건이었다. 열면 안에서 가스가 새어 나오고, 사람이 이를 마시면 미친 식인괴물로 변한다.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도착했을 때 이미 스페인인은 모두 괴물이 된 상태였다. 이에 드레이크는 일단 본국에 귀환해 엘리자베스 1세에 사태를 보고했지만, 여왕은 모든 기록을 압수하고 입막음하기에 급급했다. 이에 뭔가 해야 한다고 판단한 드레이크는 자신이 죽었다고 위장한 후 여왕 지시를 어기고 충성스러운 부하들과 함께 문제의 섬으로 돌아갔다. 섬 시설과 선박을 파괴해 괴물을 고립시킨 것이다. 그 과정에서 드레이크는 목표를 달성했지만, 이 마지막 원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끔찍한 비밀을 알고도 범죄조직은 보물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가브리엘 로만의 오른팔 아토크 나바로는 가브리엘을 속여 황금관의 가스를 맡게 해 괴물로 만들고 살해한 후, 자신이 조직을 접수하고 황금관을 무기로 만들기 위해 챙겨서 도주한다. 네이선은 필사적인 추적 끝에 헬기에 황금관을 메달아 운반 중인 아토크를 기습하고, 헬기를 추락시켜 악당과 황금관을 함께 바다에 수장시킨다. 인생을 바친 보물이 재앙의 궤였음을 알고 스스로 제거한 것이다.
언차티드: 엘도라도의 보물에서의 모든 이야기가 끝난 후 네이선 드레이크는 위기에서 동고동락한 엘레나와 연인으로 지낸다. 그러나 다음 게임 언차티드 2: 황금도와 사라진 함대에서 이 둘의 관계는 이미 파탄 난 상태다. 항상 범죄와 위험을 오가며 사는 네이선의 삶의 방식이나, 감정적인 압박을 당하는 상황에 몰리면 도망치거나 실없는 농담을 해서 화제를 돌리는 유아적 도피 성향에 질린 듯하다.
그래도 이 둘은 언차티드 2: 황금도와 사라진 함대에서 다시 엮인다. 네이선은 범죄자이자 보물 사냥꾼인 해리 플린과 마르코 폴로의 비밀 기록을 찾아서 네팔에 숨겨진 성역에 있다는 전설의 보물 친타마니석을 얻고자 한다. 그러나 사실 해리는 용병집단 수장이자 미신에 미친 조란 라자레비치에게 고용된 상태였다. 조란은 친타마니석이 초자연적인 힘과 영생을 준다고 믿었으며, 이 보물을 얻어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망상을 하고 있었다.
해리 플린의 배신으로 네이선은 큰 위기에 처하나 여기서 또 한 번 빅터와 새 동료이자 연애 노선을 타는 클로에 프레이저의 도움으로 탈출해 악당들보다 먼저 보물을 찾기 위해 달린다. 여기까지 보면 알겠지만 이 구도는 이후 시리즈에서도 계속 비슷하게 반복된다. 여하튼 그 과정에서 다큐멘터리 취재차 나와있던 엘레나 피셔와 다시 엮이며 단서를 찾은 끝에 네이선 일행은 숨겨진 성역 샴발라에 도착하나 숨겨진 진실이 드러난다.
진상은 전작과 비슷하다. 미친 소리인 줄 알았던 조란 라자레비치의 말이 사실이었다. 전설에서 전해진 것처럼 친타마니석은 강력한 힘을 주는 보물이었다. 샴발라에는 거대한 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에서 흘러나온 수액이 응고된 것이 친타마니석이었다. 그리고 이 수액을 핥아 먹은 이는 막강한 힘과 신체 재생 능력을 지닌 괴물과 같은 존재로 변모했다. 샴발라에 들어선 후부터 예티처럼 생긴 괴물들이 나타났는데, 이들의 정체도 수액을 먹은 원주민의 후손이었던 것.
진실을 알게 된 네이선은 이번에도 다사다난 끝에 신비한 나무와 수액 웅덩이 전체를 폭파시킨다.그 과정에서 악당은 죽고, 그토록 쫓던 보물은 파괴되며, 전설은 전설로 남게 된다. 네이선과 엘레나의 관계도 호전된다. 중간에 수류탄에 부상을 입은 엘레나 앞에서 울부짖는 네이선을 보고 클로에는 자기가 둘 사이에 끼어들 수 없음을 깨닫고 떠나고, 상처를 회복한 엘레나도 네이선에게 다시 호감을 느껴 재결합한다.
시리즈 세 번째 게임인 언차티드 3: 황금사막의 아틀란티스도 전개는 비슷하다. 이번에도 네이선과 엘레나는 약혼까지 했다가 성격 차이로 갈라섰고, 방황하던 네이선은 또 범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보물사냥에 매진한다. 이번 목표는 모래의 아틀란티스라고 불리는 아라비아의 전설적인 장소 황동의 도시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빅터 설리번, 클로에 프레이저, 새로운 동료 찰리 커터와 함께 작전을 짠다.
이번 일에 특별한 작전이 필요한 이유는 영국 비밀결사 헤르메스회도 이 도시를 찾고 있었고, 이 조직 수장은 네이선, 빅터와 악연이 있는 캐서린 말로우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엘리자베스 1세 지시로 이 도시를 찾은 후 모종의 이유로 못 찾았다고 거짓말했고, 말로우는 오래 전부터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남긴 단서를 모아 황동의 도시를 찾고 있었다.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요악하면 이번에도 네이선은 협잡과 술수로 단서를 모아 목적지를 알아낸다. 그 과정에서 악당들에게 몇 번 죽을 뻔도 하지만 운 좋게 살아남고, 마침 이 지역에서 국제 뉴스를 맡고 있던 엘레나를 다시 만나 티격태격하며 서로를 몇 번이나 위기에서 구해준다. 그 끝에 ‘네이선’은 결국 전설적인 도시에 도착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이 도시도 저주를 받은 곳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솔로몬 왕’은 강대한 마신인 진을 구속해 사역하다 이 존재가 말을 안 듣자 황동 항아리에 봉인해 도시 지하에 가뒀다. 그런데 진의 영향으로 도시의 급수체계가 오염돼 물을 마신 사람들이 끔찍한 환각에 시달리다 서로를 죽였고, 결국 도시는 저주받은 장소로 알려지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당연히 캐서린 말로우는 이 황동 항아리를 확보해 무기로 쓰길 원했고, 이번에도 네이선은 악당을 막기 위해 유적을 부순다.
이쯤 되면 결말도 예상되지 않는가? 악당은 죽고, 네이선은 빅터와 탈출한다. 천신만고 끝에 진심을 터놓고 대화할 여유가 생기자 빅터는 네이선이 엘레나와 싸우고 버린 약혼반지를 꺼내 놓는다. 지금까지 둘의 관계를 안타깝게 여기며 계속 갖고 있었던 것이다. 빅터는 네이선에게 위험하고 불안정한 생활을 청산하고 엘레나와 살길 바란다고 전하고, 네이선은 엘레나와 화해한 후 결혼한다.
시리즈 네 번째 게임은 앞선 패턴에 조금 변화를 줬다.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에서는 시작할 때 네이선과 엘레나 관계가 파탄나지 않았다. 그러나 곧 이들을 위기로 몰고 가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죽은 줄 알았던 형 새뮤얼 드레이크의 등장이다. 게다가 그는 동생 네이선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해온다. 과거에 대한 죄책감을 자극하며, 함께 보물을 찾으러 가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사실 둘의 어머니 카산드라는 프랜시스 드레이크 외에도 다른 해적에 관한 자료도 찾고 있었다. 그 정체는 헨리 에이버리’다. 이 전설적인 해적은 수많은 상선을 약탈하고도 잡히지 않은 채 실종됐는데, 체포되지 않은 만큼 그가 막대한 보물을 어딘가 감추어 놓지 않았겠냐는 이야기가 오랜 세월 동안 전해졌다.
새뮤얼과 네이선은 이미 오래 전에 이 보물을 찾기 위해 위험한 모험을 감행한 적이 있었다. 1999년 드레이크 형제는 큰 부자의 자식이자 보물사냥에 관심이 깊은 레이프 애들러와 팀을 이뤘다. 이들은 헨리 에이버리의 일등 항해사가 수감된 옛 스페인 요새를 개조한 감옥에 단서가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에 레이프의 부를 활용해 간수를 매수하고, 범죄자 신분으로 감옥에 들어갈 계획을 세웠다. 이후 그들은 감옥에서 에이버리가 해적들을 초대한 비밀 회합장에 대한 단서를 얻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간수가 더 많은 보수를 요구하며 배신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레이프 애들러가 간수를 살해하고, 총격을 받으며 탈주하던 중 새뮤얼드레이크는 총에 맞아 높은 곳에서 추락했다. 이후 네이선은 형이 죽은 줄로만 알았고, 고생 끝에 얻은 단서는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성 다스마스 성당 근처에 비밀 회합장이 있음을 가리켰으나 조사 결과 성당 근처에서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레이프와 네이선은 관계가 틀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죽은 줄 알았던 새뮤얼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그는 홀로 감옥에 남아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내던 중, 악명 높은 카르텔 보스 헥터 알카자르로부터 3개월 안에 헨리 에이버리의 보물을 찾아내라고 협박당한 이야기를 꺼낸다. 3개월 안에 보물을 바치지 않으면 자신은 죽은 목숨이라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네이선은 보물사냥꾼에서 은퇴해 선박 인양 회사를 운영하며 엘레나와 결혼생활 중이었다. 게다가 둘은 더 이상 위험하거나 범죄에 연관된 보물사냥은 하지 않는다고 약속한 상태였다. 그런데 지금까지 죽은 줄 알았던 형이 홀로 감옥에서 10년 넘게 썩고 있었고, 보물을 찾지 못하면 살해될 처지라니 네이선 입장에서는 모르는 척 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엘레나에게 해외 사업으로 자리를 비운다고 거짓말하고 보물사냥에 나서고, 빅터도 여정에 합류한다. 셋은 새뮤얼이 지금까지 모은 정보를 토대로 진짜 비밀 회합장은 현재 경매 중인 ‘성 다스마스의 십자가’에 들어 있는 양피지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리하여 셋은 십자가를 얻기 위해 경매가 진행되는 이탈리아로 향하고, 치밀한 작전으로 십자가를 훔친다.
망치로 부순 십자가 안에는 헨리 에이버리가 과거 해적을 모으기 위해 비밀스럽게 작성한 초대장이 있었다. 이후 스코틀랜드 묘지 지하에 위치한 비밀 회합장에서 네이선 일행은 헨리 에이버리가 왜 다른 해적을 초대했는지 알게 된다. 헨리 에이버리는 다른 유명한 해적 토마스 튜와 해적들이 약탈한 재산을 모아두고 공동으로 관리할 리버탈리아라는 연맹체를 외딴 섬에 만들었고, 여기 동참할 동지를 모았던 것이다.
이후 셋은 헨리 에이버리가 수세기 전 남긴 단서를 쫓아 리버탈리아를 찾아내지만, 이번에도 보물을 노리는 악당이 등장한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과거 불편한 관계로 헤어진 레이프 애들러가 용병 나딘 로스가 이끄는 패거리를 대동하고 네이선 일행을 추적해온 것이다. 그 전말은 레이프가 네이선 일행을 포획한 후 드러난다. 사실 새뮤얼이 이야기한 헥터 알카자르의 협박은 거짓말이었고, 그를 풀어준 사람은 레이프였다.
레이프는 가족에게 상속받은 재산 외에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뭔가를 원했고, 황당하게도 그 목표는 보물찾기였다. 그러다 헨리 에이버리의 보물을 찾는 데 집착하게 된 그는 네이선과 결별 후에도 계속 단서를 찾던 중, 우연히 새뮤얼이 죽지 않고 살아남아 감옥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레이프는 거액의 뇌물을 주어 새뮤얼을 빼냈으나 새뮤얼이 그간 모은 탐색 성과만 받아먹고 레이프를 배신해 도주한 상황이었다.
뜻밖의 진실과 배신에 형제 사이에 금이 간다. 그 이후 네이선 일행은 간신히 레이프 애들러로부터 탈출하지만, 아직 정신을 못 차린 새뮤얼은 레이프와 싸워 보물을 얻어내겠다며 떠나버린다. 결국 어쩔 수 없이 형을 쫓아간 네이선은 헨리 에이버리, 토마스 튜가 남긴 최후의 보물, 그리고 그 보물에 얽힌 진상을 알게 된다. 다만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보물에 초자연적인 저주가 걸려 있지는 않다.
애초에 헨리 에이버리와 토마스 튜는 다른 해적을 배신하고 보물을 빼앗기 위해 리버탈리아를 세운 것이었다. 둘은 다른 해적 선장이 모여 만찬할 때 식사에 독을 타 그들을 모조리 살해한 후 보물을 강탈했다. 그러나 둘은 서로의 몫까지 빼앗기 위해 칼부림을 한 끝에 사망하고 말았다. 그렇게 에이버리와 튜 둘 다 숨겨진 장소에서 사망해 최후가 알려지지 않았고, 이들의 보물도 행방이 묘연해졌다.
이 진실과 막대한 보물을 앞두고 드레이크 형제와 레이프는 낡고 위험한 해적선에서 사투를 벌이인다. 이미 해적선은 새뮤얼이 벌인 난동에 곳곳이 폭발해 가라앉고 있었고, 고용주에게 질릴 대로 질린 용병 나딘 로스도 레이프를 배신하고 발을 뺐다. 여기서 네이선은 레이프와 싸워 그를 쏟아지는 보물더미에 깔리게 하고, 침몰 중인 해적선에서 무너진 대들보에 깔린 새뮤얼에게 그가 거짓말한 이유를 듣는다.
사실 새뮤얼이 여러 사람을 속이며 난리친 이유는 동생 네이선과 같이 보물을 찾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는 곧 눈을 감을 사람처럼 동생에게 진심을 전하지만, 네이선은 대포를 쏴 배를 가라앉히며 부력으로 대들보를 움직여 형을 구해낸다. 그렇게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에서는 악당은 죽고, 주인공과 주변인은 서로에 대한 우정과 사랑을 확인하며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이야기로 끝난다.
이후 네이선과 엘레나는 자식을 낳고 훌륭한 사업가이자 방송인으로 살며, 형 새뮤얼은 빅터와 함께 계속 보물을 찾아 다닌다. 그렇게 네이선’의 보물사냥 일대기는 끝이 나지만, 결말에서 네이선과 엘레나의 딸이 보물사냥과 탐험에 흥미를 보이는 모습이 나오며 이후 시리즈는 딸이 주인공으로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정식 시리즈 외 언차티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정식 넘버링 타이틀은 앞서 언급한 4개로, 주인공 네이선의 모험과 성장을 주로 다룬다. 다만 이 외에도 언차티드 프랜차이즈에는 외전격 게임과 영화 외 미디어믹스가 더 있다.
우선 게임 언차티드: 새로운 모험의 시작은 본편과 스토리도 이어지고 시리즈 주인공 네이선도 등장한다. PS비타용으로 출시된 이 게임은 언차티드: 엘도라도의 보물 전 을 배경으로, 네이선이 동료인 제이슨 단테와 함께 중남미의 전설의 도시 퀴비라에 있다는 보물을 찾는 과정을 다룬다. 그 과정에서 혁명군과 용병 간 싸움에 휘말리고, 퀴바라는 찾지만 유적 전체가 우라늄 광맥 위에 있어 방사능에 오염된 걸 알고 이를 파괴한다.
이어서 언차티드: 파이트 포 포춘은 디지털 카드 게임(CCG)가 인기를 끌던 2012년 말에 출시된 PS비타용 카드 게임이다. 별도 스토리는 없고 영웅, 악당, 용병 3개 세력 중 하나를 골라 각 세력에 맞는 카드로 덱을 만들어 전투를 벌이는 게임이나, 세간에서 썩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2016년에 출시된 언차티드: 포춘 헌터도 본편과 관계 없는 모바일게임이다. 카툰풍 그래픽을 선보이며, 퍼즐을 풀고 함정을 피하며 보물을 찾는 퍼즐게임이다.
게임 외에도 여러 작품이 있다. 2009년에 발매된 아이 오브 인드라는 언차티드: 엘도라도의 보물 이전을 코믹스로, 5분 길이 에피소드 4개로 구성됐다. 여기서 네이은 보물 ‘인드라의 눈’을 노리는 인도네시아 범죄조직에 붙잡으나, 보물을 노리는 다른 범죄자 리카 라자와 에디 라자 남매와 함께 이를 빼앗는다. 에디 라자는 언차티드: 엘도라도의 보물에서 악당에 고용된 해적으로 등장한다.
2011년에 발매된 소설 네 번째 미궁은 두 번째로 나온 미디어믹스 작품이다. 여기서 네이선은 그리스의 전설적인 장인 다이달로스가 만든 미궁의 수수께끼를 푼다. 소설에서 다이달로스는 신화와 달리 미궁을 지어 왕들의 보물을 숨겨주고 수호자를 배치해줬다고 전해지며, 설계한 미궁이 총 4개로 나온다. 이에 네이선 일행은 뉴욕부터 이집트와 그리스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통해 미궁을 발굴하고, 반인반수 미노타우루스가 탄생한 과정을 파악한다.
코믹스 언차티드 시리즈는 소설 네 번째 미궁보다 몇 달 늦게 발간됐다. 시리즈에서 네이선은 클로이, 빅터와 함께 소실된 호박(琥珀) 방을 찾는다. 호박 방은 전면에 금박을 입힌 호박색 패널로 장식된 방이나,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해체해 후방으로 옮기기로 한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다만 코믹스 내용은 다소 산으로 가는데, 사라진 호박 방을 찾다가 북극에 숨겨진 괴물 종족의 도시로 향하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최근에 개봉한 영화 언차티드가 있다. 영화는 마블 시네마틱에서 스파이더맨을 맡아 유명세를 얻은 배우 톰 홀랜드가 네이선 역을 맡으며 화제가 됐다. 개봉한 지 얼마 안 된 영화인만큼 자세한 내용을 다 말할 수는 없겠지만, 게임의 재연을 바라는 팬이라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영화는 게임의 주요 소재를 짜깁기해 만든 자체적인 스토리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게임과 분리된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 볼 수 있다.
이상 언차티드라는 타이틀로 나온 주요 작품과 줄거리를 훑어봤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언차티드가 코로나19 확산에도 게임 원작 영화 중 역대급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소니 측에서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노골적으로 내비친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언차티드 작품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게임에서는 사업, 결혼, 양육으로 모험가의 삶에서 은퇴한 네이선이 추후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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