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집 명령이 전부? 은근히 많이 진행된 오버워치 스토리
2022.03.21 17:40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오버워치 2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역시나 오버워치 1편의 '스토리'다. 스토리 진행이 느려도 너무나도 느렸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1편과 2편 사이의 내용은 윈스턴이 소집 명령을 내린 것이 전부 아니냐고 보곤 한다. 심지어 정말 놀라운 사실은 이것이 일부 사실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단편 애니메이션과 각종 만화, 단편 소설 및 배경 이야기를 잘 들여다보면, 1편 시점 동안 생각보다 많은 사건이 진행됐다. 정확히는 1편 시작 전에 뿔뿔이 흩어졌던 오버워치 요원들과 본래 오버워치 소속이 아닌 인물들이 어떻게 오버워치에 합류하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디테일하게 진행된다. 다만, 인게임이 아니라 만화, 소설 등에서 파편적으로 전개됐기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지 않으면 쉽사리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게임메카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지금까지의 오버워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이자 배경 스토리를 먼저 정리해보자. 가까운 미래 자율 가동 로봇 '옴닉'이 대중화되나, 2040년 폐쇄됐던 옴닉 제작 공장이 갑작스레 스스로 재가동을 시작하며 인간을 공격하며 옴닉 사태가 일어난다. 이를 막기 위해 전 세계가 UN의 통제하에 비밀리에 오버워치를 조직했다. 덕분에 옴닉 사태는 인간의 승리로 막을 내렸고, 이를 통해 오버워치는 초법적인 단체로 거듭난다.
오버워치의 영향력이 점차 커져 나가면서 보다 비밀스러운 임무를 진행할 필요를 느낀 가브리엘 레예스(리퍼)는 블랙워치를 창설, 요원들과 함께 탈론의 고위인사 안토니오 바르탈로티를 비밀리에 체포하는 작전을 수행하다가 그를 살해한다. 이를 통해 블랙워치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고, 오버워치에 대한 여론이 점차 나빠지기 시작했다. 오버워치는 옴닉 진영의 강경파 널 섹터의 런던 테러를 막아내기도 하고, 탈론의 수장인 둠피스트를 체포하기도 했지만, 오버워치에 대한 여론은 계속 나빠졌다. 그러던 중 오버워치 스위스 본부에서 테러가 발생하며 잭 모리슨(솔져:76)과 레예스가 모두 사망, 오버워치가 해체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2070년이 되면 게이머들이 플레이하는 시점에 다다른다.
솔져:76과 아나, 리퍼의 재회
이 시점부터 오버워치 1편과 2편 사이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이다. 오버워치의 해체 이후 2차 옴닉전쟁이 발발했으며, 각국은 오버워치의 원조 없이 힘겹게 이를 방어해내고 있다. 한국은 송하나(D.Va)가 속해있는 메카부대의 활약으로, 러시아는 군용로봇으로 전쟁을 지속해나가고 있었다. 잭 모리슨은 솔져 76이라는 이름으로 자경단 활동을, 가브리엘 레예스는 신체개조를 받고 탈론의 간부가 됐다. 이 혼란 속에서 지브롤터 기지에 있던 윈스턴이 오버워치 소집 명령을 보내며 1편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후로는 과거 오버워치였던 인물들이 어떻게 다시금 오버워치로 돌아왔는지, 오버워치가 아닌 인물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오버워치에 합류했는지 과정이 드러난다. 일단 전 동료 중에 라인하르트와 메이는 윈스턴 소집에 바로 응했으며, 에코는 캐서디의 도움을 받아 잠에서 깨 활동을 시작했다. 이는 적들도 마찬가지라서, 둠피스트가 그 틈을 타서 탈옥을 하기도 했고, 리퍼와 위도우메이커가 솜브라와 함께 러시아의 지도자인 카티야를 암살하려 하기도 했다.
이 시점에서 먼저 트레이서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트레이서는 자신이 나고 자란 런던에서 홀로 영웅으로 활동하며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런던 지하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옴닉을 만나게 되는데, 개중에는 위도우메이커의 저격으로부터 데카르타 몬다타를 지켜내지 못한 트레이서를 원망하는 옴닉들도 있었다. 이 옴닉들이 탈론의 음모로 인해 런던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윈스턴의 소집 명령을 받은 트레이서가 윈스턴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이를 막기 위해 출동한다. 트레이서가 위기에 처했을 때 윈스턴이 도착해 반란을 잘 막아냈고, 트레이서는 부상을 치료한 뒤 본격적으로 오버워치에 합류하게 된다.
이 와중에 잭은 네크로폴리스에서 레예스와 우연히 교전을 벌이다가 '때까치'로 활동하던 아나와 만나 합류한다. 아나는 스위스 테러 시점에 병상에서 치료 중에 갑작스레 사라졌는데, 이후로 조용히 잭과 례예스의 뒤를 추적했고, 결국 네크로폴리스에서 둘을 만나게 됐다. 아나는 잭을 도와서 자경단 활동을 계속하기로 결심한 뒤 하킴이라는 범죄조직의 수장을 체포한 뒤 메르시를 찾아간다.
캐서디의 신규 요원 영입기
여기서부터는 에코를 깨운 캐서디가 아나를 만나 새로운 오버워치 요원을 추천받는 시점부터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나는 오버워치에 복귀하지 않을 것임을 알린 이후 캐서디에게 그동안 모아뒀던 새로운 영웅들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해주고, 캐서디는 그 정보를 토대로 새로운 피(New Blood, 팀에 새로 영입된 선수를 일컫는 은어)를 찾아 나선다.
첫 번째 주자는 파라였다. 파라는 이집트 카이로의 최전선에서 국경을 수호하고 있었으며, 이를 저버릴 수 없었기에 캐서디의 오버워치 합류 제안을 거절한다. 하지만, 이내 파라를 쫓아온 아나와 함께 탈론의 매복병을 처치하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진심을 깨닫게 되고, 오버워치에 합류하는 것을 암시한다.
카이로에서 아나와 헤어진 캐서디는 루마니이의 한 기차역에서 바티스트를 만나게 된다. 바티스트는 캐서디를 미행하다가 그에게 제압된 뒤 자기가 탈론 출신이며, 자신이 왜 현재 오버워치에 합류하고자 하는지를 설명한다. 참고로 바티스트는 환경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탈론 병사로 활동했으나, 오버워치 요원들이 사람을 구하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사람을 죽이는 일이 아닌 구하는 일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탈론을 탈주했다. 캐서디는 드론의 습격으로부터 바티스트와 함께 탈출한 뒤 바티스트의 합류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전하며 러시아로 떠난다.
캐서디는 자리야를 옴닉과 전투 중인 시베리아 기지에서 자리야를 만난다. 자리야는 단편 애니메이션 '잠입'에 나온 카티야 볼스카야의 부탁을 받아 솜브라를 한 차례 잡은 바 있으며, 그 과정에서 맹목적으로 옴닉을 증오하는 인물에서 조금은 생각을 변화하고 있는 상태였다. 캐서디는 전투에 참전해 큰 활약을 하며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고, 이후 자리야에게 오버워치 합류를 요청한다. 자리야는 오버워치가 필요 없다는 게임 내 대사와는 별개로 시원하게 제안을 승낙한다.
캐서디의 마지막 목적지는 부산. 송하나는 부산에서 널 섹터의 파리 대규모 침공을 오버워치가 막아냈다는 뉴스를 본 뒤, 귀신(널 섹터와 같은 옴닉 집단으로 보인다)의 침공을 막기 위해 출동한다. 귀신의 압도적인 물량에 팀원이 전멸할 위기에 빠졌을 때, 파라, 바티스트, 자리야와 함께 캐서디가 등장한다. 바티스트는 메카부대를 치료한 뒤 민간인을 대피시키고, 이에 힘입은 메카부대는 승리를 거둔다. 송하나는 메가부대 대장으로부터 오버워치 합류를 명받고 다른 멤버들과 함께 지브롤터로 떠난다.
2편부터는 끊이지 않고 이야기가 진행되길
현재까지 공개된 영상들로 미루어보아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를 살짝 예측해보자면, 지브롤터에서 합류한 캐서디 파티와 윈스턴 파티는 루시우의 부름에 따라서 리우데자네이루로 떠나 널 섹터의 침공을 막아낸다. 이를 통해 눔바니에서 루시우와 함께 둠피스트의 탈론 무리를 쫓아낸 오리사가 오버워치에 합류할 것이며, 소전 또한 소집 명령을 듣고 지브롤터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겐지는 젠야타를 만나 오버워치 합류를 요청하거나, 어떤 도움받을 것으로 보이며, 본격적으로 널 섹터와 탈론의 연결성 등이 설명될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아직 스토리 상에서 오리무중인 캐릭터가 상당히 많다. 적어도 토르비욘과 바스티온은 추후 함께 오버워치에 합류할 것이 명확하지만, 정크랫과 로드호그는 어떤 과정속에서 이 오버워치 사가에 들어오게 될지 미지수다. 시메트라의 거취도 매우 불명확하다. 참고로 시메트라 자체는 선한 역할이며, 그런 신념으로 여러 일을 하고 있지만, 그의 상관이 탈론 인사인 상황에 놓여 있다. 더불어 레킹볼 또한 스토리 내에서 별다른 비중이 없는 상태라, 이 모든 것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것은 앞으로 산재한 숙제라 볼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진행된 것은 맞지만, 이 모든 것들이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것도 사실이다. 게임이 일관된 배경 설정과 줄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스토리 모드가 있던 것도 아니고, 1편 내내 새로운 이야기보다는 과거 이야기에 더 얽매여 있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행 히도 2편부터는 스토리 모드가 포함되며 그만큼 집중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하니, 앞으로는 스토리 진행속도 때문에 비판받는 일은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