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ㅊㅊ] 사람이 없어서 편~안, 오픈월드 아포칼립스 5선
2022.04.19 18:18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 [겜ㅊㅊ]은 매주 특별한 주제에 맞춰 게이머들이 즐기기 좋은 게임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봄입니다. 꽃도 피고, 날도 좋으니 절로 주변 사람들이 봄나들이로 놀이공원이나 테마파크를 다녀온 사진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래 적힌 몇 시간을 차 안에 앉아 주차를 기다렸다는 말이나, 놀이공원에서 몇 시간을 줄만 섰다는 말을 보고 있자니 급 냉정해졌습니다. 코로나19 여파가 아직도 남았는지 사람 모이는 장소는 조금 꺼려지거든요. 야외에서 즐거운 시간은 보내고 싶지만 사람은 싫다니, 아이러니한 인생입니다.
그래서 기자는 시선을 돌려 사람을 많이 만날 일이 없으면서도 하루종일 돌아다녀도 문제가 없는 ‘게임’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없어 한가하고,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여기저기 원하는 곳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게임 속 세상이요. 그래서 이번 주 [겜ㅊㅊ]에서 만나보실 곳은 바로, 먹을 것도 부족하고, 마실 것도 구하기 힘들면서, 위험한 요소가 산재된 곳에서, 온종일 진이 빠지게 걸어야만 하는 놀이공원과 비슷한 ‘오픈월드 아포칼립스’ 게임 추천 5선 입니다.
1. 폴아웃 4
가장 먼저 만나보실 게임은 ‘폴아웃 4’입니다. 핵으로 인해 엉망이 된 세상에서 홀로 살아남은 주인공의 고독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죠. 선형적인 구조로 스토리가 진행되지 않아 본인이 가고 싶은 길을 자유롭게 걸어갈 수 있다는 점은 ‘오픈월드’에 충실하고, 질서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혼란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는 점은 ‘아포칼립스’ 장르에 충실하니 주제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군다나 본인이 타고 싶은 놀이기구만 타도 되는 놀이공원처럼, 하고 싶은 콘텐츠만 골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폴아웃 4는 모드 자유도가 높기로 손꼽히는 게임인지라 본펴을 모두 즐기고 나서도 할 수 있는 것이 무수히 준비되어 있거든요. 새로운 지역, 적, NPC 등을 추가할 뿐만 아니라 ‘미니게임’도 모드로 구현되어 있으니 좋아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한 번 찾아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2. 데스 스트랜딩
한편, 재앙으로 인해 생사의 경계가 무너진 미 대륙을 걷는 게임도 있습니다. 바로 ‘데스 스트랜딩’ 입니다. 이 게임은 재앙으로 지형이 상당히 변화해 가벼운 나들이와는 거리가 멀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트레킹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배달부가 된 플레이어는 인류에 희망을 전한다는 사명도 가지고 있어 그 의미가 배가되죠. 물론, 그 과정에서 약간의 유혈사태가 벌어지기는 하지만요.
게다가 이렇게 거친 땅을 걷고 배달을 하는 일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플레이어가 지나간 루트는 온라인으로 반영이 돼 언젠가 길로서 만들어지고, 이렇게 만들어진 길을 누군가가 걷게 될 예정이거든요. 아주 가끔 나들이 중 비를 맞아 손해를 볼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는 하지만, 인간에게 치이고 갈 곳을 잃는 것보다야 차라리 비를 맞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3. 롱 다크
롱 다크는 지구 자기장 이상으로 인한 대재앙에서 살아남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이곳에서는 돌연변이나 타인을 약탈하는 인간을 만나볼 수 힘들어 누군가와 자원을 경쟁하는 일이 드물죠. 다만, 그렇다고 해서 위험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롱 다크의 위험요소는 바로 굶주린 ‘야생동물’과 자연 그 자체거든요. 늑대나 곰, 날짐승 정도는 우스운 수준입니다. 현존하는 가장 큰 사슴으로 불리는 ‘무스’도 등장하거든요.
북부 캐나다 지역을 배경으로 삼은 롱 다크는 높게 솟은 침엽수와 단층의 나무집, 화려한 오로라 등 우리가 흔히 느끼는 서양의 북부에 대한 인상을 고즈넉히 담고 있습니다. ‘생존 모드’를 플레이 하면 죽는 순간 모든 데이터가 날아가버리지만, ‘순례자 모드’를 이용하면 말 그대로 설원을 ‘순례’할 수 있으니 취향껏 난이도를 조절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4. 세븐 데이즈 투 다이
다음은 좀비 아포칼립스에 생존 요소와 마인크래프트를 적당히 섞은 게임, ‘세븐 데이즈 투 다이’입니다. 좀비가 가득한 세상으로 나들이를 나간다니 이게 무슨 짓인가 싶겠지만, 세븐 데이즈 투 다이의 장점은 열 명이 넘는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죠. 그래도 가끔은 혼자보다 여럿이 좋은 법 아니겠어요? 게다가 마을에서 조금만 근교로 나가도 설원과 사막, 숲과 산을 고르게 만나볼 수 있으니 경치를 구경하고, 주변을 돌아다니며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기도 나쁘지 않죠.
다만, 7일차의 밤은 꼭 주의해야만 합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게임에서 일곱 번째 날은 게임에서 가장 가혹한 날이거든요. 흔히 ‘블러드문’으로 불리는 이 날은 놀이기구로 따지자면 놀이공원에서 한 번쯤 언급되는 ‘랜드마크급 롤러코스터’ 같은 요소입니다. 6일차까지 만났던 좀비를 더한 것보다도 더 많은 좀비가 떼거지로 밀려와 문을 부수고 땅을 파고 울부짖고 플레이어를 뜯어먹으려 덤벼들기 때문이죠. 그러니, 시간이 난다면 생존 준비를 조금이라도 해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5. 다잉 라이트 2
마지막으로 소개할 나들이용 오픈월드 아포칼립스 게임은 ‘다잉 라이트 2’입니다.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유럽에 단 하나 남은 도시에서 살 수밖에 없는 생존자들의 이야기죠. ‘다잉 라이트 2’는 여태까지 소개한 곳들과는 달리 하루 종일 뛰어다니고, 벽을 타고, 줄을 걸어 뛰어넘는 등 ‘아주 조금’ 격렬한 움직임이 필수적입니다. 왜냐하면 귀신의 집 속 귀신 아르바이트생 마냥 좀비가 놀아달라고 뛰어오고, 걸어오고, 붙잡기 때문이죠.
하지만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요소에서 한 걸음 물러난다면 다잉 라이트 2에서는 휴식과 산책, 풍경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즐길 요소를 잘 챙겨두었습니다. 건물의 옥상에 설치된 캠프파이어에서는 책을 읽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어 캠프파이어에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고층 건물에는 에어드랍과 작은 텐트, 그리고 멋진 풍경이 준비되어 있죠. 즐거움보다 고됨이 조금 앞서지만 끝에 바라보는 풍광으로 치유받을 수 있다는 점은 어떻게 보면 ‘놀이공원’보다는 ‘등산’에 가까운 게임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