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言] 인기 캐릭터에 진한 게임성 더한, 오구와 비밀의 숲
2022.08.27 11:00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짱구는 못말려’ 영화판이나 디즈니 영화 속에서 곧잘 만나볼 수 있는 ‘어린아이의 모험’ 이야기는 이전부터 폭 넓은 연령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친구와 함께 손을 잡고 역경을 이겨나가며 목적을 이루는 스토리는 주인공과 비슷한 나잇대의 어린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잊었던 추억과 휴식의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오구와 비밀의 숲’ 또한 이런 계열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은 모험을 좋아하는 '아기 오구’로, 신비한 세상 속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나가며 비밀의 숲에 등장한 쓰레기 몬스터와 맞서 싸우며 비밀의 숲의 평화를 되찾는 것이 주 골자다. 다만, 메신저 이모티콘과 카툰으로 유명한 캐릭터의 등장으로 많은 관심을 끈 ‘아기 오구’가 등장하기에 게임성보다는 캐릭터에 우선 눈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캐릭터보다 게임성에 더욱 눈이 가게 된다. 인디게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문랩스튜디오 문종범 대표는 “누군가에게 휘둘리지 않고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 싱크홀스튜디오 권중규 대표는 “게임이 목표로 하고 있는 재미에만 집중하는 것”이라 답했다. 두 대표 모두 캐릭터 유명세에 기대지 않겠다는 의지로 충만해 보였다.
그렇다면 '아기 오구' 캐릭터 IP와 인디게임이 만나게 된 이유는? 또 캐릭터 IP사와 인디게임 개발사가 만나 탄생한 ‘오구와 비밀의 숲’은 어떤 게임일까? 게임메카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였다는 문랩스튜디오 문종범 대표, 싱크홀스튜디오 권중규 대표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아기오구의 힘찬 모험, 오구와 비밀의 숲
게임은 모험을 좋아하는 아기 오구가 처음 보는 검은 새를 발견하며 시작된다. 자신을 부르듯 도망가는 새를 따라가자,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숨겨진 문을 찾아내고, 그 너머로 들어서며 만나게 되는 모험이 주 골자다.
그 과정에서 약 200여개의 맵을 탐험할 수 있으며, 맵들은 각각 ‘태양의 마을, 달의 마을, 사막 지대, 눈의 마을, 항구 마을, 비밀의 숲’ 등 총 6개의 지역을 이루고 있다. 두 스튜디오는 자연스럽고 완성도 높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모든 배경을 직접 드로잉했으며, 캐릭터의 묘미를 살릴 수 있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2D 이미지로 구성했다. 여기에 돌 밀기, 조각 퍼즐, 색깔 맞추기와 같은 퍼즐부터, 이야기나 신화 등 게임 내 스토리를 읽어 유추해야 하는 수수께끼를 모아 해결하는 재미까지 제공한다.
이렇게 다양하게 만들어낸 넓은 맵은 단순한 전투와 퍼즐의 공간으로만 쓰이지 않는다. 화가 몰티즈가 세계 곳곳에 표시해둔 아름다운 장소에 있는 ‘몰티즈의 표시’를 찾아 그림일기를 그리며 베일에 싸인 지도를 밝힐 수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힌트도 찾을 수 있다.
이런 모험의 과정에서 맞닥트리게 되는 쓰레기와 오물로 만들어진 몬스터는 흔히 등장하는 적 몬스터 디자인을 피하고 우리만의 몬스터를 만들기 위한 방향에서 만들어졌다. 우리가 살면서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내는 오물과 쓰레기들이 다시 우리를 위협하는 과정에서 흥미를 느껴, 게임 내 주요 몬스터로 디자인했다는 것이 문 대표의 말이다.
“우리가 하지 않는 게임은 지양한다”
이렇듯 '오구와 비밀의 숲'은 게임의 본질에 많은 신경을 썼다. IP가 가진 매력에 그치지 않고,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본질에 충실하게 맵을 살펴보고, 둘러보고, 직접 찾는 재미를 추구할 수 있게끔 구조를 만들었다.
‘오구와 비밀의 숲’을 만든 문랩스튜디오는 ‘오구’ 캐릭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며, 싱크홀스튜디오는 ‘3분 영웅’, ‘1897 Korea’ 등 스팀 중심의 전략 게임들을 주로 개발하는 3인 구성의 소규모 개발사다. 여기에 음악을 담당하는 음향담당 스태프 ‘Gimgi'가 더해져, 총 다섯 명의 인원이 오구와 비밀의 숲을 만들기 위해 분투 중이다.
인기 캐릭터 IP와 어드벤처 게임이 만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이는 회사의 본질적 문제인 ‘사업’에서 시작됐다. 문 대표가 캐릭터 사업의 다각화를 고민하던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구로 지낸 권 대표와 고민을 나누다 “게임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으며 시작된 것이다. 두 대표의 평소 관심사가 비슷해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엔 오구 캐릭터가 이모티콘을 기반에 두고 인기를 끈만큼, 모바일게임 모델을 고려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두 대표 모두 모바일게임보다는 스팀과 닌텐도 게임을 즐겨했기에, “우리가 평소에 하지 않는 게임을 만드는 것은 지양하자”고 함께 결정했다고 한다.
또한 아기 오구는 모험을 좋아하는 어린아이를 모티브로 만들어졌기에, 어드벤처는 아기 오구의 모험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장르이기도 했다. 권 대표 역시 평소 수수께끼나 퍼즐, 맵 제작 등에 관심이 많았고, 다양한 어드벤처 및 RPG게임을 즐기며 세계관을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이 모든 요인이 만나 “우리도 재밌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목표 아래 게임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문 대표는 “게임은 오리지널 스토리와 기획을 가진 콘텐츠이기에, 아기 오구가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오구와 비밀의 숲’은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게임이 아니다. 반대로 캐릭터가 게임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기존에 있던 인스타그램 만화 속 ‘오구 세계관’에, 게임의 스토리가 영향을 미칠 수는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IP보다는 게임에, 게임이 목표로 하는 재미에 집중
문 대표는 “아무래도 오구라는 캐릭터 IP보다 게임 자체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인기 이모티콘 캐릭터라는 인식 때문인지, 게임을 처음 접할 때 캐릭터와 게임이 잘 어우러지지 않는 사례들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는 아쉬움을 밝혔다. 더불어 “아기 오구가 주인공이다 보니, 게임의 타겟이 아동으로 혼동되기도 하는 것 같다”며 ‘오구와 비밀의 숲’은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말을 전했다.
현재 ‘오구와 비밀의 숲’은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상황이다. 더해, 스팀에 데모버전을 공개하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펀딩의 성공과 완성도 높은 데모로 모아진 관심에 힘입어, 오는 1일 시작되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2에도 참가해 스팀 데모 버전보다 더욱 풍부해진 데모를 공개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아울러 ‘오구와 비밀의 숲’은 기획 및 개발 확장성이 좋은 게임이며, 본편에서 다루지 못한 콘셉트를 가진 지역이나 퍼즐이 많이 있어, 정식 출시 이후 DLC도 고려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DLC가 아닌 후속작을 개발한다면, 본작과는 다른 게임성을 갖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힐링 게임을 개발할 것 같다고도 전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문 대표는 “2D 어드벤처 게임은 많은 분들이 재밌게 플레이하고, 친근한 향수를 갖고 있는 게임이지만, 출시되는 수는 다른 장르에 비해 적은 편이다. 그 이유는 ‘모험’이 중요한 어드벤처 장르 특성상 이미지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사운드 등 정말 많은 에셋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는 게임 내 모든 캐릭터 디자인과 애니메이션 및 오브젝트 등을 모두 직접 제작하며, 사운드와 배경음악까지 게임에 잘 어울리도록 기획하고 있다. 문랩스튜디오와 싱크홀스튜디오 모두가 공들여 제작한 만큼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플레이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두 친구의 게임이 누군가에게 멋진 모험이 될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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