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재벌집 막내아들 뺨 때리는, 꿈 엔딩 게임 TOP 5
2022.12.29 17:29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아시X꿈" 이라는 인터넷 밈이 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쫙 펼쳐 놓고 마지막에 꿈이었습니다~ 라며 마무리해 읽은 사람을 허무하게 만드는 낚시 기법에 사용되는 밈이다. 사실 모든 꿈 엔딩이 낚시라는 비판을 받는 것은 아니다. 꿈이라는 것을 전제에 깔고 가되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다던가, 꿈으로 끝나는 듯 했지만 현실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부분적으로 사용돼 웃음을 주는 등 호평을 받는 엔딩도 많다.
다만, 이를 잘못 사용하면 모두를 허망하게 만드는 낚시가 될 수도 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표적인 예다. 전생회귀로 벌어진 모든 과정이 다 꿈이었다는 허무한 엔딩에 그간 열광하며 드라마를 봐왔던 시청자들의 반발이 극에 달했다. 이러한 예는 게임에도 존재한다.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해 가며 겪은 모든 이야기가 꿈이었다는 결말을 낸 게임들을 소개한다.
TOP 5. 디멘티움: 폐쇄병동, 꿈이라서 더 암울한 엔딩
디멘티움: 폐쇄병동은 악몽에서 깨어나 정체 모를 폐병동에서 빠져나가는 공포게임이다. 이 폐병동에는 무시무시한 크리쳐와 좀비, 벌레, 그리고 최종 보스로 보이는 미스터리한 의사까지 다양한 적이 나타나며, 이 모든 것이 NDS의 다소 거친 3D 그래픽으로 묘사돼 공포감을 더욱 배가시킨다. 무서운 세계를 헤매며 그 와중 잃어버린 자신의 기억과 가족을 찾아 헤매는 주인공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할 정도다.
그렇게 최종 보스인 의사를 물리치면, 엔딩이 펼쳐진다. 정신을 잃고 깨어난 주인공은 그간 헤맸던 폐병동이 아니라 깨끗한 병원에서, 아내와 딸을 만나기 위해 병실을 나서는 행복한 결말... 인 줄 알았으나 현실은 더욱 암울하다. 사실 그가 경험한 모든 것은 꿈이자 환각이었으며, 실제 주인공은 보스로 등장했던 의사에게 정체불명 뇌수술을 받으며 실험에 투입돼 있었다. 수술대에서 머리를 연 채 가족과 함께 하는 환상 속에서 멍하니 웃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기분이 매우 찝찝해진다. 물론 게임 장르 특성 상 잊을 수 없는 찝찝함을 남긴 것 자체가 성공적인 엔딩이긴 하지만...
TOP 4. 포스탈 3, 꿈이었으니까 없었던 게임으로 칩시다
미국에서 폭력적인 게임 하면 모탈 컴뱃, GTA와 함께 단골로 소환되는 포스탈 시리즈. 게임성에 대한 호불호는 차처하고, 이 게임의 3편은 굉장히 평가가 암울하다. 무너진 밸런스, 무수한 버그, 지루한 미션, 부족한 완성도 등 지적할 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오죽하면 팬들 사이에서는 포스탈 3편은 없는 셈 치고, 2편 다음은 4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사실 포스탈 4도 평가가 박하긴 하지만, 최소한 3편만큼은 아니다.
게임 자체가 흑역사 취급을 받다 보니, 나중엔 아예 공식적으로 게임 자체를 없었던 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포스탈 3보다 나중에 나온 포스탈 2 세 번째 확장팩인 '파라다이스 로스트' DLC에서 '사실 포스탈 3의 이야기는 차 사고로 11년동안 잠든 듀드가 꾼 악몽이었습니다!'라고 못을 박아버린 것. 꿈 엔딩을 과거 세탁에 사용한 사례인데, 3편이 워낙 막장이다 보니 팬들의 반응도 '차라리 이게 낫다'였다는 점은 유머다.
TOP 3. 마인크래프트, 와! 알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였어요
마인크래프트는 기본적으로 원하는 것을 만들며 즐기는 샌드박스 게임이지만, 나름대로 엔딩을 가지고 있다. 사실 엔딩이라는 것이 중요한 게임도 아니고, 굳이 이를 볼 필요도 없기 때문에 마인크래프트에 엔딩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는 유저가 대다수긴 하지만... 최강 몬스터인 엔더 드래곤을 잡고 엔드 포탈에 들어가면 해당 엔딩을 볼 수 있는데, 영문으로 출력되는데다 문학적 표현도 많기 때문에 쉽게 이해하긴 어렵다.
다만, 엔딩 내용을 차분하게 읽다 보면 제 4의 벽을 넘는 메시지이자 모든 것이 꿈이었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즐긴 햇살과 나무, 물과 불, 창조와 파괴, 사냥 하고 사냥 당한 경험, 보금자리와 세계를 빚어내려 한 노력 등은 모두 꿈이었다. 게임이라는 짧은 꿈 말이다. 엔딩은 여기서 이룬 것들을 삶이라는 현실에서 이루라는 독려와 '이게 일어나' 라는 말로 끝난다. 철학적이고 교훈적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여태껏 몰입해서 즐긴 게임에서 굳이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하느냐는 비판도 보인다.
TOP 2. 어프레이드 오브 몬스터즈, 아무리 약쟁이라도 그렇지...
어프레이드 오브 몬스터즈(Afraid of Monsters)는 하프라이프 MOD로 출발해, 후속작에 이르러서는 스탠드얼론으로도 출시된 공포게임이다. 주인공은 다양한 약물에 의존하는 마약 중독자로, 병원에 왔다가 눈을 떠 보니 괴물로 가득한 이상한 세계가 펼쳐진다. 얼핏 위에서 소개한 디멘티움과 비슷한데, 엔딩마저 비슷하다. 이 모든 세계는 약물 과다복용으로 화장실에서 쓰러진 주인공이 죽기 직전 환각 상태에서 꾼 마지막 꿈이라는 것이다.
해당 결말은 2005년 나온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유일한 엔딩이었다. 그러나 꿈도 희망도 없이 허무하다는 비판이 나왔고, 결국 멀티 엔딩을 통해 선택지를 늘렸다. 배드 엔딩에서는 괴물을 해치우고 다녔던 행동이 사실은 환각에 취해 일반인을 학살하고 다녔던 것으로 밝혀지며 끝나며, 진 엔딩에서는 주인공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죽기 직전에 꿨던 꿈인 것은 동일하지만 나중에 심장이 다시 뛰면서 의료진을 놀래킨다. 역시 꿈 엔딩은 이렇게 잘 사용해야 한다.
TOP 1. 제노니아 5, 만들다 말았나? 꿈이라며 얼버무린 스토리
게임빌의 제노니아 시리즈는 국산 모바일 RPG의 명작으로 불리지만, 유독 5편은 평가가 박하다. 밸런스나 시스템적으로도 빈약하지만, 1~4편과 이어지지 않고 딱히 매력적이지도 않은 캐릭터와 스토리 역시 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제노니아 5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나도 성의 없는 꿈 엔딩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모험이 한창인 와중, 갑자기 최종보스의 봉인이 풀리고 "모두 죽어라" 라는 얘길 하자 화면이 암전된다. 그리고 갑자기 게임 시작 첫 장면으로 돌아간다. 알고 보니 게임에서 겪은 모든 이야기는 신비의 환약을 먹고 꾼 꿈이었다는 것. 여기에 헬모드가 시작된다며, 이번엔 주변 사람들을 지켜달라는 듯한 메시지는 덤이다. 결국 제노니아 시리즈는 5편을 마지막으로 정식 넘버링을 끝내고, 외전이나 온라인 등에 치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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