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출시된 아레스, 사람 많아져도 액션 폼 안 죽네
2023.07.27 18:05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지난 25일 출시된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이하 아레스)는 카카오게임즈가 선보인 SF MMORPG 신작이다. 발표 당시 PC와 모바일 플랫폼에 함께 출시되고, 수동조작의 재미를 살렸다는 점으로 하반기 기대작으로 주목 받았다. 출시에 앞서 미디어 간담회 테스트에서 느꼈던 점은 오딘과는 또다른 조작의 재미가 있다는 점이었는데, 과연 멀티플레이에서도 이와 같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남았다.
정식 출시 후 만난 아레스는 많은 유저들이 함께 전투를 즐기고 있음에도 미디어 테스트 당시와 큰 차이가 없는 퀄리티와 최적화를 유지하고 있었다. 제작진이 수 차례 언급한 전투 시스템이나 연출의 자신감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오토는 회피를 모른다, 보상과 순위를 위한 손컨 적극 활용은 필수
약 이틀간 플레이를 진행하며 느낀 점은 초반부 성장 속도가 흥미롭다는 점이다. 짧게는 이틀 안으로 성장할 수 있는 40레벨 이전까지는 콘텐츠를 개방하는 초반부로, 스토리 진행만으로도 아레스가 추구하는 액션성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아레스의 멀티플레이 요소는 크게 일일 협동 콘텐츠와 레이드로 구분돼 있다. 모든 콘텐츠에는 딜 미터기가 제공되며, 딜량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면 거래 가능한 재화 상자를 제공해 육성에 도움을 준다. 이에 많은 유저들이 1위를 하고 싶어하는데, 1위를 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스펙업이 아닌 수동 조작이다.
일일 콘텐츠와 레이드에 등장하는 주요 몬스터들은 상태이상을 가지고 있고, 경우에 따라 즉사기를 쓰기도 한다. 모든 공격은 회피하거나 막을 수 있지만 자동전투는 회피를 사용하지 않는다. 레벨을 위한 사냥이 아니라면, 수동조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에 자동조작에 모든 것을 맡겨두는 사냥과 전투가 아니라 원거리/막기로 액션성을 적극 활용한 시스템으로 재미를 줬다. 자동조작을 사용해도 클리어에 지장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딜을 얼마나 우겨넣었느냐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상을 지급해 수동조작이 가진 메리트를 시스템적으로 보장했다.
다만 스토리 중간중간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들의 난이도와 서버 불안정이 겹쳐 수동조작을 진행하더라도 스토리 진행에 난항을 겪는 장면이 많았다. 특히 2막 2장 4편 배후에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는 레벨 30을 넘긴 전투력 1만 이상의 유저들도 쉽게 깨지 못하는 경우가 흔했다. 일종의 통곡의 벽이 된 것이다. 이는 성장에도 다소 방해가 되는 요소였는데, 해당 스토리가 큰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상승형 도전 콘텐츠인 ‘성운 돌파’ 개방 요건이기 때문이다.
기자의 경우 워로드 슈트의 패리에 의존해 전투력 8,000 후반대로 해당 맵을 클리어 했다. 적 공격 타이밍에 맞춰 막기를 사용하면 자동 발동하는 패리는 적의 패턴을 끊고 강한 대미지를 입히는 공방일체기다. 이 대미지 또한 논타겟 광역기로, 공격이 막힌 적과 그 주변에도 대미지를 입혀 보스와 함께 등장하는 일반 몬스터 처리에 도움을 줬다.
클리어에는 도움을 받았지만, 이 부분에서는 한 종류의 슈트만 유독 패턴 대처에 큰 메리트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다소 아쉬웠다. 다양한 슈트를 활용한다는 게임의 개성을 가리는 요소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른 슈트에도 패턴에 알맞게 대처했을 때 회피 성공 시 원거리 공격 횟수 회복이나 회피 성공시 카운터처럼 패턴에 제대로 대처했을 때의 보상을 주었으면 어떨까 싶다.
자급자족에는 어려움 없어
수트에 착용하는 방식으로 세팅되는 주요 장비들은 제작으로 만들 수 있으며, 이 중 거래 가능 아이템은 20% 확률로 제작된다. 어떻게 보면 낮은 확률일 수 있으나, 재료를 파밍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준비돼 있어 제작 난이도는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장비나 상위 재료를 만들 수 있는 일반 재료의 수급처는 크게 전투, 채집, 거래다. 전투를 통한 재료 수급의 경우 무작위성은 있더라도 필드 전투를 통해 성장을 함께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채집은 전투를 하지 않아 경험치에는 소량의 손해를 보지만 유료 재화인 다이아 거래가 가능한 재료와 거래가 불가능한 재료를 함께 습득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앞서 일일 콘텐츠나 레이드에서 손컨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서 기인한다. 협동 전투에서 딜량 1위를 달성한 유저에게는 다이아 거래가 가능한 재료가 추가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이는 다이아로 구매할 수 있는 슈트, 탈 것, 오퍼레이터 뽑기를 목표로 하는 무/저과금 유저에게도 다이아를 습득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준다.
이렇게 만든 재료를 통해 제작시 20%의 확률로 거래 가능한 장비가 탄생한다. 만약 거래가 불가능한 장비가 탄생하더라도 도감을 채우는 데 많은 양이 필요해 모든 재료 소모는 곧 성장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높은 등급의 장비를 얻어 이전에 쓰던 거래 불가능 장비를 쓸 일이 없어지면 도감에 장착해 전투력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내실을 채우면 된다.
아레스의 핵심인 슈트도 제한 레벨을 달성하면 승급을 통해 상위 등급으로 올릴 수 있다. 높은 등급의 슈트를 얻지 못하더라도 성장이 막히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이후 높은 등급의 슈트를 얻게 되면 이전에 착용하던 슈트의 경험치를 즉시 옮겨올 수도 있어 전투력이 손실되는 상황도 최소화했다.
성장단계 피로도가 높다, 이를 완화할 요소가 필요
정식 출시와 함께 만나본 아레스의 멀티플레이는 기대보다 즐거웠다. 다만 시스템을 익히기가 만만하진 않았고, 이를 도와줄 UI도 다소 불친절해 보이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장비를 강화하기 위해 장비관리 창으로 들어와 강화 창을 선택하고, 그곳에서 또 멀티 강화와 강화를 선택해 강화에 돌입해야 하는 등 세세한 부분에서 불편한 요소가 남아 있었다.
다만, 전반적으로 볼 때 아레스는 여러모로 차별점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 게임이다. 아주 혁신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BM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수단을 군데군데 투입해 전반적인 과금 부담을 낮췄다. 또, 과금을 고려하기 전 성장단계에서도 이런저런 차별점을 제시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두었다. 출시 직후라 아직 덜 다듬어진 느낌은 있지만, 최근 MMORPG 사이에서 눈에 띄는 작품임은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