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言] 팀파매 개발사의 '맛있는' 타워 디펜스
2024.04.27 11:00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예술계에서는 성공한 첫 작품 이후 다음 작품에서 다소 부진한 성적을 보이는 경우를 곧잘 만나볼 수 있다. 첫 작품에서 전력을 쏟아 두 번째 작품에서 힘이 빠지든, 운으로 성공한 것을 자신들의 실력이라 생각해 방심하든 말이다. 오죽하면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말이 생길까. 이는 비단 드라마나 영화에 그치지 않고, 게임 개발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이야기다.
이에 많은 개발자들이 첫 번째 성공에 방심하지 않고, 더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고려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두 개 이상의 대중적 장르 조합이다. 게임 시스템 단계에서 다양한 장르 조합을 시도하고 개발사가 가진 개성을 더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다.
지난 3일 출시된 인디게임 ‘키친 크라이시스’ 또한 전작인 팀파이트 매니저와는 전혀 다른 장르를 조합하고 개발사만이 가진 매력을 더한 게임이다. 전작 출시 초와 마찬가지로, 부지런한 피드백 수용과 밸런스 조정으로 쾌적한 플레이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만은 여전하지만 말이다. 타워 디펜스와 요리 시뮬레이터, 로그라이크를 섞은 이번 신작은 과연 어떻게 조합됐으며 어떤 방식으로 업데이트를 이어나갈까? 이에 팀 사모예드의 남현빈 개발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시끌벅적한 외계인 vs 인간의 요리 디펜스, 키친 크라이시스
키친 크라이시스는 지구인이 외계인에게 납치돼서 이들이 요구하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요리 시뮬레이터 타워 디펜스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다양한 요리사 캐릭터를 선택해 외계인이 원하는 대로 식사를 제공해야 하고,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면 죽는다.
플레이어가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요소는 재료나 도구 배치 등, 디펜스를 준비하는 단계다. 플레이어는 조리도구와 재료를 잘 배치해 동선을 효율적으로 설계해야하고, 이 효율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추구하느냐에 따라 제작 속도가 빨라지고 더 많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만 들으면 다소 막연할 수 있지만, 기존 타워 디펜스 장르에 비유할 경우 요리사는 병사, 음식은 탄환, 조리도구와 재료는 탄환을 강화하는 버프, 외계인의 포만감이 체력이라고 볼 수 있다.




키친 크라이시스의 초기 버전은 오버쿡 류의 단순한 요리 시뮬레이터였다. 하지만 여러 회의와 테스트를 거쳐 타워 디펜스로 장르가 바뀌게 되었고, 단순 시뮬레이터에서 전략적 요소가 더해진 만큼 밸런스를 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다. 그 중 하나가 별도의 시뮬레이션 툴을 개발하는 일이었는데, 시뮬레이션으로 취합한 데이터로 밸런싱을 더욱 세밀하게 잡아 데모판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에 도움을 받았다. 실제 플레이 환경과는 괴리감이 있지만, 대략적인 개요를 잡는 일에는 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 남 개발자의 말이다.
데모판에서 기본 시스템을 선보이는데 집중했다면, 정식판에서는 더욱 쾌적한 게임 경험 제공을 위해 몇몇 기능을 추가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캐릭터의 동선을 제어할 수 있는 ‘돌’이다. 사실 돌은 플레이어의 개입 없이도 돌아가야 한다는 게 팀 사모예드의 목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콘텐츠였지만, 데모 당시랑 동선을 세밀하게 컨트롤하고 싶어하는 유저들의 수요를 느끼고 정식 출시판에 추가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형제가 함께하는 개발사, 팀 사모예드
팀 사모예드는 친형제 2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이다. 형인 남현빈 개발자는 아트를, 동생인 남현욱 개발자는 프로그래밍을 맡고 있으며, 기획은 두 사람이 함께 진행한다. 전작으로는 e스포츠 전략/관리게임 팀파이트 매니저를 출시했고, 다음으로 출시한 작품이 바로 키친 크라이시스다.

신생 개발사가 첫 작품의 성공 이후 부담감을 느끼는 일은 흔하다. 팀 사모예드 또한 이런 부담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남 개발자는 “전작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아예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크게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가 인정을 못 받는다면 그 다음 게임에서 잘 만들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의외의 덤덤한 평을 남겼다.
“우리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던 작품을 선보이게 된 게 뿌듯하다”며 말을 이은 남 개발자는 “팀파이트 매니저 이후 차기작을 기획하며 여러 시도가 있었는데, 오랜 시간 개발하며 플레이 자체가 재밌는 게임을 고민하다 핵심 플레이가 재밌는 게임을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키친 크라이시스의 알파 버전에 해당하는 게임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설명한 초기 버전에서 게임을 전환하게 된 큰 계기 중 하나는 FGT를 통한 테스터들의 평가였다. 원래는 요리 시뮬레이터에 자동화 매커니즘을 더한 식당 경영 게임을 목표로 삼았지만,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동선 설계는 재밌었는데 목적이 뭔지 모르겠다”는 평가를 들어 목적을 강화하는 단계를 거쳤고, 그 결과 나오게 된 작품이 키친 크라이시스였다고.

팀 사모예드의 다음, 키친 크라이시스 안정화 후 이어가겠다
이렇게 출시된 키친 크라이시스는 출시 이후로도 많은 수정이 이루어졌다. 시뮬레이션은 유저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해, 밸런스 상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자체 제작 에셋을 많이 사용한 탓에 예상치 못한 크래시 오류 등도 다수 발생해 이를 수정하는 일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런 이유로, 팀 사모예드는 당장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를 준비하는 것보다 밸런스와 크래시 오류 수정에 우선 힘쓸 예정이라 전했다.
팀 사모예드가 출시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특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요리사들의 조리 동선 AI다. 기존 목표는 배치를 디테일하게 손대지 않아도 조리가 가능하되,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일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 곳에 업무가 배치되지 않으면서 최소화된 동선을 구성하는 AI를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효율적인 흐름을 갖출 수 있는 AI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형인 남현빈 개발자는 인터뷰를 통해 “항상 저희 게임과 팀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 저희뿐만 아니라 국내외 인디게임에 많은 관심을 주시면 좋겠다. 이런 응원으로 매번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게임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성원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동생인 남현욱 개발자는 서면을 통해 “게임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시고 재밌게 플레이해주셔서 감사하다. 게임 크래시 이슈나 시뮬레이션 버그 등의 이슈로 플레이어분들에 게임 하는데 있어 많은 불편함을 겪은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하다. 보내주시는 의견들은 모두 귀담아 듣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부분들은 모두 최대한 빠르게 수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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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불고기2024.04.27 11:12
신고삭제오버쿡드같은 게임이었으면 약간 식상할뻔했는데 요리 디펜스라니 신선하네요
골프매니아2024.04.27 14:05
신고삭제먼가 모르게 머리가 아프게 마드는 게임같네요ㅜㅜ
슈해모2024.04.27 14:30
신고삭제타워 디펜스에 요리 조합이라니 재미있게네요
meath2024.04.27 14:40
신고삭제신선한 발상에 익숙한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을것 같네요. 아이디어의 전환이 확실히 게임에 재미를 주는 요소임에는 틀림없네요.
hst1112024.04.27 15:01
신고삭제친형제가 게임을 만드는것을 보니 서로간의 공감으로 만들어낸 게임이네요
엉클베리2024.04.27 15:23
신고삭제요리를 소재로 시물레이션 게임 독특하네요
앙파상2024.04.27 15:35
신고삭제재밋겟는데요
민황제2024.04.27 15:46
신고삭제오호 독특한 게임이 나왔네요
유도리2024.04.27 16:45
신고삭제배경 스토리도 재미지고 도트 형식의 그래픽도 좋고 그 안의 외계인이 먹을 음식 구경하는 맛도 있는 조합이라 친숙하면서도 신선한 게임이네요.
베르제다2024.04.27 20:53
신고삭제와 형제가 같이 개발하는게 멋지네요
응원합니다!!
은하2024.04.27 22:19
신고삭제요리 디펜스 게임이라니 신선하네요
라이언소2024.04.27 23:41
신고삭제요리로 디펜스라니 ..이색적인 장르네여
라이언소2024.04.27 23:41
신고삭제요리로 디펜스라니 ..이색적인 장르네여
모노블로스2024.04.28 00:00
신고삭제옛날 타이쿤류 게임같으면서도 거기에 디펜스를 추가하다니..
이 집 요리 너무 대단하다..!
검은13월2024.04.28 00:11
신고삭제디펜스 게임은 종류가 많다
jyn34932024.04.28 00:18
신고삭제식상한 타워디펜스류에 신선한 소재로 맛깔나게 조리했네요
난나얌2024.04.28 00:22
신고삭제요리디펜스에 로그라이크까지 접목했다니 아이디어 정말좋네요
말안해줘2024.04.28 00:30
신고삭제디펜스 장르 게임이 은근히 중복성이 심해
단순한데 재미있어 그래서 무서워. 나의 시간은 다 가지고 가니까 ㅜㅜ
mukyun2024.04.28 00:45
신고삭제이번작도 흥행할듯~
스페이스2024.04.28 01:40
신고삭제친형제가 개발한 게임이니 만들때 서로 손발이 잘 맞았겠군요
최고가될래2024.04.28 09:19
신고삭제독특한 조합의 게임이네요 흥미로워요 ㅎ
sakikkun2024.04.28 09:29
신고삭제마인크래프트 게임 그래픽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발암물질2024.04.28 12:36
신고삭제오 타워디펜스 좋아하는데 새로운 느낌이네요
Skirt2024.04.28 13:07
신고삭제게임방송 스트리밍으로 몇 번 봤던게 이거였구나
국산게임에 개발자 형제라니 독특하네요.
갓바우2024.04.28 13:33
신고삭제형제가 개발하니 합이 잘맞아 좋은 게임이 되겠어요.
기대합니다.
멕흐로2024.04.28 15:26
신고삭제인디쪽은 이런 신선한 게임들이 종종 나와서 수시로 살펴봐야하는것같아요.
지으니2024.04.28 15:58
신고삭제빨리나와라
미친소2024.04.28 16:14
신고삭제독특한 맛이 좋군요
megamir2024.04.28 17:27
신고삭제형제 개발자 팀이라니 새롭네요 눈여겨볼께요
나히다2024.04.28 18:47
신고삭제입맛 다시며 디펜스 해야겠네요 ㅋㅋ
무영2024.04.28 20:46
신고삭제저분들 인터뷰 하는 거 봤었는데 게임 하나 만들려고 열심히 공부하는 거 보고 진짜 대단하다고 느껴졌음..
드림캐스트2024.04.28 21:46
신고삭제형제분이 스타일은 다르지만 닮으셨네요.
꼴통갑부2024.04.28 22:06
신고삭제형제가 함께 게임을 만든다는 것도 색다르고 게임 스토리 역시 외계인에게 납치되어 그들이 요구하는 음식을 만들어낸다는 요소 자체가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어 보이네요.
데세르비르2024.04.28 22:50
신고삭제뭔가모르게 게임이 쉽지않을것같네요
창재힘내요2024.04.28 22:51
신고삭제요리하면 오버쿡드 같은 게임을,
디펜스라 하면 말 그대로 전투 전략적인 면을 강조한 게임들이 떠오르는데요.
해당 게임은 요리와 디펜스를 섞었으니 그야말로 기발하다 할 만하네요.
더군다나 형제 개발이라니 여러모로 눈에 띄는 작품 같습니다.
부디 잘되었으면 좋겠네요.
wnalstjr2024.04.28 23:27
신고삭제맵이 너무 무서운데요 ㅋㅋ
기톨2024.04.28 23:28
신고삭제그래픽 보자마자 사모예드 팀인가 했는데 빙고네요 이 분들은 게임 그래픽 제 취향이라서 좋아요
라이언소2024.04.28 23:34
신고삭제요리 디펜스로 어떤 음식이 나올지 궁금하네여
buddhakj2024.04.28 23:51
신고삭제사모예드 팀의 게임은 일단 구매합니다 항상 응원하고 있어요
아이쿠루2024.04.28 23:56
신고삭제뭔가 안 어울릴 것 같은 요리와 타워디펜스를 조합한게 흥미롭네요
Wh2024.04.29 01:04
신고삭제경영시뮬을 가장한 타워디펜스라니 ㅋㅋㅋㅋ 스샷만 보면 한때 엄청 유행한 폰겜같은데 반전이네여
드레이번2024.04.29 02:08
신고삭제개발자가 형제인것도 신기하고 요리를 디펜스에 접목한 점도 신기하군요
아리헨2024.04.29 04:46
신고삭제어렵겠네요
죽은시인2024.04.29 08:48
신고삭제취향만 맞으면 재미있겠는데요.
rai2024.04.29 23:32
신고삭제팀 사모에드가 이번에도 신선한 게임을 내 놓았군요 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