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고교 풍 진한 체취, 열혈우마 대감사제 체험기
2024.08.13 15:00게임메카 이우민 기자
경마와 미소녀를 결합한 독특한 소재의 '우마무스메'는 이제 서브컬처를 대표하는 IP가 됐다. 그 때문인지 지난 해 6월 닌텐도 다이렉트를 통해 공개된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열혈 우당탕탕 대감사제(이하 열혈우마)'에도 수많은 서브컬처 유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육성 시뮬레이션이었던 전작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와 달리, 이번에는 캐주얼 액션 파티게임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모았다.
게임메카는 지난 8월 2일, 사이게임즈 본사에서 진행된 미디어 투어를 통해 열혈우마를 출시 전 미리 플레이하는 기회를 얻었다. 직접 해본 열혈우마는 귀여운 픽셀 아트로 캐릭터와 파티게임의 매력을 동시에 살린 작품이었다.
픽셀 아트와 오리지널 스토리로 끌어올린 캐릭터 매력
열혈우마는 우마무스메들을 육성하는 '트레센 학원'을 배경으로, 봄맞이 팬 감사제를 기념해 '우당탕탕 그랑프리'를 개최하며 시작한다. 우당탕탕 그랑프리는 농구, 피구, 대식가 더비, 장애물 달리기까지 4가지 종목으로 진행되는 팀 대항전으로, 각 종목 순위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고 이를 합산해 최종 우승 팀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플레이어는 5명의 우마무스메로 구성된 4가지 팀(로즈, 릴리, 코스모스, 프리지아) 중 하나를 골라 그랑프리에 참가하게 된다. 기자는 4개 팀을 모두 체험할 수 있었으며, 각 팀에는 스페셜 위크, 골드 쉽, 메지로 맥퀸 등 원작 캐릭터들이 그대로 등장했다. 이후 DLC로 5명씩 3회에 걸쳐 추가될 예정임을 감안하면, 총 40종 캐릭터를 열혈우마에서 만날 수 있다.
아울러 우마무스메를 그려낸 픽셀 아트가 눈에 띄었다. 전작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는 카툰 렌더링을 사용한 3D 모델링로 구현되었기 때문에, 픽셀 아트가 사용된 것은 이번 작품이 최초다. 처음에는 낯선 느낌을 들긴 했지만, 보면 볼수록 픽셀 아트 특유의 아기자기함 덕분에 캐릭터들이 가진 귀여움이 한층 살아났다.
이러한 특징은 각 우마무스메의 승부복에서 강하게 드러난다. 3D 모델보다 세밀한 묘사는 덜한 대신, 강한 색감으로 각 승부복의 특색을 살렸다. 또한 이전보다 얼굴 표정이 한층 강조되어, 골드 쉽의 장난스러운 표정이나 메지로 맥퀸이 발끈하는 얼굴 등 한층 3D 모델보다 귀여움을 살렸다.
여기에 각 팀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스토리모드가 캐릭터의 매력을 더한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그랑프리를 준비하는 우마무스메들을 비춰주며, 열혈무마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선보인다. 나아가 팀 멤버도 원작과 다르게 구성되었기 때문에, 이전에는 보지 못한 캐릭터들의 색다른 케미를 엿볼 수 있었다.
직관적인 조작과 규칙, 진입장벽은 최대한 낮췄다
열혈우마의 메인 콘텐츠는 앞서 소개한 농구, 피구, 대식가 더비, 장애물 경주로 이루어진 우당탕탕 그랑프리다. 플레이어는 각 종목마다 자신이 고른 팀 멤버 중 한 명을 골라 출전시킬 수 있으며, 각 팀에서 나온 4명의 선수가 개인전으로 경쟁하는 구조다.
게임은 직관적인 규칙과 조작 덕분에 상당히 쉬웠다. 농구나 피구, 달리기 등 누구나 규칙을 알고 있는 대중적인 종목을 채택했으며, 조작법도 이동을 제외하면 최대 3개 버튼만 사용한다. 덕분에 한 판만 해도 큰 무리 없이 조작에 적응할 수 있었다.
조작과 규칙이 너무 쉬우면 게임이 단조로워질 위험이 있는데, 열혈우마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필살기와 환경 요소로 변주를 줬다. 게이지를 모두 채우면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는 불리한 상황을 순식간에 역전시키는 강력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피구에서는 피하기 어려운 마구를 던진다거나, 대식가 더비에서는 일정 시간동안 먹는 속도가 빨라지는 방식이다. 필살기 사용 여부에 따라 경기 상황이 천차만별로 바뀌는 만큼, 그로부터 오는 박진감이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의외로 전략적인 부분도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캐릭터마다 스태미나, 파워, 근성, 지능, 스피드 등 각기 다른 능력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종목마다 적절한 캐릭터를 골라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한 번 출전한 캐릭터는 컨디션이 떨어져 다음 종목에서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기에, 각 캐릭터는 사실상 그랑프리 당 한 번씩만 출전할 수 있다. 때문에 남은 종목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멤버를 분배하는 것이 우승의 핵심이다.
실제로 기자가 처음 게임을 플레이할 때 무조건 능력치가 가장 좋은 캐릭터를 출전시켰으나, 마지막에는 남은 캐릭터의 능력치가 종목이 적합하지 않아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 전까지 종합 성적에서는 줄곧 1위를 기록했으나, 결과적으로 최종 순위가 3위까지 밀려나고 말았다.
그 외에도 '골드쉽의 대모험 2'라는 로그라이크 콘텐츠도 만날 수 있었다. 골드쉽의 대모험 2는 일자형 길을 달리며 몰려오는 적을 물리치는 뱀서류 슈팅게임으로, 뱀파이어 서바이버에 템플런과 같은 러닝 액션게임이 더해졌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여담으로 사이게임즈 관계자에게 왜 제목에 ‘2’라는 넘버링이 붙었는지 물어보니, 이전에 유튜브 콘텐츠로 선보였던 ‘골드쉽의 대모험’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해당 제목을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골드쉽의 대모험은 우당탕탕 그랑프리와는 색다른 매력을 전달한다. 처음에는 갑작스런 로그라이크 슈팅의 등장에 어리둥절했지만, 게임성 측면에서는 주요 콘텐츠인 우당탕탕 그랑프리보다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게임 내에는 5개로 나눠진 다양한 난이도의 스테이지가 있어 도전욕구를 자극하며, 능력치 강화나 무작위로 획득 가능한 장비 등 파밍의 재미도 챙겼다. 특히 우당탕탕 그랑프리에 비해 혼자서 즐기기 좋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다.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가능성이 충분한 작품
물론 우당탕탕 그랑프리 종목이 4개뿐이라는 점과, 필살기 종류가 많지 않다는 부분 등 콘텐츠 볼륨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다만 열혈우마가 ‘쿠니오군’ 시리즈를 모티브로 삼았으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추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열혈우마는 우마무스메 IP가 지닌 매력을 잘 살린 작품이다. 픽셀 아트로 우마무스메가 가진 귀여움을 한층 끌어냈으며, 원작에서는 볼 수 없던 오리지널 스토리로 흥미를 자극한다. 여기에 직관적인 조작과 규칙으로,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그만큼 기존 팬들은 물론 우마무스메를 잘 모르는 유저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기에, 우마무스메 IP 확장의 첫 작품으로써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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