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개발팀이 주로 만드는 장르는 로그라이크, 메트로배니아, 소울라이크, 픽셀 그래픽 등이다. 이는 반복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쉽거나, 비교적 자원을 덜 소모하거나, 적은 인력으로도 개발이 가능한 등의 장점 때문이다. 반면 시네마틱 연출이나 3D 그래픽이 강조되는 액션 어드벤처를 만드는 인디팀은 드문데, 엄청난 인력이나 개발 경험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 인터스케이프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룸톤게임즈)
인디 개발팀이 주로 만드는 장르는 로그라이크, 메트로배니아, 소울라이크, 픽셀 그래픽 등이다. 이는 반복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쉽거나, 비교적 자원을 덜 소모하거나, 적은 인력으로도 개발이 가능한 등의 장점 때문이다. 반면 시네마틱 연출이나 3D 그래픽이 강조되는 액션 어드벤처를 만드는 인디팀은 드문데, 엄청난 인력이나 개발 경험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네마틱 연출이 강조된 액션 어드벤처게임에 도전하는 국내 인디 개발팀이 있다. 바로 룸톤게임즈로, 3D 그래픽과 독특한 게임성을 지닌 ‘인터스케이프(Interscape)’를 개발 중이다. 작년 지스타에 출품했으며, 몽환적인 분위기와 기믹으로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의 ‘컨트롤(Control)’이 연상된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에 룸톤게임즈를 만나 이런 게임에 도전하게 된 이유 등을 물었다.
▲ 인터스케이프 플레이 영상 (영상출처: 룸톤게임즈 공식 유튜브 채널)
콘솔게임을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만나다 ‘룸톤게임즈’
룸톤게임즈는 김동욱 대표와 전진경 디렉터가 설립한 인디게임 개발사다. 본래 두 사람은 영상 및 영화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두 사람은 2017년 VR게임이 주목 받을 때 게임 엔진을 활용해 가상 현실과 실험적인 연출이 중심이 되는 작품을 여럿 만들었고, 이를 인정받아 국제 영화제에 초청받기도 했다.
두 사람이 기존에 인정받던 분야를 넘어 게임 개발에 뛰어든 것은 본래도 콘솔게임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동욱 대표는 "VR 작품은 일회적인 경험으로는 좋지만 유저들에게 다가갈 방법이 적었다"라며, "더 많은 사람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과 더불어 콘솔게임을 좋아해 도전해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 룸톤게임즈 공식 BI 이미지 (자료제공: 룸톤게임즈)
하지만 게임 개발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랐다. 두 명이라는 인원으로는 대규모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작은 작품에 우선 도전했으나 그럼에도 쉽지 않았다. 김동욱 대표는 "미디어나 영상 관련으로 벌어놓은 수입을 게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어 나갔다"라고 전했다. 팀은 현재 온전히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다.
본래는 김동욱 대표와 전진경 디렉터가 함께 기획과 시나리오를 맡았고, 김동욱 대표가 사운드 및 작곡, 전진경 디렉터가 프로그래밍을 해왔다. 하지만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개발 요소들이 더해져 결국 개발자를 모집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룸톤게임즈는 도합 10명의 인원이 함께하는 비교적 규모 있는 개발팀이 됐다.
▲ 룸톤게임즈 김동욱 대표 (사진제공: 룸톤게임즈)
악몽의 감옥에서 사람들을 구하라, 인터스케이프
그런 룸톤게임즈가 개발 중인 '인터스케이프'는 몽환적인 연출과 시나리오가 중심이되는 시네마틱 액션 어드벤처게임이다. 게임의 배경은 인류가 원하는 꿈을 꾸게 해주는 드림머신 '오라클'이 보급된 가상의 지구를 다룬다. 어느날 일부 사람들이 꿈에서 깨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에서는 '드림 다이버' 팀을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된다.
플레이어는 드림 다이버의 팀장이 되어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게 된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인류 대부분이 악몽에 갇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숨겨진 진실에도 도달하게 된다. 김동욱 대표는 "꿈은 매일 경험해 익숙하지만, 사실 굉장히 신기하고 기묘한 체험"이라며, "뇌가 직접 생성하는 게임과도 유사하다고 느꼈고, 이에 꿈에서 원하는 대로 활동하거나 타인을 구하는 스토리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영화 인셉션, 애니메이션 파프리카 등에서도 영감을 받았다고.
▲ 꿈에서 사람들을 탈출시키는 '인터스케이프' (사진제공: 룸톤게임즈)
주로 조작하는 캐릭터는 드림 다이버의 팀장으로, 그는 어릴적부터 같은 악몽을 꿔 꿈을 굉장히 싫어하지만 이 때문에 업무에 최고로 적합한 인재라는 배경을 지녔다. 전진경 디렉터는 "꿈을 꾸면 어떤 상황이든 몰입하지만 주인공은 악몽만 꿨기 때문에 이곳이 꿈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린다"라며, "이후에는 꿈을 나갈 출구를 잘 찾는 패스파인더로서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팀원들은 각자 맡은 일을 수행하며 플레이어를 돕는다. 팀에는 꿈에서 깨지 못하는 다른 드림 다이버를 돕는 마인드 케어 담당, 공간과 길을 만드는 아키텍트 조작 담당 등이 포함됐다. 특정 챕터에서는 현실과 꿈을 오가며 팀장과 다른 인원이 서로를 돕는 플레이도 등장한다.
▲ 함께 동고동락하는 팀원들 (사진제공: 룸톤게임즈)
중요한 것은 내러티브와 이야기
게임은 챕터별로 구성되며, 챕터마다 서로 다른 꿈과 연관되는 기믹이 더해진다. 예를 들어 '중력'을 활용하는 스테이지에서는 높은 지역을 날아 오르며 이외에도 공간을 찣고 당기거나 빛을 피하고 어둠을 이용하는 등이 구현됐다. 김동욱 대표는 "스플릿픽션이나 아스트로봇 등에서 챕터별로 주인공의 기본적인 액션과 더불어 새로운 기능이 더해지는 구조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이런 기믹은 모두 게임의 내러티브를 위해 마련됐다. 두 개발자는 모두 세계관, 플레이가 스토리와 잘 어우러지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전진경 디렉터는 "중력, 공간 교차 등 기믹은 스토리에 가장 어울리는 소재를 선정한 것이다"라며, "예를 들어 중력은 여러 꿈이 뒤섞인 '공유몽'을 드러내는 소재며, 공간을 오가는 기믹은 해당 회사의 설립자의 내면이 변화하는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라고 전했다.
▲ 중력을 활용한 기믹 (사진제공: 룸톤게임즈)
▲ 공간을 다루는 퍼즐들 (사진제공: 룸톤게임즈)
여기에 꿈이라는 기반 소재에 잘 어울리는 몽환적인 비주얼이 더해진다. 특히 영상 예술 분야에서 활동했던 두 개발자의 게임 답게 각 스테이별로 서로 다른 특색과 시각적인 강조점을 드러냈다. 김동욱 대표는 "현실적인 환경을 20% 정도 뒤틀어 기묘하는 방식을 생각했다"라며, "게임을 진행할수록 더 많은 요소들이 뒤틀리고 어긋나면서 '꿈'이라는 요소도 강조된다"라고 말했다.
각 스테이지는 여러 현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기믹이 더해진 스테이지는 '거대 우주 기업'을 모티브로 삼았으며, '중력'이 중심이되는 스테이지는 높은 건물이 돋보이는 도시를 그러냈다. 빛과 어둠 기믹이 등장하는 지역은 자연물을 다수 배치했다. 각 배경 역시 기믹과 마찬가지로 내러티브와 잘 연결되록 구성하는 것에 힘썼다.
▲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 (사진제공: 룸톤게임즈)
▲ 우주적인 존재가 공격하는 악몽 (사진제공: 룸톤게임즈)
완성을 위해 나아가는 ‘인터스케이프’
룸톤게임즈의 두 개발자들이 처음 게임을 공개했을 때, 이를 불신하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개발을 시작하던 당시에는 관련 사기 사건도 있었기에 게임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시선도 있었다. 물론 이런 불신의 눈초리는 2024년 처음 게임쇼에 타이틀을 출품했을 때 사라졌다.
인디 개발사로서 도전하기 어려운 장르에서 오는 문제도 있었다. 특히 장르 특성상 AAA급 타이틀과 비교되고, 많은 리소스와 코스트가 요구되면서 품질도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동욱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콘솔게임을 너무도 만들고 싶었고, 그 마음으로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 연출, 소품의 배치 등에서 예술성도 돋보인다 (사진제공: 룸톤게임즈)
물론 그 과정에서 개발 난항도 더해졌다. 처음 인터스케이프를 선보였을 당시에는 '컨트롤'처럼 슈터 요소가 구현됐었다. 전진경 디렉터는 "인셉션 등 영화에서도 총격전이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감초 역할을 했기에 넣었는데, 오히려 규모 있는 슈터와 비교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장점이었던 스토리, 연출, 어드벤처의 밸런스가 깨진 것 처럼 느껴졌고, 이에 개발 방향을 바꿔보자고 해서 나온 것이 현재의 모습"이라고 전했다. 김동욱 대표는 개발 과정 중 당시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우여곡절 끝에 인터스케이프는 지금의 기반을 토대로 개발 중이며, 게임은 2027년 10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전반적인 규모는 3개의 대형 스테이지와 3개의 서브 스테이지가 혼합된 6개의 스테이지 분량이며, 플레이타임은 약 5시간 정도다. 김동욱 대표는 "본래는 더 긴 플레이타임으로 설계했으나, 더 압축적인 경험을 위해 조절했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대표는 "인터스케이프는 국내 인디 개발팀에서 다소 시도하기 어려운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라며, "응원해 주시고, 출시 후에는 재미있게 즐겨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전진경 디렉터는 "한국 소규모 인디팀에서 국제적으로 성과를 거둘 게임이 더 많이 나올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좋은 게임을 완성하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