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인을 지칭하는 ‘크리에이터’ 업계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개인이 게임 플레이 실황을 중계하거나 소소하게 시청자와 소통하는 것이 주류였다면, 이제는 MCN, 소속사 등 여러 기업이 합세하며 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특히 버추얼 아바타 기술이 발전하면서, 크리에이터이자 음악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사례도 등장하는 추세다
▲ 패러블 로고 (사진제공: 패러블)
인터넷 방송인을 지칭하는 ‘크리에이터’ 업계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개인이 게임 플레이 실황을 중계하거나 소소하게 시청자와 소통하는 것이 주류였다면, 이제는 MCN, 소속사 등 여러 기업이 합세하며 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특히 버추얼 아바타 기술이 발전하면서, 크리에이터이자 음악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사례도 등장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기업 ‘패러블’은 업계의 선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버추얼 아이돌 그룹 ‘이세계아이돌’ 소속사로 잘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사명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하며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를 고루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처럼 점차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패러블의 김영비 대표를 만나, 패러블이 가지고 있는 강점과 향후 비전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 패러블 김영비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먼저 패러블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최근 사명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하게 된 이유에 대해 듣고 싶다.
사명을 변경한 배경을 설명하려면 먼저 회사의 역사를 먼저 짚어야 한다. 패러블은 2017년 주식회사 '채널 좀비왕'이라는 이름의 크리에이터 네트워크 기업으로 시작했다. 이후 사업을 확장하며 '플루토니움'을 거쳐 패러블 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몇 년간 회사를 운영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크리에이터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이었고, 그 결실이 바로 이세계아이돌 콘텐츠다. 이를 기점으로 버추얼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기술적인 지원을 위해 회사의 역할을 키워야겠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세계아이돌 IP가 거대해진 것에 비해, 회사 내 시스템은 임기응변식 크리에이터 사업에 머물러 있었다. 체계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작년에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을 신설했다.
다만 조직을 개편하고 나니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만 치중하는 것처럼 보일 우려도 있었다. 우리에게 크리에이터분들은 회사의 근간이 되는 소중한 존재다. 따라서 사명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삭제함으로써, 크리에이터 사업 부문과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 두 가지를 모두 중요하게 가져가겠다는 회사의 방향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 패러블 소속 버추얼 그룹 '이세계아이돌' 이미지 (사진제공: 패러블)
Q. 그렇다면 크리에이터와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도 부탁드린다.
크리에이터 사업은 소속 크리에이터가 본인의 IP와 콘텐츠를 소유하며, 이들이 원하는 활동을 최대한 잘할 수 있도록 돕는 부서다. 물론 회사가 특정 광고를 강요하는 경우는 배제하고, 내부에 제작 기능을 갖추어 방송 콘텐츠 제작과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버추얼 크리에이터를 위한 모션 캡처 스튜디오 지원은 물론, 일반 크리에이터를 위한 법무 및 세무 지원, 굿즈 커머스 사업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기업이 IP를 소유하는 이른바 '기업세' 크리에이터 크루인 '베이블루 아카데미' 프로젝트도 운영 중이다. 아티스트가 아닌 스트리머 팀으로, 소속 크리에이터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내부 제작 팀을 통해 주요 게임사들의 신규 업데이트나 쇼케이스 방송 제작 같은 외주 사업도 중요한 영역으로 다루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은 말 그대로 대중 문화 예술을 다루는 부서다. 지난해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시스템을 정비했고, 이제는 진정성 있는 음악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세계아이돌을 전담하는 부서이며, 버추얼 기술 개발과 크리에이티브 프로덕션 기능도 이 부문에 속해 있다. 대중성 있는 음악으로 글로벌하게 사랑받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 패러블 소속 버추얼 그룹 '베이블루 아카데미' 이미지 (사진제공: 패러블)
▲ 패러블 소속 버추얼 그룹 '아이리제' 이미지 (사진제공: 패러블)
Q. 패러블은 크리에이터를 소재로 한 만화책을 출판하는 등 기존 MCN이 하지 않던 도전을 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향후에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새로운 기획이 또 있는지?
말씀해주신 코믹북이나 여러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크리에이터의 니즈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사업들이다. 외부에서 제안이 오거나, 회사 내부에서 기획하여 제안하거나, 크리에이터가 직접 요청하는 세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도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예정되어 있다. 아직 사업성을 검토하는 단계지만, 콘서트나 공연, 음반 발매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패러블은 항상 회사가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크리에이터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투자한다는 기조로 운영 중이다. 크리에이터가 성장하면 결국 회사에도 긍정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무리한 적자가 아니라면 크리에이터가 팬들에게 더 많은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논의하며 지원하고 있다.
Q. 패러블은 오랜 시간 크리에이터 사업만 진행해왔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엔터테인먼트 쪽으로는 노하우가 부족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완했는지?
최근 음악 사업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새롭게 영입했다. 이분을 필두로 기성 엔터사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좋은 음악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존 직원들은 버추얼 제작과 팬 니즈를 파악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갖춘 만큼, 각자가 가장 잘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부서를 명확히 나누고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기존 엔터사들의 방식을 맹목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그들의 시행착오를 참고하여 우리가 조심해야 할 부분과 취해야 할 부분을 선별하고 있다. 시각적인 버추얼 기술력에 보이지 않는 진정성 있는 음악을 더해, 패러블만의 독자적인 아티스트 노하우를 완성해 나가고자 한다.
Q. 앞서 ‘이세계아이돌’에 대해 잠깐 언급됐는데, ‘이세계아이돌’은 버추얼 아이돌 중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신곡 발매 등 향후 구체적인 공연이나 음반 활동 계획은 어떻게 수립하고 있는가?
모든 것을 공개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지속적인 앨범 발매와 적극적인 아티스트 활동을 예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발매된 스페셜 싱글 ‘스마일 포 유(Smile For You)’는 멤버들이 직접 가사 작성에 참여해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낸 곡이다. 개인적으로 훌륭한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하고, 꼭 이세계아이돌 팬이 아니더라도 좋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이런 음악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사실 멤버들이 5년 간 활동하면서 발매된 곡이 15개가 안 된다. 일반적인 아이돌로 생각을 하면 다소 아쉬운 활동량이기 때문에, 이번 스폐셜 싱글을 시작으로 많은 음원이 발매될 예정이다. 물론 이세계아이돌은 일반적인 아이돌과는 달리 개인 방송도 진행하는 만큼, 음원 활동이 적다고 해서 활동 자체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앞으로는 회사가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 방송 활동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훨씬 더 많은 음악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팬덤 이탈 없이 우리를 믿어주는 팬들에게 완성도 높은 오리지널 음원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 이세계아이돌 '스마일 포 유' 스페셜 클립 (영상출처: 이세계아이돌 공식 유튜브 채널)
Q. 크리에이터의 가장 큰 장점은 실시간 소통이다. 크리에이터이자 아티스트인 이세계아이돌이 많은 인기를 얻은 이유도 적극적인 소통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향후 등장할 아티스트나 IP들도 이러한 특징을 유지할 예정인지?
지금은 기존 IP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소통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IP 추가 가능성도 충분히 열어두고 있다. 우리 회사만의 고유한 색깔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검토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여전히 현재 보유한 IP 관리와 성장에 집중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Q. 버추얼 기술과 관련하여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다고 언급했다. 기술을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해 달라.
많은 기업들이 비싼 광학식 모션 캡처 장비만 갖추면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오해한다. 하드웨어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그런 측면에서 패러블은 수십억 원을 투자해 모션 캡처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관련된 세부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다.
예를 들자면 실제 크리에이터와 아바타의 체형이 다를 때 발생하는 괴리감을 조정하는 기술이 있다. 팔이 아바타의 몸을 뚫고 지나가는 현상을 막거나, 서로 다른 체형에 맞춰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실시간 리타겟팅하는 기술이다. 그 외에도 AI를 활용해 동작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자연스럽게 보정하는 등 필수적인 세부 기술만 60가지가 넘는다.
이러한 기술들을 집약하여 자체 솔루션을 구축했고, 콘서트나 뮤직 비디오 제작 등 고품질 콘텐츠를 만들 때 사용 중이다. 연말에는 이 기술을 가볍게 다듬어 크리에이터들에게 제공하거나 다른 기업을 대상으로 라이선스 판매를 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그 외에도 버추얼 아바타 제작 외주와 모션 캡쳐 스튜디오 외주를 통한 수익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물론 소속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가 최우선이지만, B2B 외주도 열심히 하고 있다.
▲ 60가지가 넘는 버추얼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진제공: 패러블)
▲ 이를 활용해 2025년에는 오프라인 콘서트 '이세계 페스티벌 2'를 여는 등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 패러블)
Q. 소속 크리에이터는 물론, 아티스트 중에서도 개인 방송을 하는 분들이 많다. 그만큼 방송 플랫폼과의 파트너십도 중요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신경 쓰고 있는지?
대표적인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치지직, SOOP, 유튜브 모두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협력사다. 플랫폼 자체의 특성보다는 소속 크리에이터들이 어느 곳에서 방송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나아가 회사의 높아진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플랫폼과 크리에이터 모두에게 의미 있는 자체 콘텐츠를 기획하고 협력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Q. 마지막으로 회사의 향후 비전이나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1차적인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상장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소속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의 콘텐츠가 글로벌하게 성장하고 그로 인해 회사가 함께 크는 것이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패러블이 글로벌 크리에이터 네트워크 기업이자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를 향한 팬들의 쓴소리도 결국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알기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속 시원히 밝히지 못하는 사안들은 대부분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를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다. 회사가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IP를 지키는 것이 최선이라 믿는다.
작년 재무제표상 수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자체적인 버추얼 솔루션 R&D와 노하우 축적,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 크리에이터 네트워크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스타트업이 도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올해부터는 실적으로 증명해 보이고자 한다. 앞으로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부족한 점을 채우고 계속해서 나아지는 모습 보여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