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2: 군단의 심장’ 싱글 체험기, 저그의 테마는 ‘진화’
2013.01.22 17:00게임메카 강병규 기자
▲ 지난 17일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의 시연회가 진행됐다
지난 17일 블리자드 코리아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이하 군단의 심장)’ 싱글플레이 데모 시연회가 진행됐다. 이번 시연버전에서는 발매를 2달 앞두고 지난 2011년에 처음으로 공개됐던 버전과 동일한 부분도 있지만, 달라지거나 완전 새롭게 등장한 콘텐츠도 존재했다.
약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되었던 이번 시연회에서 공개된 임무는 일반적인 미션 3종, 특수미션 4종이었다. 미션들을 즐기면서 ‘군단의 심장’에서 저그가 추구하는 한 가지 테마를 맛볼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진화’다. ‘케리건’을 비롯한 저그의 유닛들이 더욱 강력해지는데 필요한 진화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정복만이 있을 뿐, 다른 부가적인 요소는 없다.
전체적으로 ‘군단의 심장’의 플레이방식은 지난 2011년 5월에 진행됐던 시연회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기본적인 게임 방식은 대화를 나누거나 유닛들의 업그레이드를 교체하고 미션에 돌입하는 등, ‘자유의 날개’와 동일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군단의 심장’은 철저하게 주요목표 위주로 게임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자유의 날개’에서는 미션의 주목표를 진행하면서도 여러 가지 부가적인 목표가 있었지만, ‘군단의 심장’은 약간의 미션이 부여되더라도 주요목표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들뿐이었다.
▲ '자유의 날개'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심해 보이는 모습이다 (사진제공: 블리자드)
또한, ‘자유의 날개’의 함선에서 느낄 수 있었던 소소한 재미 역시 감소한 모습이다. 무기고, 함교, 휴게실, 연구실로 구분되어 있던 테란의 함선과는 달리, 케리건의 함선은 함교와 진화구덩이 등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각 영역에 배치되어 있는 부가 요소인 쥬크박스, 길잃은 바이킹, 승무원들과의 대화 등 다양한 장치들이 생략되고, 전투를 위한 메뉴들이나 시나리오 진행을 위한 대화 위주로 게임이 진행됐다. 하나의 게임을 하면서도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자유의 날개’에 비해, 오히려 더 시나리오와 주요목표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요소들을 즐길 수 있던 ‘자유의 날개’를 생각하면 조금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군단의 심장’ 저그는 ‘진화’로 말한다
‘군단의 심장’에서 저그는 여러 가지 환경을 바탕으로 진화하면서 더욱 강력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인 ‘케리건’의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했지만, 이번에 플레이해 볼 수 있었던 미션의 주제는 단연 진화다. 유저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케리건’이나 저그의 병력들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일종의 업그레이드 과정들을 직접 겪어보며,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좌우되는 부대를 직접 만들어나가게 된다. 마치 내가 직접 ‘군단’을 운영하며 그 안에서 성장해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 언덕을 오르는 '저글링'의 모습
▲ 순식간에 번식하는 '저글링'들
▲ 언덕을 뛰어 넘는 '맹독충'
▲ 폭발과 동시에 증식하는 '맹독충'까지, 그 탄생과정을 면면히 볼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이하 자유의 날개)’에서도 테란의 유닛을 더욱 강화시키기 위해서 이와 비슷한 보조목표가 등장하긴 했지만, 미션에서 얻은 프로토스나 저그의 기술점수를 활용한 부가요소일 뿐이었다. 하지만 ‘군단의 심장’은 단순히 주요미션의 틈바구니에서 부차적으로 존재했던 것들이 진화미션을 통해 더 자세하게 표현된 느낌이었다. 저그 유닛을 강화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첫째는 수시로 선택할 수 있는 3가지 능력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미션을 통해 새로운 힘을 습득하는 식이다. 후자의 예를 들면 테란의 ‘사신’처럼 언덕을 뛰어넘고 적에게 돌진하는 능력을 ‘저글링’이 어떻게 얻게 됐는지, 증식을 통해 더욱 강한 대미지를 주는 ‘맹독충’은 어떻게 존재하게 됐는지에 대한 기원을 살펴보는 과정이 그려진 것이다. 또한, 이 같은 미션들이 거의 필수로 주어지면서, ‘진화’는 피할 수 없는 하나의 통과의례로 만들었다.
▲ '케리건'의 스킬 투자도 변화했다
‘케리건’의 능력도 변화했다. 4가지 분류로 나눠져 스킬을 투자했어야 했던 과거버전과는 달리 2지선다형으로 스킬을 투자할 수 있게 됐으며, 단독으로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무쌍형’캐릭터, 팀워크를 중시하는 ‘군중제어형’ 등 입맛에 맞게 성장시킬 수 있다. ‘케리건’의 성장은 미션 클리어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주요목표와 보조목표에 획득할 수 있는 레벨이 표시되고, 일정 레벨을 달성할 때마다 사용 가능한 스킬의 잠금이 풀리는 식이다. 또한, 미션에 돌입하기 전이라면 언제라도 스킬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의 플레이를 시험해 볼 수 있다. ‘케리건’역시 상황에 맞춰 진화를 꾀하게 된 셈이다.
미션을 통해 ‘진화’를 말하다
첫 번째 임무는 차가운 눈보라가 몰아치는 ‘칼디르’행성에서 진행됐다. 2가지 파트로 구성된 이 미션의 전반부는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저그병력들을 규합하는 한편, 차가운 기후에 적응해가는 저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정간격으로 얼음폭풍이 불면 모든 병력들이 얼어붙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칼디르’행성에 존재하는 생물들의 생체에너지를 모으는 것이 첫 목표로 주어진다. 후반부에는 적응을 마친 저그가 ‘칼디르’행성에 주둔한 프로토스병력과 전투를 치르게 되는데,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고 얼어붙는 프로토스를 상대로 폭풍을 이용한 게릴라전이 가능하다. ‘진화’를 꾀한 저그가 프로토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위력을 떨치는 모습을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 병력을 얼어붙게 만드는 눈보라에 적응하는 1차 목표와
▲ 프로토스의 중계탑을 파괴하는 2차 목표가 주어지는 첫 임무
두 번째 임무는 프로토스의 함선이 차원문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방어미션으로, 일반적인 디펜스 스타일로 진행된다. 미션 내에서 유일하게 공중을 공격할 수 있는 ‘케리건’과 ‘히드라’, ‘포자촉수’등으로 방어선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며, 저그특유의 강한 확장력과 물량전을 펼칠 수 있다. 유저들이 익히 알고 있던 저그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미션인 셈이다.
마지막은 이번 시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 미션으로, ‘군단의 심장’에서 저그가 추구하는 목표를 궁극적으로 보여줬다. 목표는 프로토스의 함선을 내부에서부터 파괴시키는 것으로, ‘칼디르’행성에서 사로잡은 프로토스 간부를 감염시켜 함선에 침투시키며 미션이 시작됐다. 플레이어가 이 미션에서 조작할 유닛은 ‘케리건’이 아닌 프로토스간부의 몸속에서 나온 감염충 ‘니아드라’다.
▲ 이렇게 작은 유닛이 '프로토스'의 전함을 초토화시킨다
▲ 진화를 통해 성장한 '니아드라'
‘니아드라’의 첫 모습은 작은 라바와 같지만, 함선 내에 있는 생물들을 조종하거나 흡수해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변해갔다. 특히 생체에너지를 일정량 모으면 진화할 수 있으며, 단계를 거듭할수록 특유의 능력을 갖출 수 있었다. 생체에너지는 함선 곳곳에 있는 생물들을 처치하면 얻을 수 있는데, 기자는 최대한 꼼꼼히 처리해서 진화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고 착실히 에너지를 모아갔다.
첫 진화를 거치면 기본공격과 ‘저글링’ 생산이 가능해지며, 몸집이 작은 ‘저글링’을 환풍구를 통해 이동시키며 미션을 공략했다. 두 번째 진화에서는 ‘바퀴’를 생산할 수 있게 됐고, 세 번째 진화에서는 주변 병력들을 회복시키는 기술을 배웠다. 작은 몸집으로 시작해서 존재 하나만으로 병력을 양산할 수 있는 일종의 ‘군단’으로 거듭나게 된 셈이다. 총 3가지 미션을 즐겼지만, 앞에서 말한 진화미션을 포함해서 이번 시연회에서 저그가 보여주려는 모습은 단연 ‘진화’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주인공은 ‘케리건’
아무래도 ‘스타크래프트’시리즈를 즐겨오면서 이야기에 집중했던지라, 브리핑 룸 내에서 오가는 사소한 대화 하나까지도 놓칠 수 없었다. 그 중에서도 주목했던 부분은 ‘케리건’의 인간적인 면이다. 자신이 저그였을 당시 인간들을 실험했던 사실을 알고 앞으로는 중단할 것을 말한 ‘케리건’의 모습, 더욱 강력해지기 위한 개조를 거부하는 태도는 저그와 테란의 모습이 반씩 섞인 그녀의 다음 이야기들을 궁금하게 만든다. 아마 ‘군단의 심장’에서 저그의 궁극적인 진화는 ‘케리건’에 의해서 오지 않을까 하는 예측을 해본다.
▲ 그녀가 맞이하게 될 '진화'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