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재판 5 체험판, 3D 그래픽 전환은 독이 아닌 '약' 이었다
2013.05.23 17:58게임메카 임진모 기자
▲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역전재판 5' 웹 체험판
증인을 둘러싼 검사와 변호사의 법정 배틀 게임 ‘역전재판’ 시리즈의 최신작, ‘역전재판 5’의 웹 체험판이 지난 15일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역전재판 5’는 지난 2007년 닌텐도 DS로 출시된 ‘역전재판 4’의 공식 후속작으로, 6년 만에 발매되는 넘버링 타이틀이기도 하다. 이번 신작의 큰 변화는 3편을 끝으로 법정을 떠났던 원년 주인공 나루호도 류이치가 다시 변호사로 복귀했으며, 게임의 그래픽이 2D에서 3D로 대폭 탈바꿈했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물(캐릭터)과 사건, 그리고 시스템이 추가돼 팬들의 기대치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체험판은 1막 1장의 중간까지 플레이 가능하며, 볼륨은 대략 15분 내외다. 시리즈 전통적으로 첫 사건은 등장 캐릭터 소개와 함께 플레이 방법 설명 및 신규 시스템 소개가 담겨 있는데, ‘역전재판 5’ 체험판에서도 이러한 요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즉 전작을 몰랐던 초보자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대화 내용만 잘 읽으면 쉽게 모순을 찾아낼 수 있을 만큼 추리 난이도도 어렵지 않다.
▲ '역전재판 5' 프로모션 영상 (영상 출처: 유튜브)
전작 이후 6년, 법정 배틀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역전재판 5’ 체험판은 법정 폭파 사건의 피고인 모리즈미 시노부의 변호를 맡게 된 나루호도 류이치가 진범 바라시마 신고의 거짓 증언을 간파하는 과정을 그렸다.
▲ 변호사로 복귀한 원년 주인공 나루호도 류이치(위)와 아우치 후미타케 검사(아래)
먼저 눈여겨볼 점은 등장 캐릭터의 개성이다. ‘역전재판’ 시리즈는 대대로 캐릭터의 외형과 버릇, 그리고 말투 하나하나에도 개성을 심고자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번 신작에 새롭게 추가된 조수 키즈키 코코네를 비롯해 검사 아우치 후미타케, 그리고 피의자의 신분으로 법정에 선 모리즈미 시노부에 이르기까지, 게임 내 모든 캐릭터는 대사 하나만으로도 캐릭터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을 만큼 개성이 확실해 전작 못지않은 매력을 자랑한다.
또한, 사운드 노벨 방식의 플레이와 시리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잠깐’, ‘이의 있음’의 폰트 및 자막, 그리고 중요성을 띈 색깔이 들어간 대사 등 게임 진행 방식과 분위기도 전작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2D가 아닌, 3D 그래픽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 게임 진행과 분위기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리즈 최초 3D 제작, 2D와 비교해 이질감 없다
‘역전재판 5’는 시리즈 최초 3D 그래픽으로 제작됐다. 배경과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모두 3D로 꾸며졌는데, 놀라운 것은 괴리감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2D 일러스트에 가깝게 잘 표현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3D로 제작돼 2D에서는 불가능한 표현도 가능해졌는데, 바로 캐릭터의 생동감 넘치는 동작이다.
▲ 고정된 여러 장의 그림을 연속해서 보여주는 정도였다면, 3D는 실시간으로 움직인다
예를 들어 대사 중에 캐릭터의 입 모양이 같이 움직이거나 일정 간격으로 눈을 깜박인다. 특히 발언과 관련해 거짓이 들통 나 당황하게 되면 거칠게 심호흡을 한다거나 표정이 일그러져 자신의 머리카락을 계속해서 잡아당기는 등, 캐릭터마다 각기 다르게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 전작까지만 해도 여러 장의 그림을 연속해서 보여주는 정도였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동작에 있어서 보다 자연스러워져 눈길을 끈다.
▲ 캐릭터의 감정 변화을 더욱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카메라 시점이 재판을 시작하면 위에서 법정을 내려다본다거나 증인이 진술을 시작할 때 멀리서부터 클로즈업되는 등, 새로운 요소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나루호도가 중요한 단서를 찾아 증인을 압박하는 장면에서는 시점이 정면에서 클로즈업되기도 한다. 전작과 같이 항상 고정된 시점에서 책상을 내려치거나 손가락질을 하는 모습보다 더욱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연출해냈다. 이는 전작에 없던 요소로 전통적인 팬들도 신선하게 느꼈을 것이다.
▲ 새로운 카메라 연출로 더욱 박력 넘치는 법정 배틀을 즐길 수 있다
증인의 마음을 읽는다, 신 시스템 ‘코코로스코프’
‘역전재판 5’에서는 나루호도의 조수 키즈키 코코네만이 사용할 수 있는 신규 시스템 ‘코코로스코프’가 추가됐다. ‘코코로스코프’는 증인의 발언과 관련해 현재 심정을 읽을 수 있다. 크게 기쁨, 화남, 슬픔, 놀라움 등 4가지 감정을 읽어낼 수 있고, 발언 내용과 속마음이 일치하지 않는 모순을 찾아 거짓을 특정해낼 수 있다.
▲ 발언과 마음 속 감정의 모순을 찾아내는 '코코로스코프'
예를 들어 목숨의 위협을 받는 아찔한 순간을 증언하는데, 속마음은 기쁨으로 반응하고 있다면 필시 모순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모순된 감정을 지적, 증인을 당황하게 하여 말실수를 하게끔 유도해 결정적인 증거를 잡아내는 것이다. 체험판에서는 동요하기 쉬운 캐릭터를 상대로 해 모순을 찾아내기 수월했지만, 본 게임에서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증인이 등장할 시 꽤나 애를 먹을 것으로 보여 재미있는 전개가 펼쳐지지 않을까 싶다.
체험판으로 3D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키다
이번 체험판에서는 사건 현장 수사를 진행해볼 수 없어 아쉬웠다. 그래도 전작 발매 이후 7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매력 넘치는 캐릭터와 깊어만 가는 사건•사고의 수수께끼, 추리 게임만이 선사할 수 있는 범인과의 두뇌 싸움 및 궁지에 몰아넣는 쾌감은 여전했다.
오히려 3D로 그래픽이 바뀜에 따라 2D에서는 표현의 한계가 있었던, 캐릭터 감정 표현의 생동감과 말로 싸우는 법정에서의 현장감은 더욱 짙어졌다. 팬 중에서는 전작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던 2D의 장점을 포기했다는 것에 무모한 선택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체험판을 통해 이 같은 우려를 종식하기 충분했다고 평한다.
▲ 본 게임은 일본에서 오는 7월 25일 닌텐도 3DS로 출시되며, 국내 정식발매 일정은 미정이다
‘역전재판 5’는 오는 7월 25일 닌텐도 3DS로 일본에서 출시되며, 국내 정식발매 일정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