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무심사 입점 제도 대기업 밀어주기 아니다
2013.08.07 17:25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누적 이용자 3억명을 기록한 카카오 게임하기 (사진제공: 카카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현재 가장 큰 화제는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무심사 입점 제도다. 특히 ‘누적매출 1억 이상’ 이라는 항목이 중소 개발사보다는 대기업에 유리하다는 평가와 함께 ‘상생’을 강조한 카카오가 초심을 잃은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와 반승환 게임 본부장은 8월 7일 카카오 판교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도마 위에 올라 있는 무심사 입점에 대해 상세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석우 대표는 “시각 자체를 대기업 혹은 중소 개발사 한 쪽으로만 바라본다면 완벽한 제도는 없다. 이번 제도는 심사 제도 개편의 첫 단계라고 이해해주길 바라며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을 더 보완할 것임을 알아주길 바란다”라며 제도에 대한 객관적인 해석이 요구됨을 알렸다.
이 대표는 “오히려 대기업의 경우 동시에 여러 게임을 출시할 수 있음에도 한 번에 게임을 하나씩밖에 출시할 수 없다는 점이 역차별이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 또한 중소 개발사의 경우 한 번에 게임 하나를 만들어 출시하는데 집중하기에 무심사 입점권을 10장을 줘도 (제작하는 게임 수가 적어) 다 쓰지는 못한다”라고 말했다.
▲ 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
여기에 게임 하나를 성공시키면 차기작 입점은 보장되는 시스템이 개발사 측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냐는 것이 카카오의 의견이다. 카카오 반승환 게임 본부장은 “무심사 입점제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피드백이 ‘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한 내용이다. 4~6명으로 이뤄진 작은 개발사가 대형 퍼블리셔의 투자를 받아 게임을 만들었는데 입점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업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애로사항이 가장 크게 와 닿았다”라고 밝혔다.
또한 반승환 본부장은 이번 무심사 입점제로 인해 실제로 혜택을 보는 업체는 대기업보다는 중소 개발사가 많음을 강조했다 반 본부장은 “현재 카카오와 협업하는 업체는 약 100여 곳인데 이 중 누적매출 1억을 달성한 업체는 60%에 달하며 이 중 대기업이라 할 수 있는 곳은 10곳 남짓이다. 도리어 이 제도의 혜택을 보는 업체는 대기업보다는 중소 개발사가 훨씬 많다”라고 밝혔다.
카카오 이석우 대표 “플랫폼 가치를 높이는 것이 진정한 상생의 길”
▲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대표적인 히트작 '애니팡'의 이용자 수 그래프 (사진제공: 선데이토즈)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모바일게임 시장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파이를 키운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카카오톡 게임하기 입점 자체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기준으로 자리잡으며 카카오가 모바일게임업계의 ‘갑’으로 자리잡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 여기에 ‘누적 매출 1억’을 기준으로 잡은 무심사 입점제가 발표되며 카카오의 대기업 밀어주기가 더욱 확실시되었다는 평가가 뒤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이석우 대표는 “상생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단순히 중소 개발사의 편만 드는 것이 상생이라면 대기업들은 어찌 되나. 플랫폼의 가치를 높여 유저들에게 재미있는 콘텐츠를 전파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상생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즉, 중소 개발사라고 무조건적으로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대등한 입장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역할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개발사들이 지적하는 가장 대표적인 문제인 20% 수수료에 대해서도 이석우 대표는 “카카오 게임하기가 모바일게임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운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 그것도 인정을 못 받을 정도인가를 돌아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중소 업체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iOS와 안드로이드 버전 동시 출시 역시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를 포괄해야 하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특정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이용자를 일방적으로 배재할 수 없는 입장임을 다시 한 번 알렸다.
현재 카카오에 출시된 게임 수는 약 220여 종에 달한다. 즉, 게임 수가 늘어나며 카카오 게임하기의 플랫폼 파급력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반승환 게임 본부장은 “완성도 높은 게임을 선별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변별력은 살아있다. 예를 들어 ‘쿠키런’의 경우 별도의 마케팅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최근 출시된 ‘회색도시’는 하드코어한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라고 어필했다.
3년 안에 국내 파트너사 100만 확보! 카카오의 향후 청사진
▲ 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좌)와 반승환 게임 본부장(우)
앞으로 목표를 묻는 질문에 카카오 이석우 대표는 “3년 안에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파트너사 100만 곳을 확보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수익을 내는 곳이 게임사에 집중된 구조를 보다 다양한 분야를 포섭하는 방향으로 확장해가는 것이 카카오의 목표다. ‘국민 메신저’로 불릴 만큼 풍부한 유저 베이스가 있는 만큼, 카카오톡의 소셜 그래프를 극대화할 파트너사를 모집하고 이를 이용자들과 더 잘 연결시켜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역할임을 말했다.
해외 공략은 국내와 방향이 다르다. 일단 시장 반응이 좋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위쳇이나 라인 등 타 업체가 선점하지 않은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가 타 업체와의 경쟁을 최대한 피하는 ‘소극적인’ 태도만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일본 시장의 경우 후발주자인 라인에게 점유율을 빼앗기는 씁쓸한 결과가 나왔다.
이석우 대표는 “일본에서의 라인과의 대결은 아직 안 끝났으며 지금이라도 따라갈 예정이다. 라인이 한게임 시절부터 쌓아온 10년 간의 내공을 바탕으로 현지에 맞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한 부분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카카오는 라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살려 일본에서의 격차를 따라잡을 힘이 있다”라고 밝혔다.
모바일 업계 자체의 발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실제로 카카오는 20여 곳의 기업이 모인 모바일 업계 단체 스마트모바일협회의 1대 회장사를 맡고 있으며, 지난 6일에는 회원사들과 1차 모임을 갖고 앞으로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석우 대표는 “현재 있는 게임 혹은 인터넷 업계 단체는 PC 온라인 기반으로 구축되어 모바일 업체들의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따라서 모바일 업계의 의견을 수렴할 새로운 단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스모협을 결성하게 됐다”라며 “앞으로 미래부 소속으로 협회를 등록해 필요한 정책을 제시하고,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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