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진화하는 '마구마구' 서비스 30주년 채우고 싶어요!
2013.09.12 19:09게임메카 장제석 기자
올해로 서비스 8년차에 접어든 넷마블의 야구게임 '마구마구'가 대규모 리뉴얼로 '진화'에 나선다.
우선 이번 리뉴얼은 그래픽 강화, 인터페이스 개선(편의성 강화), 신규 콘텐츠 추가가 그 줄기가 된다. 보편적인 내용으로 볼 수도 있지만, 사실 이번 리뉴얼은 '마구마구'에 의미가 크다. 서비스 이후 처음으로 게임 내용에 깊게 관여해 변화를 주기 때문이다. 벌써 8년이 된 게임이고 2D 기반으로 설계된 만큼, 개발사 입장에서는 이를 함부로 건드리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특히 '마구마구'는 머리 큰 캐릭터, 2D 그래픽, 그리고 손맛(조작)까지 3박자가 앙상블을 이루고 있어, 하나만 잘못 건드려도 전부 무너질 수 있다.
때문에 이번 리뉴얼은 개발사 애니파크 입장에서는 나름 '야심'이 담긴 내용이다. 우선 목표부터 다르다. 그들은 '마구마구'가 지닌 고유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유저들이 '진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너무나 어려운 문제를 목표로 삼았다. 자료를 수집해 문제의 '답'으로 가는 공식을 힘겹게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이번 리뉴얼로 보면 된다. 그 공식이 맞는지는 앞으로의 성과가 증명해줄 것이고, 틀리지 않았다면 넷마블과 애니파크가 부제로 내세운 '진화의 시작'도 분명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게임메카는 '마구마구'가 꿈꾸는 진화의 끝이 어디인지 애니파크 강호찬 실장과 정재환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앞으로 30년 더 서비스하고 싶다" 우선, 이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
▲ 애니파크 '마구마구' 개발실 정재환 팀장(좌) 강호찬 실장(우)
- 변화를 준다, 하지만 정체성은 훼손하지 않는다
이번 '마구마구'의 리뉴얼은 앞서 언급한대로 크게 비주얼 개선-편의성 강화-콘텐츠 추가로 분류된다.
우선 비주얼을 그래픽 업그레이드를 의미한다. 기존 '마구마구'는 카툰렌더링의 만화 같은 형태로 제작됐는데, 사실 지금 단계에서 유저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건 사실이다. 이에 이번 리뉴얼에서는 렌더링을 발전시켜 공간감을 더 끌어냈고, 보다 3D 느낌이 나게끔 개선했다. 광원효과도 강화해 반사광에 헬멧이 윤기가 나게 하는 등 디테일에도 신경을 썼다. 전반적으로 세련되게 바뀐 것이다.
또, 현장감을 살릴 수 있는 각종 요소도 발전시켰다. 홈런 세러모니 애니메이션이 추가됐고, 카메라 워크도 다양해졌다. 캐릭터가 아닌 구장도 그래픽적 발전이 있어 한층 '야구게임' 같은 느낌이 진해졌다.
"그래픽적 변화는 반드시 '마구마구'여야 한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작업을 진행했어요. 갑자기 느낌이 확 바뀌어버리면 기존 유저 분들이 혼란스러워할 수 있으니까요. 때문에 우리는 그래픽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과연 어디에 정체성이 있는지 꼼꼼히 파악했고, 건드릴 건 건드리고 보존할 건 보존하며 발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우선은 '플레이 감각'을 해치지 않는게 가장 중요했거든요(정재환 팀장)"
정재환 팀장의 말대로 '마구마구'의 그래픽 리뉴얼은 그리 파격적인 건 아니다. 그만큼 유저들의 '플레이 감각'을 중요시했던 까닭이다. 때문에 두 개발자는 갑자기 큰 변화보다는 이번 리뉴얼처럼 차근차근 업그레이드 해 나가면서 유저들이 '계속 발전해 나가는구나'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데 집중하고 있다.
다음으로 편의성 강화는 '헤쳐모여'로 그 방향을 잡았다. 지금까지의 '마구마구'는 여기저기 버튼이 산재해 있고, 초보 유저라면 '게임 스타트'를 하기까지 진땀을 빼야 했다. 이에 이번 '마구마구'에서는 메인 화면에 가장 많이 쓰이는 기능을 크게 버튼을 만들어 직관적으로 다듬었고, 각 화면에 맞는 기능을 지능적으로 배치해 조금 더 유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마지막으로 콘텐츠에서는 '유망주 카드' 시스템 도입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마구마구'는 실존 선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은 운용해왔다. 그러나 '유망주 카드'는 가상의 선수다. 전혀 모르는 가상의 선수를 유저들이 직접 키워 실제 존재하는 선수들과 할 수 있는 셈이다. 플레이어는 스카우터에게 유망주 영입을 의뢰하면 이를 받아 키울 수 있다. 기존 카드를 뽑는 방식에서 일단 차이가 있다.
가상의 선수 도입은 '마구마구' 유저들에게 다소 반감을 줄 수도 있다. 다만 분명한 명분을 세웠다. 바로 '게임적인 재미'다. '마구마구'는 실제 선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만, 90년대 선동열과 2013년의 윤석민으로 덱을 꾸려 함께 게임으로 즐길 수 있다. 왜 이건 당연시되는가. 이 자체가 바로 '게임적인 재미' 아닌가. 이에 이번 '유망주 카드'도 '게임적인 재미'로 접근해 '마구마구'에 없던 선수 커스터마이징 형태의 콘텐츠를 추가한 것으로 보면 된다.
"유망주 시스템은 야구의 드래프트로 보면 됩니다. 실존 선수로만 꾸밀 수도 있지만, 몇 십 년 전에 누가 유망주였는지 데이터를 분석하는 게 어렵더라구요. 이에 게임접인 재미로 접근해 아예 유저들이 직접 영입해서 키우는 게 초점을 두고 해당 시스템을 기획했습니다. 선수 이름의 경우 과거 선수는 가명으로 쓰이지만, 올해부터는 기록을 꼼꼼히 체크해 실제 유망주와 실명을 쓰려고 합니다(정재환 팀장)"
▲ 캐릭터 및 구장 그래픽을 업그레이드한 '마구마구'
- 앞으로의 진화
두 개발자는 이번에 적용된 개선 내용을 설명한 이후 '진화' 이야기로 화제가 넘어가자 눈을 반짝였다. 걱정과 설렘이 공존하는 그런 눈빛을 보내는 것이, 할 말이 무척 많다는 눈치였다.
실제로 애니파크는 '마구마구'의 진화에 대한 로드맵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두 개발자는 이 진화가 얼마나 힘든지 역시 알고 있었다. 앞서 소개한 세 가지 변화도 언뜻 보기에 별거 아닐 수도 있겠지만, 두 개발자는 "차라리 새로 게임을 하나 만들고 싶었다"고 할 정도로 고충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에 '마구마구'는 다급하게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 의견을 열쇠 삼아 시나브로 변화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기존 '마구마구'의 재미와 특징, 감각은 유지하면서 '모두 만족' 가능한 형태를 꿈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화를 마친 '마구마구'의 모습은 어떨까? 이 역시 세 가지로 나뉜다.
우선 그래픽은 최근 애니파크가 서비스한 '차구차구'의 디테일까지 구현된다. 현재 '마구마구'는 엔진을 비롯한 여러 기술적인 문제로 선수 등 '표현'에 있어서 아쉬움이 있는데, 비슷한 느낌의 '차구차구'는 모든 표현을 개성있게 바꿀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마구마구'가 '차구차구'를 목표로 잡은 이유다.
"차구차구의 그래픽은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죠. 마구마구의 목표가 바로 그 지점이며, 이번 업데이트가 그 시작이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든 길이 될 수 있겠지만, 유저 분들이 분명 원하는 부분이기도 하니 꼭 마무리하겠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지는(웃음) (강호찬 실장)"
다음으로는 발전된 게임성. 사실 '마구마구'가 8년째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은 역시 게임성에 있다. 스피드한 전개, 귀여운 비주얼 안에서 알게 모르게 짜릿하게 느껴지는 손맛. 작년부터 시장에 '리얼 야구게임' 열풍이 불기도 했는데, 오히려 '마구마구'가 더 대세가 됐다. 이 부분을 발전시키겠다는 것.
마지막으로는 야구와의 완벽한 조화 정도가 있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이에 '마구마구' 역시 그 기록을 기반으로 게임이 설계돼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유저들의 '기록'이다. 지난 8년간 유저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여러 기록을 쌓았는데, 이걸 바로 유형의 가치로 인정해 콘텐츠로 제공한다는 것이 현재 애니파크 측의 계획이다. 유저들의 '역사'도 '마구마구'에 중요하니까.
▲ 새로 추가된 홈런 세러모니, 솔직히 귀엽다
▲ 차구차구 캐릭터, 마구마구보다 표현력이 월등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 우리는 '마구마구'에 자부심이 있다
확실히 '마구마구'는 애니파크에 자부심이 있는 게임이다. 바람이 몰려와도 큰 문제 없이 지금까지 서비스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진화는 이제 시작됐다.
"마구마구는 저 개인에게도 자부심이 있는 게임이고 오래 서비스하고 싶어요. 사실 리스크가 있는 리뉴얼을 감행하지 않아도, 그 인기는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걸 감수하면서도 도전을 하는 건 더 지속적으로 사랑받으며 서비스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이제 발판을 만들었으니 앞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당장 준비한 건 다 보여주지 못했지만, 앞으로 변화하는 모습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리뉴얼의 부제를 '진화의 시작'으로 잡은 것도 있고요. 이제 시작이니, 더 멋진 업데이트를 기대해 주세요(강호찬 실장)"
"개인적으로도 야구를 좋아하고, 마구마구가 좋아서 애니파크에 입사했습니다. 게임이 지닌 특유의 장점과 재미는 아마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 목표는 이번에 드래프트 된 신인 선수들이 은퇴하는 날까지 마구마구를 서비스하는 것. 최소 30년, 야구와 함께 '마구마구'도 커 나갔으면 합니다(정재환 팀장)"
▲ 실장님 연습 다시 하시구요, 팀장님 자세 조금 더 낮추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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