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큘러스"가상현실로 게임 인식 바꾸고 싶다"
2013.11.16 14:10지스타 특별취재팀
오큘러스 VR이 '지스타 2013' 현장에 왔다. 가상현실 기기를 만들기 위해 회사를 설립한지 1년 남짓, 까만 테이프로 둘둘 싸맨 초기 프로토타입을 만난게 불과 반년 전이었는데 어느덧 당장 판매해도 괜찮을 듯한 퀄리티의 '오큘러스 리프트'가 등장했다.
북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오큘러스 VR이 한국에 자주 방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오큘러스 VR 브랜든 이리브(Brendan Iribe) 대표는 한국을 가상현실게임이 보편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시장으로 꼽았고, 오래 전부터 함께 일했던 서동일 지사장과 힘을 합쳐 발빠르게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컨퍼런스나 소규모 시연회 위주로 참여해 다수의 게이머를 대상으로 오큘러스 리프트를 소개할 기회는 부족했다.
그래서 이번 '지스타 2013' 출전은 그들에게 더 각별하다. 이에 오큘러스 VR은 한국에서 '오큘러스 리프트' HD 버전의 최신 빌드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기기는 전세계를 통틀어 최초 공개되는 것으로, 기존 개발자 키트에서 해상도를 대폭 높인 HD 프로토타입에서 시야각을 더욱 넓힌 버전이다.
지스타 둘째날에 만난 오큘러스 VR 브랜든 대표는 많은 국내 개발자들이 오큘러스 리프트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의견을 전했다는 사실에 적잖이 흥분한 모습이었다. 그의 눈에 비친 '지스타 2013'과 열성 게이머들은 어떤 느낌일까. 이에 게임메카는 브랜든 대표에게 지스타에 참가한 소감을 직접 들어 보았다.
▲ 오큘러스 VR 브랜든 이리브 CEO
한국에서는 KCG나 유나이트같은 컨퍼런스 위주로 참가했었는데, 국내 대형 게임쇼에서 오큘러스 리프트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감이 어떤가?
브랜든 CEO: 많은 사람들이 부스에 방문해 다양한 피드백을 주고 있다. 이런 직접적인 반응은 오큘러스 리프트를 보다 멋지게 개발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게다가 기기를 체험한 사람들이 대부분 놀랍다는 의견을 주어서, 한국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 같아 매우 흥분된다.
한국 개발자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던가?
브랜든 CEO: 방금 말했듯 관심은 물론 긍정적인 반응까지 얻었다. 몇몇 사람들은 호러 데모 때문에 무서워하기도 했지만 (웃음). 아, 종종 참고해야 할 조언을 하는 분들도 있었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착용하면 너무 덥다거나, 울렁거림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다는 의견 등이다. 오큘러스 VR은 이런 피드백을 다 고려해 오큘러스 리프트를 좀 더 보편적인 사람들이 사용 가능한 기기로 만들어갈 생각이다.
풀 HD 버전의 개발자 키트 판매 계획도 있나?
브랜든 CEO: 그렇다. 지금 판매되고 있는 개발자 키트는 HD 디스플레이를 지원하기 전 버전이라 다소 해상도가 떨어진다. 애초 개발자 키트는 개발자들이 오큘러스 리프트에 맞는 콘텐츠를 연구하도록 출시된 것이지만,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해상도를 높인 제품을 새롭게 배포할 생각이다. 차기 개발자 키트는 소비자 버전 출시에 맞춰, 이보다 조금 빠른 시기에 발표할 것이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적용한 국내 게임은 현재 인디 쪽에서 조금씩 출시되고 있다. 아직까지 큰 타이틀이나 이름있는 회사와 작업한 적은 없는데, 혹시 함께 작업을 진행하고 싶어하는 업체가 있는가?
서동일 지사장: 현재 '포인트블랭크'를 개발한 제페토와 '창세기전' 시리즈의 제작사 소프트맥스가 협업을 의뢰한 바 있다.
한국 시장에 오큘러스 리프트를 적용한 게임을 출시한다면, 어떤 장르를 주력으로 내세울 계획인가? 현재 전세계에서 개발되고 있는 오큘러스 리프트 콘텐츠 중 한국 유저들에게 추천할 만한 것은?
브랜든 CEO: 특별히 어떤 작품이 좋을 거라고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다만,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임이라면 한국에서도 흥미를 보일 것 같다. 한국의 게이머들이라고 해서 미국이나 유럽에 거주하는 유저들과 크게 취향이 다르진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는 전세계 사람들이 즐겼고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중인 '서든어택'은 미국 유저들이 좋아하는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비슷한 형태의 게임이다.
지스타 부스에서 공개된 오큘러스 리프트 HD 버전 2는 전세계를 통틀어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고 들었다. VR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대한 결정이라고 보는데,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브랜든 CEO: 한국 시장은 오큘러스 VR에게 있어 매우 중요하다. 한국 개발자들은 PC를 주요 플랫폼으로 삼아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국의 게이머들은 까다로운 기준과 수준 높은 취향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단점이나 개선 방법을 종종 제안해, 어떤 국가보다 먼저 피드백을 받고 싶었다.
그런데 최근 한국 게임업계는 규제와 4대 중독법으로 인해 다소 침울한 분위기다
브랜든 CEO: 한국에서 발생한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은, 오큘러스 리프트로 인해 가상현실 콘텐츠가 보편화되면 게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앉아서 즐기는 게임에서부터 의학적 치료, 건강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가상현실이 적용되기 시작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던 사람들도 게임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킥스타터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되었다. 이와 같은 성공은 일반 유저들이 가상현실이라는 신기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가능했던 것 같은데, 신기술에 대한 북미 시장의 태도는 어떤지 궁금하다
브랜든 CEO: 미국은 기본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작은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응원도 해준다. 실제로 오큘러스 리프트 개발자 키트를 가장 많이 구입한 나라가 미국이며, 그 비율은 전체 판매량의 50% 정도다. 투자자들 역시 작은 기업이라도 장래성을 포착하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현재 오큘러스 VR은 네 개의 투자 업체에게 지원을 받고 있는 상태다.
서동일 지사장: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한국은 대기업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작은 회사가 일어서기 힘든데 미국은 스타트업을 위한 토양이 잘 되어 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최근 오큘러스 리프트가 안드로이드를 지원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화제다. 그런데 iOS는 왜 지원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브랜든 CEO: 최대한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시간과 인력에 제한이 있다 보니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장치부터 선택하게 된다. 더불어 안드로이드 OS는 보급율이 매우 높아 많은 사람들이 오큘러스 리프트를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두 번째는 기술적인 문제다. 안드로이드 OS는 오픈 소스라 쉽게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고 범용 USB를 사용해 호환성도 뛰어나다. 하지만 iOS는 반드시 전용 주변 기기를 보유해야 하고 프로그램 소스 코드도 확인이 불가능해 다소 폐쇄적이다. 물론 미래에는 iOS도 지원하고 싶다.
2014년에 출시될 소비자 버전도 어서 보고 싶다
브랜든 CEO: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어찌됐든 가까운 시일 내에 공개될 것이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통해 여태껏 경험할 수 없었던 느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관심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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