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치독, 무게감 없는 드라이빙이 명작을 훼손했다
2014.06.06 16:29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와치독은 6월 26일에 한글화 정식 발매될 예정이다
유비소프트에서 개발한 ‘와치독’이 지난 5월 27일(화) 해외에서 발매되었다. 디스럽트 엔진으로 구현된 가상의 시카고와 뛰어난 AI, 거기에 해킹을 통하여 복수와 정의를 행하는 남자의 이야기는 게이머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국내에는 6월 26일이 되야 정식 발매되지만, 기자는 한발 먼저 영문판으로 ‘와치독’을 체험해보았다.
스토리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주인공 ‘에이든 피어스’는 자신의 사랑하는 조카딸이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으로 인해, 더 이상 나쁜 일이 안 생기도록 가족들과 거리를 두면서도 보호하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여동생에게 협박전화를 거는 사람을 역추적해서 응징한다던가, 가족 이야기가 나오면 동료고 뭐고 멱살을 잡는 등 말 그대로 가족만 보고 산다. 플레이어는 이러한 ‘에이든’이 되어, 도시의 모든 것을 조종할 수 있는 해킹 툴을 이용해 조카의 복수를 하고, 나아가 도시의 자경단원으로서 살아나가야 한다.
‘와치독’의 스토리는 대체적으로 ‘에이든’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과, 복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게임 내에서 스토리 퀘스트는 아무 때나 진행 할 수 있으며, 적당한 난이도로 진행되어 처음 하는 사람들도 수월하게 플레이가 가능하다.
메인 미션을 진행하다 보면, 자동차 추적, 요인암살, 잠입, 해킹 등 게임 내에서 가능한 대부분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포커와 체스 같은 다양한 미니게임도 나오는데, 포커의 경우 감시 카메라를 통해 패를 엿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사소한 부분들에 신경을 써서, 현실감 넘치는 세계를 탄생시켰다.
▲ 조카들과 시간을 보내던 도중 공격받은 그는 사고로 조카딸을 잃게 된다
▲ 이제 그의 복수가 시작된다
해킹, 어렵지만 재미있다
게임에서 전면으로 내세운 해킹은 트레일러 영상에서 보여진 전지전능한 모습과는 달리 매우 어렵다. 차를 조종하면서 동시에 해킹 시도 키인 ‘Q’키를 눌러야 하는데, 고속 주행중인 자동차에서 주위에 신경 쓰면서 키를 누르다 보면 대형사고는 일상이다. 그래도 신호등을 조작하거나 다리를 올리고, 지하철을 강제로 멈추는 해킹은 확실히 매력적인 능력이다.
▲ 영상처럼 할려다가 하늘을 나는 에이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익숙해지면, 해킹 툴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이자 무기가 된다. 감시카메라 회선을 따라 시야를 이리저리 이동해서 멀리 있는 적을 확인하거나, 주위에 배전판이나 가스밸브가 있으면 폭발시킬 수도 있다. 만약 적들이 근처에 오지 않는다면 자동차 알람을 울려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특히 갱의 본거지를 휴대폰에 설치된 해킹 툴로만 소탕할 때 느끼는 짜릿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와치독’에는 ‘파 크라이 3’의 송신탑과 유사한 시스템이 등장한다. 송신탑은 주변 지역의 정보수집에 쓰이며, 해금 시, 그 지역의 모든 정보수집이 가능하게 된다. 이렇게 열린 지역에서는 시민들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은행 계좌에서 돈을 훔치거나, 하고 있는 대화를 엿듣기도 하며, 심지어 잠재적인 범죄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미리 범행장소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막는 것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경찰의 수사망을 멈추거나, 모든 전자 장비의 전원을 꺼버리는 도구들도 있어, 해커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
▲ 해킹 툴만 있다면 세상 모든 돈이 나의 손에!
▲ Q키로 조준하여 해킹할 사물을 정하자
현실과도 같은 가상의 도시를 그려내다
대개 이런 오픈 월드 게임의 경우, NPC들은 항상 어설픈 행동을 하기 마련이다. ‘와치독’은 이와 다르게 시민 NPC들이 다양한 활동과 행동을 선보인다. 길을 가다가도 키스를 하는 연인에서부터, 비트박스를 즐기거나, 갑자기 길거리에서 말다툼을 벌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이렇게 개인 별로 하는 활동이 천차만별인 만큼, 보이는 반응도 다르다.
게임 내에서 차를 뺏거나, 총을 사용할 경우에는 시민들 사이에서 주인공의 평판도 떨어질뿐더러, 일부 NPC들은 경찰에게 신고하기도 한다. ‘에이든’ 입장에서는 신고 당하면 상당히 골치 아프게 되므로, 시민의 전화를 뺏기도 해야 한다. 이렇듯 게임 내 NPC들은 더 이상 비명만 지르면서 도망 다니는 허수아비들이 아니라, 게임에 큰 영향을 주는 ‘와치독’의 주민으로 거듭났다.
이 뿐만 아니라, ‘와치독’은 이번에 자체 개발된 ‘디스럽트 엔진’을 도입하여, 보다 현실에 가까운 날씨 효과와 도시 풍경을 선보인다. 특히 비가 오면 옷이 젖고, 시민들은 우산을 피는 등의 모습과 시간에 따라 물이 말라가는 모습을 세세하게 구현되어 있다.
▲ 경찰에 신고하려는 시민의 휴대폰을 뺏을 수 있다
▲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옷이 젖은걸 확인할 수 있다
아쉬운 자동차 미션과 멋대로 터지는 배전반들
이 게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역시 어려운 자동차 미션이다. 자동차 미션에서는 추적, 요인처치 등이 있는데, 이 중 가장 까다로운 것은 자동차를 탄 상대를 처치하는 임무였다. 보통 차를 멈추기 위해서는 여러 번 차를 박아야 하는데, 조작감이 마치 붕 뜬 호버크래프트와도 같아한 번 박을 때마다 크게 차가 회전해서 거리의 시민들이 다치기 일쑤다. 특히 추격전이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하면 수많은 인명피해가 나서 여태껏 쌓아놓은 평판은 한 순간에 사라지기 십상이다.
▲ 이런 추격전에서 시민을 안 죽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 남의 문자 한번 확인하려다가 실수로 배전판을 날려버렸다
해킹 인터페이스에도 문제가 많았다. 해킹을 하기 위해서는 마우스 커서를 위에 올려놓고 Q키를 눌러야 했는데, 이 조준이라는 게 상당히 힘들었다. 개인 계좌에서 돈을 훔쳐오는 것 대신에 시민 밑에 있는 배전반을 터트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서 플레이 내내 경찰에 쫓기기 일쑤였다.
‘와치독’은 ‘해킹’이라는 참신한 소재를 게임 내에 잘 녹여냈고, 뛰어난 그래픽을 앞세워 ‘에이든’이 살고 있는 세계를 현실감 넘치는 게임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자동차 미션의 밋밋함과 해킹 인터페이스의 불편함은 게임 내내 피곤하게 만들었다. 기대에 비해 조금 아쉬움이 있었지만, 패치를 통해 이런 부분만 개선한다면, ‘어쌔신크리드’나 ‘GTA’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오픈월드 대작게임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와치독’은 오는 6월 26일 인트라게임즈를 통하여 PS3와 PS4, Xbox360, PC로 정식 한글화 발매될 예정이다.
▲ 차량을 멈춘다고해도 범인은 도망가기를 멈추지 않는다
▲ 그래서 이렇게 테이크다운을 통해 잡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