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무쌍 체험기, 링크의 일기당천 액션만으로도 흐뭇하다
2014.08.15 06:22게임메카 독일 특별취재팀
▲ 닌텐도와 코에이테크모의 콜라보레이션 '젤다무쌍'
'젤다무쌍(북미명 Hyrule Warriors)’이 지난해 12월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처음 발표되었을 때, 많은 게이머들은 기대감을 표했다. 기존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어드벤처 및 퍼즐이 주 콘텐츠가 되는 게임이라 통쾌한 액션보다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강했는데, ‘젤다무쌍’을 통해 비로소 통쾌한 액션을 펼치는 링크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일기당천 액션을 하나의 장르로 정립한 개발팀, 코에이테크모의 오메가포스가 공동으로 작업을 진행해 완성도는 보장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이후 닌텐도는 몇 차례의 다이렉트를 통해 ‘젤다무쌍’의 모습을 공개하고, E3 2014에서 처음으로 게임 시연을 진행했다. 이번 ‘게임스컴 2014’에서 공개된 데모 버전도 당시 시연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주 ‘젤다’와 주인공 ‘링크’, ‘미드나’까지 총 세 가지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킹 도돈고’가 등장하는 스테이지를 플레이 해볼 수 있었다.
▲ 게임스컴 닌텐도 부스에서 만난 '젤다무쌍'
10분 남짓 진행된 시연에서는 ‘젤다무쌍’이 지닌 매력이 한껏 발산됐다. ‘젤다의 전설’의 아기자기함과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호쾌한 액션을 그대로 담아냈다. 더불어 맵 곳곳에 숨겨진 퍼즐과 보물까지 더해져 액션과 어드벤처의 재미를 한 번에 효과적으로 잡은 타이틀이었다.
단순히 스킨만 입힌 ‘진 삼국무쌍’이 아니다
‘무쌍’ 시리즈의 핵심 재미는 다름 아닌 액션이다. 그래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스윙과 공격 효과, 효과음, 캐릭터 모션 등 많은 요소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특히 ‘젤다무쌍’은 기존에 확실한 이미지를 구축한 캐릭터를 등장시키기 때문에 그들의 특성과 성향까지 액션 속에 잘 녹여내야 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젤다무쌍’의 액션은 ‘젤다의 전설’과 ‘진 삼국무쌍’의 팬 모두를 아우를 수 있을 만큼 두 작품을 단단히 결합했다. 특히 액션의 완성도가 돋보인다. 기존 ‘진 삼국무쌍’ 작품들처럼 ‘젤다무쌍’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는 한 개 이상의 고유 무기를 사용할 수 있어 액션의 종류도 다채로워졌다.
▲ 검으로 적을 밀어내고
▲ 특수 기술을 사용하면 링크가 높게 뽑아든 검에 빛이 마구 반사됩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 중 링크는 장검과 요술봉 두 가지를 사용하는데, 선택하는 무기에 따라 발동되는 기술이나 공격 모션이 상이하게 다르다. 검은 방패와 함께 베고 밀어내는 액션에 중점을 뒀고, 요술봉으로는 불꽃을 쏘거나 적을 후려치는 식이다. 전체적으로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액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여기에 맵 곳곳에 숨겨진 보물상자와 퍼즐을 더해 ‘젤다의 전설’만의 매력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폭탄처럼 기존 무기 이외의 도구를 사용해 보스를 공략하는 시스템 덕분에 이 게임이 ‘진 삼국무쌍’이 아니라 ‘젤다무쌍’이라는 사실이 다시금 각인된다. 처음 패드를 잡고 무수한 적을 쓸어버릴 때는 강력해진 링크에게 감탄이 나오지만, 킹 도돈고의 몸통박치기에 맥도 못 추리는 모습을 보면 역시나 싶은 생각이 든다.
굳이 Wii U로 출시되어야만 했나
‘젤다무쌍’ 자체는 ‘젤다의 전설’과 ‘진 삼국무쌍’ 사이에서 적절한 밸런스를 맞춘 작품이다. 그래서 양쪽 팬 모두 나름의 재미 요소를 찾아내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화제성도 게임성도 충분하다.
▲ 휴대용이라기에도, 패드로도 무거운 Wii U
그런데 ‘젤다무쌍’을 시연하는 내내 ‘왜 Wii U인가’라는 질문을 지울 수 없었다. 게임스컴 닌텐도 부스에서는 ‘젤다무쌍’ 외에도 WIi U로 출시되는 다양한 타이틀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저마다 기기의 특성을 잘 활용해 게임 속 기능으로 삽입한 부분을 한 가지 이상은 보유했다. 하지만 ‘젤다무쌍’에는 그런 기능이 없다. 행여 존재했더라도, 시연 내내 단 한번도 Wii U는 패드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물론 닌텐도는 ‘젤다무쌍’과 같은 Wii U 전용 킬러 타이틀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Wii U 판매량과 보급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공산이다. 그렇지만 Wii U가 패드 이상의 몫은 감당하지 않는데, 굳이 이를 강행한 것은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다. 게다가 기기 자체의 면적이 넓고 일단 패드처럼 잡을 수 없다 보니, 오히려 플레이 시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차라리 패드를 사용하는 다양한 콘솔로 출시된다면 ‘젤다무쌍’의 재미가 더욱 증폭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