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만족스럽지 않아서..." 블리자드 신작 타이탄 개발 취소
2014.09.24 11:35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장장 7년 간의 제작기간을 거친 블리자드 차세대 MMO ‘타이탄’이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블리자드가 ‘타이탄’의 제작을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블리자드는 23일(북미 기준), 자사의 MMO 신작 ‘타이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게임의 완성도를 검토한 결과 완성도가 내부 기준에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만든 뒤, 우리는 스스로가 MMO를 만드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래서 우리는 유저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채비를 갖췄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모하임 대표는 “그러나 일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게임에서) 그 어떠한 재미나 열정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재평가하는 시간을 갖고 이 게임을 계속 만들지, 아니면 그만둘지를 고민했다. 그 해답은 ‘그만두자’였다”라고 전했다. 한 마디로 말해, ‘타이탄’은 블리자드 내부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취소된 셈이다.
‘타이탄’이 세상에 알려진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07년이다. 당시 블리자드는 자사의 구인페이지에 ‘차세대 MMO’를 만들 캐릭터와 배경 아티스트를 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새로 뽑는 직원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확장팩이 아니라고 명시해, 이 미지의 작품이 무엇인가가 화제로 떠올랐다.
이후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블리즈컨 2008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는 완전히 다른 새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모하임 대표는 “새로운 MMO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대체할 작품이 아니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이전에는 없던 MMO 경험을 선사할 것이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새 MMO 프로젝트와 상관 없이) 여전히 건재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타이탄’이 본격적으로 조명된 시점은 2009년이다. 2009년 5월에 블리자드는 새로운 IP를 바탕으로 미공개 MMO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바비 코틱 대표는 이 작품에 대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보다 더 풍부한 재미를 지닌 게임’이라고 언급했다. 2010년에는 중국 매체에 ‘타이탄’이 2014년 연말에 출시될 예정이라는 정보가 공개되어 화제에 올랐으나 블리자드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이후에도 ‘타이탄’은 블리자드 관계자의 입에 계속 오르내렸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2011년 2월 DICE 서밋의 패널로 참석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만들었던 모든 노하우를 바탕으로 색다른 MMO를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그 다음달인 3월에는 블리자드의 폴 샘즈 COO가 ‘전담팀에서 타이탄을 만들고 있으며 10년에서 길면 20년까지 길게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임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블리자드 및 외부의 기대와 달리 ‘타이탄’의 개발은 순조롭지 않았다. 지난 2013년 5월, 블리자드는 ‘타이탄’ 개발팀 중 70%를 다른 프로젝트로 보내고, 게임을 재점검한다고 밝혔다. 내부 테스트 결과 완성도가 내부 기준에 미달되고, 당시 블리자드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많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개발진 100명이 만들고 있던 ‘타이탄’은 이제 30명이 진행하는 소규모 프로젝트가 됐다. 여기에 블리자드의 구인페이지 리스트에서도 ‘타이탄’이 빠졌다.
이후, 별다른 소식이 없던 ‘타이탄’은 결국 개발이 전면 취소됐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유저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그 뒤를 이어줄 ‘타이탄’이 없어진 후, 블리자드가 과연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할 지 의문이다. 그리고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 오는 11월에 열리는 블리즈컨 2014에서 볼 수 있는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