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열전] 스타일리쉬 액션의 창시자, '데메크' 카미야 히데키
2014.11.10 09:28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멋진 주인공은 게이머를 사로잡는다. 작품의 간판모델로 활약하는 동시에, 게이머와 게임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다. ‘데빌 메이 크라이’, ‘베요네타’를 탄생시킨 카미야 히데키는 이러한 부분을 가장 잘 이용한 개발자다. 그의 대표작 ‘데빌 메이 크라이’ 주인공, ‘단테’는 쌍권총과 거대한 검을 동시에 쓰는 화려한 액션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또한 자유자재로 무기를 휘두르며 홀로 적을 양단하는 화끈한 전투는 ‘스타일리쉬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
* 본 연재는 NHN과 제휴로 네이버캐스트 [게임대백과]에 함께 게재 됩니다.
▲ 스타일리쉬 액션의 창시자, 카미야 히데키(사진출처: hkgnews.com)
타고난 게임 체질? 진짜 악기보다 전자음이 더 듣기 편했다
카미야 히데키는 1970년 12월 19일에 일본 나가노 현 마츠모토 시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릴 때부테 게임을 좋아했으나, 게임기를 사달라는 말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집안이 엄격했다. 이에 카미야는 이웃집에 가서 게임을 즐겼다. 당시 그는 게임 안에서 흘러나오는 전자음에 이끌렸다. 실제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보다 기계로 만들어낸 소리가 더 듣기 편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는 어릴 때부터 타고난 게임 체질이었다.
카미야의 장래희망은 단연 ‘게임 개발자’였다. 잡지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게임 개발자가 되기 위해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를 살펴보던 카미야는 고등학교에 입학해 8비트 PC NEC PC-8801를 구입하고 ‘BASIC(표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카미야는 ‘개발자 지망생’보다는 ‘하드코어 게이머’에 가까웠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 프로그래밍을 독학하는 것은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에 대한 열정은 더욱 더 무르익었다. 학교 근처 오락실을 돌며 수많은 아케이드게임을 즐겼으며, ‘어떤 게임기가 더 뛰어나냐’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대학교를 졸업한 카미야는 닌텐도를 비롯한 주요 게임사를 중심으로 구직에 나섰다. 글로 설명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카미야는 그림으로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즉석에서 캐릭터를 그리고, 스테이지를 비롯한 모든 플레이를 인사담당자에게 그림으로 보여줬다. 다수의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카미야는 남코와 캡콤을 두고, 마지막 고민에 빠졌다. 사실 카미야는 남코가 더 마음에 들었으나 남코에서 원하는 직종은 그림을 맡을 아티스트였다. 그림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어했던 그로서는 아쉬운 조건이었다. 이에 카미야는 캡콤을 첫 직장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그는 그 곳에서 공포게임의 거장, 미카미 신지를 만났다.
미카미 신지 밑에서 일을 배우다, 바이오 하자드 2
1994년에 캡콤에 입사한 카미야가 처음으로 맡은 프로젝트는 ‘바이오 하자드’였다. 미카미 신지가 이끄는 개발팀에 들어간 그는 ‘바이오 하자드’의 기획을 맡았다. 햇병아리 개발자였던 카미야에게 미카미는 멘토와 다름 없었다. ‘바이오 하자드’ 팀을 이끌었던 미카미에게는 ‘적당히’가 없었다. 의자를 차며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게임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고 있느냐’라며 소리치는 일이 잦았다. 잦은 의견충돌에도 흔들리지 않고 본인이 생각한 방향대로 ‘바이오 하자드’를 완성해 성공시킨 미카미의 모습을 보며 카미야는 게임 개발자란 무엇인가를 몸소 느꼈다.
카미야 히데키에게 ‘바이오 하자드 2’ 디렉터를 맡긴 사람도 바로 미카미 신지다. 캡콤에 입사한 지 3년밖에 안 된 카미야로서는 디렉터라는 자리가 그렇게 부담스러울 수가 없었다. 매일 격무에 시달려 술로 피로를 달래고, 잠을 자려고 누워도 고민이 떠나가지 않는 생활이 이어졌다. 비전 없는 결정과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 엄청난 압박감으로 초창기에는 허둥댔으나, 카미야는 힘든 순간을 극복하고 일생일대의 기회를 움켜잡았다.
‘바이오 하자드’가 어두운 공포 게임이었다면 ‘바이오 하자드 2’는 대중적인 공포 게임을 지향했다. 기획 초기에 미카미 신지와의 의견충돌이 심했던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카미야는 미카미를 끈질기게 설득해 본인이 생각한 방향대로 게임을 완성시키는데 성공한다. 카미야가 ‘바이오 하자드 2’ 방향을 대중적으로 잡은 이유는 신규 게이머 유입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바이오 하자드’는 이미 충분히 대중적인 IP로 자리잡았기에 마니아만 바라보기 아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카미야가 처음으로 디렉터를 맡은 ‘바이오 하자드 2’
‘바이오 하자드 2’에 도입된 ‘재핑 시스템’은 각 캐릭터가 따로 스토리를 진행하고, 엔딩 근처에서 만나며 스토리가 완성되는 구조다. 카미야는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재핑 시스템’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 ‘백 투 더 퓨처’는 2편에서 1편의 스토리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백 투 더 퓨처 2’를 보며 1편에 등장한 인물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알아가는 재미를 느낀 카미야는 게임에도 이러한 진행을 넣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후 영화에서 보던 연출기법을 게임에 녹여 두 캐릭터가 각기 다른 스토리를 진행하되, 특정 구역에서 한 행동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게끔 ‘재핑 시스템’을 구축했다. 두 번째 캐릭터로 게임을 할 때, 첫 번째 주인공을 떠올리며 ‘이 때 이래서 이런 행동을 했구나’ 하는 점을 알아가는 재미를 주기 위해서다.
완성도 문제로 게임을 갈아엎기도 했던 험난한 과정 끝에 빛을 본 ‘바이오 하자드 2’는 세기의 히트작으로 기록된다. 1998년에 출시된 ‘바이오 하자드 2’는 전세계 판매량 580만 장을 돌파하며 흥행 반열에 오른다. 5백만 달러 이상을 판매한 미국에서는 ‘가장 빨리 팔린 게임’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디렉터로서 첫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카미야에게 바로 다음 미션이 떨어졌다. 카미야만의 ‘새로운 바이오 하자드’, ‘데빌 메이 크라이’가 그 주인공이다.
스타일리쉬 액션의 시작을 알리다, 데빌 메이 크라이
‘데빌 메이 크라이’는 ‘바이오 하자드 4’의 프로토 타입이었다.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된 ‘바이오 하자드’ 세계에서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활약하는 것이 본래 콘셉이었다. 그러나 이 때 카미야는 미카미 신지로부터 새로운 지령을 받는다. 프로젝트를 카미야에게 넘긴 미카미는 ‘원하는 모든 것을 넣어서, 원하는 게임을 만들라’고 전달했다. 공포 영화를 보지 못하며, 좀비나 귀신 등을 무서워하는 카미야 입장에서는 ‘공포가 아니어도 된다’는 말이 무엇보다 반갑게 느껴졌다.
카미야 히데키가 ‘데빌 메이 크라이’에서 우선순위에 둔 것은 ‘멋짐’이다. 주인공, 액션, 스토리, 컷 신 등 모든 영역에서 ‘멋있냐, 안 멋있냐’가 판단 기준이 됐다. 이러한 면은 게임의 주인공 ‘단테’가 명확히 보여준다. ‘바이오 테크놀로지로 만들어진 불사의 몸에 숨은 비밀을 밝힌다’는 어두운 콘셉은 사라지고 ‘악마를 때려잡는 최강 헌터’라는 강렬한 설정이 붙었다. 여기에 인간과 악마의 혼혈이라는 출신은 ‘단테’의 카리스마를 살렸다. 은발에 잘 생긴 얼굴, 붉은 롱코트, 악마를 조롱하는 유머 감각까지 갖춘 ‘단테’는 ‘악마 잡는 악마’라는 다크 히어로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장한 ‘데빌 메이 크라이’ 단테
액션 역시 ‘단테’의 폼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기획됐다. 장검과 쌍권총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단테’는 무기를 수시로 바꿔가며 속사포 같은 공격을 퍼붓는다. 수많은 악마를 앞에 두고도 여유롭게 총을 돌리고 있을 정도로 그는 매우 강하다. 여기에 일시적으로 ‘마인’으로 변신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강함’은 ‘단테’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여기에 호쾌한 진행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과감히 생략했다. 퍼즐 요소를 배제해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했으며, 스테이지 클리어 외에 별도 목표를 두지 않으며 전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데빌 메이 크라이’가 마냥 죽이기만 하는 게임은 아니다. 카미야가 ‘데빌 메이 크라이’에서 핵심으로 삼은 부분은 ‘콤보’다. 여러 기술을 자유롭게 섞어가며 나만의 ‘콤보’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데빌 메이 크라이’의 재미요소다. 총을 쏘며 견제하다가, 마지막에 검으로 숨을 끊거나, 반대로 검으로 적을 띄운 뒤에 공중에 총을 발사하는 등, 다양한 전투 스타일을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특히, ‘공중 콤보’는 ‘데빌 메이 크라이’를 통해 처음으로 도입된 개념이다.
▲ 호쾌한 손맛을 강조한 ‘데빌 메이 크라이’
2001년에 출시된 PS2로 발매된 ‘데빌 메이 크라이’는 1편을 포함해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1,100만 이상으로 기록되고 있다. 게임업계에 미친 영향도 상당하다. 강력한 주인공과 멋진 액션을 조합한 ‘데빌 메이 크라이’는 액션 게임의 서브 장르 중 하나인 ‘익스트림 컴뱃’의 시작을 알렸다. 두 번째 미션도 잘 수행해낸 카미야에게 또 다른 지령이 떨어진다. 캡콤이 설립한 독립개발사 ‘클로버 스튜디오’를 맡아달라는 것이다.
최소 인원으로 최대 효율을 내라, 뷰티풀 죠와 오오카미
2004년에 설립된 클로버 스튜디오는 캡콤이 설립한 R&D 자회사 중 가장 규모가 컸다. 카미야는 미카미 신지, 그리고 ‘데빌 메이 크라이’ 팀에서 함께 일하던 아츠시 이니바와 함께 클로버 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긴다. 카미야에게 미카미는 ‘데빌 메이 크라이’보다 더 적은 인원으로 그에 견줄 만한 타이틀을 만드는 것에 도전하라고 전달한다. ‘바이오 하자드 2’ 때부터 40명에서 50명 수준의 팀을 이끌던 카미야로서는 다른 의미로 풀기 힘든 과제였다.
카미야가 ‘클로버 스튜디오’에서 만든 첫 작품은 2003년에 출시된 2D 횡스크롤 액션게임 ‘뷰티풀 죠’였다. 카미야는 총 제작 기간 21개월 중 20개월을 6명이 버티며 ‘뷰티풀 죠’을 완성했다. 그의 ‘슈퍼히어로 사랑’은 ‘뷰티풀 죠’에도 이어졌다. ‘뷰티풀 죠’는 2D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요소로 독자적인 스타일리쉬 액션을 보여줬다. 주인공 ‘죠’의 무기는 시간을 조종하는 ‘VFX 액션’이다. 적의 움직임을 느리게 해 공격을 피하거나, 반대로 광속으로 움직이며 빠르게 적들을 소탕하는 것이다. 여기에 ‘멋진 포즈’를 더욱 빛내 줄 ‘줌인’도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평범한 주인공이 영화 안으로 들어가 슈퍼 히어로로 변신한다는 설정과 필름을 연상시키는 연출도 백미로 통한다.
▲ 독특한 설정이 돋보인 ‘뷰티풀 죠’
1994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쉴새 없이 게임을 만들어온 카미야 히데키는 그 동안 숨겨온 비장의 프로젝트를 꺼낼 기회를 얻는다. ‘붓질액션’으로 유명한 ‘오오카미’가 그 주인공이다. 사실 ‘오오카미’는 카미야가 캡콤에 입사한 첫 날에 들고 온 프로젝트다. 사람이 아닌 늑대가 주인공이며, 아름다운 숲에서 뛰놀며 동물 친구들을 사귀고, 가끔씩 나타나는 맹수를 처단하는 것이 당시 기획이었다.
그러나 개발이 시작된 후에도 카미야에게는 세밀한 계획이 없었다. 본래 기획대로 하얀 늑대가 꽂이 만발한 숲 속을 뛰노는 데모를 만들어 봤지만 스스로 ‘지겹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에 카미야는 개발팀의 의견을 토대로 ‘오오카미’를 발전시키기 위한 요소를 붙였다. 3D 실사풍 그래픽을 수묵화 느낌이 나는 동양풍으로 교체했다. 주인공 역시 단순한 늑대가 아니라 일본의 태양신 ‘아마테라스’로 격상시키고 설화에서 따온 요소를 스토리에 붙였다. 붓으로 동그라미나 일직선 등, 특정 모양을 그리면 이에 따라 액션이 전개되는 ‘붓질액션’은 게임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했다.
▲ 수묵화 느낌의 비주얼로 눈길을 끈 ‘오오카미’
2006년 출시된 ‘오오카미’는 독창적인 요소로 시선을 끌었으나 성적은 저조했다. 일본 현지 판매량은 66,000장에 머물렀으며 북미에서도 20만 장이 팔리는데 그쳤다. ‘오오카미’의 진가는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드러났다. 인터넷 방송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유명세에 오른 것이다. 카미야 입장에서는 게임이 좀 더 빨리 성공하길 바랐을 것이다. 캡콤이 ‘오오카미’와 차기작 ‘갓 핸드’의 실적저조를 이유로 클로버 스튜디오를 폐쇄했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캡콤을 떠나 독자적인 개발사를 설립한다. ‘베요네타’가 탄생한 플래티넘 게임즈다.
눈을 사로잡는 모든 것을 넣었다, 베요네타
카미야 히데키는 2006년 8월 1일, 미카미 신지, 아츠시 이니바와 함께 신생 개발사, 플래티넘 게임즈를 설립했다. 클로버 스튜디오에 머물며 그는 ‘데빌 메이 크라이’의 후속작을 비롯한 수많은 액션 게임을 지켜봐 왔다. 그 과정에서 카미야는 실망감에 젖어 든다. ‘데빌 메이 크라이’가 출시된 후, 7년이나 흘렀음에도 스타일리쉬 액션은 조금도 발전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도달한 것이다. 따라서 본인 스스로가 ‘스타일리쉬 액션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겠다’고 각오했다.
이후 카미야는 ‘베요네타’의 디렉터를 맡아, 2007년 1월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갔다. 카미야 히데키가 구상한 두 캐릭터, ‘베요네타’와 ‘단테’는 미묘한 연관관계가 있다. ‘단테’가 ‘은발에 악마를 사냥하는 남성’이었다면 ‘베요네타’는 ‘흑발에 천사를 잡는 여성’이다. 남성과 여성, 은발과 흑발, 악마와 천사, 3가지 주 요소가 서로 반대개념으로 적용된 것이다. ‘데빌 메이 크라이’의 ‘단테’가 ‘멋짐’에 초점을 맞췄다면, ‘베요네타’에게 강조된 것은 ‘섹시’다. ‘섹시한 마녀’를 완성하는 것이 그가 ‘베요네타’에서 세운 목표였다.
▲ 섹시한 현대판 마녀 ‘베요네타’
카미야가 캐릭터 디자이너에게 제시한 특징은 3가지다. ‘여성 주인공’, ‘현대판 마녀’, ‘총 4개를 사용함’, 이 3가지 키워드를 토대로 ‘베요네타’를 디자인할 것을 지시했다. ‘천사 잡는 마녀’ 베요네타는 온몸이 무기였다. 양손과 양 발에 각각 2개씩, 총 4종을 장착했으며, ‘현대판 마녀’라는 설정답게 총은 물론, 검, 채찍, 건틀릿 등 다양한 무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뤘다. ‘베요네타’의 트레이드마크는 온몸을 감싼 긴 머리카락이다. ‘베요네타’에게 머리카락은 단순히 장식용이 아니다. 평소에는 옷처럼 몸을 감싸고 있다가, 전투에 돌입하면 강력한 공격을 날릴 수 있는 소환무기로 변신한다. 마계 생물은 물론 ‘아이언메이드’, ‘단두대’와 같은 거대 장비까지, 부대 단위의 화력을 동원할 수 있는 ‘소환’은 ‘베요네타’의 액션에 날개를 달아줬다.
▲ ‘베요네타’의 거침없는 액션
‘잘 빠진 누님의 화끈한 액션’은 게이머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2009년에 출시된 ‘베요네타’는 전세계에 135만 장이 판매되었으며, 패미통에서 Xbox360 게임 중 처음으로 40점 만점을 받았다. 북미 등 서양권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아쉬운 점은 PS3버전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며, 일본에서는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베요네타’의 PS3 버전은 Xbox360 버전에 비해 프레임 저하로 인해 진행이 느려지거나, 로딩이 길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PS3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일본 시장에서는 치명적인 요인이 아닐 수 없었다.
급기야 ‘베요네타 2’는 퍼블리셔인 세가가 개발 도중 프로젝트를 드랍한 관계로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일개 개발사였던 플래티넘 게임즈는 퍼블리셔 없이 상당한 자본이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 ‘베요네타 2’를 진행할 여력이 부족했다. 이에 플래티넘 게임즈는 수많은 퍼블리셔와 접촉해봤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 때 손을 내민 것이 바로 닌텐도였다. 자금 부족으로 사장될 뻔한 ‘베요네타 2’를 함께 진행해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베요네타 2’는 5년 이상의 개발 과정을 거쳐, 2014년 9월 20일, Wii U 독점작으로 출시됐다.
▲ 하마터면 출시되지 못할 뻔한 ‘베요네타 2’
독자적인 액션미학으로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다
‘베요네타’ 이후에도 카미야 히데키는 게임 개발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작은 캐릭터들이 거대한 주먹이나 총, 검 등으로 일사불란하게 변신하는 액션이 돋보였던 ‘원더풀 101’을 출시했다. 그리고 현재는 Xbox One 신작 ‘스케일바운드’ 제작에 몰두해 있다. ‘스케일바운드’는 인간과 드래곤의 공존을 다루며, 카미야의 기존 작품과는 성격이 다른 게임이다.
▲ 카미야 히데키의 신작 ‘스케일바운드’
카미야 히데키는 독자적인 액션미학으로 게이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데빌 메이 크라이’와 ‘베요네타’는 주인공 중심의 화려한 공격으로, ‘뷰티풀 죠’와 ‘오오카미’는 시간을 조종하거나, 붓으로 특정 모양을 그리는 요소를 통해 독특한 액션성을 구현해냈다. ‘데빌 메이 크라이’와 ‘베요네타’를 제외하면 게임성이 서로 겹치는 작품이 없었다는 것 역시 특징이다. 즉, 카미야는 ‘호쾌한 전투’를 풀어낼 다양한 방식을 제시하며 주류 장르 중 하나인 ‘액션’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점은 새로운 액션을 보여줄 소재와 재료를 집요하게 탐색하는 탐구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카미야는 게이머가 꿈꾸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줬다.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에 뛰어들어, 본인이 그 세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카미야 히데키는 ‘내가 되고 싶은 주인공’ 상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방법을 아는 개발자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넣고, 쓸데 없는 군더더기는 빼는 작업을 통해,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하게 전하는 것이다.
카미야 히데키는 독자적인 액션미학으로 게이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데빌 메이 크라이’와 ‘베요네타’는 주인공 중심의 화려한 공격으로, ‘뷰티풀 죠’와 ‘오오카미’는 시간을 조종하거나, 붓으로 특정 모양을 그리는 요소를 통해 독특한 액션성을 구현해냈다. ‘데빌 메이 크라이’와 ‘베요네타’를 제외하면 게임성이 서로 겹치는 작품이 없었다는 것 역시 특징이다. 즉, 카미야는 ‘호쾌한 전투’를 풀어낼 다양한 방식을 제시하며 주류 장르 중 하나인 ‘액션’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점은 새로운 액션을 보여줄 소재와 재료를 집요하게 탐색하는 탐구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카미야는 게이머가 꿈꾸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줬다.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에 뛰어들어, 본인이 그 세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카미야 히데키는 ‘내가 되고 싶은 주인공’ 상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방법을 아는 개발자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넣고, 쓸데 없는 군더더기는 빼는 작업을 통해,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하게 전하는 것이다.
▲ 카미야 히데키는 독자적인 액션으로 게이머를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