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게임계 사건사고, 네티즌 `촌철살인` 방담
2006.06.09 19:25게임메카 문혜정 기자
※ 게임계 사건파일 ‘이구동성`은
- 기사의 내용은 게임메카와 각종 뉴스, 게임 홈페이지 내 게이머들의 댓글을 기본으로 합니다
# 메카만평: "썬, 우린 이제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다!"
◆ 네티즌 “썬 3개월 가면 다행”, “웹젠 ”고마해라, 욕 마이 먹었다”
[관련기사: 게임메카 집계, 6월 첫째 주 온라인게임 순위분석]
[관련기사:
게임메카 집계, 6월 둘째 주 온라인게임 순위분석]
6월 게임메카 순위에서 ‘빅3’의 마지막 주자인 ‘썬’이 30계단 이상 올라 10위권 안에 드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신생 타이틀이 불과 1주일 만에 30계단 이상 올라가는 예는 온라인게임 순위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죠. 이번 썬의 선전으로 썬 개발진들이 이제야 발뻗고 자게 생겼네요. 그런데 이런 썬의 선전에 대해 게이머들의 의견이 판이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한 곳에서는 썬에 대한 이 같은 폭발적인 관심이 “단지 ‘오픈빨’과 ‘이벤트빨’로 이런 상태가 3개월 가면 다행”이라는 의견이 모아지고 반면, 다른 곳에서는 “국내 게임 중 최상의 그래픽에 빠른 움직임, 화려한 스킬을 보여준다”며 극찬을 하고 있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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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런 옹호론 중에는 “국산 게임이 좀 잘해보려고 하는데 불쌍하지도 않은가? 제발 긍정적인 정신상태로 국산 게임을 바라보자. 당신들이 그렇게 신봉하는 와우도 1년이나 오픈 연기했는게 같은 한국유저로서 얼굴이 화끈거린다”며 한국 게임 전반에 대해 감정적으로 호소한 글이 보여, 그렇잖아도 월드컵에 애국심이 100배 상승한 네티즌들의 가슴에 비수를 내리았습니다.
썬의 게임성을 떠나 국산게임이라면 우선 부정적인 반응부터 보이는 게이머들. 물론 더 좋은 게임이 나오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비판은 약이 되겠지만, 조그만 꼬투리 하나라도 보이면 마구 달려드는 모습은 같은 한국 게이머가 봐도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겠죠?
2006년 온라인 게임 ‘빅3’ 중 가장 뒤늦게 선보인 썬. 제라와 그라나도에스파다가 기대에 못 미친 결과를 보인 만큼, 똑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제라 표절시비, 넥슨 “이번엔 초코 케이크 10개면 되겠니?”
[관련기사: 제라, 그라나도에스파다 일러스트 표절 파문]
▲ 표절시비가 거론되고 있는 문제의 제라 일러스트 |
2005년 6월 17일, 제라의 그라나도 에스파다 일러스트 표절시비와 관련해서 넥슨의 관계자가 초코 케이크를 들고 IMC게임즈를 찾아가 공식적으로 사과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IMC게임즈의 김학규 대표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대대적으로’ 밝혀 화제가 되었죠. 아무튼 이렇게 처음부터 표절시비로 삐걱거렸던 제라가 최근 다시 표절논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문제의 제라 일러스트에 대해 게이머들은 “이제 제라의 표절은 ‘루머’가 아니라 ‘진실’이다”, “나도 그림쟁이 지망생으로서 이해는 가지만 저 정도로 비슷한 것은 프로의식 부재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런 격양된 분위기 속에서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슬픈 현실을 이야기한 댓글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디자이너, 어렸을 때부터 품어왔던 꿈이었다. 하지만 턱없이 열악한 환경에 페이도 거지같아 한숨만 나온다 야근과 특근은 기본 덕목이고 이곳 저곳으로 돌려막는 게 완전 ‘카드깡’ 뺨친다. 수습기간에는 선하나 긋는 것도 엄청 따지면서 막상 작업 들어가면 장판 깔듯이 소스로 깔아뭉개는 현실이 안타깝다” 대가의 그림은 그림 자체만이 아닌 그림을 그린 과정을 알고 봤을 때 감동이 배가 됩니다. 제라의 일러스트를 볼 때마다 한국의 게임 개발자들의 애환에 못내 가슴이 시려지네요(-_-) |
◆ WOW, 게임하려면 엄마를 공략하세요!
[관련기사: WOW, 부모가 게임시간 조절 가능]
[관련기사: 워싱톤포스트, 온라인게임
중독에 빠진 ‘한국’ 집중조명]
미성년 와우저들에게 청천병력이 떨어졌습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에서 조만간 보호자 통제 시스템이 적용되어, 부모가 자녀의 게임시간을 통제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렇잖아도 한국 게이머들, 게임하느라 엉덩이에 종기가 생길 지경인데 블리자드의 이런 극단적인 통제 시스템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요? 한 게이머는 “외국은 그래도 한국에 비해 양심이 있다. 한국은 개발사에서 오히려 게임중독을 부추기는 꼴이니 한국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며 무방비 상태의 한국 게임사들을 지적했습니다. |
반면 또 다른 게이머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와우… 블리자드에서 만든 게임치고 폐인안된 게임이 없다. 이건 한국 게이머들의 단물만 쏙쏙 빨아먹고 게임중독이 문제되니깐 대외 이미지상 선수치는 것”이라며 블리자드의 약삭빠른(?) 행동을 씁쓸하게 바라보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지난 5월말, 세계적 언론인 워싱톤포스트에서 한국의 온라인게임 중독에 대해 심층보도를 했습니다. 이러다가 ‘테러’하면 이슬람 국가가 떠오르듯, 앞으로 ‘게임중독’하면 한국을 떠올리게 될까 심히 걱정이드네요. 블리자드의 보호자 통제 시스템은 배부른 자의 여유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 개발사들, ‘느낌표’ 보다 이런 시스템에 살짝 영감을 얻어보는 건 어떨까요?
◆ 사행성 게임 개발, 돈이면 나는 개발자도 떨어진다?
[관련기사: 인문협, 사행성 온라인 PC방 ‘퇴출’ 위해 뭉쳤다]
▲ 9일 사행성 온라인 PC방 척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현장 |
지난 7일 서울 경찰청에서 PC방과 계약해 온라인 도박 행위를 하도록 한 도박게임 서비스사의 운영자 2명을 구속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번 사건은 PC방 업주뿐만 아닌 도박게임 서비스사에 대해 처음으로 단속을 실시한 것으로, 앞으로 사행성 게임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서 문제는 이런 정부의 정책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출중한 실력을 가진 우리의 게임 개발자들이 어둠의 저편에서 도박게임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는 거죠. 그리고 그들을 마약과도 같은 늪에 빠져들게 한 장본인은 슬프게도 ‘돈’입니다. 이런 개발자들에 대해 게이머들은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
한 쪽은 “개발자들이 도박게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건 열악한 개발환경 때문이다. 돈에 따라 움직이는 개발자들을 탓할 게 아니라 개발자들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현실이 더 큰 문제”라며 개발자들을 도박게임장으로 내몬 게임계의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불법 사행성 게임에 넘어간 사람들을 두둔하는 것은 정직하게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저 돈이면 모든 좋다는 개발자들의 프로정신에 의심이 간다”고 비판하는 의견도 팽배했습니다.
물론 지금 한국 게임계는 몇몇 메이저 업체를 제외하면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열악한 대우를 받는 개발자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현재 연봉의 몇 배를 손에 쥘 수 있는 기회를 뿌리치기란 참 힘들겠죠. 한국 게임 개발자들을 유혹하는 사행성 게임, 정부의 강력한 단속 없이는 지금의 안타까운 현실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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