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중국진출, 믿습니까? 불신과 맹신의 사이
2007.08.30 16:51 게임메카 김시소 기자
“중국은 믿을 수가 없어요.”.
“유저와 파트너사 모두에게서 존경 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29일 중국의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서울에서 사업설명회를 가졌습니다. 텐센트는 중국 심천에 본사를 둔 중국 최대의 인터넷 기업입니다. 7월 현재 시가총액만 70억 달러(한화 약 7조원)이니 한국의 인터넷 기업인 NHN과 비견할 만한 합니다.
텐센트는 한국의 게임개발사들 특히 중소 게임개발사들의 온라인 게임을 중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이미 1년 전부터 한국에 연락사무소(현 텐센트 코리아)를 설립하고 한국 개발사들과 접촉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텐센트가 최소 2~30개의 한국 온라인 게임들을 소싱(판권 구입)할 예정이라는 소문도 돌았습니다. 이날의 사업설명회는 그러니까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되어왔던 텐센트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자리인 셈입니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텐센트가 한국시장에 들인 공을 증명하듯 수많은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설명회장을 찾았습니다.
사업설명회장에서 텐센트의 마틴 라우 회장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는 한국말로 첫 인사를 하며 친근감을 표시했습니다. 약 3~40분 동안 진행된 그의 브리핑의 요지는 ‘중국 게임시장의 발전성은 무궁하고, 우리는 믿을 만한 현지 파트너.”였습니다. 뒤를 이어 단상에 올라온 마크 런 게임사업총괄 부사장 역시 신뢰와 자신들의 능력을 강조했습니다. 텐센트는 프리젠테이션 내내 믿을만한 파트너임을 강조했습니다.

▲ (좌) 텐센트 마틴 라우 회장, (우) 텐센트 사업설명회장을 찾은 한국 게임업체들
사실 한국 온라인 게임에 대한 중국의 관심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2000년 이후로 많은 중국 게임관련 회사들이 한국 온라인 게임을 가져갔고 일부는 대륙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특히 작년과 올해를 기점으로 온라인게임을 주 사업으로 하는 기존 게임기업뿐만 아니라 텐센트와 같은 신흥 인터넷 기업들도 한국게임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중국자본이 투입된 글로벌 인터넷 기업 CDC계열사 CDC게임즈가 국내에서 사업설명회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CDC의 한국사업 목표 또한 텐센트의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중국 자본의 유입에 대해 국내 개발사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입니다. 설명회장에서 만난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앞에 언급한 것처럼 ‘아직 못 믿겠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중국진출을 꿈꾸는 개발사에게 좋은 기회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좋다’, ‘나쁘다’ 둘 중 한가지 분명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말하자면 겉으로는 ‘믿지 못하겠다.’라고 하면서도 한편에서 ‘그래도 좋은 기회인데.’ 라는 생각이 슬며시 드는 것이 국내 개발사들의 본심인 것 입니다.
한국 개발사들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선 국내 게임시장만을 바라볼 수는 없습니다. 노골적으로 국내서비스를 제쳐두고 해외 업데이트에만 매달리는 개발사도 있습니다. 또 자국의 퍼블리셔들은 너무 신중하게 ‘작품’을 고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제무대를 대상으로 게임을 팔아줄 퍼블리셔들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원하냐? 아니면 너희 게임의 판권을 사줄까? 아무거나 골라봐.’라며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중국 자본들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중국 자본을 전적으로 믿기에는 두 나라가 쌓은 신뢰가 너무 빈약합니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샨다와 액토즈, T3과 나인유 문제뿐만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분쟁이 한국 개발사와 중국 퍼블리셔 사이에 있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자본으로 이루어진 CCP의 투자를 받기로 한 UIPG(유아이퍼시픽게임즈)가 자금을 지원받지 못해 ‘공중분해’ 되기도 했습니다. 텐센트가 사업설명회 내내 ‘믿을만한 회사다’라는 것을 강조한 것도 중국 자본에 대한 한국 개발사들의 선입견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개발사로서는 중국을 믿고 갈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의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믿음’의 딜레마는 한국 게임산업의 내실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텐센트와 같은 중국 인터넷 자본의 일차적인 목표는 캐주얼 게임의 소싱입니다. 게임포탈을 운영하는 중국업체들은 일단 포탈의 포트폴리오를 풍부하게 꾸미기 위해 싸고 가벼운 캐주얼 위주의 게임을 가능한 많이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 중국업체들에게 어느 정도 개발력은 갖췄으나 경제적으로 영세한 중소규모의 게임 개발사들이 많이 위치한 한국은 매력적인 광맥입니다.
그러나 ‘싸게 많이 확보한다’로 파악되는 중국 자본의 전략은 자칫 함량 미달의 게임들이 대거 중국으로 팔려 나갈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 게임포탈의 자리메꾸기용 게임으로 한국게임이 전락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중국 자본의 투입이 장기적으로는 한국 게임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맥락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설명회에 참석한 국내 업체의 한 관계자는 “돌아다녀 보면 함량미달의 게임이 너무 많다.”며 “(국내 자본에게 선택 받지 못한 업체들에게)최근의 중국자본들은 매우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최근의 자본들은 일단 M&A(기업인수합병)를 전제하고 들어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한국 게임계에)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내실이 부족한 상태에서 중국자본의 유혹을 뿌리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자신 있게 달려들 수도 없는 것이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한국 게임업계의 현주소입니다. 하지만 이미 자본은 들어왔고, 세계시장을 향한 금전적 배팅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한국 게임업계에 던져진 물음은 전혀 가볍지 않아 보입니다.
SNS 화제
-
1
"카드사에 게임 차단 요청했다" 협박까지 등장
-
2
5년간 총 2,500억 원 규모, 넥슨 '민관 합동 펀드' 출범
-
3
무관용 원칙,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유출 수사 의뢰 예고
-
4
스팀 실사 드라마 게임 '성세천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
5
밸브 ‘스팀 머신’ 가격 공개, 최저가 161만 원
-
6
크래프톤 오진호 CGPO 퇴진, 배그 장태석 총괄 선임
-
7
동의게임 후속작 ‘끝나지 않는 로딩’ 스팀 페이지 공개
-
8
美 자동차 기업, GTA 6 발매 맞춰 임시 휴업 결정
-
9
이세계아이돌 소속사 패러블 “크리에이터·엔터 다 잡겠다”
-
10
방치형 게임 데스크톱 메이트 '키즈나 아이' DLC 30일 출시
많이 본 뉴스
-
1
"카드사에 게임 차단 요청했다" 협박까지 등장
-
2
원작은 행복하지 않았지? 체인소맨 게임 나온다
-
3
[오늘의 스팀] 사상 최대폭 할인, 사펑 2077 판매 최상위
-
4
몬헌 와일즈·진삼 오리진 등, 스팀 여름 축제 26일 시작
-
5
새로워진 로비, 넥슨 '카트라이더' 부활 프로젝트 방향 공유
-
6
[롤짤] MSI 한국 우승 위협하는 최대 경쟁자, 中 BLG
-
7
[포토] 팬들로 인산인해, 국내 첫 워해머 스토어에 가다
-
8
90년대 마법소녀 감성,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캐릭터 공개
-
9
美 자동차 기업, GTA 6 발매 맞춰 임시 휴업 결정
-
10
밸브 ‘스팀 머신’ 가격 공개, 최저가 161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