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개발자들의 유쾌한 동거,`카오틱 에덴`
2007.11.29 19:00 게임메카 김시소 기자
일본의 유명 개발사 코나미가 한국의 중견 업체 유니아나와 손을 잡고 온라인게임을 개발한다. ‘카오틱 에덴(http://www.chaoticeden.co.kr/)’이라고 명명된 이 게임은 MMORPG, FPS, 횡스크롤 RPG 등 기존 한국 시장에 존재하는 ‘성격 분명한’ 온라인 게임들과는 좀 다른 형태를 띄고 있다. ‘카오틱 에덴’은 코나미에서 기획 원안을 담당하고, 유니아나에서 프로그래밍, 서버 등 기술적인 측면을 지원하는 ‘공동개발’ 형태로 진행된다.
코나미와 유니아나는 지난 11월 14일 공동으로 ‘카오틱 에덴’의 제작 발표회를 가졌다. 이 자리를 통해 게임의 개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코나미는 그동안 ‘위닝일레븐’, ‘메탈기어솔리드’, ‘유희왕’ 시리즈 등으로 통해 간간히 온라인 모드를 선보여 왔지만, 본격적으로 온라인 게임을 제작하는 것은 ‘카오틱 에덴’이 처음이다. 코나미의 첫 온라인 게임으로 기록될 ‘카오틱 에덴’은 과연 어떤 게임일까? 게임메카는 ‘카오틱 에덴’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키요히코 야마네 프로듀서와 히로유키 오와쿠 디렉터 그리고 이취희 팀장 등 한일 개발자를 만나 게임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후발주자가 개성 없는 게임으로 시장에 진입하기는 힘들다
게임메카: 우선 간단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야마네: 코나미 온라인 프로덕션 그룹 소속 키요히코 야마네입니다. ‘카오틱 에덴’의 프로듀서를 맡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코나미의 사운드 크리에이터였습니다. ‘환상수호전’ 시리즈 등에 참여했고 이후 기술연구 파트에서 코나미 게임의 온라인 파트를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오와쿠: ‘카오틱 에덴’의 디렉터를 맡고 있는 히로유키 오와쿠입니다. 코나미에서는 ‘사일런트힐’ 시리즈와 ‘무장신희’의 기획과 시나리오 작업에 참가 했었습니다.
이취희 팀장: ‘카오틱 에덴’프로젝트의 한국 쪽 팀장을 맡고 있는 유니아나의 이취희 입니다. ‘열혈농구’, ‘팡팡트리블’ 등의 게임제작에 참여했습니다.
게임메카: ‘카오틱 에덴’의 기획 및 제작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습니까?
야마네: 기획이 시작된 것은 올 초부터였습니다. 처음부터 공동제작 형태는 아니었고 원안을 가지고 파트너를 물색하던 중 코나미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유니아나의 참여가 결정되었습니다. 한국 개발사와의 공동개발은 온라인 게임개발 경험이 부족한 일본 개발사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카오틱 에덴’의 실질적인 개발은 2007년 초 여름부터 시작 되었구요.
게임메카: 발표회 당시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카오틱 에덴’은 던전 플레이가 중심이 된 게임입니다. 한국 유저들이 느끼기에는 조금 낯선 형태일 수도 있는데요.
야마네: 일년 전부터 한국 시장에 대한 조사와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한국에는 너무 똑같은 게임들이 많습니다. 또 그 중에서 미리 자리를 잡은 게임들의 위치는 너무 견고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후발주자가 똑같은 게임으로 경쟁을 뚫고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MMORPG보다는 캐주얼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또 지금까지 온라인에서 볼 수 없었던 형식의 게임을 전략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메카: 본격적으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카오틱 에덴’의 가장 큰 특징은 던 ‘던전 플레이’입니다. 거의 모든 플레이가 던전을 배경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닙니다. 특히 유저가 개인 던전을 만들고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눈에 띄는군요
이취희: ‘카오틱 에덴’은 크게 두 개의 월드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두 개의 월드에는 각각 다섯 개의 마을이 존재합니다. 마을 하나 당 20가지의 오피셜 던전(공식 던전)이 존재하고, 오피셜 던전에서 얻은 아이템으로 개인 던전의 기본적인 수치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개인 던전은 기본적인 틀이 갖춰진 상태에서 몹생성, 아이템 드랍, 디자인 등 몇 가지 정해진 항목을 통해 유저 스스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유저는 오피셜 던전에서 습득한 아이템을 통해 던전의 성격을 규정짓는 항목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항목은 상당히 다양하게 준비되어있기 때문에 많은 경우의 수가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야마네: 덧붙이자면, 원래 유저가 던전 전체를 다 꾸미는 것도 고려했지만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판단 아래, 일단 초기단계에서는 기본적인 틀은 제공하고 거기서 고치는 방식으로 개인 던전이 제공될 것입니다. 게임이 어느 정도 정착된다는 전제하에 유저에게 아예 던전 구성의 전권이 주어지는 개인 던전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게임메카: 개인던전은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의 개념이 강합니다. 개인 던전이란 콘텐츠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야마네: 개발사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게임이기 때문에 유저들이 스스로 가지고 놀 수 있는 툴을 제공하면 (개발사만 콘텐츠를 제공할 때 보다)게임의 생명이 더 연장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와쿠: ‘카오틱 에덴’의 전체적인 컨셉은 플레이를 통해 얻은 아이템을 가지고 던전을 만들어 운영하고, 또 자신만의 집을 꾸며 다른 유저를 초청하는 등 사용자 제작 콘텐츠와 커뮤니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우징 시스템 또한 ‘카오틱 에덴’의 주요 콘텐츠입니다.
던전 플레이의 보상은 개인 던전, 하우징 등 무엇인가를 제작하고 만드는 방향으로 주어질 것입니다. 또 이런 시스템은 개인유저 선에서 그치지 않고 길드단위까지 확장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길드 단위의 건물을 짓는다든지 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커뮤니티 구성을 유도하는 것이죠. 또 인기위주의 랭킹시스템을 지원하는 등 커뮤니티를 위한 여러 콘텐츠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게임메카: 던전의 난이도는 어떻게 결정됩니까?
이취희: 모든 던전마다 난이도가 다르지만 특별히 접근이 불가능한 던전은 없습니다. 전직- 퀘스트를 위한 특수한 목적의 던전을 제외하면 일단 접근(입장)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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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오틱 에덴의 던전들
레벨업 지향의 노가다 게임은 지양한다. 로그RPG에 가까운 게임
게임메카: 모든 던전이 접근이 가능한 던전이라면, 캐릭터 레벨의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이취희: ‘카오스 에덴’에서 캐릭터 레벨은 사실상 의미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던전 입장때 1Lv이었으면 던전을 클리어하면 10Lv까지 캐릭터 레벨이 상승합니다. 던전에서 퇴장하면 이 레벨은 다시 초기화됩니다. 즉 던전 입장 할 때마다 새로 레벨을 키워야 하는 셈이죠.
레벨의 의미가 없는 대신 아이템 강화에 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MMORPG들이 10단계의 강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카오틱 에덴’의 아이템 강화 시스템은 이보다 훨씬 세분화되어 있고 단계도 많습니다. 즉 캐릭터 레벨 보다는 아이템의 수집과 강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게임메카: ‘카오틱 에덴’의 던전 플레이는 턴제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와쿠: 사실 ‘카오틱 에덴’의 플레이 방식이 턴제로 알려지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플레이 방식은 턴제가 맞지만, 몬스터의 피드백(공격)이 바로 날아오기 때문에 실제로는 실시간에 가까운 턴제입니다. 턴제의 전략성과 실시간 플레이의 장점을 적절히 혼합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카오틱 에덴’은 굳이 말하자면 로그RPG의 형태에 가까운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본에서는 이런 형식의 게임이 이미 하나의 장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유저들의 반응도 궁금하군요.
이취희: 로그RPG의 장르 특성에 대해 조금 덧붙이자면, 특정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끝까지 플레이를 할 수 없는 그런 형태의 게임을 지칭합니다. 예를 들어 식용 아이템을 제 때먹지 못하면 플레이 도중 굶어 죽어버리게 되죠. 던전 내에서는 상당히 가혹한 조건이 다양한 방식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한국유저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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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합작에 대한 우려.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게임메카: 보통 한일 합작 프로젝트들은 일본 쪽에서 콘텐츠 제공과 기획을 담당하고 한국에서는 프로그래밍 등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합니다. 때문에 기획 등 핵심부분에서는 한국 개발자들의 입김이 약할 수 밖에 없는데요. 한국 개발자들이 ‘일본 개발자들의 고집을 꺾기 힘들다’. ‘한국 온라인 시장의 특성을 잘 모르면서 자신의 의견을 꺾으려 하지 않는다’라며 불만을 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와쿠: 코나미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습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조사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카오틱 에덴’을 코나미의 기획의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정확한 사실이 아닙니다.
기획의 원안은 코나미 쪽에서 짠 것이 맞지만, 공동개발이 결정된 순간부터 이취희 팀장 등 한국의 개발자들이 기획 파트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통해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보강할 부분은 보강하고 있습니다.
야마네: 선행된 프로젝트를 보면 지적한 문제들이 일어납니다. 이런 갈등은 지역이 다르고 문화적인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것이 실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문제가 되는 것은 양국 개발진이 대화를 충분히 안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카오틱 에덴’의 한일 개발팀은 현재도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에 와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죠.
코나미로서는 한국 시장을 목표로 삼은 만큼 현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해야 합니다. 회사로서도 일본 개발팀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부딪히는 일은 피할 수 없지만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취희: 불만을 가지기보다는 공동개발을 하면서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습니다. 일본 특유의 깐깐함, 세밀함 등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데 중요한 요소들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중이죠. 서로의 장점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공동개발의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게임메카: 코나미에게 ‘카오틱 에덴’은 어떤 의미입니까?
야마네: 본격적으로 온라인게임을 제작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일본내의 다른 업체들도 주목하고 있구요. 또 한일 합작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제작 시스템 부분에서도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습니다.
게임메카: 요즘 들어 ‘일본 게임 시장에서 온라인은 안 된다’라는 이야기가 종종 들려옵니다.
야마네: 온라인 게임이 일본에서 큰 비중을 차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언제든지 찬스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재미있는 게임이 등장한다면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그 지역에 맞는 시스템과 전략이 갖춰져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말이죠. ‘카오틱 에덴’도 일본서비스가 진행이 된다면 많은 부분이 바뀔 겁니다.
게임메카: ‘카오틱 에덴’의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야마네: 그건 좀 곤란한 질문입니다 (웃음) 가까운 시일 내에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언제라고 확정해 대답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질문을 하나 던져보죠. 발표회 때 게임을 보고 솔직히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게임메카: 솔직히 말씀 드리면 발표회 때 공개된 정보로는 ‘상당히 매니악한 게임이 되겠구나’, ‘타겟 유저 층이 넓지는 않겠군’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오늘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해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네요. 재미있는 게임이 나오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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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리에 모인 카오틱 에덴 한일 개발자들
왼쪽부터 키요히코 야마네 프로듀서,이취희 팀장, 히로유키 오와쿠 디렉터
▲ 카오틱 에덴 프로모션 동영상
▲ 카오틱 에덴 플레이 동영상
▲ 카오스 에덴 프리젠테이션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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