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무궁화꽃, 청소! 무공해 게임의 ‘무한도전’
2007.12.26 13:45 게임메카 김명희 기자
최근 게임업계에는 추억의 놀이를 온라인 게임화하거나, 청소 등 생활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게임에 접목시킨 새로운 시도들이 눈에 띄고 있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장르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의 장르에서 성공한 게임이 등장하면, 비슷한 컨셉의 게임이 동 시기에 무수하게 쏟아지기 때문이다. ‘스페셜포스’, ‘서든어택’이 성공하자, 시장에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FPS게임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장르의 게임, 혹은 전통적인 놀이문화나 생활 속 아이디어를 게임으로 실현한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여기에 이 같은 새로운 게임들이 기존 게임들처럼 과다한 경쟁이나 폭력을 부각시키지 않은 이른바 ‘무공해 게임’이란 점도 긍정적인 시도로 평가 받고 있다.
7080 추억의 놀이를 온라인 게임으로
과거의 아이들은 컴퓨터나 게임기가 아닌 놀이터나 공터에서 친구들과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숨바꼭질’ 등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처럼 추억 속의 게임을 온라인화하여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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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리타이밍(위)`과 `까꿍온라인(아래)`는 기본적으로 구멍가게가 등장하는 어린시절의 동네와 같은 아기자기한 추억의 맵을 바탕으로 한 게이머간 심리전을 핵심재미로 삼고 있다. |
신생 개발사인 도리게임즈의 ‘졸리타이밍’과 지피엠스튜디오의 ‘까꿍온라인’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게임을 비슷한 시기에 개발, 화제를 모았다. 먼저, ‘졸리타이밍’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바탕으로 특유의 심리전과 조작법을 가미한 캐주얼 게임이다. 술래가 돌아보기 전까지 다른 게이머들과 다양한 방해공작을 벌이며 이동하는 게임의 백미는 미묘한 심리전에 있다.
여기에, 최근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마친 ‘까꿍온라인’은 숨바꼭질을 바탕으로 좀 더 본격적인 심리액션게임을 표방하고 있다. 최대 16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맵에서 술래와 도망자 사이에 쫓고 쫓기는 관계를 익살스러운 캐릭터로 표현했다. 특히, 술래가 가까워져 오면 심장박동 소리가 크게 들리는 사운드효과와 ‘숨기’, ‘죽은척하기’ 등 독특한 기술들이 돋보인다.
이 두 게임은 기존의 게임장르로 설명하기 힘들만큼 독특한 형식과 함께 기존의 대형 게임개발사가 아닌 소규모 게임개발사에서 이루어지는 신선한 시도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다. 또, 어른들에게는 친근한 게임방식과 복고를 연상시키는 배경과 캐릭터로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고, 동시에 아이들에게는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게임의 즐거움을 전달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까꿍온라인’을 기획한 지피엠스튜디오의 박성준 대표는 “기존의 MMORPG의 경우, 게임을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설명하려면 이해할 수 없는 시스템들이 많았다. 하지만, 숨바꼭질의 경우 누구나 어린 시절에 즐겼던 놀이이기 때문에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이 같은 놀이문화는 세계 공통이기 때문에 해외진출도 용이하다.”고 전했다.
생활 액션을 게임으로! 재기발랄한 도전
추억의 놀이를 온라인 게임화하는 것 이외에도 생활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기존 게임과 접목시켜 새롭게 탄생시킨 시도도 눈에 띄고 있다. 지스타2008을 통해 공개되었던 넥슨의 ‘우당탕탕 대청소’도 새로운 장르의 온라인 게임으로 주목 받았다. 특히, 카트라이더를 국민게임으로 만들었던 넥슨의 로두마니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신작 게임으로 공개 당시의 관심은 더욱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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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치러낸 `우당탕탕 대청소`의 스크린샷. 제한 시간 내에 오브젝트를 많이 흡입하고, 이를 통해 상대방의 플레이를 방해하면서 더 많은 승리포인트를 쌓는 방식이다. |
세계 최초의 3D 흡입액션게임을 표방하고 나온 ‘우당탕탕 대청소’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모든 오브젝트들을 청소기를 이용해 흡입하고 다시 방출하는 방식을 통해 상대방과 겨루는 캐주얼 게임이다.
‘우당탕탕 대청소’는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창조했다기 보다 기존에 등장했던 게임들을 3D 온라인에 맞게 한 차원 발전시켜 내놓은 것에 가깝다. 아이디어는 ‘텀블팝(TUMBLEPOP)’에서 등장했던 청소기로 ‘몬스터’를 흡입하는 방식과 비슷하지만, 전체적인 게임 이미지는 비디오게임 ‘괴혼’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청소’라는 친근한 컨셉에서 출발해 오브젝트를 모으고 버리는 과정과 이를 다른 게이머들과 겨루면서 방해하는 기술, 다양한 물리효과의 구현은 단순한 캐주얼 게임 이상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맵에 존재하는 오브젝트들은 마치 블록처럼 모두 조립식으로 구성되어있어 ‘쌓이고, 무너지고, 굴러다니는’ 등 다양한 움직임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캐릭터들이 자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향후에는 게이머들이 직접 자신의 맵을 놀이터처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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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락실용 2D 아케이드게임 `텀블팝` |
▲ 로맨틱 접착 액션게임 `괴혼` |
신선한 시도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업계의 이 같은 전통놀이의 온라인 게임화나 새로운 장르의 개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2005년 이전부터, 친근한 전통놀이인 ‘말뚝박기’를 소재로 만든 ‘말뚝박기 온라인’, ‘땅따먹기’를 바탕으로 만든 ‘네모캐슬’ 등이 등장했으나 모두 클로즈베타테스트 단계나 서비스 단계에서 개발을 중단해야만 했다.
이외에도 누리텔레콤에서 개발하던 스냅액션 게임 ‘캠파이터’ 역시 맵에 등장하는 오브젝트를 사진으로 찍어서 상대에게 던지며 공격한다는 신선한 게임방법을 내세웠으나 개발 도중에 중단되고 말았다.
독특한 장르의 게임은 상대적으로 적은 마케팅 비용이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장르와 상식의 경계를 파괴하고 새로운 게임을 창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개발 도중에 사라졌던 과거의 게임들은 비슷한 장르에서 ‘시행착오’를 통한 성과나 학습이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충분한 검토 없이 단순히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부분에서 한계를 느끼거나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지면서 게이머들의 외면을 받았고, 실제로 개발 중단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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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뚝박기 온라인 |
▲ 캠파이터 |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닌텐도DS용 소프트웨어에서도 대중적으로 성공한 타이틀들은 일반적으로 게이머에게 익숙한 RPG, FPS, 어드벤처 장르가 아니었다. 닌텐도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DS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이용하여 가까운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디어와 요소들을 게임화했다. 두뇌발달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과 노년층을 겨냥한 두뇌트레이닝, 요리에서 착안한 쿠킹마마, ‘다마고치’에서 진화한 애완게임, 요가 게임 등 소재는 생활친근적이다.
무조건 새로운 것만으로 게이머들은 만족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장르의 게임들을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UI 개선 등 보다 친근한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또, 게이머들의 ‘자유도’를 높이는 동시에 지속적인 온라인 플레이를 유도해야 하는 것이 이 같은 새로운 온라인 게임들이 해결해야 하는 핵심 과제.”라고 조언했다.
현재, 완성도와 게임성에서 확실한 차별화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에 먼저 나온 게임들은 선점효과를 누리고, 후발주자들은 극심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며 업체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새롭게 등장하는 게임들의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 지 게임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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