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따로 해도 묶어 놔도 재미있는 ‘생활’ MMORPG
2014.12.26 15:27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검은사막'이 17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펄어비스에서 개발하고 다음게임에서 서비스하는 MMORPG 기대작 ‘검은사막’ 지난 17일(수) 공개 서비스에 돌입했다. ‘검은사막’은 ‘C9’와 ‘R2’ 등을 제작한 김대일 대표가 설립한 펄어비스의 처녀작으로, 지난 2012년 처음 공개된 이후로 게이머들에게 꾸준히 관심을 받아왔다.
‘검은사막’의 핵심은 자체 개발 엔진으로 구현해낸 로딩 없는 심리스 월드와 생동감 넘치는 그래픽에 있다. 여기에 강렬한 타격감의 논타겟팅 전투 액션, 무역, 낚시, 채집 등을 아우르는 방대한 콘텐츠도 특징으로 내세운다.
직접 해본 ‘검은사막’은 뛰어난 그래픽과 방대한 세계로 플레이어를 압도했다. 하지만 실제로 재미를 이끌어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건 역시 ‘자유로움’이다. 굳이 몬스터와 전투를 하지 않아도, 낚시나 가공 등 생활 콘텐츠로도 경험치가 제공된다. 여기에 퀘스트와 콘텐츠의 연계, 전투에서 느껴지는 타격감 또한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다. ‘낚시꾼’도 스타가 될 수 있는 곳, ‘검은사막’의 장점은 이렇듯 개성과 재미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것이다.
▲ '검은사막'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하고 싶은 퀘스트를 내 마음대로, 원하는 방향으로 즐기자!
위에서 말했다시피, ‘검은사막’에는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 고를 수 있는 콘텐츠 종류도 많고, 폭도 상당히 넓다. 초반에 ‘워리어’, ‘자이언트’, ‘소서러’, ‘레인저’ 등 싸워야 할 것 같은 직업을 고르지만,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원한다면 전투하지 않고, 낚시, 채집, 제작만으로도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다. 기존 MMORPG에서 생활 콘텐츠는 여러 가지나, 뒤에서 전투를 보조하는 ‘서브’에 그쳤던 것과는 다르다. 실제로 어떤 유저는 초반 마을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레벨은 40이 넘는 경우도 존재했다.
▲ 마을 주민처럼 한 지역에서 머물거나...
▲ 아니면 모험을 떠날지, 전적으로 플레이어 손에 달렸다
바로 퀘스트는 이러한 콘텐츠를 연결하는 창구로 통했다. 비공개 테스트에서 불편하고 복잡하기만 했던 퀘스트는 공개 테스트 이후에는 이정표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요리, 낚시, 무역, 전투 등 다양한 항목 중 자신이 전문화하고 싶은 계열의 퀘스트를 선택해 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다. 물론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2가지 계열의 퀘스트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콘텐츠 간 연계도 돋보이는 요소 중 하나다. 퀘스트를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콘텐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낚시를 선택했다면 계속 생선만 낚으라고 시키는 게 아니라, 요리나, 생선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는 무역 정보를 배울 수 있다. 즉, 연관된 퀘스트로 콘텐츠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다.
▲ 요리 계열을 선택해도 낚시 콘텐츠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 맛이 뭔가 이상한데?
▲ 나중에는 이렇게 먼 바다로 더 나은 가르침을 받기 위해 떠나기도 한다
보조적인 수단이 아니다, 전투 없어도 즐거운 생활 콘텐츠
‘검은사막’에서 즐길 수 있는 생활 콘텐츠는 무궁무진하고, 그 깊이 또한 얕지 않다. 낚시, 요리, 가공, 무역, 조련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유롭게 캐릭터를 키울 수 있으며, 플레이어를 끝없이 몰입하게 만든다.
기본적으로 ‘검은사막’은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한다. 따로 1:1 거래 기능이 없고, 유저들이 물품을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에는 비싼 수수료가 붙기 때문에 간단한 것은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더 이득이다. 재료 수급부터 제작까지 모두 직접 해야 되기 때문에 불편해 보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런 부분이 플레이어로 하여금 이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정확히 말하자면, 채집이나 일부 제작은 플레이어가 굳이 할 필요는 없다. 일꾼을 고용해 각 거점에 있는 생산포인트나 플레이어가 구매한 건물에서 대신 물건을 만들게 시킬 수 있다. 여기에 직접 채집, 재료 가공 과정을 거쳐, 물건을 만들어냈을 때 그 성취감도 만만치 않다. 절구에 감자를 넣어 가루를 내거나, 생선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말리는 등 제작 과정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재미가 더욱 극대화된다.
▲ 절구로 옥수수를 가루내고...
▲ 생선은 해가 떴을 때 말리자!
▲ 일을 대신해주는 '일꾼'을 고용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검은사막’에서 새로운 인물, 지역, 물품, 몬스터에 대한 ‘지식’은 상당히 중요하다. 많은 ‘지식’을 모을수록 게임 내 활동에 필요한 최대 ‘기운’량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몬스터 체력, 요리 제조법, 새로운 어종 서식지 등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특히 처음에는 이런 ‘지식’이 모두 블라인드 상태로 뜨기 때문에, 배우는 재미가 있다
틈틈이 즐길 수 있는 미니게임도 몰입도를 높여준다. ‘낚시’와 ‘무역’ 콘텐츠는 물론, 퀘스트에서 즐길 수 있는 미니게임이 다수 존재한다. ‘낚시’에서는 스페이스바로 힘 게이지를 맞추고, WASD키로 커맨드를 제한 시간에 입력해서 생선을 낚는 미니게임을, ‘무역’에서는 무역상인을 구슬리면서 저울 균형을 맞춰 가격을 흥정하는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화승총을 이용한 새 사냥, 피리로 마을 내 쥐를 몰아내는 등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상당히 많다.
▲ 이건 전체 '지식'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 다양한 방법으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 비위를 맞춰 가격을 올려받자!
▲ 이상하게 내 몸까지 같이 비틀게 되는 낚시 미니게임
전투 액션은 멋지지만, 아직 흡입력은 부족
‘검은사막’에서 보여준 전투도 수준급이다. 적을 지정해서 싸우는 방식이 아닌 논타겟팅을 채택했기 때문에, 전투에서 느껴지는 속도감이나 타격감은 콘솔 액션게임 못지 않다. 실제로 여러 마리의 몬스터를 동시에 타격하거나, 아슬아슬하게 적 공격을 피하는 등 손끝에서 느껴지는 짜릿한 액션을 경험할 수 있었다.
직업마다 차별화된 플레이스타일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워리어’는 방패로 공격을 막고 신중하게 반격하는 플레이를 보이지만, ‘자이언트’는 역으로 쌍 도끼를 마구 휘두르면서 적을 쓸어버리는 호탕한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원거리 간 특성도 뚜렷하다. ‘레인저’가 원거리에서 화살을 빠르게 쏘면서 단일 대상에게 큰 대미지를 준다면, ‘소서러’는 한방한방 강력한 원거리 공격과 적을 쓸어버리는 단체 공격을 펼친다.
▲ 한방 한방이 강력함이 좋다면 '소서러' 누님을!
▲ 호쾌한 난타는 역시 '자이언트'가 최고
다만 게임 내 PvP 밸런스는 아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우선 원거리가 PvP에서 상당히 유리한 편이다. 방패로 공격을 막는 ‘워리어’도 계속 도망치면서 화살을 쏘는 ‘레인저’ 앞에는 속수무책이고, 방어 수단이 따로 없는 ‘자이언트’는 이보다 더 힘들게 싸워야 했다. 어떻게든 붙어서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워리어’와 ‘자이언트’도 강력한 면모를 보이지만, 원거리 직업들도 근접 기술이나 회피기를 소유하고 있어, 대미지를 넣기 전에 다시 거리가 벌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여기에 아직 공성전이나, 필드보스 등, 본격적인 전투 콘텐츠가 아직 없다. 퀘스트를 통해 약화된 필드보스를 소환해서 잡을 수는 부분이 있지만, 전투에 능숙하다면 혼자서도 잡을 수 있어 협동의 재미가 떨어지는 편이다. 또한, 퀘스트를 한다고 해서 레벨 업에 필요한 경험치를 주지 않기 때문에, 다른 콘텐츠와 연계도 떨어진다.
이러한 측면을 돌아봤을 때, ‘검은사막’은 어떤 의미로 양날의 검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좋아하는 유저에게는 훌륭한 게임일지 몰라도, 전투를 선호하는 게이머에겐 몰입하기 힘든 게임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필드보스나 공성전 등 추후에 열릴 전투 콘텐츠가 생활 콘텐츠만큼의 흡입력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아 잠깐만요 저 방패 내려갔...으악!
▲ 아직 '진짜' 필드보스는 나오지 않았다
▲ 앞으로 얼마나 멋진 전투 콘텐츠가 나올 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