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법대로 합시다! `현거래 금지약관, 유효한가`
2008.07.22 17:48 이영욱 변호사
현질을 하면 게임 이용을 제한한다고?
A는 B회사가 만든 `X`라는 게임의 열혈 유저입니다. A는 몇 년간 하루에 몇 시간씩 몰두해서 게임을 했고, 그러면서 많은 게임 아이템도 모았습니다. 게임 아바타(캐릭터)의 레벨도 상당히 올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A는 평소 자기 아바타가 부족했던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 Y 아이템을 꼭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템은 좀처럼 구할 수가 없는 레어 아이템이어서 애를 태우고 있었었습니다. 그러던 중 A는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 가면 이 아이템을 살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A는 이렇게 아이템을 구하는 것이 뭔가 찜찜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이 아이템만 가지면 자신의 아바타를 막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생각에 결국 Y 아이템을 돈을 주고 사버렸습니다.
그런데 A가 며칠 뒤 게임에 접속을 하니, “현금 거래로 아이템을 구입했다”는 이유로 게임 계정이 영구 정지되어 게임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간 게임을 하면서 들인 시간이나 노력을 생각하면 A는 이러한 조치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B회사에 항의를 해보았지만, B회사는 “우리 회사 약관에는 아이템 현금거래를 하는 경우 계정압류에까지 처해질 수 있다”라며 압류를 풀어줄 수 없다고 합니다.
최근의 아이템 또는 계정이 수십, 수백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가 되었고, 실제로 아이템 거래 또한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게임 회사가 약관으로서 이러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 문제는 현재 첨예한 쟁점이 되어 논의가 분분하고, 명백한 답이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자면 상당히 긴 글이 될 것이므로, 이번 회에서는 쟁점만을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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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아이템의 법적 성격은?
먼저 게임아이템에 대한 권리는 두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게임 아이템 그 자체를 소유권의 대상이 되는 재물로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게임 유저들도 보통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게임 아이템을 마치 내가 열심히 게임을 한(노동한?) 대가로 받는 보너스 같은 `독립적인 물건`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를 독립적인 재산적 권리로 보거나, 가상의 재산권으로 보는 견해 또한 여기에 속합니다. 이러한 견해에서 본다면, `아이템`이라는 개인의 소유물을 제3자가 약관의 형식으로 제한하는 것은 부당한 것입니다.
둘째, 게임 아이템을 게임 유저의 게임회사에 대한 `게임을 즐기기 위한 이용권`이라는 채권적 권리로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즉, 게임 아이템은 독립된 물건이 아니고, 다만 게임회사에 대해 “이 아이템에 대해서 이러한 권리를 주시오”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보는 것입니다(예를 들어 “망토” 아이템은 “게임에서 내 아바타를 보이지 않게 할 권리”).
그런데 우리 법률상 채권을 양도함에 있어서 당사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양도하지 못합니다(민법 제449조 제2항 본문). 다만 반대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도 이를 모르고 채권을 양수받은 제3자에게는 효력이 없습니다. 그러나 보통 게임 유저는 약관 등을 통해 양도금지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므로 이 경우에도 역시 게임 아이템 양도는 금지된다고 할 것입니다(위 조항 단서).
대체로, 우리나라 법원의 견해는 후자의 입장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아이템`이 아직 우리 민법상 물권이 성립될 수 있는 물건이라고 보기 힘든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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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약관, 대부분 게임회사는 임의로 유저들의 계정을 압류할 수 있다고 명기되어 있다 |
아이템 거래를 제한하는 약관은 유효한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아이템을 독립적 재물로 본다면, 이러한 아이템에 대해서는 독립적 소유권이 성립합니다. 우리 법상 `소유권`은 제3자의 제한 없이 소유자의 자유로운 사용, 수익이 가능한 막강한 권리이므로, 이러한 소유권을 누군가가 약관으로 제한한다면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어 약관의 유효성이 부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아이템을 물권으로 본다면 게임업체의 현거래 금지사항도 통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아이템을 게임 회사에 대한 채권적 권리로 본다면,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채권의 양도는 제한이 가능하고, 게임 약관에서는 그 양도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게임회사의 아이템 거래 제한 약관은 유효하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회사가 아이템을 유저에게 양도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유저가 함부로 아이템을 사고팔수 없다는 개념이죠.
우리나라 법원은 아이템을 채권적 입장으로 보고 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게임에 가입할 때 약관에 동의를 하도록 한다면 약관의 명시설명의무가 이행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처벌의 정도에 따른 약관의 유효성 문제
그런데 법원의 입장과 같이 아이템 거래를 제한하는 게임회사의 약관이 유효해도, 과연 경미한 약관 위반의 경우에도 계정의 영구압류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약관도 유효한지가 문제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이템 현금 거래 등 위반자에 대해 게임회사가 제재를 하는 약관은 대체로 유효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에 내린 결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목할 만 견해도 보입니다.
즉,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이템 현금거래 행위가 제재대상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계정의 영구이용제한 조치는 실질적으로 계약의 해지에 해당되는 효과(게임을 할 수 없게 됨)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할 때, 1차 적발시에는 경고의 의미로 일정기간만 계정의 이용을 제한하거나 해당 캐릭터(또는 아이템)를 영구 제한하는 정도가 적정한 수준의 제재조치로 판단됨. 따라서, 아이템 현금거래 행위에 대해 1차 적발시라도 곧바로 계정을 영구 이용제한하는 것은 과다한 제재로 판단되는 바, 이는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약관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 해당됨”이라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법원은 대체로 위와 같은 약관에 따른 게임회사의 제재를 유효하다고 보지만, 최근에는 계정압류가 과도한 제재라는 이용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계정 압류를 해제하도록 하는 `조정`이 이루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법원과 공정거래위원회 입장에서 볼 때, 약관 위반을 이유로 유저에게 제재를 가하는 게임회사 계정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하겠지만, 그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효력이 상실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앞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현재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의가 진행 중이고,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향후 논의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 참고문헌:
“Game Item 관련 문제에 대한 사법적 대응”(이춘수 변호사,
Entertainment Law, 박영사)
“한국 게임산업의 법률문제와
그 대응”(정준모 변호사,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제12회 월례사례연구회 발표문)
이영욱 변호사(lyw@sw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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