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새해 초부터 시험대에 올려진 게임위. 잘해낼까?
2009.01.02 18:02게임메카 김시소 기자
메카만평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가 2009년 2월부터 심의료를 대폭 인상합니다. 현재 게임물등급위원회가 기준으로 삼는 심의 수수료는 지난 1999년 영상물등급위원회 시절 책정된 것입니다. 게임위 쪽의 설명처럼 지난 10년간 물가 상승분을 감안해서라도 이번 심의료 인상은 불가피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심의료 인상의 배경을 좀더 살펴보면 단순히 옛 기준 때문이라고 말할 수 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게임위는 설립 당시 2008년 상반기까지 국고지원을 받기로 되어있었습니다. 이후에는 독립적인 민간 자율기구로 운영될 계획이었죠. 게임위는 애초에 독립재정이 가능한 민간기구를 목표로 출발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2006년 ‘바다이야기 파문’ 등으로 아케이드게임에 대한 심의 자체가 줄어드는 등 독립을 위해 필요한 ‘자금’과 ‘시장’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상황을 맞이합니다. 때문에 2007년 법개정으로 통해 2009년 연말까지 국고지원이 가능하도록 법안이 바뀌었습니다.
국고의 지원을 받는 한 게임위는 국가기관에 의한 강제검열 형태로 게임관련 심의를 진행하는 모양새를 피할 수 없습니다. 이는 제3 기구를 통해서 민간자율적 형태로 심의를 진행되는 북미, 유럽, 일본 등과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상 국가에 의해 콘텐츠의 강제 검열이 이루어지는 것이니까요. 애초에 민간자율 독립기구라는 목표를 가지지 않았다면 모를까, 계속해서 국고의 지원을 받는 상황은 게임위의 설립취지와 방향을 달리합니다.
2009년 상반기까지 국고지원을 연장하는 안을 담은 개정안이 통과되었을 때 당시주무부처인 문화부관광부의 입장은 ‘게임위를 독립적인 민간 자율기구로 운영할지, 아니면 국가기관 산하에 둘지 결정하지 못했다’였습니다. 재정독립이 가능한 민간자율 심의기구로 두기에는 현실적인 상황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심의료 인상은 2009년 상반기 이후 국고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게임위가 국가기관으로부터 독립을 꾀하는 첫 단계라는 의미로 파악해야 합니다. 2009년 2월 이후 심의수수료 수익에 따라 독립적인 기구로 가느냐 아니면 국가산하기관으로 남느냐, 게임위의 진로가 결정됩니다. 쉽게 말해 독립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 받는 것입니다.
한편 심의료 인상에 앞서 게임위의 김기만 위원장은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사퇴의 공식적인 이유는 일신상의 이유였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12월 감사원 ‘게임물 온라인심의시스템 구축’ 계약과 관련 김위원장의 비위 의혹을 적발했다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인사 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위원장의 석연치 않은 사퇴와 심의 수수료 인상. 게임위는 이제 본격적으로 심의 기구로서 독립능력을 검증하는 시험대에 오른 셈입니다.
ID baldur는 “지금까지 정부에서 들어오는 큰 돈이 순식간에 없어지니(준비할 기간도 없었고) 막상 현실로 닥치니 이렇게 밖에 못하는 것이지요. 조금씩 줄이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없어지면 게임위 다니는 사람들 월급은 무엇으로 줘야 할까요. 더 먹고 싶다가 아니라 굶기 싫다라는 걸로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냉정하게 생각해도 현실적으로 다른 곳에서 만들 돈이 없어요. 게임회사밖에. 게임위로 바뀌고 난 후부터 계속 지켜본 바로는 예전 영등위 시절보단 확실히 잘하고 있는 게임위입니다.”라고 ‘시험’을 앞둔 게임위를 격려했습니다.
새해 초부터 생존을 위한 시험대에 올려진 게임위. 게임위가 이 난관을 잘 극복해 애초의 설립 취지에 맞게 외부의 간섭 없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올바른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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