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선수협 갈등, 야구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2012.03.21 10:26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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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선수협-NHN 프로야구선수 퍼블리시티권 사용계약 체결식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이 지난 3월 14일 NHN과 체결한 바 있는 퍼블리시티 사용권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국내 야구게임업계 전체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혹자는 2009년 게임계를 뒤흔들었던 프로야구 초상권 분쟁의 재림을 조심스럽게 예측하며 상황을 유의 깊게 지켜보는 중이다.
선수협은 NHN이 불법적인 상황에서 5년 간의 퍼블리시티 사용권 계약을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도 높은 자체조사를 통해, ‘슬러거’의 개발사 와이즈캣의 남 모 대표가 전임 사무총장에게 26억 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으며, 이 사실을 알면서도 이 회사를 인수하여 이뤄진 계약은 명백하게 잘못된 일이라는 것이 선수협의 공식 입장이다.
선수협은 “뇌물을 제공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서너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NHN의 자회사로 인수된 와이즈켓의 주주는 퍼블리시티권 확보로 인해 800억원을 벌었다”, “즉, 26억원을 써서 800억 원을 벌 것이며 그 수익률을 자그마치 3000%에 달한다”라며 일부 게임업체가 프로야구 선수들의 퍼블리시티권을 사용하여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으며, 수십억원의 뇌물과 후원금을 써왔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선수협은 횡령죄 및 배임수재 등으로 기소되어 1차 공판 중인 전임 회장을 비롯한 이전 집행부를 완전히 퇴출하고, 박재홍 회장을 위시한 신임 집행부 체제로 개편된 상황이다. 선수협은 “신임 집행부의 올바른 원칙과 투명한 집행으로 인해 그 이익이 축소될 것 같은 조짐을 보이자 업체가 선수협을 선제공격했다”라고 판단했다. 선수협은 관련 게임업체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프로야구 선수를 타락시킨 승부조작 브로커와 다르지 않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이야기한 NHN과의 계약 파기가 포함된 선수협의 요구사항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우선 선수협은 로열티를 종전 매출의 5%에서 10%로 올릴 것을 원하고 있다. 선수협은 “2011년 퍼블리시티권 사용료로 은퇴선수를 포함하여 35억 5천만원을 받았는데, 기소를 통해 밝혀진 뇌물금액 규모는 그의 74%에 달하는 26억 원에 이른다”라며 “뇌물, 후원금만이라도 퍼블리시티권 가치에 포함되었다면 최소한 현재 계약상 사용료의 2배를 얻어, 이 금액이 선수들에게 돌아갔을 것이다”라고 전하고 있다.
퍼블리시티 사용권 계약 당시 NHN 측에 위임했던 라이선스 재판매 권한을 회수하고, 이를 본 단체가 행사하겠다는 것 역시 선수협의 요구 중 하나다. 선수협은 “사회적 책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선수협과 건전한 상생을 원하는 업체와 함께하기를 원한다”라며 “선수협은 일구회와 제휴를 맺어 게임업체에게도 현역선수와 은퇴선수의 퍼블리시티권을 계약 한 번으로 사용할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NHN, 공정한 운영 약속한다면 재판매 권한 반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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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이 서비스 중인 `야구 9단` 홍보 이미지
불공정한 상황에서 체결된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밝힌 선수협에 대해 NHN 역시 단호한 태도로 나서고 있다. NHN은 “뇌물 수수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 사건은 NHN이 와이즈캣을 인수하기 전에 발생했다”라며 “NHN은 와이즈캣과 별도로 공정하고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불법 행위로 인한 계약 파기 사항에 속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NHN은 와이즈캣의 부정을 미리 알았다면 이 회사를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라 언급했다.
앞서 선수협은 사용료를 매출 5%에서 10%로 인상하여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에 맞는 대우를 받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NHN은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의 퍼블리시티권 사용료는 해외 선수 및 구단과 비교했을 때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미국과 일본의 경우 선수와 구단을 합쳐 5%에서 6%의 로열티가 책정되었다”라고 전했다.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 현역과 은퇴선수의 퍼블리시티권은 선수협이 구단명과 엠블럼에 대한 권한은 KBO가 각각 나누어 보유하고 있으며, 양쪽을 모두 사용하기 위해서는 각 주체와 별도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각 단체에 지불되는 로열티는 모두 매출의 5%로 책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즉, 선수협의 요구대로 로열티가 상승한다면, 업계가 지불해야 할 퍼블리시티권 사용료는 최대 15%까지 증가할 수 있다.
퍼블리시티 사용권 재판매 권한 반환에 대해서는 NHN은 투명하고 차별 없는 계약을 보장한다면 얼마든지 반환할 용의가 있음을 전했다. 다만 불공정한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 와이즈캣과는 절대로 계약하지 않겠다고 밝힌 선수협의 태도에는 동감하지 않았다. NHN은 “특정 업체만 차별하거나 안정적인 퍼블리시티권 제공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국내 야구게임업계 전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즉, 모든 게임업체와 동등한 조건 하에 계약을 맺겠다는 약속이 없으면 나중에 업계 사이에서 형평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 NHN의 입장이다. NHN은 과거 재무고문 개인에게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전권을 일임한 방식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자 믿을 수 있는 대형 업체에게 재판매 권리를 주어 업무를 일부 이양하자라고 결정하고, 이를 자사에 먼저 제의한 쪽이 선수협이었음을 알렸다.
NHN-선수협 갈등, 국내 야구게임 위축 야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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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이 서비스 중인 `마구마구`
국내 게임업계는 선수들의 퍼블리시티권 사용권 계약을 둘러싼 선수협과 NHN의 갈등이 단순히 당사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NHN은 그 동안 선수협으로부터 위임 받은 퍼블리시티 사용권 재판매 권한을 활용하여 ‘프로야구 매니저’의 엔트리브, ‘마구마구’의 CJ E&M, ‘슬러거’의 네오위즈 게임즈에게 라이선스 판매를 대행해왔다. 즉, NHN과 선수협 간의 갈등이 고조될 경우, 국내 야구게임업계 자체가 크게 흔들릴 위험이 있는 것이다.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동시에 기지개를 켜던 국내 야구게임에 예기치 않은 먹구름이 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야구 9단’을 서비스 중인 NHN은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 등 별도의 법적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일단 게임은 정상적으로 서비스 중이다”라고 밝혔다. ‘슬러거’의 네오위즈 게임즈는 “선수협과 직접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는 상황이지만, 내 일이 아니라며 마음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애매한 입장에 놓였다”라고 전했다.
선수협과 KBO로부터 NHN과 CJ E&M이 각각 재판매 권한을 받아 이후 게임업체에게 관련 사용권을 되팔아온 구조에도 격변이 예상된다. 그 동안 NHN과 CJ E&M은 업계 상생을 도모하는 취지 하에 자사가 보유한 라이선스를 독점하지 않고 오픈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선수협보다 같은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업체와 계약하는 것이 쌍방 간의 대화가 더 잘 통하지 않겠느냐”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선수협이 재판매 권한을 회수할 경우, 업체마다 각기 다른 조건을 걸어 분쟁이 야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수협의 요구대로 로열티가 매출의 5%에서 10%로 상향될 경우, 그 부담이 고스란히 야구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 돌아가리라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한 관계자는 “로열티 인상으로 인해 비용부담이 증가한다면, 각 업체는 어쩔 수 없이 캐쉬 아이템의 가격을 올려 공백을 메울 수밖에 없다”라며 “그렇다면 가격 인상으로 인한 피해는 유저들에게 돌아간다. 그 중 일부는 높아진 가격에 큰 불만을 표하며 게임을 떠나버리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게임업계에 있어서 장기간 유저 확보는 게임의 수명을 결정짓는데 주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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