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 풍자성, 참여정부 `전성기`, MB정부 `후퇴`
2009.06.15 18:21게임메카 이덕규 기자
오늘날 게임은 단순한 오락물의 차원을 넘었다. 게임산업이 발전할수록 다양한 게임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사회풍자 기능을 갖추게 됐다. 게임 속 풍자요소도 시대에 따라 다양한 각도로 변하고 있다.
▲ 한국게임 풍자성, 참여정부 `전성기`, MB정부 `후퇴`
한국 게임의 풍자 정신은 인터넷을 통한 토론과 비판이 자유로웠던 참여정부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온라인게임 ‘세피로스’는 군사정권의 비리를 풍자한 ‘12.12사태 재현’ 이벤트를 선보였다. 게임 속에서 군복을 착용한 몬스터를 사냥하면 29만 레나(게임상 화폐)를 받을 수 있다.
29만 레나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거액의 추징금을 내지 않고 현재 보유한 재산을 29만원이라고 주장한 데서 착안한 것이다. 또, 게이머들이 몬스터를 때릴 때마다 “왜 자꾸 나만 갖고 그래”라는 답변이 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개발사 측은 “역사적으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12.12사태를 풍자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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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정치게임의 대명사 군주온라인.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탄핵 사건이 벌어지면서 유저들은 게임속 경복궁에 모여 다양한 정치토론을 벌였다 |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이 터지면서 게임의 정치풍자도 전성기를 맞았다. 무협게임 ‘천상비’는 게임 속 낙양성주 탄핵과 관련해 탐관오리를 사냥해 얻은 아이템으로 탄핵에 관해 찬반투표 하는 이벤트를 펼쳤다. 투표결과 탄핵반대가 70% 이상 나와 낙양성주는 쫓겨나지 않았다.
게이머들은 투표에 그치지 않고 게시판을 통해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을 당리당락 때문에 탄핵하는 현 국회의원들을 더 이상 신뢰할 수가 없다”며 “먼저 국회부터 탄핵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온라인게임 ‘군주’에서는 수백 명의 게이머들이 게임 속 경복궁 앞에서 탄핵에 대한 집회를 갖고 토론을 펼쳤다. 또, 탄핵에 관련된 정치인들을 패러디한 ‘탄핵마블’이란 보드게임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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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광우병과 촛불집회를 풍자한 게임도 줄을 이었다. MMORPG ‘브라이트쉐도우’는 촛불마을에 침범한 ‘광우’ 몬스터들을 퇴치하는 스토리를 추가했다. 개발사 측은 “광우병 논란으로 사람들의 걱정거리가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가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스트레스를 풀 기회를 선사하기 위해 광우병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게임에서 풍자와 패러디는 유저들을 호응을 높이는 흥행요소인데, 요즘은 정부의 인터넷 검열과 규제 움직임이 심해지면서 업체는 물론 유저들도 몸을 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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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트쉐도우에서 촛불마을을 침범한 광우 몬스터 |
▲ 해외, 잘나가는 명작은 대부분 풍자요소 강해
한국과는 달리 해외에선 게임을 통한 사회풍자가 활발하다. 게임선진국 미국과 일본은 오래전부터 게임을 사회풍자의 도구로 사용했다. 이라크 기자가 부시대통령에게 신발을 투척하는 사건이 터지자 이를 풍자한 UCC게임들이 봇물을 이룰만큼 게임을 통한 정치풍자가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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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오락실에서 인기를 끌었던 일본게임 ‘아이엠 소리’는 금권정치로 불명예 퇴진한 일본 전 수상 `타나카쿠에이`를 주인공으로 한 정치풍자게임이다. 뒤뚱뒤뚱 걸으며 금괴를 모으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부패한 정치인들을 마음껏 비웃고 있다. 따지고 보면 세계적인 명작게임은 대부분 풍자요소가 강한 게임들이다. 정치는 물론 특정 권력집단에 대한 풍자도 있다. 잠입액션게임 ‘메탈기어솔리드’는 세계의 정보를 독점한 미국 CIA의 권력집중을 고발했고, 법정게임 ‘역전재판’은 인맥과 권력만 집착하는 검찰의 모습을 유쾌하게 꼬집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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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의 오락실게임 `아이엠소리(한국명 `이주일`)`는 사실 수준 높은 정치 풍자게임이다 |
`바이오하자드`는 국가권력을 능가한 기업권력이 세상에 어떤 재앙을 가져오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GTA4`는 미국경찰의 과잉진압과 총기소지 논란 등 미국사회의 치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게임 예고 동영상에 묘사된 미국 경찰은 툭하면 시민들에게 총을 겨누고, 총기상인들은 ‘모두가 총기를 소지하면 서로 쏘는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상한 논리로 총기구매를 독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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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명작게임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한 작품들이 많다. 미국사회의 치부를 드러낸 GTA4와 냉전시대 정보 권력집단의 암투를 그린 `메탈기어 솔리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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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미디어에 대한 풍자도 빼놓을 수 없다. 명작 FPS ‘하프라이프2’는 지구를 정복한 외계인이 방송을 이용해 지구인들을 세뇌시키는 과정을 묘사하며, 권력의 하수인이 된 미디어 폐해를 풍자했다. 프리러닝게임 `미러스 엣지`는 정보가 통제된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사회 소외계층들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러너의 활약상을 다뤘다. 목숨을 걸고 정보를 전달하는 러너의 모습에서 권력에 영합한 언론과 기자들을 고뇌를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명작게임들은 게임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날카로운 풍자를 통해 사회적 이슈를 끌어내면서, 게이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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