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2, 디자인-콘텐츠-방향 3박자가 딱딱 맞는다
2015.01.26 19:48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메이플스토리 2'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넥슨)
2015년 기대작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메이플스토리 2’의 1차 비공개 테스트가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됐다. ‘메이플스토리 2’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화다. 전투와 성장에 집중된 ‘메이플스토리’와 달리 옷과 집을 마음대로 꾸미는 UCC 콘텐츠, 주기적으로 열리는 전장과 퀸즈타운 이벤트, 맵 곳곳에 숨은 보물상자를 찾아다니는 탐험 요소 등을 품었다.
이렇게 즐길 거리가 많을 경우, 게임이 중심을 잃고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초심자 입장에서 무엇부터 해야 할 지 감이 안 잡히기 때문이다. ‘메이플스토리 2’는 이러한 점을 ‘커뮤니티’로 해결했다. 단순히 콘텐츠만 많이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니라 유저들이 중요 거점에 모이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 것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놀이기구라도 혼자 타면 쓸쓸하기 마련이다. ‘메이플스토리 2’의 애써 준비한 놀이기구가 관심을 못 받아 사장되지 않도록 세심한 커뮤니티 구조를 완성했다.
싸울 일이 없어요, 돈독할 수밖에 없는 커뮤니티
▲ 너무 복작복작한가? 테스트 종료 직전 리스 항구에 모인 유저들
‘메이플스토리 2’ 1차 테스트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커뮤니티다. ‘메이플스토리 2’는 초반부터 유저들이 사이 좋게 지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우선 ‘자리싸움’이 일어날 우려가 적다. 필드에 있는 몬스터를 같이 공격해도 경험치도, 아이템도, 게임머니도 공격한 만큼 각 유저에게 배분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내가 공격하던 몬스터를 다른 유저가 와서 쳐도 나에게 할당된 보상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분쟁이 일어날 여지가 없다.
필드보스는 ‘파티’라는 울타리에 묶이지 않아도 다른 유저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동 레벨 기준 필드보스는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체력과 공격력을 내세우고 있다. 10레벨 후반에 들어서면 10명 이하의 소수 유저로도 상대하기 버겁다. 따라서 이를 잡기 위해서는 많은 유저들이 동반된 협동 플레이가 필요하다.
‘메이플스토리 2’는 기다릴 필요도, 파티를 맺을 것도 없이 옆에 있는 유저들과 필드보스를 공격하기만 하면 소정의 보상을 손에 쥘 수 있다. 이러한 점은 ‘파티를 맺지 않은 유저와의 협동’이라는 새로운 재미를 가져다 준다. 초반에 필드보스를 같이 잡으며 쌓인 우호적인 분위기는 20레벨 이상부터 시작되는 ‘파티 퀘스트’나 레이드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유저들과 파티를 맺어 상부상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 필드보스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콘텐츠였다
▲ 너무 많은가, 보스가 아닌 랙과의 전쟁을 벌인 커닝시티 대공습
‘메이플스토리 2’의 전투 방식과 연결해 생각하면 커뮤니티와 타격감을 동시에 잡는 방법을 고안해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메이플스토리 2’의 모든 캐릭터는 광역공격에 논타겟팅을 기본으로, 여러 마리를 몰아서 잡는 손맛을 앞세우고 있다. 여기에 작은 맵이 하나하나 모여 거대한 월드를 이루는 구조라 필드 자체가 넓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몬스터가 캐릭터에 귀속됐다면 유저들의 자리싸움이 끊임없이 발생했으리라 짐작된다. ‘메이플스토리 2’는 몬스터 귀속을 풀어 ‘일망타진’이라는 전투 콘셉을 살리는 동시에 많은 유저가 공존할 방법을 찾아냈다.
▲ 몰이사냥에 특화된 '위자드'
▲ 독수리도 2인 이상 매달려 갈 수 있다
여기에 필드보스의 경우 마지막 한타를 넣은 사람에게 더 좋은 보상을 지급해 루즈해지기 쉬운 진행에 불을 당긴다. 미니맵을 통해 필드보스가 있는 채널을 안내하는 시스템은 레이드를 주 목적으로 삼은 유저들에게 확실한 목표를 제시해준다. 실제로 테스트 중 채널을 확인하고 필드보스만 따라다니며 사냥에 집중한 유저들이 다수 있었다.
▲ 필드보스를 찾아 채널을 옮겨가는 경우가 많았다
▲ 유저가 많은 채널과 지역을 보여주는 '핫플레이스'
하는 재미에 공유하는 즐거움까지~ UCC와 이벤트 게임
앞서 소개한 ‘돈독한 커뮤니티’는 ‘많은 유저의 참여’를 전제로 한 UCC 콘텐츠와 이벤트 게임을 살리는 불씨로 작용한다. 두 콘텐츠의 공통점은 접근성이다. 우선 이벤트 게임은 시작과 함께 미니맵에 이벤트 장소인 ‘퀸즈타운’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포털이 열리기 때문에 거리가 먼 곳에 있어도 서두를 이유가 없다.
‘퀸즈타운’을 무대로 열리는 이벤트 게임은 모든 게임이 5분 이내로 짧게 끝난다. 2~3번 반복 플레이로 룰을 깨달을 수 있는 간단한 게임성에 ‘제한 시간 내에 목적지에 도착하기’와 같은 명료한 목표를 넣어 경쟁심을 자극한다. 이러한 점은 사냥과 퀘스트로 점철되기 쉬운 진행에 색다른 재미를 불어넣는다. 전투와의 연계도 부드럽다. 보상으로 사냥에 이점을 제공하는 버프와 희귀 아이템을 주기 때문에 플레이 동기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부분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유저들이 모이기 때문에 복작복작한 맛을 느끼기 쉽다는 것이다.
▲ 아슬아슬한 묘미가 살아 있었던 '트랩 마스터'
UCC 콘텐츠는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전용 상점’으로 날개를 달았다. ‘메이플스토리 2’ 디자인은 간단하다. 상의, 하의, 모자 등 종류별로 판매되는 도안을 사서 그림판으로 원하는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넣으면 완성이다. 건축 역시 마찬가지다. 블록을 쌓아서 건물을 만들고, 그 안에 가구를 배치하면 된다. 블록 모양으로 디자인된 필드는 건축에 이점을 제공한다. 필드 디자인에 맞춰 블록 및 가구도 ‘네모’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육안으로도 공간배분을 쉽게 할 수 있다.
▲ 이렇게 의상을 만들거나
▲ 나만의 개성 있는 집을 지을 수 있다
▲ '메이플스토리 2'도 땅값이 엄청 나다
▲ 땅을 살 자금이 부족한 초보 유저를 위한 공동주택이 있다
▲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건축
▲ 저렴한 가격으로 나만의 아늑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 실제 효과는 없지만 목욕하는 기분을 낼 수 있었던 샤워부스
여기에 마켓은 공유하는 즐거움을 더했다. 아무리 방식이 간단해도 직접 옷을 만들고, 가구를 디자인하는 것이 버겁거나 흥미를 느끼기 어려운 유저가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유저들에게 UCC 전용 마켓은 저렴한 가격에, 내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살 수 있는 창구로 통한다. 이번 테스트에서 ‘상의’와 ‘하의’와 같은 의상 아이템 단품은 1000메소(게임머니)에서 3000메소 사이, 한 벌도 15,000메소 정도로 가격이 책정되어 누구나 부담 없이 살 수 있다. 내가 디자인한 콘텐츠로 수익을 내고 싶은 유저와 제작보다는 예쁜 옷을 입히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은 유저 간의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 제작에 자신이 없다면 상점을 이용하면 된다
▲ 밋밋했던 캐릭터가
▲ 20,000메소가 채 안 되는 돈으로 한 벌 쫙 빼입었다
▲ 센스가 돋보이는 건축, 블록에도 원하는 이미지를 넣을 수 있다
▲ 지정한 이미지가 노출되는 전광판...GM 분들 예쁜 사랑 하세요
20레벨에 가기에는 너무 낯선 공간, 뼈대만 보여준 쉐도우 월드
‘메이플스토리 2’에는 밝은 이미지를 강조한 ‘메이플 월드’의 또 다른 이면이 숨어 있다. 전용 포털로 입장할 수 있는 PvP 전용 지역 ‘쉐도우 월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쉐도우 월드’의 뼈대를 볼 수 있었다. ‘쉐도우 월드’는 ‘메이플 월드’와 평행을 이룬다. 예를 들어 ‘메이플 월드’의 ‘나무꾼의 언덕’이 ‘쉐도우 월드’에서는 ‘무법자의 언덕’으로 분하는 식이다.
여기에 어두워진 그래픽에 맞춰 더 강력한 몬스터들이 등장하고, ‘메이플 월드’에는 없는 보상을 지급한다. 문제는 현재로서는 ‘쉐도우 월드’에 가야 할 이유가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퀘스트 진행 상으로 따져볼 때 ‘쉐도우 월드’에 처음 들어가는 시기는 20레벨 즈음이다. ‘쉐도우 월드’의 초반 지역이라 할 수 있는 ‘무법자의 언덕’의 몬스터 레벨은 21레벨부터 시작하며, 일반 필드 몬스터보다 강력하다. 즉, 처음 들어가는 유저 입장에서는 3마리 이상을 몰아서 잡는 것이 불가능하다.
▲ 수상한 입구 앞에 있는 비석을 읽으면
▲ '메이플스토리 2'의 또 다른 공간, 쉐도우 월드로 이동한다
▲ 아직 개발 초기라 넓지는 않다
▲ 체력이 11,000 이상인 몬스터, 흠집 내기도 어렵다
물론 몬스터 난이도에 맞춰 캐릭터의 체력이 6000 이상으로 상승하지만, 스킬을 쓸 때 사용하는 마나와 공격력은 그대로라 사냥 속도를 올리기 쉽지 않다. 여기에 ‘DNA’나 ‘버섯 캐기’ 등 퀘스트 진행에 필요한 물품의 드랍률이 낮다. 즉, 사냥 속도와 퀘스트 진행이 느려 비효율적인 플레이가 되기 쉽다. 이해득실을 생각하면 ‘쉐도우 월드’ 공략보다는 일반 필드에서 채널 별로 나타나는 필드보스를 따라다니며 사냥하는 것이 더 빠르게 캐릭터를 키울 수 있다.
이처럼 이용하는 유저가 적고, 보물상자와 같은 특정 요소를 노리는 플레이가 주를 이루기에 본래 콘셉인 ‘자유 PvP’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환경이다. 같은 채널에 있는 유저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색다른 메이플 세계’라는 테마 외에 ‘쉐도우 월드’에 가야 할 실질적인 매리트를 붙이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퀘스트 동선 및 보상도 개선사항으로 떠올랐다. 메인 퀘스트의 경우 동일한 시간에 사냥에 집중한 유저에 비해 경험치와 게임머니, 장비 등 모든 면에서 대등한 보상을 얻기 어렵다. 특히 장비는 필드보스를 통해 더 짧은 시간에 양질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에 퀘스트에 대한 중요도가 떨어진다. 또한 동 레벨 퀘스트가 여러 맵에 분산되어 있어 택시나 다른 탈 것을 이용해도 이동에 다소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물론 ‘메이플스토리 2’는 퀘스트 위주 MMORPG는 아니다. 그러나 사냥과 같이 다른 영역에 집중한 유저만큼의 보상이 있어야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서 즐기는’ 본래 콘셉이 더 힘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보상이 적은 편인 퀘스트
▲ 장비 강화도 이번 테스트를 통해 체험할 수 있었다
▲ 득템의 재미가 살아 있는 보너스 게임과
▲ 찾는 즐거움이 있는 보물상자
▲ 리스 항구 앞바다에 움직이는 배 등 소소한 즐거움도 있었다
▲ 아쉽지만 여기까지, 다음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