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이란 말이 어울리는 게임, 드래곤네스트
2010.02.04 11:43게임메카 박준영 기자
지난 ‘지스타 2008’에서는 3가지 게임이 유독 돋보이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바로 NHN의 ‘C9’과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 ‘드래곤네스트’다. MMORPG에서 볼 수 없는, 콘솔 게임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액션으로 무장한 이들은 새로운 돌풍의 핵이 될 것으로 많은 사람이 기대했다. 그러나 경쟁작인 ‘C9’와 ‘마비노기 영웅전’은 지난 해 자신의 모습을 공개했지만 ‘드래곤네스트’는 별다른 소식이 없어서 게이머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긴 기다림 끝에 ‘드래곤네스트’의 ‘파이널 클로즈베타테스트(이하 CBT)’가 오는 2월 5일부터 7일까지 실시된다. 온라인게임의 황금 시기라는 겨울방학이 지나서야 등장하는 ‘드래곤네스트’. 2차 CBT 이후 달라진 ‘드래곤네스트’의 모습을 테스트 전에 확인하기 위해 게임메카는 ‘드래곤네스트’의 개발사 아이덴티티를 찾았다.
콘텐츠 준비하다보니 겨울방학이 지나버렸다
‘드래곤네스트’ 인터뷰를 위해 만난 아이덴티티의 박정식 개발총괄이사와 이현승 시스템기획리드(이하 PM)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가득했다. 마지막 CBT를 앞두고 게임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어제도 밤을 샜다는 두 사람은 그래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난 2차 CBT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콘텐츠를 파이널 CBT에서 즐기실 수 있으실 겁니다.”
박정식 이사는 자신있게 말하며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스타 2008’에서 경쟁작으로 꼽히던 ‘C9’와 ‘마비노기 영웅전’은 이미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다. 도대체 왜 이렇게 오랜 기간이 걸린 것일까? 이에 대해 박정식 이사와 이현승 PM은 게임의 양과 질을 높이려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MORPG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액션’은 이미 지난 테스트에서 유저들에게 검증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파이널 CBT를 대비하여 게임의 깊이, 즉 콘텐츠의 양과 질을 모두 신경써서 준비했습니다(박정식 이사).”
“일정에 쫓겨서 서비스를 성급히 진행한 게임들을 보면 서비스 이후 콘텐츠 업데이트가 느려서 결국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MORPG는 게임 템포가 빠르기 때문에 MMORPG보다 즐길 거리가 많아야 유저들이 떠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점은 사내 개발자 모두가 공감하고 정식 서비스 때 유저들이 더 많이 즐길 수 있도록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주력했습니다(이현승 PM)”
2차 CBT까지 진행하면서 ‘드래곤네스트’는 ‘C9’, ‘마비노기 영웅전’과 다른 액션과 재미를 선보이며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즐길 거리가 적다는 유저들의 지적에 아이덴티티는 콘텐츠 완성에 공을 들였고 그 결과 ‘드래곤네스트’는 테스트 및 서비스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는 겨울방학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박정식 이사와 이현승 PM의 얼굴에서는 후회하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시기를 놓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습니다. 게임은 완성되었을 때 내놓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니까요. 유저들과 빨리 만나기 보다는 좋은 모습으로 만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 어제 공개된 `드래곤네스트` 트레일러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된 파이널 CBT
그렇다면 파이널 CBT에서는 어떠한 콘텐츠를 볼 수 있을까? 가장 큰 콘텐츠는 8가지 1차 직업 캐릭터가 추가된 점이다. 박정식 이사는 1차 직업 캐릭터를 추가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지난 테스트까지 즐길 수 있었던 4가지 기본 캐릭터(워리어, 아처, 클레릭, 소서리스)는 잠깐 게임을 즐기기에는 충분했지만 오랫동안 하기에는 즐길 부분이 부족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각각 특성을 갖고 있는 1차 직업 캐릭터를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레벨 15에 도달하면 퀘스트를 통해 전직할 수 있는 1차 직업 캐릭터는 기본 캐릭터의 스킬 외에 약 20가지 스킬을 갖고 있다. 즉, 각 캐릭터마다 40가지가 넘는 스킬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스킬은 다 선택할 수 없다고 박정식 이사는 말했다.
“스킬은 다양하게 준비했지만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스킬은 40 ~ 50% 정도일 것입니다. 파이널CBT부터 스킬 트리가 추가되었기 때문에 어떤 스킬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특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저는 같은 1차 직업 캐릭터를 키우더라도 선택한 스킬에 따라 전혀 다른 캐릭터를 키우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새로 추가된 소서리스 1차 직업 캐릭터, 포스 유저
이 밖에 파이널 CBT에서는 2차 CBT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이 많이 수정되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이현승 PM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지난 2차 CBT에서는 메인 퀘스트 외에 서브 퀘스트가 전무해서 유저들이 캐릭터를 키우는 데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파이널 CBT에서는 서브 퀘스트를 대폭 추가하여 유저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했습니다. 물론 각 퀘스트는 단순 노동이 아니라 짜임새 있는 퀘스트가 되도록 구성했습니다. 유저들은 캐릭터를 성장시키면서 계속 퀘스트를 받은 상태로 진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퀘스트를 추가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매칭 시스템’이 보완되었다. 파이널 CBT에서 ‘파티창’을 통해 던전 리스트 뿐 아니라 현재 게임을 즐기는 파티의 던전과 해당 던전의 난이도를 확인할 수 있으며 자신이 있는 채널 뿐 아니라 다른 채널에 있는 유저와도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유저간 거래 활성화를 위해 ‘무인 거래소(경매장이 아니다)’와 길드 시스템이 새로 추가되었으며 ‘제작 시스템’ 역시 쾌적하게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유저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무기 제련은 최대 15단계까지 할 수 있다.
“제련은 6단계까지 안전하게 할 수 있고 이후에는 실패 확률이 있습니다. 단, ‘드래곤네스트’는 장비가 완전히 파괴되는 확률은 낮고 대신 부분 실패 확률이 제련율에 따라 높아집니다. 제련을 부분 실패하면 해당 무기의 1 ~ 3단계 제련율이 떨어지고 장비는 파괴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옵션과 ‘춤’밖에 없었던 소셜 동작에 10여 가지 다양한 움직임을 추가했고 새로운 캐릭터에 맞춰서 음성도 새로 녹음했다.
“사실 성별 및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원하는 유저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 캐릭터 별로 스토리를 갖고 있고, 캐릭터의 액션을 살리기 위해서 신체 커스터마이징 기능은 부득이하게 제한했습니다. 우선 지금까지 준비한 콘텐츠 완성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으니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이현승 PM).”
“그리고 새로 성우 작업을 하여 많은 음성을 추가하고 최적화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음성 덕분에 손발이 오글오글하실 분들을 위해서 끄는 기능 역시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박정식 이사)”
드래곤네스트의 경쟁력은 빠른 템포와 낮은 사양
경쟁작들이 이미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과연 아이덴티티는 경쟁작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두 게임 모두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장단점이 이어서 어느 하나가 낫고 나머지는 별로다 라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두 게임이 한국 게임 퀄리티를 많이 높였다고 생각합니다.”
박정식 이사는 두 게임 덕분에 MORPG라는 장르가 잘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드래곤네스트’는 이들과 무엇으로 경쟁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이현승 PM이 대답했다.
“두 게임 모두 잘 만들었지만 약간씩 차이가 있습니다. ‘드래곤네스트’는 ‘C9’나 ‘마비노기 영웅전’에 비해 캐릭터와 그래픽이 캐주얼합니다. 그래서 캐릭터의 액션이 더 빠르고 게임을 즐기는 데 필요로 하는 사양이 낮아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습니다. 넷북에서도 최저 사양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니까요. 이러한 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파이널 CBT에 추가된 지역, 세인트헤이븐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파이널 CBT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다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았다.
“앞으로 추가할 것이 많습니다. 스토리적인 콘텐츠 뿐 아니라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액션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OBT 이후에는 조이스틱 기능과 레이드 던전인 ‘네스트 던전’ 등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또한 과거엔 난이도만 달랐던 ‘어비스’는 다른 난이도에서는 나오지 않는 몬스터, 날씨 배경, 음악, 몬스터 AI 등 모든 것에서 달라집니다(이현승 PM).”
“보안에도 각별하게 신경쓰고 있습니다. 2차 비밀번호 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드래곤네스트’는 P2P 서버가 아니라 CS 방식이기 때문에 로그를 통해 추적하는 것도 할 수 있습니다. 이미 5월까지 게임에 대한 콘텐츠 업데이트 스케줄이 잡혀 있는 상황입니다(박정식 이사).”
아직 해야 할 것이 많다는 아이덴티티. 마지막으로 그들은 게임메카 유저들에게 이러한 말을 남겼다.
“예전 팬미팅 때 ‘드래곤네스트는 대기만성 게임이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대기만성’이란 말이 부끄럽지 않도록 잘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이현승 시스템기획리드와 박정식 개발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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