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2: 공허의 유산 체험기, 물량에서 컨트롤 싸움으로
2015.04.16 17:51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 북미 베타가 3월 31일 시작했다
블리자드의 대표 RTS 타이틀 ‘스타크래프트 2’ 신규 확장팩 ‘공허의 유산’이 지난 3월 31일(화)부터 북미 베타 테스트에 돌입했다.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은 ‘자유의 날개’와 ‘군단의 심장’에 이어 ‘스타크래프트 2’ 3부작을 마무리 짓는 작품으로, 프로토스 신관 ‘알타니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프로토스의 운명에 대한 새로운 스토리는 물론, 멀티플레이 신규 모드와 유닛도 등장한다. 이번 테스트는 이 중 테란, 저그, 프로토스 3종족의 신규 유닛과 밸런스를 검증하는데 중점을 잡았다
사실 ‘군단의 심장’까지는 압도적인 양의 병력을 들이붓는 화력전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번 '공허의 유산'에서는 '스타 1' 리그를 보는 재미 중 하나였던 마이크로 컨트롤의 재미가 한층 더 강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공개된 신규 유닛 5종은 컨트롤에 따라 효율이 확연히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며 조작의 맛을 살렸다. 여기에 일부 유닛의 패시브 특성이 액티브 스킬로 바뀌거나, 잘 안 쓰이던 유닛에게 새로운 스킬이 생기는 등 유닛을 다룰 수 있는 영역이 확장됐다.
▲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 베타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컨트롤 비중이 강화된 스킬과 특성, 능숙할수록 세진다
'군단의 심장'까지와 비교했을 때, ‘공허의 유산’에서 컨트롤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렸다. 물론, 이전에도 마법 유닛을 활용한 견제나 세밀한 조작으로 적을 농락하는 등, 컨트롤이 돋보이는 부분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축적한 자원이 모두 소모될 때까지 벌이는 물량전이 주류를 이뤘다. ‘공허의 유산’은 이와 반대로 컨트롤에 좀 더 비중을 두어 전략 및 전술 변화를 꾀했다.
가장 큰 부분은 새로운 스킬과 특성이다. ‘불멸자’처럼 패시브로 보호막이 작동하던 유닛도 액티브 스킬로 변환되거나, ‘공성전차’의 의료선 수송이 가능해지면서 플레이어가 일일이 조정할 부분이 늘어나며 소수 유닛을 세밀하게 조작하는 것에 능한 플레이어가 좀 더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 '전투순양함'은 이제 맵 어디든 '전술 차원 도약'으로 순간 이동할 수 있다
▲ '불멸자' 방어막이 액티브 스킬로 바뀌면서, 이젠 일일이 조작해줘야 한다
새로 추가된 유닛 역시 '세밀한 컨트롤'에 방점을 두고 있다. 프로토스 ‘분열기’의 ‘정화폭발’이나, 저그 ‘살모사’의 ‘기생폭탄’같은 스킬은 특히 몰려있는 적을 한순간에 전멸시킬 정도로 강력해, 컨트롤에 따라 적은 자원 투자만으로 다수의 유닛을 한꺼번에 잡으며 이득을 거둘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줬다. 이전에는 '물량'이 멀티플레이 대전의 중심을 이뤘다면 '공허의 유산'부터는 컨트롤의 중요성이 부각된다는 것이다.
각 종족 별 단점을 신규 유닛으로 메웠다는 부분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토스'는 초반 견제를 담당할 ‘사도’와 물량전에 강한 ‘분열기’, 저그는 후반으로 넘어가기 전 중반을 버틸 허리가 되어줄 ‘가시지옥’과 ‘궤멸충’, 테란은 기존에 부족하다고 평가된 메카닉 대공 화력을 맡을 ‘사이클론’이 추가됐다. 또한 새로운 유닛들도 컨트롤 능숙도에 따라 효율이 극명하게 갈려, 이번 '공허의 유산'의 테마가 '컨트롤이 중심이 되는 플레이'임을 짐작하게 했다.
▲ '분열기'로 입구에 몰려온 적을 한순간에 펑!
▲ 가시지옥'은 '스탑럴커'를 잘 활용해야 효과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다
프로토스, ‘분열기’ 하나 몰고 가세요!
이번 ‘공허의 유산’의 메인 종족 프로토스는 ‘순간이동’ 스킬을 지닌 초반 원거리 지상 유닛 ‘사도’와 중반 화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상 마법 유닛 ‘분열기’가 추가됐다.
우선, ‘사도’는 차원관문에서 생산되는 인간형 원거리 지상 유닛으로, 무적 상태의 환영을 지정한 위치로 보내 7초 후 환영 위치로 순간 이동하는 ‘사이오닉 이동’ 스킬을 가지고 있다. 처음 ‘사도’를 플레이했을 때는 ‘순간이동’으로, 테란의 ‘사신’처럼 적 후방을 노리는 게 가능할 줄 알았다. 그러나 실제 써보니 ‘사신’보다 이동속도도 느리고, 그렇다고 건물에 주는 대미지도 강한 편이 아니라 후방을 노려도 큰 피해를 입히지 못해 애매했다. 그렇다고 중후반의 물량전에서 쓰기에는 약해서 계륵 같은 유닛이었다.
반면 ‘분열기’는 ‘사도’와 비교했을 때, 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강력하다. ‘분열기’는 로봇공학시설에서 생산되는 동그란 모양의 지상 마법 유닛으로, 주변 지상 유닛에게 피해를 주는 ‘정화 폭발’을 주 무기로 삼는다. 특히 ‘정화 폭발’을 사용한 직후 4초 간 무적 상태가 되고, 이동 속도까지 빨라진다. 실제로 어떤 프로토스 유저는 ‘분열기’만 주구장창 뽑아 상대 지상 유닛과 건물을 한방에 초토화시킨 경우도 있다고 하니, 이번 테스트에서 필히 밸런스 조절이 이루어져야 할 유닛으로 꼽히고 있다
▲ 여성형 프로토스 유닛 '사도'(좌)와 마법 유닛 '분열기'(우)의 모습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최대한 후방으로 환영을 보내자
▲ '울트라리스크'도 '분열기' 앞에선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한다
저그, 컨트롤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는 ‘가시지옥’과 ‘궤멸충’
저그에는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다. ‘스타 1’의 ‘가시지옥(럴커)’이 돌아온 것이다. 이와 함께 기존 ‘바퀴’의 강화판인 ‘궤멸충’이 새로 합류하며 중반에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원거리 유닛 2종을 보유하게 됐다.
‘가시지옥’은 '스타 1'과 마찬가지로 ‘히드라리스크’에서 변이하며, 땅 밑에 잠복한 뒤 가시를 일직선으로 쏘아내 적을 공격한다. 실제 사용해본 ‘가시지옥’은 ‘브루드 워’ 때와 다르지 않았다. 일직선으로 쏘아내는 가시들은 모여있는 상대 병력에 효과적으로 대미지를 입혔고, '스타 1'때 자주 사용되던 전술 중 하나인 ‘스탑럴커(머리 위로 적이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타이밍에 맞춰 스탑을 풀어 공격하는 것)’도 그대로 쓸 수 있어 추억을 자극하기도 한다.
새롭게 등장한 ‘궤멸충’도 높은 효율을 보여줬다. ‘궤멸충’은 바퀴에서 변이하는 유닛으로, 한층 커진 크기와 강력한 포격 스킬인 ‘부식성 담즙’을 쓴다. 특히 ‘부식성 담즙’은 지상과 공중 유닛을 가리지 않고 공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프로토스의 ‘파수기’가 사용하는 ‘역장(길을 막는 기술)’도 단번에 파괴할 수 있다. 또한, ‘궤멸충’은 컨트롤에 따라 그 효율이 달라진다. 컨트롤만 바쳐준다면 ‘부식성 담즙’을 적 예상 이동경로에 쏴서 많은 병력을 순식간에 전멸시킬 수 있다.
▲ 신규 저그 유닛 '가시지옥'(좌)과 '궤멸충'(우)의 모습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해병'을 일망타진 할 때의 짜릿함은 어디가지 않았다
▲ '부식성 담즙'을 쏘는 '궤멸충'의 모습, 마치 저그판 '공성전차'를 보는듯 하다
▲ 사실 느린 유닛말고도, 이동 경로를 예측해 빠른 유닛도 잡을 수 있다
테란의 ‘사이클론’… 분명 세보였는데, 생각 외로 평범
각각 2개의 신규 유닛이 추가된 저그와 프로토스와 달리, 테란은 ‘사이클론’ 하나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 추가된 ‘사이클론’은 바퀴가 달린 포탑 형태의 지상 기계 유닛으로, ‘기술실’이 부착된 ‘군수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다. 지상과 공중 공격이 모두 가능하며, 한 유닛을 조준해 계속 공격할 수도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이동속도가 느리거나 사거리가 짧은 유닛을 상대하는데 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실제로 써본 ‘사이클론’은 아직은 부족한 모습이다. '테란'의 약점 중 하나인 메카닉 대공 공격을 메운다는 콘셉은 좋지만 맷집이 약해 대규모 싸움에서는 버티질 못했다. 여기에 세밀한 컨트롤을 요구해 '공성전차'와 같은 기존 메카닉 유닛과 동시에 다루기 까다로운 편이다.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조작의 어려움을 감수할 정도로, 컨트롤에 따른 편차나 화력이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 이번에 추가된 테란의 '사이클론', 그냥 포탑에 바퀴를 단 느낌이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저 사거리가 보이는가? 조준한 상태로 저 범위만 유지하면 계속 쏜다!
▲ 그렇게 튼튼한 편은 아니니, 조심조심 컨트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