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열전] 실존 선수 외형을 넘어 실력까지 재현, 축구 게임
2015.06.08 10:31게임메카 류종화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뭘까? 매년 슈퍼볼 시즌마다 미국 전역을 뜨겁게 달구는 미식축구? 국내와 일본, 미국 등에서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야구? 얼마 전 필리핀 전역을 집중시킨 복싱? 아니면 야구의 기원 스포츠인 크리켓?
지역과 국가, 개인적 성향에 따라 최고로 꼽는 스포츠는 각기 다르겠지만,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인기를 끄는 스포츠는 축구다. 4년마다 열리는 전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은 물론, 각 대륙과 국가별 컵 대회와 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 수만 해도 2억 명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여기에 축구 관계자, 서포터, 팬들까지 합하면 전세계 수십억 명이 지금 이 순간에도 축구 경기에 열광하고 있다.
오락성을 극대화하는 게임 분야가 이러한 인기 스포츠를 놓칠 리 없다. 그라운드가 아닌 모니터 속에서 축구를 즐기고자 하는 열망은 예나 지금이나 같아서, 기반 기술이 부족하던 시절부터 수많은 시도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현재 축구 게임은 얼핏 실제 축구와 비견될 정도로 정교해졌고, 다채로워졌다. 실제 축구의 재현을 향한 끝없는 도전, 축구 게임의 발전사를 알아보자.
* 본 연재는 NHN과 제휴로 네이버캐스트 [게임대백과]에 함께 게재 됩니다
스포츠 게임과 축구 게임의 등장
컴퓨터 게임을 e스포츠라 부르는 것과 같이, 컴퓨터 게임과 스포츠는 일정한 규칙 하에서 경쟁을 즐긴다는 면에서 일맥상통하다. 실제로 컴퓨터 게임은 등장 초기부터 스포츠를 롤 모델로 삼았다. 일례로 세계 최초 컴퓨터 게임 중 하나로 꼽히는 ‘테니스 포 투(Tennis for Two, 1958년, 오실로스코프)’는 테니스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1972년 세계 최초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며 컴퓨터 게임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아타리 ‘퐁(PONG)’ 역시 2D 탁구를 바탕에 두고 있다.
▲ 1958년 오실로스코프에서 구현된 ‘테니스 포 투’ (사진출처: pongmuseum.com)
최초의 축구 게임은 1973년, 스포츠 게임의 물결 속에서 탄생했다. 훗날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개발하여 일본 게임산업의 아버지라 불리게 되는 니시카도 토모히로의 초기작인 ‘사커(Soccer)’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게임산업 초기 작품인지라 오늘날 축구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선수 표현은 거의 없다시피 하며, 대신 막대기로 공을 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규칙 또한 공을 골대에 넣으면 점수를 얻는다는 것 외에는 실제 축구와 거리가 멀었다. 마치 테이블에서 막대로 조작하는 ‘테이블 축구’, 혹은 ‘퐁’의 발전 형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축구라는 스포츠 개념을 컴퓨터 세상으로 옮기려 한 최초 작품이라는 데서 의의가 있다.
▲ 역사상 최초의 축구 게임 ‘사커’ (사진출처: giantbomb.com)
1982년 아타리에서 출시한 ‘인터내셔널 사커(International Soccer)’는 축구라는 스포츠를 조금 더 세밀하게 구현한 작품이다. 투박하지만 경기장과 선수 외형이 제대로 표현되었으며, 선수를 직접 조작하며 패스와 슛을 통해 점수를 만들어가는 축구 룰을 그대로 구현했다.
이 밖에도 ‘NASL 사커(NASL Soccer, 1979)’, ‘펠레즈 사커(Pele’s Soccer, 1982)’, ‘리얼 스포츠 사커(RealSport Soccer, 1982), ‘멕시코 86(Mexico 86, 1984)’, ‘매치 데이(Match Day, 1984)’ 등은 위에서 정립된 축구 게임 장르를 기반으로 삼아, 선수와 공 표현 등에서 진화를 거듭해 나갔다.
1980년대 후반 들어서는 컴퓨터 처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11대 11로 즐기는 형태의 축구 게임이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한다. 1987년 출시된 ‘슈퍼스타 사커(Superstar Soccer)’나 ‘킥 오프(Kick Off)’ 등의 작품을 보면 경기장 내에서 뛰는 선수 표현이 상세해지고, 선수 수도 대폭 늘어나 기초적인 전술 설정까지 가능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2차원 공간에서 3차원 축구를 표현하기 위한 공의 Z축 움직임도 부분적으로나마 구현되어, 롱 패스나 헤딩 등의 표현도 조금 더 자연스러워졌다.
▲ 1982년작 ‘인터내셔널 사커’와 ‘펠레즈 사커'
아직까지는 선수와 공의 기본적인 표현이 이루어진 단계다 (사진출처: videogamecritic.com)
▲ 5년 후 1987년 출시된 ‘슈퍼스타 사커’에서는 선수의 수가 늘어나고, 표현이 뚜렷해졌다
(사진출처: gamedatabase.com)
1990년대 초반, 축구 게임의 여명기
1990년대로 들어서며, 축구 게임은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갔다. 먼저, 아케이드 게임 센터에서는 1992년 출시된 2D 축구게임 ‘세이부 컵 사커(SEIBU CUP SOCCER)’가 독보적인 인기를 끌었다.
‘세이부 컵 사커’는 ‘스트리트 파이터’가 몰고 온 아케이드 부흥기의 스포츠 게임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사실적인 그래픽과 4인 협력 플레이뿐 아니라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 브라질의 지코 등 실제 선수들을 게임 내에 등장시킨 최초 사례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국내의 경우 김주성 선수가 메인 모델로 등장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가정용 콘솔에서는 사실성보다는 액션을 강조한 게임들이 인기를 끌었다. 1990년부터 패미컴과 메가드라이브 등으로 출시된 테크노스저팬의 ‘열혈고교 돗지볼부축구편’ 시리즈는 경기 중 격투 기술과 다양한 필살 슛 등을 통해 컬트적인 인기를 얻었다.
또한, 1988년작 ‘캡틴 츠바사’의 경우 독특하게 턴제 진행법을 선보였는데, 원작 만화의 다양한 장면을 박진감 있게 재현해 팬들의 지지를 얻었다. ‘캡틴 츠바사’의 경우 훗날 ‘이나즈마일레븐’ 등의 파생작을 낳기도 한다.
▲ ‘세이부 컵 사커’(좌)와 ‘열혈고교 돗지볼부 축구편’ 시리즈(우)
(사진출처: gamedatabase.com, gamefabrique.com)
한편, 당시 PC에서 축구 게임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바로 오늘날 ‘풋볼 매니저(Football Manager)’로 대표되는 사커 시뮬레이터 장르가 시작된 것이다. 빠른 진행과 정밀한 조작, 높은 용량이 요구되는 축구 게임의 특징상 1980년대까지만 해도 PC에서 정밀한 축구 게임을 즐기는 것은 어려웠다. 그러던 와중 탄생한 것이 바로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이다.
많은 이들이 위에서 언급한 ‘풋볼 매니저’ 시리즈를 해당 장르의 선구자로 알고 있지만, 사실 축구매니지먼트 게임의 역사는 더욱 깊다. 최초의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은 1988년 출시된 ‘4 사커 시뮬레이터(4 Soccer Simulators)’다. 이 안에 포함된 11-a-Side Soccer 모드에서는 게임 내 선수 조작을 포기한 대신, 선수 영입과 포지션 설정 등 전술 분야를 강화해 컨트롤 위주의 기존 축구 게임과 전혀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순발력이 부족하더라도 축구 전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세심한 관리만 이뤄진다면 승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은 올드 게이머들에게 특히 어필했다.
‘4 사커 시뮬레이터’로 시작된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의 열기는 1993년 ‘챔피언쉽 매니저(Championship Manager)’, 1997년 세계 최초의 축구 시뮬레이션 웹게임 ‘해트트릭(Hattrick)’ 등으로 이어진다. 참고로 ‘챔피언쉽 매니저’는 훗날 유통사인 에이도스와 개발사인 스포츠 인터렉티브와의 결별 과정에서 ‘풋볼 매니저’ 시리즈로 새롭게 탄생하여 현재에 이르게 된다.
▲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의 장을 연 ‘4 사커 시뮬레이터’ (사진출처: gamefaqs.com)
1990년대 중반, 사실성 추구한 축구 게임 등장
1990년대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축구 게임에는 일대 혁명이 일어났다. ‘버추어 파이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3D 폴리곤 기술 덕에, 축구 게임은 진정한 3차원 플레이가 가능한 장르로 진화했다. 이 때를 기점으로 축구 게임은 단순한 액션 게임에서 실제 축구의 본질을 추구해가는 축구 시뮬레이션으로 진화를 시작한다.
기술적 부문에서는 세가의 ‘버추어스트라이커(VirtuaStriker, 1994)’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버추어스트라이커’는 ‘버추어레이싱’, ‘버추어파이터’, ‘버추어캅’ 등으로 대표되는 세가의 ‘버추어’ 시리즈 중 하나로, MODEL-2 기판의 성능을 통해 3D 폴리곤을 축구 게임에 도입한 최초 사례다. 이전까지 축구 게임이 공의 높낮이를 2D에서 제한적으로 표현하는 데 그쳤다면, ‘버추어스트라이커’는 3D 공간에서 움직이는 공의 XYZ 좌표를 실시간으로 표현해 실제 축구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 3D 축구 게임 시대를 연 ‘버추어스트라이커’ (사진출처: aglomeradonews.com)
‘버추어스트라이커’ 등장으로 축구게임 업계는 본격적인 3D 시대를 맞이했다. ‘버추어스트라이커’보다 1년 먼저 등장한 EA의 ‘피파 시리즈’는 초창기에만 해도 2D에서 3D의 느낌을 살려내려 애를 썼지만, 3번째 작품인 ‘피파 96’부터는 ‘버추어스트라이커’ 영향을 받아 본격적인 3D 그래픽을 도입했다. 이 때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 ‘피파’ 시리즈는 ‘피파 98’에 이르러 전성기를 맞이한다. 코나미 역시 3D 축구게임 ‘월드 사커 위닝일레븐(이하 위닝일레븐)’ 시리즈를 1995년 론칭하여 인기를 끌었다. 이 두 게임의 경쟁에 대해서는 아래 부분에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아케이드에서는 98년 프랑스 월드컵 열풍을 타고 출시된 ‘테크모 월드컵 98’이 인기를 끌었다. ‘테크모 월드컵 98’은 당시 대세가 된 3D 기술과 물리 엔진을 적극적으로 도입함과 동시에 화려한 액션을 동반하는 슈퍼 기술 시스템을 함께 구현했다. 그러나 이 당시 아케이드 축구 게임은 ‘테크모 월드컵 98’과 ‘버추어 스트라이커’ 정도를 제외하면 하락세에 접어들었으며, 이마저도 2006년 들어 ‘버추어 스트라이커’ 시리즈 개발팀이 해체되면서 맥이 끊겼다.
▲ 아케이드 축구 게임의 황혼기를 장식한 ‘테크모 월드컵 98’
(사진출처: galeri.uludagsozluk.com)
2000년대, 본격적으로 시작된 피파 vs 위닝일레븐 양강 구도
2000년대로 접어들며, 축구 게임 시장 주류는 크게 네 갈래로 나뉜다. ‘피파'와 ‘위닝일레븐’을 필두로 시뮬레이션을 추구하는 리얼 축구게임, 사실성보다는 액션성을 강조한 캐주얼 축구게임, ‘챔피언십 매니저(풋볼 매니저)’ 시리즈로 대표되는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 그리고 새롭게 떠오른 온라인 게임이다. 아케이드 경우 축구 게임의 무대가 PC와 가정용 콘솔로 옮겨지면서 자연히 선택지에서 도태되었으며, 모바일 축구 게임이 등장하는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먼저 리얼 축구게임은 2000년대로 접어들며 확실하게 ‘피파’와 ‘위닝일레븐’ 2강 구도로 굳어졌다. 9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위에서 언급한 ‘버추어스트라이커’를 비롯해 ‘인터내셔널 슈퍼스타 사커(International Superstar Soccer)’, '킥 오프(Kick off)', '토탈 풋볼(Total Football)' 등 쟁쟁한 축구 게임 시리즈들이 있었지만, 3D 시대로 넘어오면서 거세진 경쟁에 하나 둘 도태되었다. 결국 2000년을 기점으로는 사실상 ‘피파’와 ‘위닝일레븐’이 축구 게임을 선두에서 이끌게 된다.
위 두 게임은 매년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경합을 벌였다. 먼저 ‘위닝일레븐’ 시리즈는 초창기부터 실제 축구에 버금가는 사실성을 추구했다. 일본에서는 J리그 독점 라이선스를 적극 활용해 철저한 맞춤형 전략을 펼쳤고, 해외에서도 ‘Pro Evolution Soccer’라는 이름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위닝일레븐’ 시리즈는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을 주 무대로 삼고 시리즈를 전개했는데, 이는 PS2 전세계적 흥행에 큰 몫을 했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플스방’이라는 신종 문화까지 탄생시킬 정도로 성공적인 전략이었다.
▲ 국내에서 플스방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한 ‘위닝일레븐’ (사진출처: kotaku.com)
‘피파’ 시리즈는 초기에만 해도 특수기술 등 아케이드성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2000년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게임 시스템과 엔진 성능을 매년 폭발적으로 향상시키며 ‘위닝일레븐’ 시리즈에 버금가는 사실성을 갖췄다. 여기에 EA의 방대한 유통망과 전세계 유명 리그의 정식 라이선스 보유, 월드컵이나 UEFA 등에 발맞춘 스핀오프 작품, 온라인 및 소셜 게임 진출 등으로 대중화를 추구하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 아케이드성과 사실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추구한 ‘피파’ 시리즈
(사진출처: gamespot.com)
그 결과 ‘피파’와 ‘위닝일레븐’ 시리즈는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리얼축구 게임업계 제왕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두 게임의 경험치는 신작 게임이 따라올 엄두를 못 낼 정도로 높아졌다. '피파'의 경우 EA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UEFA 유로(UEFA Euro)', '피파 스트리트(FIFA Street)', '피파 매니저(FIFA Manager)' 등으로 무대를 넓혀 나갔고, '위닝일레븐' 역시 일본 내수용과 인터내셔널판 모두 호응을 받으며 코나미를 대표하는 타이틀로 우뚝 섰다.
2015년 기준으로는 ‘피파 온라인’ 시리즈를 통해 막대한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는 ‘피파’ 시리즈가 전반적인 우세를 점한 상황이지만, ‘위닝일레븐’ 역시 특유의 현실성을 되살리며 그 뒤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어 이 둘의 경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20여 년간 계속해서 경쟁하며 리얼축구 게임의 양대산맥으로 자리잡은 두 시리즈
(사진출처: umadoseparaomeudia.com)
캐주얼 축구 게임의 경우 전성기였던 1990년대를 지나 2000년대로 들어오면서, 리얼 축구 게임에 가려져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마리오 사커’ 등 캐주얼 게임에 대한 공급이 끊이지 않았고,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는 수많은 캐주얼 축구 게임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또한,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은 막대한 정보량과 20년 넘게 쌓아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풋볼 매니저’ 시리즈 1강 체제 하에 '피파 사커 매니저(FIFA Soccer Manager)’, ‘컴퓨터 풋볼 전략(Computer Football Strategy)’ 등이 뒤를 받치고 있다.
▲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FM 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낸 ‘풋볼 매니저’
(사진출처: fm-base.co.uk)
마지막으로 온라인 게임은 위 세 가지 방식의 게임이 골고루 유입된 격전지다. 먼저 리얼 축구게임의 경우 기존 강자인 ‘피파’와 ‘위닝일레븐’ 모두가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피파 온라인’은 국내 온라인 게임순위 3위권 내에 이름을 올릴 만큼 성공을 거둔 반면 ‘위닝일레븐 온라인’은 늦은 시장 진입 등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다 결국 철수했다.
위 두 게임 외 대부분 온라인 축구 게임은 캐주얼 성향이 강하다. 국내에서는 2001년 선보여진 ‘강진축구’를 비롯하여 ‘사이버컵’ 등 초창기 온라인 축구 게임이 등장했으며,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브라질 월드컵 등을 전후로 ‘킥스 온라인’, ‘레드카드’, ‘리얼사커’, ‘프리스타일 풋볼’, ‘차구차구’ 등의 후발 주자들이 참전했다. 축구 매니지먼트 장르에서는 1997년 유럽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해트트릭’ 뒤를 이어 ‘풋볼데이’, ‘FC 매니저’, ‘풋볼 매니저 온라인’ 등이 국내에서 서비스되었다.
▲ 온라인에서 다시 한 번 맞붙은 ‘피파’와 ‘위닝일레븐'
승부는 시장을 선점하고 대중화에 성공한 ‘피파 온라인’ 완승이었다
축구 게임의 미래
일각에서는 축구 게임이 언젠가부터 시스템적 발전 없이 시각적 효과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린다. 물론 장르의 발전 정도만 가지고 따지면, 90년대 설계된 축구 게임의 기본 틀은 그대로인 채, 물리 효과와 그래픽만 발전했다는 의견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우리는 축구 게임이 갖는 특이성을 기억해야 한다. 바로 축구 게임은 다른 장르와 달리 ‘실제 축구’라는 목표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리얼 지향 게임은 점점 더 실제 축구에 버금갈 만한 패턴과 '선수와 공'의 상호 작용을 구현하고 있으며, 매니지먼트 게임은 수많은 경우의 수와 시각적 효과를 통해 점점 더 사실적인 구단 운영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 발 떨어져서 축구 게임의 역사를 조망해 보면, 현재 축구 게임은 실제 축구라는 목표점에 상당수 접근했지만, 아직 그 정상은 보이지 않는 산중턱에 와 있는 모양새다. 아마 축구 게임이 실제 축구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해지려면 가정용 콘솔에서는 3~4세대, 가상현실 기기에서도 2~3세대는 족히 거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현 단계에서도 스포츠의 형태는 충분히 갖췄다. 우리가 축구 게임에 바라야 할 점은 후퇴 없이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 실제 축구의 재현을 향해 조금씩이라도 전진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 실제 축구의 재현을 향해 나아가는 현세대 축구 게임, 사진은 ‘피파 15’
(사진출처: game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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