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배틀프론트 체험기, 다스베이더가 등장하는 멀티
2015.06.18 17:49게임메카 E3 특별취재팀
▲ 북미에서는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있는 신작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이번 E3에는 참 대작이 많다. ‘헤일로 5: 가디언즈’부터 시작해서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 ‘언차티드 4’, ‘더 디비전’까지... ‘폴아웃 4’와 ‘둠’ 퍼블릭 시연이 없는 건 아쉽지만, 이들만으로도 갈증을 달래기엔 충분하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는 시연이 가능한 대작 중 유독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작품이다. 지난 2004년에 출시된 동명의 작품을 리부트한 타이틀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워즈’를 활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작품에 쏠리는 관심은 납득이 된다. 어린 시절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 현세대 기술의 수혜를 입고 다시 태어난다면, 기대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테니까.
그래서인지 EA 부스에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시연을 위해 대기할 때, 여러모로 신경 썼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시연 전 대기실은 설원 통로처럼 꾸며져 있었고, R2-D2와 3PO가 사람들을 반겼다. 그리고 본격적인 게임 시연이 시작되기 전에 영상으로 미션을 전달받았다. AT-AT를 대동하고 쳐들어오는 제국군을 막아내는 게 목표였다. 그렇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E3 시연 버전에서는, ‘스타워즈 5: 제국의 역습’에 등장한 한 장면 ‘설원의 전투’를 즐겨볼 수 있었다. 싱글 캠페인이 아닌 20대 20 멀티플레이 모드가 제공됐고, 10분가량 플레이 시간이 주어졌다.
▲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E3 2015 트레일러 (영상출처: EA 공식 유튜브 채널)
때깔 좋고 아주 ‘잘’ 만든 FPS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를 처음 접하자마자 먼저 드는 생각은 ‘그래픽 정말 좋네’다. 2004년 원작의 그 폴리곤 덩어리들이 아니다. 물론 11년이 지났고 그래픽 기술도 눈부시게 발전해 그 정도 변화가 없는 게 더 웃기겠지만 ‘스타워즈: 배틀프론트’의 겉모습은 요 근래 출시되는 차세대 FPS들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 이게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의 힘인가 싶었다. 온통 하얀 눈이 시린 설원의 느낌이 잘 살아났고, 거대한 AT-AT는 영화에서 나온 모습보다 더 웅장하게 기동한다. 달리 표현하면, 원작 영화를 HD 리마스터한 버전을 보는 듯하다.
▲ 이런 전투가 실제로 가능하다면!
게임 자체도 나쁘지 않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도 매끈하게 잘 다듬어진 FPS 모습을 하고 있었다. UI와 시스템도 크게 나무랄 곳이 없다. 특히 전투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다.
데모 버전이긴 하나 기본 총기가 5개 제공되고, 총 외에도 플레이어가 서브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묶음이 존재해 성향에 따라 다른 플레이가 가능했다. 기동성을 원한다면 에어 점프가 포함된 스킬을, 안전하게 플레이하고 싶다면 보호막이 있는 스킬 꾸러미를 선택하면 된다. 조작만 살짝 익숙해지면 조준 사격도 가능해 후방 지원도 할 수 있었다.
▲ 든든한 엑스윙과 함께
▲ '파이어 인 더 홀'을 외치면서 수류탄 투척!
우측 가장자리에 보이는 UI가 특수 스킬
게다가 20대 20 멀티플레이인데도, 의외로 대규모 전투 느낌이 확 산다. 리스폰 제한시간이 거의 없고, 버튼만 누르면 거점에서 바로 달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덤으로 전투 중 흘러나오는 ‘스타워즈’ OST와 한층 리얼해진 총성, 그리고 패드 진동까지 합쳐지니 몰입감도 수준급이다. 제다이는 될 수 없었어도, 제국군 병사 1 정도는 된 느낌이랄까. 전장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총격전을 담고 싶었던 거라면, 제대로 잘 만든 셈이다.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E3 트레일러에서 나온 제다이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제다이 플레이는 일정 단계 이상 목표를 달성해야 가능하다. 문제는 그 목표란 것이 적을 물리치고 거점을 쟁취, 그리고 스노우 스피더를 탄 후 AT-AT를 쓰러트리는 것이었다. 시연 시간 10분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 거대한 적을 쓰러트리고 나면 뿌듯함마저 느껴진다
멀티는 배틀필드, 싱글 캠페인은 어떨까
사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E3 데모에 대한 평가 중 불만도 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최신 트렌드에 잘 맞춘 수준급 FPS임에는 분명하지만, 원작 리부트보다는 리마스터에 가까운 결과물을 보여줬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기존 EA의 유력 프랜차이즈인 ‘배틀필드’를 찍어낸 듯 닮았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사실 개발사가 EA DICE이기에 지적되는 아쉬움일지도 모른다. 게임 자체는 수작이지만, EA DICE가 실력 있는 개발사이기에 기존 FPS보다는 좀 더 나아진, 또 다른 재미를 주는 작품을 기대했을 테니까. 그리고 최근에는 안전한 길보다는 혁신과 새로운 도전, 그리고 독창성을 요구하는 게이머가 많아졌기에 '스타워즈: 배틀프론트'에서도 그런 재미를 느낄 것이라 기대했을 것이다. 특히, 배트맨 아캄 시리즈처럼 원작 설정을 충실히 담아내면서도 게임만의 스토리, 그리고 재미까지 주는 타이틀이 등장했기에 유저들의 기대치는 더욱 높아진 상태인지라 더욱 그렇다.
▲ 그래도 고증(?)은 확실히 했다
결국 이번 데모 버전의 평가는 '게임의 완성도는 높지만 혁신적인 요소가 부족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확정적인 평가는 아니다. 이번 E3에서 공개된 건 20대 20 멀티플레이 모드로, 아무래도 스토리보다는 전투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심지어 이런 대규모 PvP는 ‘배틀필드’ 핵심 콘텐츠인지라, 더욱이 비슷한 요소가 자주 포착됐을 것이다. 멀티플레이가 아닌, 싱글 캠페인 모드라면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싱글 캠페인은 접하지 못했으니, 조금 더 기다려 봐도 괜찮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