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던 `스타리그` 승부조작, 사실로
2010.05.16 19:34 게임메카 장제석 기자

e스포츠 `스타리그`의 승부조작설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는 오늘(16일)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을 매수해 승부를 조작하도록 하고 불법 사이트에서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박모(25)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정모(28)씨를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프로게이머 육성학원 운영자로 조직폭력배인 김모(지명수배)씨와 함께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경기에 출전하는 프로게이머들에게 건당 200만원에서 650만원 정도의 대가를 지불하고 고의로 지도록 사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와 김씨는 이러한 수법을 통해 11차례 승부를 조작하고 e스포츠 전문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거액을 배팅해 총 1억 4천만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을 연결해준 현직 프로게이머 마모(23)씨와 원모(23)씨도 불구속기소됐다. 또 승부조작에 참여한 프로게이머 7명 중 6명은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됐고, 공군 게임단 소속 현역 군인 1명은 군검찰로 회부됐다.
브로커 역할을 한 원씨는 박씨로부터 300만원을 받고 자신이 직접 출전한 경기의 승부를 조작했던 것은 물론, 불법 사이트에서 배팅하거나 친분이 있는 전직 프로게이머 선수에게 대리 배팅을 부탁해 총 3천 5백만원의 배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공인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한 경험이 있는 유명 프로게이머 마씨는 승부 조작에 참여한 프로게이머에게 전달해야 할 돈 가운데 200만원을 중간에서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K3리그 축구선수인 정모씨도 마씨를 매개로 승부조작에 참여해 약 1천만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 등은 주로 유명한 프로게이머들을 매수해 승부조작에 가담시켰다. 실력이 검증된 프로게이머는 이길 확률이 높아서 진다는 쪽에 배팅을 하면 더 많은 배당금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승부조작에 매수된 프로게이머는 경기 전 전술을 미리 상대방에게 알려주거나, 경기 초반 우세를 유지하다 후반에 방어를 허술하게 해 역전되는 등의 방법을 주로 이용했다.
검찰은 승부조작 행위가 더 있는지 살펴봤으나 특이점은 발견하지 못했고 감독이나 소속팀 관계자가 조직적으로 범죄에 연루된 정황도 없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프로게이머가 직접 가담한 e스포츠 승부조작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승부조작을 원천봉쇄할 수 있는 제도와 함께 게이머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스포츠협회는 관련된 프로게이머의 선수자격을 박탈하고 중징계를 하는 한편, 프로게이머 처우 개선 등 제도적 개선책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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