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프로게이머 마씨, 승부조작 혐의 모두 인정
2010.06.24 20:03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스타크래프트 리그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2차 공판이 진행됐다
오늘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505호 법정에서 ‘스타크래프트 리그 승부조작’ 사건의 2차 공판이 진행됐다.
2차 공판에는 전 프로게이머 마씨와 원씨, 현재 구속 중인 브로커 박씨, 그리고 전직 축구선수 정모씨가 피의자로 출석했다. 또한 지난 1차 공판에서 브로커 박씨가 부인한 ‘공갈’ 혐의에 대한 심문을 받기 위해 승부조작에 가담한 전 프로게이머 박씨 2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두 증인은 법정에서 자신의 저지른 승부조작에 대한 자세한 경위를 밝혔다.
공판에 출석한 증인 2명은 모두 연결책으로 활동한 피의자 원씨를 통해 승부조작에 가담하게 되었다. 원씨가 자신의 친분 관계를 이용해 두 사람에게 조작을 제의한 것이다. 증인 박씨 1은 KT로 이적하기 전, 원씨와 같은 팀에서 활동했으며, 증인 박씨 2는 조작 사건으로 인해 영구제명 되기 전까지 원씨와 동일한 팀에 소속되어 있었다. 특히 숙소에서 같은 방을 사용했던 증인 2와 원씨는 서로 접촉할 기회가 많았다.
한편 해당 공판에서 피의자 정씨와 마씨에 대한 추가 심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마씨는 지난 1차 공판에서 부인한 “승부조작 강요 및 제안”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에 반해 정씨는 “자신에게 먼저 승부조작을 제안했다”고 한 전 프로게이머 진씨의 진술을 부인했다. 또한 사기로 획득한 금액 역시 액수가 사실과 다르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정씨는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진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정씨의 공소 부인에 대한 심문은 증인 진씨가 출석한 가운데 오는 7월 7일 벌어진다. 또한 그 다음 주인 14일에는 마씨와 원씨, 브로커 박씨와 정씨를 대상으로 피의자 심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만일을 위해 양방치기 수법, 사용한 적 있다
박씨 1은 2009년 9월, 프리매치 팀평가전에서 MBC 게임의 이재호와의 경기를 통해 처음으로 승부조작을 시도했다. 이 때, 미리 돈을 지급받지 못한 박씨 1은 만일을 위해 양방치기(제 3자에게 사전 정보를 제공해 금품을 받는 수법)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브로커 박씨는 이를 문제 삼아 올해 1월 벌어진 진영수와의 경기 뒤, 박씨 1에게 ‘양방치기’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브로커 박씨는 사전에 승부조작에 대한 정보가 유출된 까닭에 배당률에 문제가 생겨 막심한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씨 1은 “이재호와의 경기에서는 양방치기를 썼지만 진영수와의 경기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후 박씨와 원씨, 박씨 1은 지난 2월 초, 서울 명동의 한 주점에서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때 박씨는 자신의 친구 김씨가 조작 사실을 선수단 및 협회에 폭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박씨 1이 말하는 김씨는 조직폭력배 출신의 인물로 박씨와 함께 브로커로 활동했다. 현재 김씨는 수배 중에 있다.
당시 박씨 1은 박씨의 말을 자신의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협박처럼 느꼈다고 밝혔다. 결국 박씨 1은 진영수와의 경기에서 일부러 패한 대가로 받은 500만원 중, 250만원을 박씨에게 돌려줬다. 그러나 박씨는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박씨 1에게 다시 한 번 승부조작에 가담해줄 것을 권했고, 박씨 1은 전체 수익의 반을 받는 것을 조건으로 지난 2월, MSL 서바이벌 토너먼트, 위메이드 폭스의 전태양과의 경기에서 일부러 경기에서 지며 승부를 조작했다. 해당 거래에서 박씨 1과 박씨는 처음으로 원씨를 통하지 않고 직접 접촉했다.
팀 내에 승부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은 작년 12월
박씨 1 이후 심문을 시작한 증인 박씨 2가 밝힌 가장 중요한 정보는 이미 작년 12월, 팀 내에서 승부조작 의혹이 제기되었다는 것이다. 피의자 원씨와 박씨 2의 전 소속팀 하이트 스파키즈의 이명근 감독은 원씨가 휴가 차, 고향에 간 사이 피의자의 PC를 이용했다. 이 와중, 이명근 감독은 원씨가 문제의 불법 배팅 사이트를 이용한 사실과 팀 내 연습생들의 리플레이 등이 보관된 파일을 발견했다. 원씨는 이명근 감독이 이 사실을 팀원들에게 알린 뒤에, 불분명한 이유로 휴가가 끝난 뒤에도 숙소로 복귀하지 않았다.
원씨의 제안으로 박씨 2는 작년 9월에 실시된 프리매치 팀평가전에서 CJ 엔투스의 장윤철을 상대로 승부조작을 시도해 일부러 패배했다. 당시 원씨는 자신이 조작을 통해 받은 금액의 액수를 부풀려 박씨 2를 속였다. 실제 원씨가 받은 금액은 1경기당 300만원이었다. 그러나 원씨는 자신이 1경기당 500만원을 받았다고 밝히며 박씨 2를 끌어들인 것이다. 브로커 박씨와 박씨 2는 법정에 오기 전까지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기 후, 피의자 박씨는 의도한 것과 달리 장윤철의 승리를 점친 참가자들이 지나치게 많아 배당률에 문제가 생겨 배팅이 취소되었다고 밝혔다. 당시 박씨는 박씨 2에게 지금은 어렵고, 3개월 뒤 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개월 뒤에도 박씨 2는 이 돈을 받지 못했다. 박씨 2는 오히려 박씨가 전화로 “원씨가 중간에 돈을 가로채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너 말고 좀 더 조작을 잘 할 가능성이 높은 다른 선수에게 돈을 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한 적도 있다.”라고 전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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