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식스: 시즈, 시리즈 뿌리인 '사실적인 총격' 살렸다
2015.09.30 10:19게임메카 거북마루
‘레인보우 식스’는 대규모 테러 진압 작전과 한 두 발만 맞아도 사망하는 자비 없는 현실성으로 대표되는 FPS다. 첫 발매 후 제작사가 레드스톰 엔터테인먼트에서 유비소프트로 변경되고, 게임성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만, 사실적인 ‘총싸움’이라는 독특한 색은 유지 중이다.
지난 24일부터 비공개 테스트에 돌입한 ‘레인보우 식스: 시즈’는 기존에 언급되던 ‘패트리어츠’를 엎고 갑작스럽게 발표된 시리즈 최신작이다. 또한, 제작진이 ‘이번 작품에 싱글 시나리오 모드는 없다’고 밝혀, 기존과 달리 멀티 플레이의 완성도가 더욱 중요해졌다. 시나리오를 포기하고 멀티플레이에 집중한 ‘레인보우 식스’는 어떤 모습일까?
▲ 전투에 돌입하기 전 원하는 시작 지점을 고를 수 있다
사람은 총 맞으면 죽습니다, 현실성은 명불허전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현실성’이다. 이런 점은 이번 작품에서도 엿볼 수 있다.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는 총기 위력이 매우 높아, 권총이라도 제대로 맞추면 한두 방으로 적을 사살할 수 있다. 또한, 일단 한 번 피격되면 시간이 흘러도 체력이 거의 회복되지 않으며, 사망하면 다음 라운드까지 부활도 할 수 없다. 한마디로, 여타 FPS처럼 혼자 돌격하는 ‘원맨쇼’로 이기기는 매우 힘든 구조다. 따라서 자연히 팀원들 간의 호흡 및 전략 수립이 중요해진다.
▲ 한번 떨어진 체력은 시간이 흘러도 회복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이 게임은 내가 쏜 총알이 아군에게도 피격된다. 이 역시도 ‘레인보우 식스’ 특유의 ‘현실성’을 반영한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수색을 하다 보면 적군뿐만이 아니라 아군과도 마주치게 되는데, 이 경우 자칫 몇 발 잘못 쏴도 아군을 죽이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한다. 따라서 총을 쏘는 것에 신중해지며 게임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진다.
물론, 빈사 상태의 아군이 응급처치 한번만으로 벌떡 일어나는 등 초기 시리즈에 비해 편의성을 위해 좀 더 유연해진 부분은 분명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 ‘레인보우 식스: 시즈’는 시리즈 특유의 ‘현실성’을 그대로 이어받아, 전통성과 재미를 그대로 유지했다.
▲ 헉! 아군을?! 미...미안
특수 장비, 드론, CCTV, 폭파… 다채로운 전략성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의 묘미는 단순히 쏘고 달리는 게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맞춰 작전을 수립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그런데 ‘레인보우 식스: 시즈’는 앞서 언급했듯이 싱글 시나리오 모드가 없다. 덕분에 테스트 시작 전부터 ‘행동 예측이 힘든 인간이 상대라면 전략이 의미가 없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심심찮게 제기됐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레인보우 식스 시즈’에는 그러한 걱정을 무색케 할 만큼 다양한 전략적 요소가 존재했다.
첫 번째는 플레이어블 캐릭터 ‘오퍼레이터’들의 개성이 명확하다는 점이다. 오퍼레이터는 크게 공격을 맡는 ‘어태커’와 수비 역할의 ‘디펜더’로 나뉘며, 각 역할별로 사용하는 총기와 ‘전용 장비’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디펜더’ 역의 GSG 9 소속 ‘예거’는 전용 장비 ‘엑티브 디펜스 시스템’을 활용해 날아오는 투척 무기를 증발시킨다. 반대로 ‘어태커’ 역의 SAS 소속 ‘슬레지’는 ‘슬레지 해머’를 이용해 바리케이트나 얇은 벽을 탄수 제한 없이 파괴할 수 있다. 이렇듯 ‘전용 장비’로 오퍼레이터 마다 역할을 달리해,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구성했다.
▲ 오퍼레이터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두 번째로 공격과 수비, 자신의 팀이 어떤 역할인가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달라진다. 먼저 공격 측은 원격 조작 드론을 이용하여 적과 목표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건물 외부에서 옥상에 줄을 연결하여 타고 올라가는 ‘레펠링’도 있어, 올라가는 도중 창문을 뚫고 진입을 시도할 수 있다.
반면, 수비 측은 다양한 구조물을 건설해 방어에 활용할 수 있다. 먼저 건물 안에 바리케이드, 이동을 방해하는 철조망 등 장애물을 원하는 장소에 설치할 수 있다. 또한 맵 곳곳에 장치 된 CCTV를 통하여 상대 위치를 확인하고 유리한 곳에서 미리 진을 치고 기다리는 것도 가능하다.
▲ 공격 측은 드론으로 적진을 수색할 수 있다
▲ 수비 측은 CCTV를 활용해 적의 침입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 주된 테마인 ‘폭파’도 훌륭한 전략 요소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의 주 무대는 주로 좁은 실내공간이며, 여기에 건물 대부분을 파괴할 수 있다. 덕분에 다양한 폭발물을 설치해 바리케이드는 물론 벽, 심지어는 바닥도 부수며 돌입할 수 있어, 전략적인 선택 폭이 상당히 넓어졌다. 여기에 총알도 벽을 관통할 수 있기 때문에 벽 너머에 적이 있다면 저격도 시도해볼 수 있다. 수비 측에서는 이런 기습을 방어하기 위해 특정 벽을 폭발에도 부서지지 않도록 강화하는 등 파생되는 전략도 다채롭다.
▲ 벽을 폭파한 뒤 침투해도 된다
저 방패 좀 어떻게 안 되나?... 재미를 반감시키는 밸런싱
전체적으로, ‘레인보우 식스: 시즈’는 시리즈 특유 ‘현실성’과 ‘전략성’을 훌륭하게 계승해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모드들도 많으니 기대가 더 커진다. 하지만 아직 밸런싱에 미흡한 부분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가장 격차가 심한 부분은 장비 밸런스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에서는 방패를 장비하여 자신의 몸을 보호할 수 있는데, 이 방패가 지나치게 단단하고 견고해 폭발물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정면에서 뚫기가 상당히 힘들다.
더불어 이 게임은 좁은 실내전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방패를 든 적의 후방이나 측면을 노리기도 번거롭다. 방패 사용 시 무기로 권총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제약이 존재하지만, 이마저도 아무리 약한 무기라도 제대로 맞으면 치명상에 이르는 시리즈 특성상 큰 단점이 아니다.
심지어 방패를 한 명만 장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상대팀 5명이 전부 방패를 들고 전진해오는 진풍경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선택지가 아무리 많다 한들 너무 강한 장비나 너무 약한 장비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전술의 폭과 다채로움이 무색해질 위험이 있다.
▲ 방패만 있으면 무서운 것이 없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재미는 합격... 남은 숙제는 ‘완성도’
짧은 비공개테스트 기간 동안 체험한 ‘레인보우 식스: 시즈’는 시리즈 특유의 현실성과 전략성, 팀플레이 요소가 적절히 녹아 든 가능성 있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미흡한 밸런싱과 불안정한 서버는 보완해야하는 과제로 남았다.
비공개테스트 버전에서는 ‘멀티플레이’ 모드에서 매치를 찾을 때, 상대와 매칭이 되지 않는 버그가 발생했다. 기다리는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버그인지 사람이 없는 건지 구분할 방법이 없는데다가 발생 빈도도 높다. 이로 인해 매치가 성사되기까지 1 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막상 매치가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게임이 멈추는 현상이 잦고, 에러가 뜨며 튕기는 상황도 부지기수였다. 한 게임 시작하기도 오래 걸리는 편인데 겨우겨우 들어가도 튕기는 일이 너무 빈번하다보니 의욕을 크게 떨어뜨린다.
▲ 버그에 걸린 건지, 사람이 없는 건지...
아무리 좋은 구슬이라고 꿰어야 보배 듯이,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플레이를 할 수 없이는 게임으로써 완성되었다고 보기 힘들다. 아직 비공개 테스트 기간인 만큼, 부디 12월 1일에 발매되는 정식판은 문제점을 보완한 완성된 게임으로 나오기를 바란다.
▲ 정식판에서는 보다 나은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