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교훈 얻은 `세븐소울즈`, 이지렙업으로 돌파구 찾다!
2011.08.13 15:18게임메카 강민우 기자
“경험부족이 뼈아팠다”
세븐소울즈 개발을 맡고 있는 네오위즈CRS 장석규 실장의 말이다. 2010년 4월 정식서비스를 실시한 세븐소울즈는 그해 최고동시접속자 5만 5천명을 돌파하며 성인용 MMORPG의 돌풍을 일의킨 건 분명했다. 하지만, 잘 짜여진 초반 콘텐츠와 달리 중후반 콘텐츠에 부족한 부분이 노출됐다. 장석규 실장은 이점에 대해 ‘경험부족’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초기 유입된 유저 만족도를 끌어 올리기위해 많은 리소스를 투자했지만 확보된 유저를 만족시켜 줄만한 후반부 콘텐츠는 부족했다는 것이었다. 장 실장은 아직도 그 때 기억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다. 차기 콘텐츠는 계속 개발하고 있었기 때문에 몇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 기간 동안 많은 유저들이 실망하고 떠났다는 설명이다. ‘이륙보다 중요한 것은 연착륙이다’ 네오위즈CRS는 이 기간 동안 정말 값비싼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이번 업데이트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현재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물론, 게임을 즐기다 떠났던 휴면유저, 그리고 아직 세븐소울즈를 접하지 못한 신규유저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업데이트를 들고 나타났다. 단지 신규유입만 늘리기 위한 업데이트였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었지만 이야기를 듣다 보니 기존에 게임을 즐기고 있는 충성유저들을 위한 배려도 곳곳에서 묻어났다. 게임메카는 달라진 세븐소울즈의 모습을 직접 듣기 위해 네오위즈CRS 본사를 직접 찾았다.
▲네오위즈CRS
세븐소울즈 개발팀 장석규 실장
세븐소울즈가 지난 11일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어떤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나?
크게 두 가지를 구성했다. 하나는 현유저들을 위한 성장형 무기시스템 및 여러가지 만렙콘텐츠. 또 하나는 신규유저나 휴면유저들을 위해 빨리 레벨업을 할 수 있는 ‘이지 렙업’ 서버를 준비했다.
성장형 무기시스템은 기존 강화시스템과 무엇이 다른가?
말 그대로 무기가 성장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세븐소울즈는 아이템에 등급이 있어 아무리 강화를 해도 등급 이상을 넘어갈 수 없는데 이번 성장형 시스템은 유저가 원하는 만큼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고 또 일정 레벨이상 성장시키면 외형도 변하게 된다. 이번 외형 변경은 지금까지 게임에서 볼 수 없는 이펙트를 띄고 있어 희귀성이 높다. 아직 기획단계이긴 하지만 이 성장형 무기시스템이 반응이 좋으면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예정이다.
성장형 아이템은 게임에서 어떻게 부르고 또 몇 레벨에 얻을 수 있나?
‘혹한의 서리날개 시리즈’다. 56레벨에 최초로 퀘스트를 받게 되며 완료하고 아이템을 받게 되면 아이템에 ‘저주 받은’이라는 접두사가 붙는데 초기 능력치는 별볼일 없지만 계속 성장시키면서 그 무엇보다 월등한 아이템으로 만들 수 있다.
강화된 무기를 가지고 있는 기존 유저들은 불만이 있지 않을까?
이 성장형무기 시스템의 특징은 성장주기마다 먹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먹이가 바로 무기인데 고강화 무기를 가지고 있는 유저들은 성장형 무기에 그 아이템을 먹이고 주고 더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아이템을 강화하는데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의도는 좋아 보이는데 아이템이 너무 획일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설명만 듣고 보면 선택해서 사용하는 아이템이 아니라 꼭 사용해야 하는 아이템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결국 시간이 흐르면 모두 똑같은 아이템을 들고 있지 않을까?
물론 그 부분도 생각했다. 성장형 아이템의 능력을 끌어 올리려면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 기간 동안 많은 유저들이 기존아이템과 성장형 아이템의 선택 과정에서 갈등을 하게 될 것이다. 더 시간이 지나면 아무래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성장형 아이템으로 몰릴 가능성이 큰데, 쉽게 말해 누구나 가질 순 있지만 아무나 가질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다`고 보면 된다. 최고 단계로 성장시킨 유저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이지렙업 서버의 도입 의도를 듣고 싶다.
라이프사이클의 정점을 찍은 게임들의 문제점을 들여다보면 신규유저의 유입이 적고 기존유저들의 레벨업 분포도가 상위 레벨에 랭크돼 있어 아이템 거래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아이디어를 낸 게 이지렙업 서버를 통해 신규유저를 받아드리고 일정 레벨까지 키우게 한 뒤 다시 본서버로 옮겨 기존 유저들의 주력 사냥터에 합류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 유저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재화를 거래할 수 있어 좋고 신규 유저들은 손쉽게 고렙 대열로 합류할 수 있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레벨 유저풀을 늘려서 게임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아이디어는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미봉책처럼 느껴지는 게 어차피 이벤트 기간 동안만 레벨업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간이 끝나고 들어오는 신규 유저들은 더 힘들어하지 않겠나?
맞는 말이다. 현재 이 이벤트를 3주간 계획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9월 1일부터 들어오는 유저들은 더욱 높아진 레벨벽 때문에 힘들어질 수 있다. 지금 개발팀에서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을 이미 마련해 놨다. 민감한 부분이고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정확히 밝힐 수 없는데 그 때가 되면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대충이라도 미리 밝힐 순 없나?
사실 두려워서 그렇다(웃음). 예전에 패치를 하다가 아이템 툴팁에 숫자 ‘1’이 차이로 잘못된 표기된 적이 있었는데 그날 전화통이 불나게 전화를 많이 받았다. 특히 밸런스에 대해 영향이 있는 부분은 유저분들이 민감하게 받아드리기 때문에 되도록 신중하게 접근하고 싶다. 지적한 문제에 대한 충분한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으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조금 냉정하게 말하자면 세븐소울즈에서 시행하는 ‘이지서버’는 이미 많은 게임들이 ‘부스터 서버’나 ‘점핑 캐릭터’ 이름으로 비슷하게 진행했었다. 타 게임과 차별화된 점은 없는가?
얼핏보면 큰 차이점이 없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많이 다르다. 일단 본섭캐릭터를 이지렙업 서버로 옮기는 것은 아마 우리가 최초일 것이다. 자칫 데이터가 꼬일 수 있어 대부분 신규서버에서 키운 후 본서버로 이전하거나 아니면 점핑 캐릭터처럼 아예 처음부터 고레벨 캐릭터를 주는 이벤트를 한다. 이럴 경우 다른 문제점이 생긴다. 신규유저들에게 고레벨캐릭터와 좋은 무기를 준다고 하더라도 월드에서 살아남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진입장벽을 만들어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본서버 캐릭터를 이지렙업 서버로 이전하면 신규 유저들뿐만 아니라 기존 세븐소울즈 유저들도 부캐릭터 등을 옮겨서 키울 수 있어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의 이벤트라도 불만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혹시 이벤트를 시행하기 전에 유저들의 의견을 받은 적이 있나?
그렇지 않아도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해 홈페이지를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결과 80%이상이 이벤트에 찬성을 했다. 설문을 진행했던 이유 중 하나가 자칫 기존유저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부분이라서 의견을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미 기획부터 개발까지 어느정도 준비를 했지만 반대가 더 많다면 취소할 계획으로 설문을 진행했었다. 다행이 82:18로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아 이번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당장 생각하기에는 지금 유저들은 충성유저들이자 어찌보면 게임의 기득권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신들은 열심히 노력해서 이룬 결과물을 이벤트를 통해 너무나 쉽게 신규유저들에게 돌아가는거 아닌가?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게임에 사람이 있어야 경제시스템도 원활하게 돌아가고 파티사냥 등 여러부분에서 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 드려진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물론 계속 반대의사를 남기시는 분들도 분명 있었다.
사실 지금 플레이하는 분들은 어찌보면 개발자보다 게임을 더 잘 알고 계신 분들이다. 세븐소울즈가 지금까지 어떻게 운영되어왔는지 역사까지 꿰차고 있는 분들인데 이런 분들도 이번 이벤트에 대해서 찬성하셨다는 것은 어느 정도 변화를 받아드릴 준비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아깝다는 생각 안들었나? 1~46레벨까지 콘텐츠는 투입된 개발력으로 보자면 정말 엄청난 노력이 투자되었을 텐데 이번 이벤트는 사실 그러한 콘텐츠를 거의 건너 뛰다시피 한 이벤트 아닌가.
아깝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어차피 세븐소울즈는 유저들을 위한 게임이고 유저분들이 재미있어하고 좋아한다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투여된 노동력을 보자면 1~20레벨 초반 구역에 게임의 몰입도를 주기 위해서 엄청난 리소스가 투자됐다. 이 부분이 우리도 참 아쉬운 게 초기 서비스 당시 유저들을 잡기 위해 너무 초반 콘텐츠에 힘을 주면서 오히려 독이 됐다. 경험부족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뼈저리게 느꼈다. 만약 우리가 지금보다 경험이 풍부했고 후반부 콘텐츠에 대해 유저들의 요구사항을 즉각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겼을텐데 아쉽고 늘 미안한 마음이다.
서비스한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 해결하지 못한 버그가 많다. 언제쯤 해결되나?
고질적인 버그는 확실히 존재한다. 버그라고 하기보다는 랙이나 팅김 현상 등 최적화 부분에서 문제가 많은데 지난번 1차 클라이언트 최적화를 다시 해서 개선을 한번 했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단계는 아니다. 2차 개선작업을 진행 중인데 랙 하나를 잡기 위해서 단순히 코드를 수정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좀더 범용적인 특화된 코드를 적용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또 다른 버그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테스트해서 적용하고 싶은 입장이다. 조만간 2차 패치가 진행될 예정인데 우리는 늘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우리의 몫이고 고객들은 최선을 했다는 과정보다는 결과물을 원하시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진행하고 싶다.
46레벨이 도달하게 되면 본서버로 이전할 수 있는데 두 서버간 경험치나 난이도 때문에 유저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는가?
이리렙업 서버에서 성장을 하게되면 일정 레벨때마다 무기가 주어진다. 무기는 46레벨에 본서버로 이전하더라도 충분히 사냥을 즐길 수 있을 만큼 고강화된 무기가 제공된다. 또, 국내에서 한번도 판매가 되지 않았던 아바타 및 사냥할 때 필요한 다양한 아이템들이 들어있는 패키지가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온실 속에서 자라다가 정글에 던져진 기분일수도 있는데(웃음) 호랑이와 바로 맞짱뜨는 느낌이 아니라 여우나 늑대를 만나 충분히 몸풀 수 있는 그런 느낌으로 밸런스를 맞춰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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