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의 전설 트라이포스 삼총사, 친구가 많다면 ‘강추’
2016.01.22 22:11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 용사의 자질을 갖춘 3명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젤다의 전설’ 30주년을 맞이하여 시리즈 최초로 3인 플레이를 전면에 내세운 ‘트라이포스 삼총사’가 오는 28일(목) 한국어화를 거쳐 정식 발매된다.
이번 작품은 백성 모두가 패션과 멋을 사랑하는 ‘드레스 왕국’을 무대로, 세 가지 색으로 돌아온 귀여운 용사 ‘링크’의 모험담을 그린다. 왕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릴’공주는 백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었지만, 이를 시기한 마녀의 저주에 의해 우스꽝스러운 전신 타이츠만을 입게 된다. 이에 왕국 전체가 슬픔에 빠져 꾸미기를 주저하게 되고, 국왕 ‘컬킹’은 마녀를 찾기 위해 전설의 토템 용사들을 위험한 ‘데빌랜드’로 파견하게 된다.
▲ 공주님의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아라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이런 재미있는 설정의 ‘트라이포스 삼총사’를 정식 발매 이전에 미리 즐겨볼 수 있었다. 시리즈 최초로 3인 멀티플레이로 유기적인 협동을 강조한 ‘트라이포스 삼총사’, 과연 재미도 3배일까?
결성, 전설의 토템 삼총사
▲ 이래뵈도 용사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트라이포스 삼총사’는 제목 그대로 혼자서 하는 것보다 셋이서 즐겨야 특유의 재미를 전부 느낄 수 있다. 기존 작에선 주인공 홀로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난관을 돌파했지만, 이번에는 3명의 캐릭터가 각각 하나의 도구만 사용할 수 있어 협동이 필수다. 그뿐만이 아니라 세 용사의 체력도 모두 공유되어 생사도 함께 한다. 그야말로 멀티플레이를 위한 게임인 셈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 작의 ‘협동’을 대표하는 것은 3명의 캐릭터가 마치 기둥처럼 서로를 들어올려 함께 움직이거나 더 높은 곳에 도달할 수 있는 ‘토템 액션’이다. 다른 용사의 주변에서 A키를 누르면 용사를 들어올려 목마를 태울 수 있다. 그렇게 기둥 형태가 되면 각 플레이어들은 조작이 제한된다.
▲ 기초적인 스위치 퍼즐에서부터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 지역 보스 공략에도 사용된다(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활이나 폭탄 등,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칼을 휘두르려면 두 손이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에 맨 위에 있는 캐릭터만 사용할 수 있다. 그대신 상단 캐릭터는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며, 심지어 화살의 방향을 정하는 것도 할 수 없고 스스로 토템에서 내려올 수도 없다. 이동은 맨 아래 캐릭터에게 달려있고, 토템에서 내려오기 위해서는 자신을 붙잡고 있는 아랫사람이 던져주어야 한다. 혼자서 모든 퍼즐을 돌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보면서 모두 느꼈겠지만, 의도적으로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트롤링’이 매우 쉬운 구조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다른 유저를 들어올려 옴짝달싹 못하게 구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잠시 눈 앞이 깜깜해졌다. 혹시나 싶어서 셀렉트 버튼과 스타트 버튼을 눌러보았지만, 안타깝게도 도중에 접속을 종료할 수도 없었다.
힘을 합쳐 돌파하는 32개의 코스
‘트라이포스 삼총사’에는 삼림, 설원, 화산, 천공 등 8개 지역 총 32개 코스가 준비돼 있다. 각 지역의 보스를 처치하면 추가적인 제약이나 목표를 설정하는 ‘특별임무’를 선택해서 같은 코스를 색다르게 즐길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출시 후 다운로드를 통해 코스 30여 개가 더해져, 향후 국내에서도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물이 가득한 수원지역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솔직히 ‘트라이포스 삼총사’의 첫 인상은 재기 발랄한 설정과 만화 같은 그래픽으로 즐기는 가벼운 퍼즐게임이었다. 그래서 토템이라는 좀 특이한 시스템만 이해하면 별다른 난항 없이 엔딩을 보리라 자신만만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트라이포스 삼총사’는 보기보다 난이도가 높다. 3명이 협동하여 풀어야 하는 퍼즐이 대부분이라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극초반조차 넘어서기 힘겹다. 전투의 난이도가 높거나 하진 않지만, 퍼즐을 제때 돌파하지 못하면 언제까지고 제자리 걸음을 해야 한다. 실수로 조작을 잘못해 토템이 와르르 무너지거나, 급한 마음에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더니 손발이 맞지 않아 퍼즐을 처음부터 다시 시도하게 되기도 했다.
저는 친구가 없는데요
‘트라이포스 삼총사’는 3인 협동의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다채로운 시스템을 구비했다. 근거리 로컬 통신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멀리 떨어진 친구나 낯선 용사를 만날 수도 있고, 소프트 1개로 3DS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운로드 플레이까지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의사소통을 위한 간단한 이모티콘을 지원하는 등 최대한 멀티플레이를 편하고 쉽게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를 만날 수 없다면? …일단 혼자서도 ‘데빌랜드’로 떠날 수는 있다. 우리의 ‘도플맨’이 있으니까 말이다.
▲ 터치 한 번으로 다양한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도플맨’은 용사의 혼을 담아 움직일 수 있는 목각인형으로, 이를 통해 혼자서 세 캐릭터를 전부 조종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멀티플레이를 중시한 작품답게 싱글플레이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우선 퍼즐 해결의 기본이 되는 토템 액션을 활용하기가 너무나 불편하다. 토템을 만들 때부터 적어도 둘 이상의 캐릭터를 선택해야 하고, 도구를 사용할 때도 터치 스크린에 손이 많이 가는 구조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적응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 믿음이 가는(?) 도플맨의 모습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도저히 혼자서는 클리어할 수 없어 보이는 스테이지에서는 한 코스에 3번밖에 사용할 수 없는 요정을 써서 스테이지를 스킵해야만 했다. 하지만 요정을 쓸 때마다 받을 수 있는 보상이 줄어들고, 부활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등 페널티가 뼈아프다.
‘젤다의 전설 트라이포스 삼총사’는 친근감을 주는 귀여운 캐릭터와 깔깔대며 볼 수 있는 스토리, 그리고 쉽지만은 않은 퍼즐로 고민하는 재미까지 잡았다. 친구들과 둘러앉아 왁자지껄 떠들면서 이런저런 해법을 제시하거나, 서로 용암에 집어 넣는 ‘실수’를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하지만 유비, 관우, 장비도 아니고 항상 마음이 맞는 3명이 모이는 것도 아닌데, 싱글플레이에도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 모두의 힘을 하나로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