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마니아 지갑까지 털어버릴 어퍼컷 'UFC 2'
2016.03.15 20:09 게임메카 신원식 기자
▲ UFC를 게임으로 즐기자! (영상출처: 공식유튜브채널)
많은 선수들이 시합 도중 부상을 입는 것으로 유명했던 스포츠가 있다. 바로 이종격투기 UFC다. 이 종목은 초기에 사타구니 공격까지 허용할 만큼 과격한 규칙을 앞세워 눈길을 끌었다. 너무 과격한 탓에 미국에서도 초기에는 일부 주에서만 전파를 탈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룰도 많이 생겼고, 지금은 완전한 스포츠로 거듭나 많은 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UFC가 EA 스포츠의 손을 거쳐 ‘EA UFC’라는 게임으로 탄생됐다. ‘EA UFC’는 실제 선수들의 모습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구현했다는 것을 앞세워 발매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후속작이 출격한다. 전작보다 한층 더 사실적인 선수들에, 다양한 모드까지 추가해 격투기 팬은 물론 게임 마니아들까지 사로잡는다는 각오다. 15일, PS4와 Xbox One으로 정식 출시된 ‘EA 스포츠 UFC 2’가 그 주인공이다.
▲ 등 근육에 옷 주름까지 리얼하게 표현했다
‘격투기게임’은 ‘대전격투게임’과 다르다? UFC만의 싸움의 기술
두 사람이 나와서 몸싸움을 벌이는 게임은 대전격투게임이라는 장르로 많이 알려졌다. UFC는 스포츠 게임이긴 하지만, 격투기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대전격투게임과 조작이 비슷하다. 우선 버튼 4개로 각각 양쪽 팔과 다리를 움직인다. 여기에 방향키와 함께 버튼을 누르면 ‘플라잉 니킥’이나 ‘돌려차기’ 같은 특수 커맨드를 사용한다. 방어 버튼과 잡기 버튼도 따로 있으며, 움직임에 따라 상대 공격을 피할 수도 있다.
커맨드는 저것이 끝이라 여러 콤보가 있는 대전격투게임보다 쉽게 게임에 익숙해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방향키를 이리저리 굴리거나 여러 버튼을 순서대로 누르는 어려운 조작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플레이어가 노릴 점은 방어를 하고 있다가 빈틈을 노려 카운터를 치거나, 먼저 선제 공격을 날리는 것으로 압축된다.
▲ 임현규의 문신까지 완벽 재현
이러한 단순한 조작에 사실성을 더하는 것이 ‘스태미너’다. 선수가 공격을 가할 때마다 소모되며, 쉬면 회복된다. ‘스태미너’가 떨어진 상태에서 공격 하면, 동작이 흐느적거려 빈틈이 커지는 데다가 공격을 받을 때 더 큰 피해를 입게 되므로 잘 관리해야 한다.
덕분에 여타 대전격투게임처럼 무작정 공격만 이어가는 플레이로는 승리하기 어렵다. 이는 링 위를 뛰는 선수들의 체력이 게임 캐릭터처럼 무한대가 아님을 반영한 설정이다. 즉, 게임에서도 격투기를 하는 것처럼 타이밍을 잘 노리고 있다가 적절한 순간에 공격을 날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커맨드는 단순해도 심리전을 유도하는 것이 ‘EA 스포츠 UFC 2’의 특징이다.
▲ 이렇게 다양한 모드가 있다
복싱이나 가라데처럼 서서 이루어지는 '스탠딩 격투기'와 달리 UFC는 레슬링, 유도처럼 바닥에서 액션을 진행하는 '그래플링'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EA UFCE 2’는 '그라운드' 또한 사실적으로 풀어냈다. 메치고 눕혀서 상대방을 때리는 것까지 허용하는 UFC인만큼, 여러 자세로 싸우는 분위기를 잘 살리기 위해서는 ‘그라운드’에서 얼마나 다양한 액션을 취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EA 스포츠 UFC 2’는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사용해 많은 액션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라운드’ 상태에서 스틱을 당기기 시작하면 노란 게이지가 생기는데, 이것이 꽉 차면 다음 행동을 성공시킬 수 있다. 물론 상대방도 게이지가 찰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주지 않는다. 따라서, 그라운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신속하게 스틱을 움직일 필요가 있어 긴장감이 더해진다.
▲ 이렇게 리얼하게 완성된 선수가 250명!
실제 선수들, 털과 문신까지 그대로 만난다
EA 스포츠는 실제 선수들의 특징을 그대로 게임 속으로 옮겨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EA 스포츠 UFC 2’에서는 전작보다 많은 선수 250명을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 열심히 땀 흘리는 중입니다
특히 선수들의 재미있는 문신은 물론, 점 위치, 심지어 체모까지 완벽하게 재현해낸 점은 ‘팬심’을 저격하기 충분하다. 전작에서 지적을 받은 선수들의 표정이 다소 밋밋하다는 점도 완전히 고쳤다. 맞을 때 찡그리는 표정부터, 때릴 때 이를 악무는 표정은 얼굴 근육의 떨림까지 표현했다.
한국 선수의 얼굴도 사진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 만들어냈다. 이번 작품에서는 김동현, 함서희, 정찬성, 임현규, 최두호 5명이 등장한다. 그 중 김동현은 특유의 눈썹과 눈매, 표정까지 실제 얼굴을 가져다 놓은 느낌이 든다. 여기에 킥복싱 챔피언 자리까지 올라갔다가 2014년부터 UFC 챔피언 자리를 노리는 여자 격투기 선수 함서희 역시 리얼하게 표현됐다.
▲ 심지어 겨드랑이 체모까지 구현한 센스....
빠른 속도로 인상적인 ‘기습 프론트킥’을 선보였던 ‘코리안 좀비’ 정찬성 역시 특유의 마른 체형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개인적으로 2016년 10월 전역을 앞두고 군복무 중인 정찬성의 얼굴을 게임으로나마 볼 수 있어 무척 반가웠다. 입대를 앞두고 정찬성은 조제 알도와의 챔피언 타이틀 전에서 진 전적이 있는데, 이 설욕을 갚아주는 것도 ‘EA 스포츠 UFC 2’에선 가능하다.
각 격투기 모션도 완벽하다. 역동적이면서도 부드럽고, 손가락 관절 하나하나가 세심하게 움직이는 액션으로 움직임을 현실감 넘치게 뽑아냈다. 여기에 발차기 각도나 어퍼컷 모습, 플라잉니킥 등 각 무술 특징도 잘 살려냈다. 전작에서 지적이 많았던 타격감도 나아졌다. 둔탁한 타격 소리와 함께 맞는 선수의 얼굴이 떨리고, 피와 땀이 튀기는 다양한 표현을 동원해 맞는 느낌을 강화했다.
▲ 다들 아시죠? 도미닉 크루즈!
아쉬운 점은 선수들의 개성을 살린 액션은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격투기 모션은 완벽하지만, 선수들의 특이한 점 하나하나까지 살리지는 못했다. 그나마 액션은 아니어도 세레모니 등을 통해 선수마다 눈에 두드러지는 고유 액션은 살렸다. 특히 잘생긴 외모에 빼어난 실력으로 유명한 스테판 톰슨은 킥복싱 선수 출신으로, 가라데와 태권도를 섞은 독특한 모션에 다소 거친 느낌의 준비 자세를 선보이는 선수다. 실제로 보면 다른 선수와 다른 느낌을 가진 '스테판 톰슨' 역시 게임에서는 그 개성이 드러나지 않았다.
▲ 바닥에 튄 피가 인상적이다
알수록 더 재미있는 풍성한 게임
여기에 ‘EA 스포츠 UFC 2’는 전작에 없던 다양한 모드를 지원한다. 일단 ‘그라운드’가 없이 대결하는 ‘KO 모드’가 생겼다. 이는 5대를 먼저 맞으면 지는 것으로, TKO 요소를 배제해 심플한 싸움을 펼칠 수 있다. 몇 대 맞으면 바로 KO기 때문에, 치고 피하는 심리전을 극대화시킨 모드다.
‘커리어 모드’는 내가 만든 선수나 게임에 등장하는 선수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해 커리어를 쌓는 모드다. 또, ‘얼티밋 팀’ 모드는 내가 만든 선수 다섯 명으로 팀을 짜고 직접 운영한다. 이 두 모드에는 선수들에게 카드를 장착시켜 능력치를 올리는 ‘카드’가 추가된다. 이 ‘카드’는 현금으로 구매하거나, 다양한 모드를 통해 보상으로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자신이 플레이한 결과대로 전적을 쌓을 수 있는 요소는 신선한 재미를 안겨줬다.
▲ 나만의 팀을 만들자!
전작에서 약점으로 지목된 ‘싱글 플레이’도 강화됐다. 덕분에 아무런 제약 없이 홀로 대전을 즐길 수 있어 인공지능을 상대로 연습을 할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EA 스포츠 UFC 2’는 실제 격투기를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게임이다. 사실적으로 묘사된 선수를 주로 내세우고 있고, 그들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재미기도 하다. 따라서 UFC에 대한 지식이 많을수록 파고들 요소가 분명히 많다. 여기에 심리전에 초점을 맞춘 격투와 사람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액션, 적과 주먹을 맞대는 듯한 타격감은 ‘UFC'를 잘 모르더라도 '격투'라는 소재 자체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을 자극할 만하다.
▲ 나만의 선수를 만들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요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