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용사 몰래 사라진 먹튀 왕국의 슬픈 전설
2016.04.08 20:02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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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화), 한국소비자원에서 최근 1년간 모바일게임을 즐긴 유저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놀랍게도 전체 응답자 중 34.3%(103명)이 자신이 즐기던 게임의 서비스 종료 사실을 사전에 잘 몰랐답니다. 도대체 어쩌다 매일 접속하는 모바일게임이 사라지는 것조차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을까요?
원인은 바로 서비스 종료를 고지하는 방식에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주요 모바일게임사 10곳 가운데 5개사가 서비스 종료 사실을 게임 내가 아닌 홈페이지나 기타 채널에만 공지한 것으로 나타났죠. 이들 게임사 이용약관을 보면 ‘서비스 종료 30일전에만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면 그 의무를 다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독소조항을 악용해 서비스 종료 사실을 감추고, 그사이 할인 이벤트를 통해 유료 아이템 판매를 가속화하는 악질적인 사례도 많습니다. 유료 아이템 중 사용 기간이 없는 ‘무제한 아이템’의 경우 환불 기준도 없기 때문에 보상받을 길이 막막하죠. 실제로 게임메카 ID DemonVain님은 “나 저거 당해봤다ㅋ 게임 갑자기 망했다는데ㅋㅋ 환불 절차는 또 어찌나 까다롭고 참ㅋㅋ”라며 본인의 피해 경험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몇몇 게임사의 무책임한 행보에 유저들은 적잖이 ‘뿔’났습니다. 게임메카 ID 귄터님은 “하핫 삿스가다나! OECD 사기 범죄 1위 헤븐민국^오^)/ 제2의 아타리쇼크가 멀지 않아!”라며 자조했고, 게임메카 ID 모노히메님 또한 “어쩜 저러죠; 모바게만 즐기는 라이트 유저들은 카페 거의 안 들어갈텐데;;”라며 고개를 저었죠. 게임메카 ID 중요한능력치님은 “뭐든지 돈벌이 한탕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놈들은 진짜 병충해임.....”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번 ‘먹튀’ 논란으로 인해 모바일게임에 대한 불신이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소비자의 권익을 무시한 채 계속 눈 앞에 성과만을 쫓는다면, 언젠가 업계와 유저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골이 패이겠죠. 게임메카 ID E드기어님은 “모바일게임엔 절대 돈 안쓰지 ㅎㅎ”라며 학을 땠고, 게임메카 ID 방랑자 프리미엄님 또한 “이러니 모바일게임은 가급적 피하고 있죠? 상술도 적당히 해야 상술이지..”라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전설의 용사가 공주를 구하러 나섰는데, 눈앞에서 왕국이 철거되고 몬스터도 퇴근한다면 어떨까요? 심지어 전날 밤 5성 SS급 풀세트 장비를 맞추는데 월급의 절반을 쏟아 부었는데 말이죠. 게임 내에선 서비스 종료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었으면서, 30일 전에 카페에 공지했으니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는 것은 너무나 후안무치한 대응입니다.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한번 뿌리내린 불신은 언젠가 분쟁의 싹을 틔우기 마련이죠. 사태가 더욱 악화되기 전에 주요 모바일게임사들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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