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뉴스] 론칭 1년 만에… ‘문명 온라인’ 서비스 12월 종료
며칠 전, 송재경과 시드 마이어의 협업으로 화제를 모았던 ‘문명 온라인’이 서비스 종료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기자에게는 이 소식이 비단 ‘문명 온라인’의 끝이 아니라, 온라인게임 문명의 몰락처럼 느껴지더군요. 이만한 거장과 걸출한 IP가 만났음에도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PC 온라인게임 시장이 극도로 냉각됐다는 방증입니다.
비단 ‘문명 온라인’뿐만 아니라 근 몇 년간 가시적인 성과를 낸 국산 신작이 없다시피 합니다. 각종 지표를 살펴보아도 ‘던전앤파이터’, ‘리니지’, ‘서든어택’ 등 전통의 강자들이 자리 보존할 뿐 새로운 이름이 상위권에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 사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룹니다. 게임메카 ID kiriod님은 “컨셉은 신선했는데…아쉬운 듯…”이라며 말끝을 흐렸고, 게임메카 ID dalcomping님도 “진짜 재밌게 잘 만들었는데 문제는 모든 유저를 너무 바쁘고 힘들게 만들어버렸다는거죠”라며 거들었죠. 게임메카 ID 오렌지수정님은 “유저는 문명을 이끌고 싶은 거지, 일개 시민이 되고싶은 게 아니었는데 컨셉을 잘못 잡은듯..”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기대작 ‘메이플스토리 2’와 ‘트리 오브 세이비어’도 사실상 시장 안착에 실패했고 ‘서든어택 2’는 대내외적으로 갖은 풍파에 시달리다 론칭 3개월 만에 서비스를 접었죠. 국내 게임계 최대 ‘떡밥’이라 칭해지던 ‘창세기전 4’도 스러져가는 시장을 지탱하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구작들도 일부를 제외하곤 힘들긴 마찬가지인데, 나름 탄탄한 팬층을 거느렸던 장수게임 ‘그랜드 체이스’와 ‘팡야’가 결국 올해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이에 게임메카 ID 크라웃또님은 “론칭한게 엇그제 같은데.. 요새는 게임 수명이 참 짦은 것 같다.. 안녕 재경이형..”이라며 작별을 고했고, 게임메카 ID 나는야선율님은 “나름 좋은 게임이었다. 이러니 다들 모바게나 만들려고 하는거지. 여자 옷 벗겨서 가챠로 팔고. 돈 벌라믄 가챠가 최고여”라고 개탄했죠. 반면 게임메카 ID 쇼타로군님은 “패키지까지 팔았는데 성공한 오버워치는 그럼 뭐임? 그냥 게임 잘 만드면 잘 되는거지 핑계는...”라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해외에서는 블리즈컨 2016으로 축제 분위기인데 우리네 업계는 시름이 커지네요. 매년 신작은 감소 추세이고, 그나마도 성공하는 작품은 더더욱 없고… 오늘날 ‘게임강국 대한민국’을 일군 온라인게임이 이제 하나 둘씩 사라져가는 것이 못내 섭섭합니다. 물론 앞으로 ‘뮤 레전드’, ‘로스트아크’, ‘하이퍼 유니버스’, ‘리니지 이터널’ 등이 대기 중인데 너무 비관적인 소릴 하면 안되겠죠. 그저 이들이 문명의 중흥을 이끌기를 바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