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함과 야만성으로 차별화, ‘바이킹 미드가르드의 늑대’
2017.03.22 18:11 게임메카 이새벽 기자
▲ '바이킹 미드가르드의 늑대' 공식 홍보 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얼어붙은 황야, 세계를 파괴할 악마의 도래, 그에 맞서는 피에 젖은 야만인 영웅, 그리고 액션 RPG. 지금까지 많이 봐와서 이제는 조금 식상해진 소재다. 그런데 이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게임이 또 나온다고 한다. 바로 3월 24일에 출시되는 칼립소 미디어의 신작 액션 RPG ‘바이킹 미드가르드의 늑대(이하 바이킹)’다.
‘바이킹’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디아블로’나 ‘타이탄 퀘스트’ 시리즈와 무척 비슷해 보인다. 3인칭 시점에서 캐릭터를 움직이고, 다양한 스킬과 무기를 사용해 괴물과 싸우는 게임 방식은 빈 말로도 색다르다고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바이킹’은 자못 식상해 보일지도 모르는 흔한 게임 방식에 몇 가지 독특한 요소를 도입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바로 바이킹 하면 떠오르는 피비린내 나고, 잔혹하며, 야만적인 분위기다. 과연 ‘바이킹’은 어떤 요소로 이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을까?
피의 신에게 피를! 유혈 낭자한 바이킹의 전투
‘바이킹’은 북유럽 신화의 기괴한 괴물들과 맞서 싸우는, 괴물만큼이나 흉포하고 야만적인 전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렇기에 ‘바이킹’이 보여주는 전투는 피비린내 나고, 잔혹하며, 난폭하다.
‘바이킹’의 캐릭터, 무기, 괴물 디자인은 이러한 콘셉트를 꽤나 잘 묘사해냈다. 특히 일격을 가할 때마다 대량의 피가 흐르고 살점이 튀기는 효과는 야만적인 바이킹식 전투의 분위기를 훌륭하게 드러내준다. 무기에 따라 적의 시체가 다르게 훼손되고, 머리를 자르거나 배를 갈라버리는 마무리 일격은 ‘줌 인(Zoom-in)’해 보여지는 등, ‘바이킹’의 세밀하고 잔인한 전투 연출은 다른 액션 RPG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수준이다.
▲ 거대하고 흉포한 적과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난이도에 있어서도 ‘바이킹’은 하드코어함을 지향한다. 우선 ‘바이킹’은 회복수단도 매우 제한된 데다, 던전 진행 도중 마을로 돌아갈 수 있는 ‘포탈’도 없다. 게다가 죽으면 체크 포인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따라서 기본적인 진행은 시원하게 적을 쓸어버리는 것보다는 매 전투 최소한의 피해만 입고 적을 물리치는 ‘자원관리’가 중요하며, 적절한 스킬 사용과 회피가 관건이 된다. 이는 ‘바이킹’의 전투가 ‘다크 소울’처럼 무겁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게 한다.
이처럼 긴박감 넘치는 전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특징이 바로 ‘구르기’다. ‘구르기’는 재빠르게 전방으로 굴러서 적의 공격을 피하는 행동이다. 이를 활용하면 그냥 걷기만 하는 것에 비해 훨씬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싸울 수 있으므로 전술적 선택지와 더불어 긴박감이 배가된다.
▲ '구르기'로 피하지 못하면 한 방에 훅 간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물론 ‘디아블로 3’ 등에서도 일부 스킬을 사용하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바이킹’의 ‘구르기’는 일반 공격과 더불어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다. 이는 기본적인 게임 구성이 ‘구르기’의 사용을 전제하고 짜여있음을 뜻한다. 이미 공개된 영상에서도 많은 적이 ‘구르기’를 쓰지 않으면 피하기 힘든 공격을 자주 구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예컨대 게임 시작부터 나오는 거대한 거인 ‘요툰’은 사람 키만한 크기의 거대한 곤봉을 휘두르며 공격해오는데, 이 공격은 매우 높은 피해를 주는 대신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반드시 ‘구르기’를 사용해 피하도록 유도한다.
▲ 신들에게 '피를' 바치고 '은총'을 얻을 수 있다 (사진제공: 에이치투 인터렉티브)
전투를 통해 캐릭터가 강해지는 과정도 조금 독특하다. ‘바이킹’에서는 특별한 스킬 ‘은총(Gift)’을 얻기 위해서는 적을 죽여 그 피를 모아 신들에게 봉헌해야 한다. 전투에서 자신을 증명하고 그 명예를 신에게 바침으로써 은총을 얻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강해지면 신들의 시험을 통과해 새로운 힘을 얻을 수도 있다.
이처럼 은총으로 스킬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보니 ‘바이킹’에는 따로 클래스가 없다. 각각의 스킬 계열은 어떤 신에게 ‘피’를 바치는지에 따라 개방된다. 물론 ‘피’만 충분하면 어떤 스킬이든 얻고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바이킹’은 다양한 스킬을 조합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육성의 재미 또한 잘 갖추고 있다.
여기서 자다간 얼어 죽어요, 사람 잡는 환경요소
‘바이킹’에서 주인공이 맞서야 하는 적은 피에 굶주린 괴물과 사나운 야만인만이 아니다. 혹독한 자연환경도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요소다. 당장 눈에 보이는 적만 쫓다가는 얼마 못 가 살을 에는 추위에 동사하게 될 것이다.
▲ 화면 좌측 하단의 푸르스름한 냉기 게이지가 다 차면 추위로 인한 피해를 입기 시작한다
(사진제공: 에이치투 인터렉티브)
캐릭터를 얼어붙게 하는 냉기는 화면 하단 바 게이지로 표시된다. 냉기 게이지가 다 차고 나면 이어서 체력이 얼어붙은 듯한 회색으로 바뀌며 계속 추위로 인한 피해를 입기 시작한다. 이 때는 재빨리 불을 찾아 냉기 게이지를 줄여야 한다. 제때 냉기를 낮추지 못한다면 이어지는 추위 피해로 체력이 깎여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바이킹’에서는 ‘체력’ 외에도 냉기라는 생존자원을 관리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게임 곳곳에는 냉기를 줄여줄 요소가 존재한다. 모닥불, 괴물이 쏘아내는 불꽃, 때로는 신의 은총으로 온기가 제공된다. 어떤 전투는 이러한 추위와 온기를 이용해서 진행된다. 예컨대 공개된 베타 영상에는 중간보스인 ‘요쿨(Jokul)’과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주인공은 주기적으로 주변 온도를 낮추는 ‘요쿨’의 특수공격을 버티기 위해 인근 불씨 위로 제때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잠시 후 불씨는 꺼지고 곧 새로운 장소에서 피어 오르기에, 주인공은 ‘요쿨’을 공격하는 동시에 계속 불씨를 찾아 움직여야만 한다. 이러한 전투 방식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일부 공격대 보스전을 연상케 한다.
그 외에도 무너지는 바위에 깔리거나 절벽에서 떨어뜨리는 등 다양한 지물의 작용도 존재한다. 특이한 점은 이러한 환경요소 중 일부는 적을 상대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러 환경과 지물에 자신이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하지만, 때로는 적을 효과적으로 물리치기 위해 이용도 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요소는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전투에 가변적으로 활용되어 신선한 재미를 줄 것이다.
생존물 연상시키는 독특한 아이템 수집 방식
특이하게도 ‘바이킹’에서 대부분의 아이템은 그냥 적을 죽인다고 떨어지지 않는다. 대신 쓰러진 적은 다양한 종류의 재료를 떨어뜨린다. ‘바이킹’의 무기는 이러한 재료를 모아 마을 대장장이에게 가지고 가 직접 제작하는 식으로 얻을 수 있다. 특히 고급 아이템은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신화 속 괴물들을 물리치고 얻은 재료로 제작해야 한다.
▲ 마을을 재건하기 위해 다양한 자원을 모아야 한다 (사진제공: 에이치투 인터렉티브)
하지만 재료만 있다고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게임이 시작할 때 주인공의 마을인 ‘울프누그’는 괴물의 습격으로 완전히 잿더미가 됐기 때문에, 주인공은 생존자들과 함께 마을을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마을이 재건됨에 따라 아이템 제작, 신에 대한 제물의식 등을 치를 수 있으므로 캐릭터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마을을 복구해야 한다.
마을을 재건하고 아이템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황금, 철, 목재, 요툰야른 등의 다양한 자원을 수집해야 한다. 이 중 황금을 제외한 자원은 단순히 적을 죽인다고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게임 진행 중에 만나게 되는 다양한 지물과 상호작용해야 다량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던전 진행 중 적을 죽이는 것뿐만 아니라 자원을 얻기 위해 주위를 샅샅이 탐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