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탐방] PS VR과 히카리 애정 식었다, 싸늘했던 4월 매장
2017.05.01 14:53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4월에는 그간 게이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기대작이 연이어 출시되었다. 인기 원작을 바탕으로 한 ‘액셀 월드 VS 소드 아트 온라인: 천년의 황혼’부터 ‘도쿄 재너두’, ‘사이베리아 3’, ‘요괴워치 2’, ‘서머 레슨’, ‘니어: 오토마타’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대작들이 한 번에 쏟아져 나왔다.
특히 ‘니어: 오토마타’와 ‘서머 레슨’은 일본 현지에서 먼저 출시되어, 국내 발매가 많이 늦어졌음에도 한국 팬들의 관심은 가라앉지 않았다. 정식 한국어화를 통해 더욱 원활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렇다면 파도처럼 밀려온 4월 신작들은 ‘중간고사’라는 악재를 만난 매장을 구했을까? 게임메카는 매장의 분위기와 성적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나진전자상가, 용산 게임몰, 국제전자센터 CD마을, 상호를 공개하지 않은 2개 매장을 직접 방문했다.
▲ 국제전자상가 CD마을 등을 찾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열기 식은 PS VR… ‘서머 레슨’도 역부족
반다이남코의 '서머 레슨: 미야모토 히카리’는 공개 당시부터 PS VR을 대표하는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귀여운 여고생과 의 만남이 VR과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서머 레슨’ 한국어화 발매를 원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컸다. 이에 귀 기울인 개발자 하라다 카츠히로 프로듀서는 SNS를 통해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항상 철권을 지지해주니까 ‘서머 레슨’ 요청에 대응했다(한국어 발매를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4월 27일, 게임은 PS VR과 ‘서머 레슨’ 패키지를 동봉한 한정 번들상품과 함께 출시 됐다. 그동안 PS VR도 물건이 없어 팔지 못했던 상황이라 자연히 ‘서머 레슨’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였다.
▲ PS VR과 '서머 레슨'이 동봉된 번들 상품 (사진제공: SIEK)
하지만 매장을 찾는 발걸음은 생각보다 적었고, 매장 곳곳에서 PS VR 일반판이나 ‘서머 레슨’ 번들이 쌓여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판은 그렇다 쳐도 한정판까지 재고가 남은 것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매장 관계자는 “요즘 PS VR은 전처럼 잘 팔리지 않는다. 1, 2차 판매 때는 순식간에 매진됐지만, 그 이후로는 재고를 전부 소진하는데 일주일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 한정상품이 나왔음에도 매장은 한산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기대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서머 레슨’ 타이틀을 들여놓지 않은 매장도 확인할 수 있었다. CD마을 관계자는 “사실 VR 타이틀이 잘 팔리지 않는다. 기기가 보급되지 않은 모양인지, 찾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PS VR이 대중적인 흥행을 이루지는 못했다는 설명이다.
PS VR 열기가 식은 이유는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킬러 타이틀’의 부재다. 지금까지 출시된 PS VR 콘텐츠는 대부분 플레이타임이 짧은 ‘미니게임’이다. 50만 원 상당의 기기를 사게 만들 매력적인 게임이 아직까진 부족한 것이다. 여기에 VR을 원활히 돌릴 수 있다는 고성능 콘솔 ‘PS4 Pro’ 물량 부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VR 게임은 화질이 나쁘거나 프레임이 떨어지면 멀미로 인해 플레이 자체가 힘들 수 있다. 따라서 진정한 VR 경험을 하려면 PS4 Pro가 필수라는 인식이 강했다. 허나 PS4 Pro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자연히 PS VR의 매력도 반감되었다.
하지만 PS VR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기엔 이르다. 속도가 느리긴 해도 PS4 Pro는 꾸준히 보급되고 있고, 5월에는 시연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FPS ‘파포인트’도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 매장을 찾은 날도 'PS4 Pro' 배송 준비가 한창이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4월 신작 이어졌지만… ‘호라이즌 제로 던’ 1위 독주는 여전
‘서머 레슨’ 외에도 다양한 기대작이 속속들이 출시되었지만 눈에 띄는 반응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이러한 사실은 판매량 순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월 발매된 ‘호라이즌 제로 던’이 4월에도 판매량 1위를 지킨 것이다. 게임몰 관계자는 “’다크소울 3’ 합본팩이나 ‘도쿄 재너두’가 어느 정도 팔리긴 했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타이틀은 여전히 ‘호라이즌 제로 던’이었다”고 말했다.
▲ 여전히 판매량 1위는 '호라이즌 제로 던'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발매 전부터 기대를 받던 ‘니어: 오토마타’도 마찬가지였다. 발매를 앞두고 진행된 한정판 예약판매는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품절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지만, 막상 매장에 깔린 일반판을 찾는 사람은 적었다는 것이다. CD마을 관계자는 “’니어: 오토마타’ 한정판인 ‘블랙박스 에디션’에는 사람이 몰렸지만, 일반판 반응은 평범한 편”이라고 말했다.
▲ '니어: 오토마타' 일반판을 찾는 고객은 평범한 수준이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인기 IP를 바탕으로 하는 닌텐도 신작 ‘요괴워치 2’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요괴워치’ IP 자체는 뮤지컬 공연이 잡혀 있는 등 여전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게임 판매량은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이다. 2013년 ‘요괴워치’ 1편 후, 후속작이 나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며 게이머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4월 발매 신작은 많았지만, 눈에 확 띄는 ‘한방’ 매출을 내지는 못했다. 따라서 매장도 작년에 비하면 다소 한산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가정의 달 5월, 성적 상승 기대
어린이 날을 비롯한 공휴일이 몰린 5월은 3, 4월 비수기를 견딘 게임 매장의 숨통이 트이는 시기다. 따라서 매장에서 거는 기대감도 상당히 크다.
먼저 4월 말에 발매된 게임들은 5월 중에도 꾸준히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말한 ‘니어: 오토마타’는 물론, 공포게임 ‘아웃라스트’ 3작품을 합친 ‘아웃라스트 트리니티’, 독특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앞세운 ‘리틀 나이트메어스’, 현실의 아키하바라를 완벽히 재현한 ‘아키바즈 비트’ 등 이름있는 신작들은 전부 4월 말에 몰렸다. 게임을 접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 5월 중에도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5월의 신작도 빼놓을 수 없다. ‘마녀와 백기병 2’, ‘파포인트’, 이스 8’ PS4판 등 기대작 라인업이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 2016년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의 ‘한글화 대폭발 페스티벌 시즌 2’가 진행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작년의 ‘슈퍼로봇대전’, ‘아이돌 마스터’처럼 대작 타이틀의 한국어화가 발표되며, 콘솔 기기 구매력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이번 행사에서는 어떤 타이틀이 한국어화 될까? (사진제공: BN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