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픈사전] 끝까지 버티는 자가 이기는 법 '기방'
2017.08.08 12:03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겜픈사전]은 게이머가 즐겨 사용하는 표현이나 단어의 뜻과 유래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기방(基防) [Base defence]
[명사] 기지에 주둔하며 거점 방어를 최우선시하는 전략
[용례] “괜히 밖에서 기웃거리다 잘리지 말고 얌전히 기방이나 하죠”
[유의어] 캠핑
‘기방’은 게이머냐 아니냐에 따라 해석이 갈리는 단어다. 보통은 기생 치마폭에 싸여 마시고 뒹구는 곳인가 하겠지만 게이머라면 ‘기지 방어’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문자 그대로 아군 병력을 기지로 집결시켜 거점 방비를 확고히 하는 행위나 방침으로, 실제 전쟁에서도 종종 쓰였던 기본 중의 기본 전술이다.
물론 모든 기지는 기본적으로 나름의 방어력을 갖췄기 마련이다. 따라서 ‘기방’이란 단순히 기지를 지키는 것 이상의 전술적인 선택을 의미하곤 한다. 가령 아군이 지나친 열세에 몰렸을 때 소모전을 막고자 본진까지 전선을 축소하는 것이다. 이러면 전력이 부족하더라도 방어시설에 기대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
특히 캐릭터 레벨과 아이템이 존재하는 AOS의 경우 한번 기울어진 전세를 극복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기방’이 자주 쓰인다. 레벨이나 아이템은 결국 상한이 존재하므로 불리한 측은 자신들이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기지에 머물며 전투를 지연시킨다. 이른바 ‘존버 정신’으로 방어에 전념하다 보면 분명 한번쯤은 대등하게 싸울 기회가 온다.
반대로 우세한 상황에서 일부러 ‘기방’을 택하기도 한다. 가령 고지를 선점해 시간만 끌면 승리할 때 유리한 측에서 버티기에 돌입한다. 가뜩이나 열세인 상대는 울며 겨자 먹기로 호랑이의 입(虎口)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혹은 전력이 월등함에도 적이 자꾸 우회하여 본진만 노리는 ‘백도어(Backdoor)’ 편법을 시도해 반강제로 기지에 발이 묶이는 경우도 있다. 부들부들…
▲ 이제는 전설이 된 로한의 헬름 협곡 '기방' (사진출처: 영화 반지의제왕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