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로 나오는 배틀그라운드, 플레이 환경 쾌적할까?
2017.12.14 21:49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Xbox 론칭 트레일러 (영상출처: Xbox 공식 유튜브)
2017년 가장 눈에 띈 성과를 보인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스팀에 ‘앞서 해보기’로 출시된 후, ‘도타 2’나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수를 달성한 것이다. 그 인기에 힘입어 스트리밍도 활발하고, 최근에는 본격적으로 e스포츠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처럼 2017년 PC게임 시장을 정복한 ‘배틀그라운드’가 이제는 콘솔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12일부터 Xbox One 프리뷰를 통해 콘솔 버전 첫 테스트를 시작한 것이다. 특히 MS 차세대 콘솔 Xbox One X에서는 성능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하니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생소하게 느껴지는 콘솔에서 배틀로얄 재미가 그대로 살아있을지도 궁금하다.
콘솔에서 만난 ‘배틀그라운드’, 콘텐츠는 PC랑 똑같네!
‘배틀그라운드’는 100명의 유저가 밀폐된 섬에서 단 한 명의 생존자를 남기기 위해 혈투를 벌이는 배틀로얄 장르다. 플레이어는 맨손으로 섬에 도착한 뒤, 폐가를 뒤지며 총기와 배낭 등 각종 장비를 챙기고 전투를 벌이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장이 맵을 감싸며 안전지대가 줄어들기 때문에, 맨 몸으로 적들과 함께 떨어진 초반부터 생존을 위해 싸우는 후반까지 짜릿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콘솔로 나온 ‘배틀그라운드’ 역시 마찬가지다. PC에서 즐겼던 게임성을 콘솔에서도 그대로 느끼도록 콘텐츠를 옮기는데 초점을 맞췄다. 콘솔에서도 100명의 각개 전투가 펼쳐지는 ‘솔로’, 두 명이 함께 하는 ‘듀오’, 마지막으로 4명이 일치단결해야 하는 ‘스쿼드’까지 3가지 전투 모드가 제공된다.
▲ 익숙한 로비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스쿼드 매치메이킹도 수월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실제 게임에서도 콘솔을 위해 바뀐 점은 없다. 지금까지 PC에서 숱하게 밟았던 전장 ‘에란겔’ 섬은 콘솔에서도 그대로다. 각종 총기를 파밍하고,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적을 경계하며 진행하게 된다. 심지어 콘솔 슈팅게임에서 으레 적용되는 조준보정 기능조차 넣지 않았다. PC에서 즐기던 ‘배틀그라운드’를 그대로 옮겼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 아, 사격할 때 패드에 진동이 오는 점은 콘솔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쏘는 맛을 높이기 때문에 만족스러웠다.
▲ 자신만만하게 낙하해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최후의 생존자가 되기 위해 싸워라! (사진: 게임메카 촬영)
멀티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서버, 통신문제도 거의 체감할 수 없었다. ‘배틀그라운드’ 콘솔버전 서버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로 나뉘어 있다. 국내보다는 콘솔게임이 좀 더 많이 보급된 해외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콘솔버전을 플레이한다고 해서 불편함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매치메이킹은 길어도 1분 이상 걸리지 않았고 사람이 부족하지도 않았다. 시작하자마자 죽어버려도 곧바로 새 게임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Xbox One 독점으로 나온 데다가, 온라인 플레이를 위해서는 추가 결제가 필요한 콘솔 환경에서는 플레이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는데, 예상외로 쾌적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했다. 사실상 키보드, 마우스 대신 게임 패드를 쥐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PC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 Xbox에 사람 없을거란 예측은 금물 (사진: 게임메카 촬영)
쉬운 조작, 게임패드에 꼼꼼히 챙겨넣었다
‘배틀그라운드’ 콘솔 버전은 PC에서 호평 받은 게임성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게임 패드가 키보드, 마우스와는 조작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게임이더라도 조작 방법이 상이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조작감이 이상하다면 게임에 몰입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에 ‘배틀그라운드’는 맵이나 인벤토리, 포복, 질주, 점프, 무기 교환, 장전, 발사 형태 변경 등 갖가지 버튼을 게임 패드에 꼼꼼하게 챙겨 넣었다. 특히 기존 콘솔게임에서 익히 사용하는 조작법을 그대로 계승하며, 플레이어들이 손쉽게 원하는 대로 게임을 진행하도록 유도한 것이 느껴진다.
▲ 본능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사격 역시 여느 콘솔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먼저 기본적인 움직임은 다른 액션게임에서도 익히 사용하는 조작 방식을 채택해서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만들었다. [L]스틱으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R]스틱을 돌려 카메라를 조정한다. 여기에 [L]스틱을 누르는 것으로 질주한다. 사격 역시 웬만한 슈팅게임처럼 [RT] 버튼으로 할 수 있다. 상당히 복잡할 것처럼 느껴지던 인벤토리 조작은 걱정했던 것보다 매끄러웠다. 특히 총기에 다양한 부착물을 장착하는 과정이 편했다. 원하는 부착물을 선택하면, 끼울 수 있는 총기 슬롯이 표시되기 때문에 빠르게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인벤토리는 예상외로 간편하게 설계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조작법 관련해서는 아쉬운 점도 남는다. 기본적인 요소들은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몇몇 기능들은 쉽게 알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PC에서는 차량에 탑승했을 때, 컨트롤 키와 숫자 키를 조합하는 것으로 좌석 위치를 변경할 수 있다. 실수로 뒷좌석에 탑승하더라도, 컨트롤+1을 누르면 운전석으로 가서 차량을 몰 수 있는 것이다. 콘솔에서는 [A]버튼을 꾹 누르는 방식인데,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특정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조작법을 작게나마 화면에 띄워주는 등, 조작법에 대한 설명을 좀 더 자세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 좌석은 어떻게 바꿀 수 있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Xbox One X ‘때깔’은 좋다, 문제는 프레임
‘배틀그라운드’가 콘솔에 진출하면서 또 하나의 주된 관심사는 그래픽이었다. 특히 콘솔은 하이엔드급 PC에 비하면 성능이 다소 부족하기 때문에, 그래픽 수준이 다소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있던 것은 사실이다. 이에 ‘배틀그라운드’가 내세운 무기는 현존 가장 강력한 콘솔로 통하는 Xbox One X다. Xbox One X에서는 그래픽 품질 등이 상승하는 Xbox One X 인핸스드 게임으로 개발한 것이다.
실제로 Xbox One X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면 그래픽 수준이 크게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 그래픽에서 ‘때깔’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광원인데, 그 표현을 정교하게 담아낸 것이다. 이를 통해 게임 전체를 보기 좋게 만들었다. 게임을 시작하는 로비에 덩그러니 놓인 비행기의 금속 표면이 녹슬어 가는 것이 손에 만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여기에 넘실거리는 화염이나 캐릭터가 들고 있는 헬멧, 총기가 빛을 반사하는 모습 등이 전부 높은 수준으로 묘사되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보급형 콘솔인 Xbox One S는 Xbox One X에 비하면 다소 그래픽 수준이 떨어지긴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 뛰어난 광원효과는 게임의 '때깔'을 살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현재 ‘배틀그라운드’ 콘솔 버전의 당면한 과제는 프레임이다. 당초 ‘배틀그라운드’ 콘솔 버전은 Xbox One X에서 4K 해상도 및 60fps를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막상 게임을 켜보니 Xbox One S와 Xbox One X 모두 30fps로 구동되고 있다. 더군다나 오브젝트가 많은 지역에 도착하면 간헐적으로 프레임 드랍이 발생한다. 전반적인 플레이를 해칠 정도는 아니라지만, 다소 최적화에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브랜든 그린 CD는 “계속해서 fps를 올릴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콘솔 버전 테스트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은 이러한 최적화가 큰 논란이 되지는 않지만, 콘솔 게이머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붙잡으려면 조속히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Xbox One S에서는 최적화 이슈가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