툼레이더가 신호탄, 마크·피카츄·소닉... 게임원작 영화 '줄줄'
2018.03.06 18:43 게임메카 이새벽 기자
▲ '툼 레이더' 공식 홍보영상 (영상출처: 워너브라더스 공식 유튜브 채널)
오는 8일 리부트 '툼 레이더' 개봉을 앞두고 극장가에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가 과연 '어쌔신 크리드'와 '워크래프트'의 전철을 밟아 참패할지, 아니면 2001년 나온 안젤리나 졸리 주연 '툼 레이더'처럼 성공할 수 있을지, 흥행 여부가 주목되는 것이다.
사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 중 대중적으로 성공한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영화화는 1990년대부터 꾸준히, 그리고 점점 더 자주 시도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에도 상당히 많은 게임 원작 영화가 출시된다. 그 중에는 '툼 레이더'나 '앵그리버드'처럼 나올 만하다 생각되는 것도 있는가 하면, 이게 대체 영화화가 가능한가 싶은 '마인크래프트' 같은 것도 있다. 흥행 여부는 둘째 치고 게이머라면 한 번쯤 궁금해질 만한 이야기다.
과연 2018년과 2019년에는 어떤 게임 원작 영화가 스크린에 오를까? 그 정보를 한 자리에 모아보았다. 부디 이번에는 작품성을 인정 받는 게임 원작 영화가 많이 나오길 기대하며,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원작 게임 따라 리부트 했어요, '툼 레이더'
▲ 영화도 원작 따라 젊고 미숙한 '라라 크로프트'를 내세웠다 (사진출처: 워너브라더스 공식 홈페이지)
2018년 가장 먼저 보게 될 영화는 다들 익히 알 만한 '툼 레이더'다. '툼 레이더'는 이미 2001년과 2003년에 영화로 제작됐으나, 두 번째 영화인 '라라 크로프트 툼 레이더: 판도라의 상자'가 로튼 토마토 기준 24%, 메타크리틱 기준 43점이라는 저조한 점수를 기록하며 시리즈가 끊긴 바 있다.
재미있게도 '라라 크로프트 툼 레이더: 판도라의 상자' 개봉 이후 배급업체 파라마운트는 영화가 예상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 "주요 관객층인 게이머들이 게임 '툼 레이더: 디 앤젤 오브 다크니스'에 실망한 결과가 영화 성적에도 반영된 것"이라 주장했다. 원작 게임이 재미 없어 영화도 덩달아 흥행에 실패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2013년 게임 리부트 '툼 레이더'와 2015년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가 발매되어 좋은 성적을 거두자, 파라마운트는 다시 한 번 영화화를 시도했다. 그렇게 나오는 영화가 오는 3월 8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툼 레이더'다. 이번 작품은 리부트 게임 시리즈의 특징을 스크린 속에 그대로 들여왔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어리고 미숙한 시절의 '라라 크로프트'다.
▲ 2013년 발매된 '툼 레이더'의 '라라 크래프트' (사진출처: 스퀘어에닉스 공식 홈페이지)
영화는 '툼 레이더'는 게임 '툼 레이더'와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를 섞어놓은 듯한 줄거리로 진행된다. 갓 20대가 된 젊은 '라라 크로프트'는 고고학 발굴을 위한 탐사대가 되어 어느 섬으로 떠난다. 그런데 사실 섬 유적에는 초자연적 비밀이 잠들어 있었고, 냉혹한 비밀결사 '트리니티'가 이를 독차지하기 위해 탐사대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후 '트리니티'에 맞서던 '라라 크로프트'는 점차 내면의 힘을 깨닫고 앳된 아가씨에서 전사로 변모해간다.
또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이번 '툼 레이더' 영화는 전작들과 달리 섹스 어필을 상당히 줄였다는 것이다.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한 옛 '툼 레이더' 영화들은 홍보용 포스터부터 연출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섹스 어필에 집중했다. 반면 게임 개발업체인 크리스탈 다이나믹스는 자체 조사 결과 과도한 섹스 어필이 캐릭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캐릭터를 바꾸었는데, 이러한 변화가 영화로까지 이전된 셈이다.
리부트 영화 '툼 레이더'는 국내 기준으로 오는 3월 8일 개봉한다. 주연은 '대니쉬 걸', '제이슨 본', '튤립 피버' 등으로 얼굴을 알린 젊은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로, 리부트 시리즈의 어리고 미숙한 '라라 크로프트'를 훌륭하게 묘사해냈다.
이것도 게임 원작이었어? '램페이지'
▲ '램페이지' 공식 홍보영상 (영상출처: 워너브라더스 공식 유튜브 채널)
일부 게이머에게 '램페이지'는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이름일 수 있다. 그도 그럴 게, '램페이지'는 1986년에 나온 상당히 연식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돌연변이 거대괴물 역할을 맡아 도시를 파괴해야 한다.
사실 원작 게임에 등장하는 세 괴물은 본디 인간이다. 그러나 모종의 사건을 통해 괴물로 변하고, 이성을 잃고 분노에 휩싸여 도시를 파괴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세 주인공 괴물들은 자신을 막는 군대와 싸우고, 사람을 잡아먹기도 한다.
'램페이지'는 이처럼 황당한 내용과 독특한 캐릭터 덕분에 의외로 컬트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램페이즈' 시리즈는 2006년까지 총 여섯 작품이 제작됐고, 처음에는 세 마리에 불과하던 괴물도 나중에는 마흔 다섯 마리까지 불어났다.
▲ 원작 '램페이지'에서는 고릴라도 나쁜 괴물이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다만, 영화 '램페이지'는 원작과는 조금 다른 내용으로 전개된다. 돌연변이 괴물 세 마리가 도시를 박살내는 것까지는 똑같지만, 이들이 원래 사람이었다는 설정은 제거됐다. 악어, 늑대 고릴라가 비밀스러운 유전자 변이 실험에 노출되어 괴물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장류학자인 '데이비스 오코예(드웨인 존슨 연기)'가 키운 고릴라 '조지'는 인간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분노를 억누르고 다른 괴물들과 맞서 싸우는 길을 택한다.
'램페이지'의 성공 여부는 육중한 거대괴물들의 전투를 얼마나 박진감 있게 보여줄 수 있는지에 달렸다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감독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 부분은 어느 정도 믿어도 괜찮을 듯하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 신비의 섬'과 '샌 안드레아스'를 제작한 브래드 페이튼 감독이 메가폰을 쥐었으니 말이다. 두 영화 모두 뛰어난 CG와 긴장감 넘치는 연출은 인정 받은 바 있다. 단, 치밀하고 복잡한 서사 같은 건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 좋겠다.
'램페이지'는 2018년 4월 개봉한다.
'진삼국무쌍', 대륙의 실사화 기대된다
▲ '여포'의 더듬이 같은 깃털 장식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는 스탭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영화 '진삼국무쌍'은 코에이테크모 동명의 게임을 실사화한 작품이다. 기존에는 개봉시기가 특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2018년 내로 개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만 일정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아니라, 아직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있다.
일반적으로 게임 '진삼국무쌍'은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한다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 관계가 그리 깊지는 않다. 원전에 없던 인물들이 주연으로 나오는가 하면, 아예 독자적인 내용으로 진행되기도 하니 말이다. '진삼국무쌍'이 그보다 집중한 부분은 호쾌한 전투다. 크게 휘두른 언월도 한 방에 수십 명의 적병을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리는 쾌감이야 말로 이 시리즈의 묘미다.
▲ 부채로 적을 쓸어버리는 '진삼국무쌍 8'의 '제갈공명' (사진출처: 코에이테크모 공식 홈페이지)
영화 '진삼국무쌍'은 실제 배우를 동원한 실사 촬영을 바탕으로, CG 특수 효과로 원작의 과장된 전투를 그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홍콩 소재 영상물 제작업체 차이나 3D 디지털 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영화를 제작 중이다. 영화가 원작 특유의 일기당천 액션을 얼마나 세련된 방식으로 보여줄지는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진삼국무쌍' 감독은 홍콩 스릴러 '나이트폴', '라이즈 오브 더 레전드: 황비홍' 등을 제작했던 주현량이다. 다만 감독의 전작인 '라이즈 오브 더 레전드: 황비홍'은 액션 하나 하나를 너무 세세하게 보여주려다 전체 시퀀스의 박진감을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는데, 이번 '진삼국무쌍'은 얼마나 속도감 있는 연출을 보여줄 것인지 감상 포인트가 될 듯하다.
'데드풀' 주연배우가 목소리 맡는 '명탐정 피카츄'
▲ '명탐정 피카츄' 만큼 노회한 피카츄는 지금까지 없었다 (사진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피카츄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바로 '피카피카'거리는 귀여운 소리다. 그런데 이러한 피카츄의 정체성에 정면으로 도작한 괴작이 하나 있다. 2016년 닌텐도 3DS용으로 발매된 '명탐정 피카츄'다. 이 게임 주인공인 탐정 피카츄는 아저씨 목소리로 인간의 말을 하는 데다, 블랙 커피와 도넛을 즐겨 먹고, 예쁜 여자에게는 치근덕거리기까지 한다. 게다가 본래 특기인 전기계열 기술은 하나도 못 쓰는 주제에, 의문의 살인 및 실종사건은 기가 막히게 풀어낸다.
이러한 황당함에도 불구하고 '명탐정 피카츄'는 컬트적인 인기를 구가했는데, 그 이유는 의외로 탐정 피카츄의 세상에 찌든 모습이 귀엽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탐정 피카츄 아미보와 열쇠고리가 날개 돋은 듯 팔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2017년에는 '명탐정 피카츄' 영화 촬영이 시작됐다. 대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 '명탐정 피카츄' 아미보 (사진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영화 '명탐정 피카츄' 줄거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원작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작 게임은 인간과 포켓몬이 공존하는 라임시티를 무대로, 일부 포켓몬이 흉포해지고 사람이 실종되는 등 괴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사건을 중심 소재로 다루었다.
이 사건을 조사하던 탐정이 실종되고, 그 아버지를 찾아나선 아들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괴짜 탐정 피카츄와 만나고, 오직 자기만 이 생물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후 탐정의 아들과 피카츄는 팀을 이루어 함께 라임시티 이면에 도사린 음모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공개된 바에 따르면 '명탐정 피카츄'는 실사와 CG를 조합해 촬영한다. 감독은 '샤크', '몬스터 vs 에이리언', '구스범스'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판타지 영화를 제작한 롭 레터맨이다. 주연 탐정인 피카츄는 기본적으로 CG이지만, 음성은 '데드풀' 주연배우로 유명한 라이언 레이놀즈가 맡는다. 덕분에 탐정 피카츄 목소리도 원작보다 한층 능글맞고 걸걸해질 듯하다.
'명탐정 피카츄'는 2019년 5월 개봉한다.
개봉일 빼고 전부 비밀, '마인크래프트'
▲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마인크래프트' 영화 (사진출처: 모장 공식 홈페이지)
2019년 5월 개봉하는 게임 원작 영화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마인크래프트: 더 무비'다. 사실 '마인크래프트: 더 무비' 제작 소식은 4년 전인 2014년 2월부터 돌고 있었다. 당시는 물밑으로 모장과 워너브라더스 사이에 영화화 계획이 막 세워지던 때였는데, 원작 개발자인 마르쿠스 페르슨이 그 이야기를 트위터에 흘린 것이다.
하지만 당시 '마인크래프트: 더 무비'에 대한 관심은 금방 식었다. 공개할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 후로도 '마인크래프트: 더 무비'는 내정된 감독이 바뀌는 등 지연이 있었고, 2016년 말이 되고 나서야 각본가 제이슨 훅스에게 각본이 전달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인크래프트: 더 무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감독은 '로스트' 1시즌과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 등 드라마 시리즈를 제작한 롭 맥엘헨리이며, 개봉 시기는 2019년 5월이다.
이번에는 뭔가 다른 모습 보여줄까? '앵그리버드 2: 더 무비'
▲ 다소 안이했던 전작 '앵그리버드: 더 무비'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채널)
게임 '앵그리버드' 인기가 시들 해진지도 벌써 오래됐지만, 로비오 엔터테인먼트는 아직 '앵그리버드' 프랜차이즈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듯하다. 2019년 9월에는 로비오 희망의 승부수인 '앵그리버드: 더 무비 2'가 개봉한다.
영화 '앵그리버드: 더 무비'는 원작 게임의 내용을 그대로 스크린에 담았다. 화난 새 '레드'가 알을 도둑질해가는 녹색 돼지에 맞서 새들을 규합해 전투를 벌인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전세계 박스 오피스 기준으로 3억 4,980만 달러(한화 3,767억 3,460만 원)를 벌어들였고, 역대 스웨덴 영화 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가 됐다. 하지만 아동용 영화임을 감안해도 내용이 너무 단순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로튼 토마토 기준 44%, 메타크리틱스 기준 43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앵그리버드: 더 무비 2'가 전작의 문제를 극복한 모습을 보여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줄거리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 '앵그리버드' 게임, 영화, 만화가 모두 비슷한 내용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 희망을 걸어볼 만한 점은, 이 영화가 원작 게임이 발매된 지 딱 10주년 만에 나오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로비오가 뭔가 특별한 것을 준비할 수도 있으니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앵그리버드: 더 무비 2'는 2019년 9월에 개봉한다.
제작진만 보면 기대할 만하다, '소닉 더 헤지혹'
▲ 실사와 CG 애니메이션 결합이라는 '소닉 더 헤지혹' 영화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2019년 마지막 게임 원작 영화는 '소닉 더 헤지혹'이 될 듯하다. 2019년 11월 개봉하는 이 영화는 세가 고전명작 게임 '소닉'을 원작으로, 실사와 CG 애니메이션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촬영 중이다.
'소닉 더 헤지혹' 영화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된 바 없다. 다만 제작진은 특기할 만한데, 우선 게임업계에서 영상 제작업체로 명성이 높은 블러 스튜디오가 참여한다. 블러 스튜디오는 '워해머 온라인', '스타워즈: 디 올드 리퍼블릭', '디스아너드', '다크소울 2', '엘더 스크롤 온라인' 등 수많은 유명 게임 영상을 제작해왔다.
▲ 블러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엘더 스크롤 온라인' 트레일러 (영상출처: 베데스다 공식 유튜브 채널)
여기에 일본 영상 제작업체 마자 애니메이션 플래닛도 가세했다. 이 업체는 '소닉 라이더스: 제로 그래비티', '소닉 언레쉬드', '소닉 제네레이션즈', '소닉 포시즈' 등 다양한 '소닉' 게임 컷신을 제작해온 경력이 있으며, 단편 애니메이션 '소닉 언리쉬드: 나이트 오브 더 웨어혹'을 제작하기도 했다. '소닉'에 특화된 영상 제작업체라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소닉 더 헤지혹' 제작 총괄은 '데드풀' 감독으로 유명한 팀 밀러이며, 감독은 '빈털터리가 된 쥐' 등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온 제프 파울러가 맡는다. 개봉시기는 2019년 11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