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라이트 체험기, 30분 AOS보다 재밌는 2분 '한타게임'
2018.04.25 18:41 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배틀라이트'가 오는 26일 테스트에 돌입한다 (사진제공: 넥슨)
흔히 AOS 게임 최대 묘미로, 아군과 협력해 싸우는 ‘한타’를 꼽는다. 양 팀원이 모여 서로 탐색전을 벌이다가, 빈틈이 보이는 순간 벌어지는 난전.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는 전투지만, 그 짧은 순간 느껴지는 긴장감과 짜릿함은 그 어떤 재미와도 비교를 불허한다.
문제는 이런 짜릿한 전투가 항상 펼쳐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캐릭터 육성, 장비 아이템 격차, 그리고 팀원 부재까지...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대로 조건이 맞춰지지 않으면 한타는 커녕 오히려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다가 끝나는 수도 있다.
일부 AOS 게임에서는 이런 전투의 묘미를 조금이라도 더 키우기 위해, 일부 시스템을 제거하는 등 진입 장벽을 낮추는 시도를 해온 바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 ‘전장’이라는 틀을 유지한 채였다. 하지만, 넥슨이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인 ‘배틀라이트’는 이와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아예 무대를 넓은 전장에서 작은 투기장으로 옮기고, 순수한 ‘한타’의 묘미만 담아내는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과연 ‘한타’만을 담아낸 게임이 국내 게이머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게임메카는 오는 4월 26일(목) ‘배틀라이트’ 글로벌 매칭 테스트에 앞서, 직접 해외 서버에 접속해 게임이 내세우는 재미를 직접 경험해봤다.
▲ '배틀라이트'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한타’ 하나에 모든 걸 집중한, 빠르고 강렬한 게임성
‘배틀라이트’는 투기장에서 영웅들이 펼치는 대전을 핵심으로 내세운다. 기본적으로 대전은 2 대 2 혹은 3 대 3 단위 6판 3선승제로 치러진다. 맵이 작은 만큼 게임당 2분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다른 AOS 게임이 최소 20분이 걸리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빨리 끝난다고 볼 수 있다.
게임 방식은 흔히 보는 AOS와 크게 다르지 않다. 플레이어는 대전에 들어가기에 앞서 캐릭터를 고르게 되고, 캐릭터마다 가진 고유한 기술을 활용해 전투를 펼치게 된다. 가장 큰 차이라면, 성장 요소와 아이템 구매와 같은 시스템이 아예 없다는 것이다. AOS에서 부담스럽게 다가오던 부분을 모두 덜어내고, 온전히 전투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소리다.
▲ 로비부터 대전 하나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개성 넘치는 영웅들, 외모부터 확실한 차별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직접 경험해본 바로도, 전장보다는 투기장이라는 느낌이 여실히 난다. 성장 요소가 없는 대신에, 캐릭터 스킬이 많다는 점이 그 부분을 채워주고, 스킬이 많으니 자연스레 적은 인원 수의 전투여도 나름 치열한 전개가 펼쳐진다. 실제로 2분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질 정도다.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전투의 합이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다. 캐릭터들의 스킬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 구성은 어느 정도 유사하다. 가령, 캐릭터마다 방어나 회피, 반격기가 최소한 하나씩은 주어지며, 적을 빈사 상태로 만드는 강력한 기술이나 적의 이동을 방해하는 기술도 하나씩 보유하고 있다. 한 예로, 개구리 자객 ‘크록’은 공중에 뛰어올라 무적이 되는 회피 기술을, 야만전사 ‘바코’는 방패로 정면에서 오는 공격을 반사하는 방어 기술을 가지고 있어 적의 공격에 대처할 수 있다. 기술만 어느 정도 파악하면 나중에는 난전이라도 들어오는 공격에 차근차근 대처해나갈 수 있었다.
▲ 어떤 캐릭터를 골라도, 기술 구성은 어느 정도 같은 맥락을 따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게임에서 보여주는 전투는 다른 AOS에서 간간히 보던 ‘한타’ 승부와도 같으면서, 그보다는 훨씬 간결하면서 직관적이라 더욱 빠져드는 재미를 선사했다. 매 판이 짜릿했고, 실력 여하에 따라서는 그야말로 곡예에 가까운 플레이도 가능했다. 짧은 2분이지만, 그 재미는 30분짜리 다른 AOS 게임보다 훨씬 재미있게 느껴졌다.
▲ 1분도 안되는 시간에, 승부가 판가름 나기도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캐릭터 성장 없어도, 확실한 전략성
‘배틀라이트’가 선보이는 전투의 재미는 나름 훌륭한 편이다. 그렇다면 그 전략성은 어떨까? 단순히 ‘한타’만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오히려 전략성은 퇴보하지 않았을까? 직접 해보니 그 걱정은 기우였다. 비록 캐릭터 성장, 아이템 구매와 같은 시스템을 제외했지만, 게임은 그 나름의 방법으로 ‘투기장’에 걸맞은 전략성을 선보인다.
첫 번째 전략 요소는 바로 캐릭터다. 앞서 말한대로, 게임은 육성 요소를 완전히 배제했다. 그 대신 게임 시작 전에 설정하는 ‘특성’ 개념을 도입했다. 특성이라고는 했지만, 그리 거창하지는 않다. 단순히 스킬의 효과를 살짝 바꿔주는 정도다. 가령, 기절 기술의 시간을 0.5초 늘려준다거나, 기본 공격에 아주 약간의 체력 회복이 붙는 수준이다.
▲ 어떤 특성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략도 달라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작은 차이지만, 팀원을 고려해가며 이런 부분을 바꾸면 큰 힘이 된다. 같은 전사 캐릭터여도 아군 화력이 부족하면 피해를 높이는 방향으로 특성을, 아군이 화력은 되는데 체력이 약하면 방해 기술 효과를 높이는 특성을 고르면 된다. 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전략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점도 있어 게임 자체의 깊이가 얕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플레이어가 싸우게 되는 투기장 구성도 마찬가지다. 작은 크기의 맵이지만, 시야를 가리는 벽과 아군 체력을 회복해주는 구슬이 주위에 고루 배치됐다. 작은 변수지만,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서도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부기지수다. 실제로 이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끝까지 숨겨서 도무지 그 움직임을 종잡을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 주위 전략 요소를 활용하면, 완승도 꿈은 아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한, 일정 시간마다 중앙에는 팀 전체 체력과 기력을 크게 올려주는 거대 구슬 오브젝트가 나타나고, 2분이 지날 무렵에는 ‘서든 데스’가 시작되면서 범위에 닿은 캐릭터의 체력을 깎는 전자기장이 서서히 좁혀온다. 이런 변수를 활용하면 때로는 1 대 3의 위기도 역전해버릴 수 있을 정도라, 그야말로 끝이 나는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대전을 연출해낸다.
▲ 중앙의 구슬을 부수고, 막강한 궁극기로 마무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아니면 전자기장으로 적을 마무리하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30분 AOS 부담스럽다면 ‘배틀라이트’에 2분만 투자하자
처음 ‘배틀라이트’를 접했을 때, 2분이라는 짧은 대전 하나만을 메인 콘텐츠로 내걸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재미는 그야말로 상상초월이었다. 전투는 한번 경험하면 그야말로 손에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흡입력을 선사했고, 전략성은 오히려 다른 AOS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큰 전장이 아닌 작은 투기장에서 여태까지 잊고 있던 ‘한타’의 짜릿함을 경험한 셈이다.
▲ 순수한 실력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특히나 순수한 실력의 대결이라는 점은 더할 나위 없이 큰 만족감을 선사했다. 다양한 변수가 섞인 기존 AOS와 다르게, 게임은 깔끔하게 컨트롤 실력 하나로 밀고 나간다. 패배하면 그 나름대로 변명할 거리 없는 패배요, 이기면 그 나름대로 실력의 증명인 셈이다. 이런 뒤탈 없는 부분이야말로 게임의 짜릿함을 극대화시켰다.
겨우 2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서 얻는 재미의 기대값을 생각하면, 이번 ‘배틀라이트’는 훌륭한 짜임새를 가진 게임이 분명하다. 만약 평소 AOS에서 제대로 된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다면, 다시 한번 예전의 열의를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 흡입력 있는 '한타'를 원한다면, 오라! (사진: 게임메카 촬영)